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301 - 챕터 310

853 챕터

제301화 너 마음 약해졌어

신은지는 가만히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박태준의 손도 뿌리치지 않았다. 자신이 발버둥 쳤다가 남자가 허리 위에 느슨하게 두르고 있던 타월이 떨어질까 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다.그녀는 이제 고작 스물다섯이었기에 남자의 나체를 보고 싶을 정도로 배고프진 않았다.박태준은 신은지보다 키가 컸기에 고개를 숙이자마자 그의 턱에 매달려있던 물이 그녀의 몸에 떨어졌다.5월의 날씨는 그리 춥지 않아 두 사람 모두 얇은 옷을 입고 있어 물에 젖은 천이 피부에 달라붙어 축축했다.신은지는 이런 느낌을 유독 싫어했다."진영웅이 너 지금 곧 죽으려고 하는데 자기는 시간이 없어서 나한테 와보라고 했어, 너 정말 집에서 죽어버릴까 봐 걱정된다고."갑자기 일을 그만둔 아주머니가 생각난 신은지가 다시 덧붙였다."구천 떠도는 귀신처럼 이런 골짜기에서 혼자 사는데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시체 썩어도 누구도 모르잖아."잔뜩 화가 난 신은지를 본 박태준이 입꼬리를 끌어올리더니 낮은 목소리로 키득거리며 웃었다."진 비서가 걱정하는 거야, 아니면 네가 걱정되서 그런 거야?"그 말을 들은 신은지가 잠시 침묵하다 대답했다."나."박태준이 걱정되지 않았다면 마지막에 차를 돌려 이곳으로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이는 속일 것이 못 되었다, 속일 수도 없었다.진지한 얼굴로 그런 말을 내뱉는 신은지를 보니 박태준의 심장이 덜컥했다. 심지어 피가 모두 한곳으로 쏠리는 것 같았다."어머님 나이 드셔서 몸도 안 좋은데 자극 견디기 힘들잖아, 아주머니 갔으면 한 분 더 모셔 와."신은지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아주머니께서 집에서 지내지 않아도 적어도 하루에 한 번씩 들렀으니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발견할 수 있었다. 신당동에는 경호원이 있지만 분부 없이 방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그 말을 들은 박태준이 입꼬리만 올려 웃었다. 하지만 눈에는 웃음기가 전혀 없었다. 방금 신은지가 자신을 걱정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반짝였던 눈도 어두워졌다."은지야…"부드러운 불빛 아래, 단둘이 머문 거실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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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누가 괴롭혔어?

"얌전히 있어, 약 발라줄게."박태준이 신은지를 소파로 데리고 가 말했다.신은지는 박태준이 그저 약을 발라주려는 핑계로 자신을 강제로 집안으로 들인 것이 조금 의외였다. "내가 안 된다는 거 너가 아는데 내가 너한테 뭘 하겠어?"신은지가 고개를 들자 박태준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곤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옆에 있던 서랍에서 약상자를 꺼냈다."누가 괴롭혔어?"박태준이 면봉에 약을 묻혀 신은지의 상처에 발라주며 물었다.하지만 신은지는 자신이 괴롭힘을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설사 그렇다고 해도 그녀는 스스로 상대방이 자업자득하게 만들었다. 그랬기에 조태오에게 밀쳐져 손을 다쳤다고 해도,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당했다고 해도 그녀는 별 반응이 없었다.하지만 박태준이 이렇게 물으니 그녀는 숨이 멎었다, 그리고 억제할 수 없는 억울함이 치고 올라왔다. 그녀는 그렇게 그의 눈과 콧대를 보며 멍때리다 갑자기 시선을 옮겼다."아니."떨리는 목소리만 들어도 그녀가 억울함을 당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녀는 완강하게 부인했다.그 목소리를 들은 박태준이 고개를 들더니 담담한 얼굴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했다."내가 있잖아."곧 약을 다 바른 박태준이 약상자를 치우더니 일어서서 신은지를 내려다봤다."배고파?"신은지는 퇴근하자마자 이곳에 들른 것 같았다."아니."신은지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지만 배에서는 꼬르륵하고 소리가 들려왔다. 아침에 간단하게 먹은 그녀는 점심에 많이 먹으려고 했지만 그 일을 당한 바람에 입맛이 없어져 겨우 빵 하나를 먹었다."내가 밥해줄게."박태준이 신은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그 말을 들은 신은지가 일어서며 거절하려고 했지만 그녀 머리 위의 힘이 강해졌다. 덕분에 신은지는 다시 소파 위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다 먹고 내가 데려다줄게. 나 아직 열나잖아, 환자 돌봐준다고 생각하고 내 기분 잡치는 말 하지 마."하지만 신은지 머리 위, 손의 온도는 지극히 정상이었다. 심지어 조금 차갑기도 했다."아니면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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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어디 도망 못 가

