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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친부의 선물

밖은 비가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다. “쏴”하는 소리에 로아도 잠에서 깨고는 까만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도 천둥소리를 무서워하긴 했지만 여리고 가냘픈 아이를 보니 모성애로 더 단단해지는 느낌이었다. 번개가 치려는 기미가 보이자 나는 로아의 귀를 먼저 살포시 막았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폭우는 빨리 왔다가 빨리 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점점 더 거세지고 있었다. 밖에서 가끔 비를 맞으며 달려가는 사람이 보였다. 비가 너무 크니 시선도 흐릿해진 것 같았다.

이때 엄마가 전화를 걸어왔다.

“지영아, 어디야? 우산도 안 가져갔는데 어디 가서 비 좀 피해. 로아는 절대 비 맞으면 안 돼.”

“네, 알겠어요. 지금 매장에서 비 피하고 있어요.”

내가 대답했다.

“정 안되면 아빠한테 우산 좀 가져다주라고 할까? 아니면 네가 사든지.”

엄마가 몹시 걱정하며 계속 잔소리했다.

나는 엄마와 조금 더 통화를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바로 김미애가 입을 열었다.

“지영아, 급하면 인호가 우산 사서 차까지 데려다주는 게 어때?”

김미애의 말에 민설아는 바로 배인호를 쳐다봤다.

김미애는 이 말이 이상하다는 걸 느끼지 못하고 아예 배인호를 재촉하기 시작했다.

“빨리 가서 우산 사와. 남자가 돼서 비 좀 맞는 게 어떻다고. 여자와 아이만 안 맞으면 되지.”

배인호는 원래도 기분이 좋지 않은데 안색이 점점 더 굳어졌다. 그는 약간은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괜찮아요. 그냥 배달로 우산 하나 시키면 돼요.”

내가 바로 거절했다.

“뭐 어때? 맞은편이 바로 마트인데. 배달시키면 오는 거 기다려야 되잖아. 비 오는데 얼마나 번거로워. 그냥 인호한테 시켜.”

김미애가 기어코 배인호에게 우산을 사 오라고 했다. 아들이 비를 맞아 감기에 걸리면 어쩌지 하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래요, 인호 씨, 어서 가봐요. 지영 씨 애가 아직 저렇게 작은데 잠 많을 때예요. 여기 너무 시끄러워서 집에 빨리 보내주는 게 좋아요. 그래야 집에서도 덜 걱정하지 않겠어요?”

민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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