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311 - 챕터 320

853 챕터

제311화 부탁하려면 이자가 따라 붙어.

박태준은 신은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잠옷을 입고 있어도 그의 교만함은 숨겨지지 않았다.“찾으러 가려고?”신은지는 응, 이라고 답하고 말을 덧붙였다.“친구 동생 도와서 소송 도와줄 생각이야.”“진유라?”신은지는 주위에 친구가 별로 없었다. 더불어 한밤중에 그녀를 다급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도 극히 드물다.“어떤 사건이야?”“정당방위. 근데 상대편이 계획적 범행으로 고소한다고 연락 왔어.”박태준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그분이 형사 사건은 더 이상 맡지 않는다고 하셨어.”곽동건은 경제 범죄 변호사로 유명하다. 업계에서 10%의 확률로 상황을 뒤집어 놓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그 중 부자들도 셀 수 없이 많았다. 상담 횟수가 많아지면서 곽동건 변호사를 경제 범죄 전문 변호사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후에 재경 그룹 법무부의 책임자 자리에 앉고 나서부터 다른 사건은 맡지 않게 되었다.신은지는 눈살을 찌푸렸다.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탁 하기도 전에 이미 길이 막혀 버리고 말았다.“그럼 네가 부탁하면?”그의 찌푸린 미간이 순식간에 풀렸다.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미소 덕분에 그의 외모가 더욱 살아났다.“나한테 도와 달라고 부탁하는 거야?”신은지가 입술을 깨물었다. “도와줄 거야?”박태준은 다시 눈살을 찌푸렸다. 이어서 차분하게 답했다.“재경 그룹에 지분이 있는 분이야. 게다가 서로 비즈니스 관계야. 안 받겠다고 하면 내가 달리 할 방법이 있겠어? 지금이 봉건 사회도 아니잖아. 다 인권이라는 게 있다고.”비웃으며 전혀 아랑곳하지 모습에 신은지는 그가 자신을 속이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이혼 소송 보다 형사 소송이 명예를 높이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그만큼 얻어맞을 수도 있어.”박태준이 계속 말을 이었다.“원래 형사 소송에서 진 사람은 감옥살이거나 손해 볼 각오는 해야 해. 그중 몇 명은 책임을 상대한테까지 넘기려고 하지.”신은지가 눈살을 찌푸린 채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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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화 열이 오르는 와중에

신은지는 곽동건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통화 내용만으로 정확히 판단할 수 없었다.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박태준을 바라보았다. 그는 시선을 눈치채고 핸드폰을 테이블 위에 두었다.“하겠다고 했어. 이제 자도 돼.”박태준의 말에 그녀는 긴장하고 있던 마음을 드디어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이어서 입가에는 미소가 걸렸다.목표를 달성하자 서둘러 방 밖으로 나가려고 움직였다. 하지만 박태준이 “어디가?” 라며 그녀를 잡았다.“유라가 아직까지 아파트에 있어. 기분이 안 좋아서 위로라도 해줘야 할 것 같아. 오늘 밤에는 아마 못 돌아올 거야.”“변호사 님이 가실 거야.”“서로 안 친해. 가신다고 해도 사건 관련 이야기만 하실 거야.”그녀는 방금 전 진유라의 목소리에서 이상함을 느꼈다.박태준이 웃어 보였다. 여전히 침착한 태도로 말했다. “지금 시점에서는 네 위로 보다 변호사 님과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을 거야. 그리고 방금 전에 나랑 같이 자겠다고 약속했잖아. 원하는 거 얻자마자 바로 도망치는 거야?”“오늘 저녁은 어쩔 수가 없어.”신은지는 이를 꽉 깨물고 소리를 높였다.“그리고 같은 방에서 자겠다고 했지, 같이 자겠다고 한 적은 없어.”박태준이 코웃음을 쳤다.“오늘 저녁은 진유라가 기분이 안 좋고, 내일 저녁은 또 다른 진유라가 기분이 안 좋고, 모레에는 고양이, 강아지가 기분 안 좋아도 가겠다고 하겠네. 그럼 법원 가기 전까지 친구가 기분 안 좋으면 매일 달래 주러 갈 거야?”천천히 말을 이었다.“나도 기분 안 좋아. 내 옆에 있어줘.” 신은지는 그의 손에 붙잡혀서 벗어나질 못했다. 그저 상대를 노려 보는 수밖에 없다.이 인간이 떼를 쓸 때도 있구나, 하고 그녀는 생각했다.두 사람이 대치 하는 시간은 길지 않았다. 진유라가 그녀에게 출발 확인 문자를 보냈을 때, 음성 메시지로 박태준에게 잡혀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그럼 됐어. 방금 전에 곽동건 변호사한테 전화가 왔었어. 도와주시겠다고 하셔서 같이 이야기 좀 해볼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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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3화 차라리 나 밑으로 들어와.