박태준의 목소리에 금방 일어났을 때의 나른함이 담겨있었다.신은지는 그 목소리에 놀라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봤고 방안의 익숙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몸을 일으킨 그녀가 다시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몸을 바라봤지만 옷은 어제와 똑같았다. 그저 하룻밤 잔 덕분에 조금 쭈글쭈글할 뿐이었다."내가 왜…"중얼거리던 신은지는 어젯밤 소파에서 잠들었던 것이 생각났다."몇 시야? 왜 안 불렀어?"신은지가 이불을 치워내고 침대에서 내려왔다."깨웠던 거야?"신은지가 잠시 멈칫하더니 의심 서린 눈길로 박태준을 바라봤다.곧이어 박태준도 일어났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반신이 공기에 드러났다. 섹시하고 선명한 근육이 자리 잡은 몸이었다."내가 너 소파에서 침대까지 안고 왔는데도 너 안 깼잖아, 그런데 어떻게 깨울 수 있었겠어?"박태준이 말을 하다 탁자 위에 있던 시계를 힐끗 봤다."여덟 시네."밍기적거리다간 지각할 수도 있었기에 신은지는 더 이상 따지지 않고 다급하게 드레스 룸으로 가 옷을 바꿔 입고 나왔다. 그 사이, 박태준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박물관 쪽에는 내가 대신 휴가 냈어."그 말을 들은 신은지가 휴대폰을 꺼내 통화기록을 확인해 보니 아침 6시에 관장님에게 전화를 건 기록이 있었다."누가 네 마음대로 나 대신 휴가 내라고 했어?"아침 6시에 남자가 신은지의 휴대폰으로 대신 휴가를 냈으니 다른 이들은 그녀를 어떻게 생각할까? 신은지의 체면을 어디에 두라는 건지."아침 차려줄 테니까 씻고 천천히 내려와, 이따 손님 오시기로 했어."이혼한 마당에 손님이 오든 말든 신은지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건지. 신은지는 박태준의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씩씩거리며 욕실로 들어갔다. 그녀가 다시 나왔을 때, 박태준은 이미 방 안에 없었다."박, 박 대표님, 무슨 일로 저 부르셨어요?"신은지가 방에서 나왔을 때, 아래층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앉아요."박태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하지만 상대방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신은지는 그가 앉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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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꼭 개새끼를 건드려야겠어?

