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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1화 사직

배인호는 입을 꾹 다문 채 나를 바라봤고, 나는 그 눈빛이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민설아가 내 자식의 엄마니까, 난 걔가 상처받게 놔두지 않을 거야.”

한참 뒤 그는 그제야 내 질문에 대답했지만, 그 대답은 무척 의외였다.

그 뜻은, 그가 민설아를 사랑하는 게 아니라 보호하기 위함이고, 그 보호하는 이유는 민설아가 자기 아들 빈이의 엄마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민설아 사랑해요?”

나는 참지 못하고 그에게 또 물었다.

배인호는 그 질문에 또 답이 없었고, 그의 심정은 더욱 복잡해 보였다.

그러다 나는 갑자기 나에 대해 궁금하여 이어서 질문했다.

“인호 씨, 저한테 아직 감정 남아있어요? 노성민 씨와 협업한 그 프로젝트도 왜 하필 제주도를 선택한 거예요?”

그 질문을 던진 후 나는 바로 후회했다. 그렇게 질문을 했다는 건 마치 배인호의 마음을 테스트해 보는 것 같았고, 내가 아직도 그를 좋아해서, 혹시나 나에게 마음이 아직 남아있는지 물어보려는 사람 같으니 말이다.

배인호도 깜짝 놀란듯한 표정이었고, 나에게서 이런 질문이 나올 줄 생각지도 못한 느낌이었다.

그가 입을 열어 내 질문에 대답하려 할 때쯤, 갑자기 나의 전화가 울렸고, 확인해보니 엄마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지영아, 너랑 우범이 지금 어디야? 아이고, 오늘 로아가 갑자기 엄마, 아빠가 보고 싶은가 봐. 우리가 암만 달래도 달랠 수가 없어!”

“베이비시터는?”

나는 다급히 물었다.

“저녁에 갑자기 몸이 안 좋다고 해서 병원에 가보라고 했어. 집에는 지금 네 아빠와 나 둘만 있어.”

엄마가 답했다.

“우범 씨는 수술 때문에 아마 안될 거예요. 이따 내가 가서 달랠게요!”

나는 아이가 울고 있다는 말에 갑자기 가슴이 아파 나며, 전화를 끊은 뒤 바로 길가에 차 잡으러 갔다.

하지만 그 시간대에 차 잡기가 어려웠고, 마치 하나님이 내 시간을 방해하는 것만 같았다.

나는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이때 병원에서 민설아가 걸어 나오는 게 보였고, 그녀는 옷을 갈아입은 뒤 큰 검은색 가방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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