강혜정은 신은지를 다그쳤다.“마지막으로 집에 온 적이 언제야? 내가 몸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해야만 얼굴 한 번 비춰 줄 거야?”“사모님.”신은지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질책하는 말투에서 자신을 향한 관심을 알아챘다. 그녀는 감정이 북받쳐서 눈가가 달아올랐다. “너무 바빠서요, 죄송해요.”“이제 어머니라도 안 부를 생각이야?”“그게 아니라 저는 박태준과는 이미 이혼한 사람이에요. 자칫하면 다른 사람에게 오해를 사기 쉬워요.”신은지는 여전히 강혜정의 손을 잡으며 말을 이었다.“호칭은 그저 호칭일 뿐이에요. 제 마음속에는 여전히 제 어머니이십니다.”“그럼 이제부터 네가 나한테 엄마라고 불러, 그놈이랑 바꿔. 그럼 되지?”강혜정은 기쁨 속에서 다시 정신을 차렸다.“누구랑 온 거야?”호칭도 바뀌고, 다른 연인이 생긴 것일까. 신은지가 대답하기도 전에 강이연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사모님, 제가 은지한테 초대장을 보냈습니다. 외국에 나갔을 때 저희 나라의 문화재가 다른 나라에 도둑 맞고 경매장에 떡하니 있는 모습을 보고 서둘러 높은 가격에 사들였습니다. 그리고 경인시 박물관에 기부했습니다. 그 박물관에서 복원을 맡고 있는 사람이 은지였고요.저희 두 사람은 대화를 하면서 좋아하는 연예인도 같다는 사실에 놀랍기도 했고,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도 모두 운명이 아니었을까요?"강이연의 인내심에 강 씨 가문의 세력이 더해지면 사람 하나 죽이는 데는 순식간이다.방금 전 신은지에게 강혜정을 자신의 시어머니라고 호칭하고, 박태준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려 했지만 무시를 당하자 이를 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금 전과 다르게 그녀와 절친한 모습을 강혜정에게 어필했다. 강혜정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우리 은지 기특하기도 하지.”“...”강이연은 아무 말을 할 수 없었다. 칭찬을 받아야 할 사람은 자신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벌써 노망이 난 건가.이어서 억지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모님, 그 연예인도 같이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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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네 스타일 이지?