“출국한 적도 있어?”신은지는 이 사실을 정말 몰랐다. 결혼 전에 그녀는 박태준과 친하지 않아서 1년쯤 만나지 못하더라도 이상한 것이 없었다.남자는 젓가락을 그녀의 손에 쥐여주며 차갑게 대답했다.“응.”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 없어 보였지만 신은지는 이 외마디 대답에서 왠지 화가 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찔리는 듯 고개를 숙이고 찐만두를 입에 쑤셔 넣었다.어쨌든 대량 생산된 냉동식품이라 기대를 안 했는데, 입에 넣자마자 육즙이 넘치고 맛이 신선해 평소에 먹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포시즌호텔에서 어제 보내온 거야.”“...”‘어쩐지 다르더라니. 자본가의 사치는 아침 식사부터 시작되는구나.’그녀는 연거푸 두 개를 먹은 후에야 나지막이 말했다.“그때 우리는 서로 잘 몰랐어. 그러니까 네가 출국했던 것을 모르는 것도 정상이야. 너도 내 일을 모르잖아?”말을 하면 할수록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 신은지는 배짱도 생겨 고개를 들고 칭찬을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박태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꼬리가 있었다면 지금쯤 아마 득의양양하게 흔들었을 것이다.남자는 빙그레 웃었다.이 순간 그들이 막 결혼한 그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이 반짝이고 있다. 비웃거나 가시 돋친 말, 무관심과 거부 등 부정적인 감정이 전혀 없었다.박태준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져 견디기 힘들었고, 마음이 호수에 잠긴 듯 답답하고 눅눅했다.그는 손을 들어 신은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학 시절에 있었던 몇 가지 일을 얘기했다. 모두가 다 아는 일이라면 모르겠는데, 하필이면 아주 일상적이지만 전혀 기억이 없는 것은 아닌 그런 일들이었다.신은지는 의아해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이건... 누가 친하지도 않은 사람의 일을 이렇게 잘 알겠는가?그녀는 아침을 먹는 속도가 느려졌다. 향긋하고 육즙이 넘치는 찐만두도 맛이 없어졌다.“너 혹시 변태야? 사람을 보내 나를 조사했어?”박태준은 웃고 있던 얼굴이 굳어지더니 바보가 아니냐는 듯 코웃음을 쳤다.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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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나도 더 이상 너 물고 늘어지지 않을게

전화를 건 이는 강이연이었다, 저장한 이름은 제법 친근했다.박태준은 이연이라는 이름을 보자마자 눈을 가늘게 떴다.신은지는 그 뜨거운 눈빛을 못 이겨 박태준을 피해 전화를 받으려고 했지만 그녀가 움직이기도 전에 그가 그녀를 잡았다. 박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뜻은 분명했다. 그는 신은지에게 여기에서 전화를 받으라고 말하고 있었다."여보세요."신은지가 전화를 받자 강이연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전혀 연기 같지 않았다."은지야, 너 어제 박물관에서 무슨 일 있었다며. 조태오 그 사람 병 있는 거 아니야? 왜 그렇게 미친개처럼 너를 물고 늘어지는 거야? 네가 물건을 고치다가 망가뜨렸다고 해도 일단 너랑 얘기해 봤어야 하는 거잖아."신은지는 원래 낯선 이와 늦게 친해지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미리 강이연에 대해 조사해보지 않았다면 이렇게 자신을 위해 분노하고 불만을 늘어놓는 강이연을 보며 그녀는 경계심을 내려놨을 것이다.사람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가장 약한 법이었다. 다른 이의 관심과 보호에 의지하고 모든 것을 털어놓는 경향이 있었다.강이연은 여전히 신은지를 대신해 불평을 늘어놓았지만 신은지는 그 목소리를 들으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그 문물이 그렇게 된 거 내 손 타서 아니야, 어제 박물관에서 이미 다 밝혀졌어."담담한 신은지의 목소리에 휴대폰 너머 들려오던 목소리가 뚝 하니 멈췄다. 하지만 머지않아 강이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그 어떤 이상함도 없었다."그래, 그럼 그 사람 정말 너무했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막 말한 거잖아."말을 멈췄던 강이연이 다시 화제를 돌렸다."은지야, 관장님한테 너 오늘 휴가 냈다고 들었는데 우리 쇼핑 갈까? 나 경인에서 친구도 없어서 답답해 죽는 줄 알았어."강이연의 목소리에 기대와 흥분이 담겨 있었다, 정말 오랫동안 집에 갇혀 있다가 드디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아이 같았다.신은지는 아프게 손을 잡아 오는 박태준의 힘을 느끼곤 경고 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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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속옷 똑바로 입으세요

