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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빈이만 있으면 돼요

“걱정해 줘서 고마워요.”

나는 담담하게 대답한 뒤 정아와 함께 온천으로 들어갔다.

그 사이 정아는 불쾌한 듯 계속 민설아를 언급했다.

그녀는 예전에 서란을 싫어했었다. 지금은 서란이 감옥에 갇혔는데 또 민설아가 나타났다. 애초에 서란은 민설아를 닮은 외모에 민설아의 심장을 이식받았다는 이유로 배인호와 얽히게 된 것이었다.

정아는 내게 지금은 서란 보다 민설아가 더 꼴 보기 싫다고 말했다.

“민설아 얘긴 그만하고 네 얘기 들어보자.”

정아가 갑자기 미묘한 미소를 지었다.

“이우범과 이번에 같이 놀러 온 소감이 어때? 부부 사이의 감정에 도움이 됐어?”

“그럭저럭.”

나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이우범은 내게 잘해주었다. 그는 세심하고 다정한 사람이었지만 지금 나는 그를 좋아할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가끔 흔들리긴 했지만 모두 아이들 때문이었다.

정아는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아이고, 나도 알아. 네가 지금 이우범한테 아무 감정도 없다는걸. 애들 때문에 같이 있는 거겠지. 하지만 난 네가 이렇게 세게 나올 줄은 몰랐어. 언론에서는 네가 다시 아이를 낳을 수 없다고 떠들어 대고 있었는데 네가 이우범하고 아이를 둘이나 낳았다는 소식을 알렸으니. 정말 대단했어. 아주 제대로 한 방 먹여줬지.”

나는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일에 대해 나는 더 말하고 싶지 않았다. 이우범과 나는 애초에 아무 사이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두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모두 승현이가 배인호를 닮았다고 느끼면서도 입 밖으로 말하진 못했다.

온천을 마친 뒤 정아가 옷 입는 것을 도와주었다. 이럴 때면 왜 베프가 좋다고들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녀는 노성민에게서 온 전화를 받았다.

“여보, 아들이 배고프대.”

“알았어. 금방 갈게.”

정아는 큰아들이 배고프다는 소리를 듣더니 바로 급해졌다. 전화를 끊은 뒤 제일 빠른 속도로 옷을 입으며 내게 말했다.

“지영아, 나 먼저 올라갈게. 너 아까 야식 먹겠다고 했지? 같이 못 먹겠어.”

“그래. 너 빨리 가봐.”

나는 서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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