신은지가 아니라 그녀의 뒤에 서 있는 사람이 다리를 찼다.검은색 정장 바지, 검은색 가죽 신발이라면 남자다. 신은지는 심장이 급격하게 뛰었다. 고개를 돌리자 익숙하고 또 낯선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익숙한 이유는 며칠 동안 텔레비전에서 많이 봐왔기 때문이고, 낯선 이유는 현실에서는 처음 만나기 때문이다. 다름 아닌 강이연의 친척 오빠, 강민호였다. 그는 미소를 지은 채 손을 그녀의 얼굴 앞에 흔들었다. “제 얼굴에 뭐라도 묻었나요?”신은지는 다시 제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흔들었다.“아니요. 그게 아니라, 연예인은 처음 봐서 좀 놀랍네요.”비명을 지르던 오 도련님은 다른 직원에 의해 끌려갔다. 끌려가기 전에 신은지도 한 발 찼다.공공장소에서 일어난 일이라 그의 비명 소리가 여러 이목을 끌었다. 그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구두 굽으로 그의 발을 세게 밟았다.“도련님, 적어도 외출할 때는 세수는 하고 오세요.” 강민호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신은지 씨는 참 재밌는 사람이군요. 이연이 말로는 제 팬이라고 들었습니다.”“네.”당사자 앞에서 거짓말을 하려니 괜히 창피함이 몰려왔다. 이어서 강민호가 자신의 작품에 대해 질문을 던질까 봐 마음이 조급했다. 그녀는 서둘러 대화 주제를 돌렸다.“방금 전에 일은 감사했습니다.”신은지는 연예인에 관심이 없다. 강이연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거짓말을 했을 뿐이다. 강민호의 얼굴도 매일 나오는 광고 때문에 겨우 기억할 수 있었다.그녀가 신중하지 않았던 게 아니라 직접 당사자를 만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강민호는 하하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감사할 필요 없습니다. 여기는 저희 가문 행사이기도 하고 신은지씨는 제 팬이지 않습니까. 저런 쓰레기가 감히 건드릴 수 없습니다.”“...”감동적이기는 하지만 살짝 느끼하게 느껴졌다.로비 안의 음악이 댄스 곡으로 바뀌었다. 이어서 사람들이 손을 잡고 로비 중앙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옆에 있던 강민호가 그녀를 향해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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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난 전 와이프야.

별장 안의 방은 손님의 휴식을 위해 잠시 제공한 것뿐이다. 방음 효과가 호텔 보다 현저히 떨어진다.그의 비명 소리에 아래층 손님까지 모두 깜짝 놀랐다. 꽉 걸어 잠근 문이 세게 열렸다. 이어서 흐트러진 옷차림에 목에는 키스마크가 잔뜩 남아있는 남자가 안에서 뛰어나왔다.셔츠의 단추는 마지막 하나를 남기고 모두 풀렸다. 그 바람에 가슴팍과 복부가 모두 보였다. 남자는 맨발로 복도에 나와서 크게 소리를 질렀다.“경호원, 별장 경호원 없어? 다 죽은 거야? 당장 나와!”이때, 기자가 인기척을 느끼고 구석에 튀어나왔다. 그는 카메라를 들고 남자를 향해 연속으로 버튼을 눌렀다.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바람에 눈이 아팠다. 또 얼굴이 노출될까 봐 서둘러 손으로 가렸다. “그만 찍어, 초상권으로 고소하기 전에.”“듣자 하니 오늘 여자친구를 데려왔다고 하던데 결혼하실 생각이십니까?”“얼마 전에만 해도 젊은 여성과 함께 산부인과로 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되었습니다. 혹시 속도위반인가요?”남자는 무려 오 도련님이다. 기자는 계속 특종을 잡았다는 생각에 들떴다. 이때, 한 여자 기자가 기회를 틈타 방 안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옷장 앞에 서있는 강민호를 발견했다.. 그는 문을 잡고 옷장 안으로 들어가려는 모양을 취하고 있었다.그녀는 강민호와 눈을 몇 초 동안 마주치고 크게 소리쳤다.“강민호다, 강민호가 방 안에 있어!”밖에 있는 사람들도 서둘러 밖으로 나와 구경하기 바빴다. 문 앞에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던 오 도련님의 얼굴이 만천하에 드러났다.얼굴 마저도 키스 자국이 남아있다. 그의 모습을 보고 “제대로 놀았구나!”라며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오 도련님은 공인이 아니다. 하지만 그의 바람기가 유명하기로 소문이 난 탓에 기자가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오 도련님, 민호 씨와 커플 이신 겁니까?”오 도련님은 자신의 얼굴을 벅벅 닦아냈다. 짜증나는 얼굴로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커플 좋아하고 있네. 저 인간이 갑자기 덮친 거라고! 무슨 짐승처럼 스킨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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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6화 어디 잘못했는데

