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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나도 더 이상 너 물고 늘어지지 않을게

전화를 건 이는 강이연이었다, 저장한 이름은 제법 친근했다.

박태준은 이연이라는 이름을 보자마자 눈을 가늘게 떴다.

신은지는 그 뜨거운 눈빛을 못 이겨 박태준을 피해 전화를 받으려고 했지만 그녀가 움직이기도 전에 그가 그녀를 잡았다. 박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뜻은 분명했다. 그는 신은지에게 여기에서 전화를 받으라고 말하고 있었다.

"여보세요."

신은지가 전화를 받자 강이연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전혀 연기 같지 않았다.

"은지야, 너 어제 박물관에서 무슨 일 있었다며. 조태오 그 사람 병 있는 거 아니야? 왜 그렇게 미친개처럼 너를 물고 늘어지는 거야? 네가 물건을 고치다가 망가뜨렸다고 해도 일단 너랑 얘기해 봤어야 하는 거잖아."

신은지는 원래 낯선 이와 늦게 친해지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미리 강이연에 대해 조사해보지 않았다면 이렇게 자신을 위해 분노하고 불만을 늘어놓는 강이연을 보며 그녀는 경계심을 내려놨을 것이다.

사람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가장 약한 법이었다. 다른 이의 관심과 보호에 의지하고 모든 것을 털어놓는 경향이 있었다.

강이연은 여전히 신은지를 대신해 불평을 늘어놓았지만 신은지는 그 목소리를 들으며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그 문물이 그렇게 된 거 내 손 타서 아니야, 어제 박물관에서 이미 다 밝혀졌어."

담담한 신은지의 목소리에 휴대폰 너머 들려오던 목소리가 뚝 하니 멈췄다. 하지만 머지않아 강이연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그녀의 목소리에는 그 어떤 이상함도 없었다.

"그래, 그럼 그 사람 정말 너무했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막 말한 거잖아."

말을 멈췄던 강이연이 다시 화제를 돌렸다.

"은지야, 관장님한테 너 오늘 휴가 냈다고 들었는데 우리 쇼핑 갈까? 나 경인에서 친구도 없어서 답답해 죽는 줄 알았어."

강이연의 목소리에 기대와 흥분이 담겨 있었다, 정말 오랫동안 집에 갇혀 있다가 드디어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아이 같았다.

신은지는 아프게 손을 잡아 오는 박태준의 힘을 느끼곤 경고 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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