"아니야, 그냥 손님도 없어서 쓸데없는 생각 좀 해봤어."진유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번에는 정말 괜찮아진 것 같았다."너도 마찬가지 아니야, 아침부터 얼굴 빨개진 꼴로 여기 온 걸 보니 방금 어느 잘생긴 남자 침대에서 기어 나온 거 아니야?"진유라와 신은지는 평소 이런 농담을 자주 주고받았다. 자신의 말을 들은 신은지가 가자미눈을 뜰 줄 알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진유라를 놀라게 할 그 이름을 내뱉었다."박태준.""너네… 화해했어?"진유라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아니."그 대답은 차라리 화해했다는 것보다 더 놀라웠다."그럼 둘이 뭐 파트너, 그런 사이인 거야? 아니면 원나잇? 원나잇이면 박태준이 조금 아쉽겠는데, 쓰레기이긴 하지만 얼굴이랑 몸매는 흔치 않잖아. 웬만한 연예인도 얼굴로는 박태준한테 질 걸, 기술이 좋은 거면 몇 번 더 만나봐. 정이고 사랑이고 다 몸의 쾌락을 위한 거 아니겠니? 많이 자고 나면 익숙해져서 아무 충동도 없을 거야. 그때 되면 우울하지도 않을걸, 돈만 잘 주면 일주일에 7일이 아니라 매일 하자고 해도 되잖아. 너만 귀찮게 안 하면 되는 거지."신은지는 진유라가 자신이 또 박태준에게 빠져들어 지옥 같은 생활을 할까 봐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을 위로하는 건 또 처음 들어봤다."원나잇도 아니고 파트너도 아니야, 그냥 같이 잔 거야, 아무 일도 없었어."신은지는 진유라가 또 무슨 말을 하려는 것 같아 얼른 그녀의 입을 막았다."그래, 그럼 박태준이 안 되는 거네."진유라의 목소리가 신은지의 손바닥을 뚫고 들려왔다.하지만 그 누가 알까, 개인감정이 가득 담긴 진유라의 비웃음이 정말 사실이라는 것을."그래도 박태준 성의 있네, 나도 이제 그렇게 싫지는 않아. 역시 여자는 마음이 약한 게 문제야, 아니면 진작에 세계를 지배했을 텐데. 그럼 남자들 다 필요 없지."진유라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 앞에서 낮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세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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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연말쯤에 결혼할 것 같아

그 말은 경고 와도 같았다.강이연은 말을 마치자마자 실수했다는 듯 자신의 입을 때렸다."어머, 나 좀 봐. 네 앞에서 이런 얘기하는 거 아닌데, 실버 너 이제 태준 씨랑 이혼했으니까 우리가 같은 사람을 좋아한 건 아니다, 그지?"다른 여자가 박태준의 이름을 이렇게 다정하게 부르는 것을 들은 신은지는 잠시 멈칫하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강이연이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말했다."이러고 보면 나랑 태준 씨도 인연인 것 같아, 4년 전에 태준 씨가 우리 학교에서 연수했다는 거 나 이제 알았잖아. 그때도 참 유명했다고 들었는데 아쉽게도 내가 아파서 1년 동안 휴학했거든, 이렇게 만난 줄 알았다면 진작 태준 씨한테 좋아한다고 고백할걸, 그럼 4년이라는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았을 텐데.""박태준 그때 여자친구 있어서 너 그때 걔한테 고백했으면 세컨드라는 소리 들었을 거야."신은지의 말을 들은 강이연이 주먹을 쥐었다.강씨 집안에서 이런 짓을 했다가는 그 악마들에게 물어뜯겨 뼈도 남지 않았을 것이다.결국 강이연은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올려 대답했다."지금 이렇게 만난 게 제일 좋지, 4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지만 결혼이 목적인 거니까, 우리 두 집안에서 지금 결혼 얘기를 하고 있거든. 아마 연말쯤에 결혼할 것 같아."강이연이 말을 하며 가방에서 초대장을 꺼냈다."며칠 뒤에 우리 집안이 경인시에서 파티를 열 거거든, 경인시 각 계의 유명 인사들이 전부 올 거야. 너 우리 다섯째 오빠 팬이잖아, 너 오면 내가 서프라이즈 준비해줄게."강이연이 신은지를 향해 윙크하며 말했다.강이연의 사촌오빠는 요즘 핫한 루키였다, 신은지는 전에 강이연에게 자신이 강이연 사촌 오빠의 팬이라고 하면서 그에 대해 알고 싶다는 핑계를 대며 강씨 집안의 일을 많이 물어봤다."경인시에서 파티를 한다고?"이런 파티는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파티를 주최하는 측의 배경을 봐야 했다. 아니면 초대장을 보낸다고 해도 다른 이가 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강씨 집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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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이사하고 나랑 같이 살자

