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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물밑에서의 사고

이우범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나의 손을 잡았다.

“설아하고 아래층에서 얘기 좀 나눴어요. 날 찾았으면 전화하지 그랬어요. 그럼 돌아왔을 텐데.”

그는 내게 솔직했다. 민설아와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딱히 질투가 난다거나 기분이 나쁜 것도 아니었다. 단지 속으로 조금 어이가 없었다. 그와 민설아가 함께 할 얘기가 뭐지? 둘 사이에 아직도 뭔가 남아있나?

나와 이우범은 방으로 돌아왔다. 그는 내가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많이 놀라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를 위해 따뜻한 티도 가져다주며 다정하게 챙겨주었다.

하지만 나는 불편한 마음 때문에 이런 따뜻한 다정함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우범 씨, 설아 씨하고 무슨 얘기 했어요?”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이우범은 흠칫하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요? 질투하는 거예요? 아니면 내가 민설아하고 뭔가 꾸미기라도 할까 봐 걱정하는 거예요?”

나는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왜 내가 그런 생각을 할 거라고 예상할까?

나는 그를 의심한 것이 아니라 단지 둘이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궁금했을 뿐이다.

묘한 내 표정을 보더니 이우범은 손을 뻗어 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걱정하지 마요. 아무 일도 없었어요. 민설아가 로아와 승현이에 관해 묻더라고요. 민설아가 의심이 좀 많은 것 같아요. 승현이가 인호를 닮은 것 같아서 꼭 나한테 확인하고 싶었대요.”

그렇게 된 일인 걸까? 나는 마음속에 의문이 계속 풀리진 않았지만 그 이유도 이해가 되는 것 같긴 했다. 민설아가 로아와 승현이에 해대 의심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애초에 나도 배인호를 쏙 빼닮은 빈이를 봤을 때 의심했었다.

“이제 됐죠? 오늘 많이 놀랐을 텐데 일찍 쉬어요. 난 소파에서 잘게요.”

이우범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네, 많이 피곤하네요.”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늦은 밤이었다. 엘리베이터 사고에 대한 책임은 다음에 호텔 직원에게 물어야겠다.

다음날 몇 가지 액티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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