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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두 가지 얼굴

나는 민설아의 가방에 왜 그런 밧줄이 들어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아 호텔 매니저에게 연락했다.

연락 후 사진을 한 장 보내줬다. 그 사진에는 호텔에서 해산물을 묶을 때 쓰는 밧줄이 있었는데 역시나 민설아 가방에 있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나는 조금 알 것 같았다. 만약 내가 그 밧줄을 증거로 삼아 그녀를 범인으로 몬다면 그녀는 그것을 이용해 나를 반박할 것이다. 결국 내가 그녀를 모함한 것으로 상황은 반전되었을 것이다. 어차피 호텔에서 나오는 쓰레기가 조심하지 않아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것은 일반적인 일이었다.

“이번 일은 더 언급하지 말아야겠어요. 우리에겐 증거가 없어요.”

나는 이우범에게 말하며 이유를 설명했다.

“네, 알겠어요.”

이우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게 당부했다.

“이제부터 민설아를 멀리해요. 난 걔 성격이 어떤지 잘 알아요. 서란 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로 덜하진 않아요.”

이건 이우범이 내게 말하지 않아도 그렇게 할 것이다. 민설아를 처음 본 것도 아니었다. 난 그녀가 이전에 한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 오후에는 계속 잠만 잤다. 어두워질 때가 되어서야 이우범과 나가서 밥을 먹었다.

호텔 레스토랑은 꼭대기 층에 있었다. 원형 유리 지붕으로 되어 있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바다가 훤히 보였다.

밤에는 바다 풍경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밤하늘의 별과 바닷가의 화려한 조명이 꽤 멋있었다.

나는 입맛이 없었기에 간단하게 먹을 것을 주문하고 자리에 앉았다. 한편으로 야경을 보며 식사했다. 이우범은 나의 옆에 앉아서 견과류를 내게 까 주었다.

“먹어요.”

“저녁에 이걸 다 먹으면 살찌는 거 아니에요?”

나는 웃으며 물었다.

“지영 씨는 더 쪄도 괜찮아요.”

이우범은 나를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

“너무 마르면 보는 내 마음이 아파요.”

사실 지금 난 많이 좋아진 것이었다. 예전에 말랐을 때 여자는 아이를 낳으면 살이 찐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었다. 그러면서 나에게 그때 가면 뚱뚱하지도 마르지도 않은 몸매를 가지게 될 거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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