재경 그룹. 가방을 움켜쥐고 비틀거리며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온 강이연은 박태준 사무실 입구에 도착하기도 전에 진영웅에게 가로막혔다."강이연 씨, 제가 응접실로 모시겠습니다.” 그녀는 떨떠름하게 말했다. "박 사장님 사무실에 손님이 있어요?” 박태준의 사무실에 올 때마다 그녀는 매번 응접실로 안내받았다. 벽 전체가 투명유리에 사생활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는 반쯤은 공개된 장소에서 무슨 애틋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까? 진영웅이 말했다. "아니요. 하지만 박 사장님께서는 보통은 여성분들과 따로 만나실 때는 응접실에서 만나세요.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방금 보통이라고 하셨으면 예외가 있다는 말이네요. 예외가 있다면 왜 저는 예외일 수 없죠? 진 비서님, 저한테 일부러 이러시는 건가요?” "당신이 매번 박 사장님을 보면서 잡아먹을 것 같은 눈빛으로 보기 때문이야. "진영웅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며 말했다. "강이연 씨, 뭔가 오해하신 것 같네요. 예외는 작은 사모님이신 박 사장님 부인이세요.” 강이연은 차가운 눈초리로 그를 보았다. 신은지, 신은지, 어디든 신은지가 있다. 진영웅이 응접실로 안내한 뒤 밖으로 나가자 박태준이 곧 들어왔다. 사업얘기를 마친 강이연은 자신의 뺨을 만지며 물었다. “박 사장님이 신은지를 그렇게 좋아하는 이유가 얼굴 때문이에요?” 박태준과 신은지는 분명히 이미 이혼한 사이지만, 박태준은 매번 신은지를 언급할 때마다 '내 아내'라고 말했고, 그의 부하들도 ‘그의 아내’ 라고 말했다. 박태준은 고개를 들고 강이연의 얼굴을 보았다. 강이연의 눈은 맑고 호기심이 가득 차 있었으며 착하고 순수해 보였다. 얼굴만 봐서는 절대 악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강이연이 말했다. "신은지는 정말 예쁘니까 남자라면 다 좋아하겠죠.” 박태준은 다리를 꼬으며 소파에 등을 기대고 고개를 숙여 담배에 불을 붙였다. “은지가 예뻐서 좋아하는 게 아니예요.” 그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박태준이 신은지를 처음 보았을 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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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운동 좀 할까?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박태준의 제안이 끝나자마자 신은지는 이를 거절했고, 감정이 격해져 목소리가 자신도 모르게 높아졌다. 박태준은 따가운 귀를 누르며 몸을 바로 세웠다. “나랑 함께 살게 한 이유는 단지 너를 보호하기 위해서야. 강씨 가문이 비록 경인 시에서 세력이 많이 대단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너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손가락 하나만 움직이면 돼.” 그는 신사 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같이 한 집을 사용하는 것이지 같은 방을 쓰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해? 나도 같은 방을 쓰는 것을 원하지 않아. 너한테 뭘 해주고 싶어도 힘이 없으니 걱정할 필요 없어.” 박태준은 남자의 자존심과 관련된 이런 일을 이렇게 가볍게 말하면서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신은지는 그의 용기을 칭찬해야 할지, 아니면 그의 뻔뻔함을 칭찬해야 할지 몰랐다. “지금 아파트에 사는 게 좋아.” “네가 살고 있는 그 아파트만 해도, 신진하가 마음대로 건달들을 사용해서 아파트 입구에서 쉽게 널 납치할 수 있어. 넌 그게 안전하다고 생각해?” “……” “잠깐만 살다가 이 일이 해결되면 언제든지 다시 이사 나가면 돼,” 박태준은 계속해서 무시무시한 얘기들을 퍼부었다. “어머니를 죽인 범인을 찾기 전에 너부터 죽고 싶은 것은 아니지? 아니면 내가 네 복수를 도와서 다 죽여버리게 할 생각이야? 이건 네가 박 사모님이라는 신분이 있을 때 할 수 있는 일이야. 지금 우리처럼......” 박태준은 '알 수 없는 사이'라는 말을 삼키며 입을 다물었다. 신은지가 그 말을 들으면 바로 돌아설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 기회에 돈을 좀 모아 집을 살 수 있어. 계속 전셋집에 살 수는 없잖아. 나유성은 조만간 결혼할 거고, 너와 그의 관계는 예민한 부면이 있어서 그의 아내가 알게 되면 부부사이에 불화가 생길 수도 있어.”신은지가 박태준의 뜻을 이해했다, 신은지가 나유성의 집으로 이사한 이유는 집을 빠르게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었고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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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사실 그를 유혹하려 했다