근데 지금 여기 온 저 사람이 둘째 큰아버지 소속이라니 말도 안 된다.둘째 큰아버지가 해외 업무 때문에 바쁘셔서 국내 업무는 자기 아빠한테 맡겼다고 들었다.지금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 생각할 시간도 없었고 어드덧 육지한은 강이연 앞에 서 있었다. “이연 아씨.”육지한은 신은지한테 눈길을 돌렸고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신은지도 의아한 듯 말하려고 했지만 육지한은 더 이상 그녀한테 눈길을 주기 않았고 바로 뒤돌아 1208호 방으로 향해 걸어갔다.경비원들도 기자들을 밖으로 모셨고 다른 고객님들도 1층으로 모시게 되었다.현재 복도 내에는 육지한이 데리고 온 사람 외에 신은지와 강이연 그리고 헐벗은 거나 마찬가지인 오 도련님뿐이었다.육지한은 방으로 들어가 얼마 지나지 않자 제대로 차려 입지 않는 강민호를 밖으로 데려 나왔다. 강민호는 기가 꺾인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나왔고 문 앞에 서 있는 오 도련님을 보게 되었다. 그의 몸에는 빨간 키스 자국이 선명했고 한눈에 보였다.강민호는 참지 못하고 구역질을 했다. 방금 까무잡잡한 방에 있었고 또 기자들이 몰려 들어와 정신이 없어서 자기가 남자한테 키스했다는 걸 잊고 있었는데 지금 정신 차리고 보니 미칠 지경이었다.남자한테 그렇게 진한 키스를 했다니 속이 너무 쓰려 정말 설에 먹었던 떡국도 토할 뻔했다. 이 때문에 나중에 무슨 후유증이라도 있을 가봐 걱정이었다.사실 오 도련님도 강민호랑 마찬가지였고 큰 충격을 입게 되었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강민호 엉덩이를 향해 한 발 힘껏 찼다. “네가 뭔데 구역질이야?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 들어오자마자 사람 구분하지도 않고 키스하다니 불이라도 켰으면 이 지경까지 오지 않았을 거 아니야.”연예계 생활을 하다 보면 화면발 때문에 마른 체형을 선호했다. 강민호는 지난 드라마 때 환자 역할을 맡은 관계로 살을 많이 빼 전보다 더 말랐다. 그래서 오 도련님의 힘에 이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그는 다시 일어나 손발 다 합쳐서 오 도련님과 몸싸움을 하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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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전에 날 구해 준 사람이 당신이야

신은지가 박태준 뒤에 다가와 보니 마침 안전통로에서 나온 강 씨네 둘째 어르신을 보게 되었다. 그는 키도 크고 캐주얼한 복장을 입었고 눈에는 권력자만 갖고 있는 예리함을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또 어르신의 자상함도 섞여있었다.둘째 어르신은 아무도 데리고 오지 않고 혼자였다. “박 대표......”박태준과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뒤 강태민은 이제야 신은지를 보게 되었다. 고개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 “신은지 씨, 이번 일은 우리 집 자식들이 철 없이 저지른 일이라 제가 대신 사과드릴게요. 보상으로 뭐든지 말씀해 주세요.”강태민의 입장은 명확했다. 그건 바로 이번 일을 최대한 소리 소문 없이 처리하는 거였다.신은지는 강태민의 손목을 보며 말했다. “둘째 어르신, 혹시 제가 뭐 하나 여쭤봐도 될까요?”강태민은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네, 그러죠.”그래서 강태민 일행은 신은지의 방으로 들어왔다. 신은지는 가방에서 염주를 꺼냈다. 이 염주는 신은지 손에서 다시 관리를 하지 않은 관계로 전보다 상태가 좋지 않았다.“전에 남포시에서 저를 구한 분이 어르신 맞죠?”신은지는 그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있었다.강태민은 신은지 손에 있는 염주를 빤히 쳐다보다가 웃음을 지었다. 뭔가 예의상 웃는 것 같았지만 또 달라 보였다.“맞아요.”그러자 신은지는 물었다. “그럼 어르신 께서는 혹시 저희 엄마 아시나요?”육지한은 강태민의 소속이고 그의 지령에 따라 일을 했다. 전에 엄마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한산 별장도 알고 보면 강태민 거였다.“오래전에 얼굴 몇 번 본 적 있어서 옛 친구라고 할 수 있죠.” 강태민은 긴장한 듯 침을 삼키고 말했다.신은지는 뭐라고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이때 육지한이 강이연과 강민호를 데리고 들어왔다. 두 사람은 마치 말 잘 듣는 강아지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들어왔다.강민호는 보란 듯 벌을 받은 거 같았고 들어오자마자 바로 사과했다. “신은지 씨,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술을 많이 마셔서 술김에 그만 방을 잘못 들어가 실수를 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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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박태준 내가 병을 고쳐 줄게