신은지는 자신이 정말로 그런 것에 욕심을 낼 나이인지 의심했다.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걸핏하면 비뚤어진 생각을 할 수 있을까?신은지는 박태준이 자신의 생각이 그다지 건전하지 않다는 것을 눈치챌까 봐,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그럴 필요 없어, 나 자러 갈게.”다급하게 올라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는 박태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입술을 오므리며 마음속에 욕망을 느꼈다.그는 사실 첫날부터 신은지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박태준은 방으로 돌아와 긴 시간 샤워했다.전날 신은지가 잠을 잔 침대 위 베개에는 아직도 그녀의 숨결이 남아 있었다.박태준은 침대에 누워 눈을 감았다.어젯밤에는 이 시간쯤 이 자세로 얼마되지 않아 깊은 잠에 빠졌지만, 오늘 밤엔 다시 불면증이 시작된 듯 잠이 오지 않았다.어젯밤만 해도 그를 안정시켰던 그 숨결들이 오늘 밤은 그의 마음을 휘저었다. 박태준은 잠이 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점점 더 흥분했다.30분 뒤 박태준은 이불을 젖히고 침대에서 일어나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문을 열고 옆방 문을 두드렸다.아무 반응이 없었다.‘똑똑;노크 소리가 텅 빈 복도에 메아리쳐 묵직하게 울렸다.인내심이 바닥이난 박태준은 문 손잡이를 돌렸다.예상치 못하게 문은 아주 쉽게 열렸다.불을 켤 필요 없이 창밖으로 들어오는 희미한 빛을 통해 방안의 커다란 침대에 침구조차 없이 텅 비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신은지는 이 방에 없었다.“허.”그는 아무런 표정도 없이 차갑게 웃으며 돌아서서 다른 방의 문을 열기 시작했다.마지막 방의 문 손잡이를 돌리자 문이 잠겨 있었다. 굳은 박태준의 얼굴에 웃음이 사라진 지는 오래였다.그가 문을 두드리자 몇 초 뒤 안에서 신은지의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왜?”“문 열어.”박태준은 잠시 말을 멈춘 뒤 다시 말했다. “너한테 볼일이 있어.” “그냥 문 앞에서 말해, 나 이미 침대에 누웠어.” 박태준은 벽에 기대고 앉아 말했다. “정말 이미 침대에 누워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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