두 사람은 몇 발짝 물러섰다. 박태준은 동의하지 않았지만, 신은지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신은지, 너 대체 우리 둘째 삼촌이랑 무슨 사이야?” 강이연이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은 원한과 질투로 가득 차 있었다.“강이연 씨, 무슨 말이에요?”“삼촌이 아들을 얼마나 아끼시는데. 여태까지 한 번도 때린 적이 없었어. 오늘 너 때문에 손찌검까지 하고 연락처도 주시고. 아무 사이가 아니라고 하면 누가 믿겠어?”“강민호 같은 인간쓰레기가 맞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네가 어떻게 그런 놈을 설득해서 입을 다물게 했어?”그렇게 두들겨 팼는데 강이연에 대해 입도 뻥긋하지 않았던 것이다. 둘이 그렇게 오붓한 남매 사이는 아닌 거 같은데?강이연은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았어?”“아니면 내가 왜 오 도련님과 방을 바꾸겠어?”강이연이 일부터 박지훈을 밟은 틈을 타 옷 주머니의 카드키를 바꾼 걸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오늘일 뿐만 아니라 박물관 일도 네가 한 짓인 거 다 알아. 네가 백진희의 아들을 유학 보내는 대가로 백진희한테 죄를 뒤엎어 쓴 거지 .”신은지는 비웃듯이 말했다. “너 같이 악랄한 여자가 감히 박씨 가문에 들어가려고 해? 꿈 깨. 다음 생에 유기견으로 태어나면 모를까?”“신은지, 내가 일부러 너한테 접근한거 알고 있었지.” 강이연의 목소리는 문득 높아졌다. “그러면서 나를 조커처럼 지켜본 거 아니야?”“알고 있으면 어쩔 건데? 내 뒤에는 강씨 가문이야. 너 하나쯤은 쉽게 밟아줄 수 있어. 오늘 민호 오빠가 당한 게 네가 한 말 때문인 줄 알아? 삼촌이 박 사장님 체면을 봐준 거야. 박 사장님만 아니었으면 네가 오늘 억울해서 죽는 한이 있어도 아무 방법이 없을걸.”말을 들은 신은지는 별로 화를 내지 않았다. “응. 네 말이 맞아. 아 맞다, 너한테 서프라이즈를 준비했는데.”“무슨 말이야?”신은지는 대꾸하지 않고 그녀를 향해 빙그레 웃기만 했다 .그 웃음에 강이연은 갑자기 온몸이 오싹했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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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기술이 아직도 이 형편이야?

깜짝 놀란 박태준은 손이 미끄러져 하마터면 신은지를 놓칠 뻔했다가 다시 바로 잡아당겼다. 그러자 마침 여자의 얼굴이 복부 아래인 민감한 곳에 맞댔다.온몸의 신경이 곤두선 그는 목소리가 잠겨졌다. “신은지, 너 지금 무슨 말 하는지 알아?”그는 신은지가 취해서 얼떨떨해진 줄만 알았다.결혼 뒤, 매번 신은지가 취했을 때마다 그가 돌봤으니, 그녀의 술 버릇이 얼마나 나쁜지 제일 잘 알고 있었다.따질 생각은 없었는데, 품에서 앉아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취한 여자가 갑자기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응.”그뿐만 아니라 손으로 문지르다가 불편한지 그곳을 누르려고까지 했다.박태준은 그녀의 분주한 손을 잡고 솟아오르는 욕구를 억지로 참으며 물었다. “나랑 선을 긋는다더니, 왜 또 같이 있겠다는 거야?”곤드레만드레 취했어도 신은지는 그의 말을 교정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같이 있는 게 아니라 은혜를 갚기 위해 병을 고쳐주는 것뿐이야.”화가 난 박태준은 웃음만 나왔다. “남들이 은혜 갚는다고 하면 보통 잠자리를 같이 해주는 건데, 넌 그냥 옆에서 자기만 하는 거야? 은지야, 백화점에서 세일해도 너만큼은 안 해.”신은지는 눈썹을 찡그리더니 한참 만에야 정중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넌 좋은 남편감이 아니야.”그녀의 말은 마치 부드럽고 가느다란 가시처럼 가슴속으로 깊이 파고들었다. 심한 통증은 아니었지만 시큰하고 저렸다.박태준은 고개를 숙여 한 손으로 그녀의 뒤통수를 감싼 채 이마를 맞대고 신은지와 시선을 마주쳤다.쉰 목소리는 조용한 거실에서 유난히 작게 들렸다. “은지야, 전엔 내가 나빴던 거 알아, 기회 한 번 줘, 내가 고칠게.”그가 말할 때 신은지는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박태준은 손끝으로 한 번 또 한 번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은지야......”신은지는 길게 하품을 하면서 말했다. “싫으면 됐어, 그만 잘래.”그녀가 박태준을 밀치고 의자에서 뛰어내리자,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질 뻔했다.박태준의 손이 허허하게 그녀의 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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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0화 와이프, 좋은 아침.

박태준의 말이 떨어지자 마자 갈기갈기 찢어질 것 같은 아픔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신은지의 정신이 조금 맑아졌다. 소파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여 자신의 옷차림을 보았다. 상의는 거의 다 벗겨졌지만 바지는 그대로였다. 그리고 박태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짐승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30분 동안 뭐한 거야?”그에게 빚졌던 은혜를 갚으려 마음을 굳게 먹었었다. 게다가 박태준이 아프다고 해서 그를 혼자 둘 수는 없었다.그가 좋은 남편감은 아니지만 속궁합도 맞고, 신체와 외모 모두 신은지의 이상형이기도 했다. 중간에 도망칠까 봐 일부러 술을 마시면서 자기 최면도 했지만 노력은 헛수고로 돌아가고 말았다.“입 맞춤.”신은지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창피한 동시에 짜증이 났다.“입 다물어.”박태준이 자리에 일어났다. 그리고 술을 몇 병 들고 왔다. 그가 들고 온 술은 저번에 진영웅이 가져다준 술이다.“한잔할래?” 신은지는 술병을 보더니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어떤 술인지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거 아니지?”“의사가 여러 번 해도 된다고 그랬어.”“..”“한번만 더 하자.”박태준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이어서 상대를 위로하기 바빴다.“믿어줘, 이번에는 절대로 다치게 안 할게.”그의 눈빛에 빛이 반짝 거렸다. 순간 신은지는 그가 결혼을 해달라는 건지 아니면 다른 걸 해달라는 건지 알 수 없었다....별장 안.자리를 뜨려던 강태민이 이번 일로 다시 돌아왔다. 밖에서는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는 강이연은 강 씨 가문 사람 앞에서는 도덕적인 사람처럼 행동했다.“둘째 큰 아버지, 그 사람 이상해요. 무조건 해외로 유학 시키려고 그랬어요. 그리고 경인 시 박물관에 들어갔을 때도 자기 아들한테 소개 좀 시켜 달라고 했다니까요. 분명히...”백진희는 구치소에 있지 않은가, 그녀가 어떻게 별장에 나타난 것일까. 또한 그의 아들이 유학 명단에서 빠졌다는 게 무슨 말일까.해외로 유학을 보내는 일은 그녀가 손 하나만 까딱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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