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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1화 부탁하려면 이자가 따라 붙어.

박태준은 신은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잠옷을 입고 있어도 그의 교만함은 숨겨지지 않았다.

“찾으러 가려고?”

신은지는 응, 이라고 답하고 말을 덧붙였다.

“친구 동생 도와서 소송 도와줄 생각이야.”

“진유라?”

신은지는 주위에 친구가 별로 없었다. 더불어 한밤중에 그녀를 다급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도 극히 드물다.

“어떤 사건이야?”

“정당방위. 근데 상대편이 계획적 범행으로 고소한다고 연락 왔어.”

박태준이 눈썹을 치켜 올렸다.

“그분이 형사 사건은 더 이상 맡지 않는다고 하셨어.”

곽동건은 경제 범죄 변호사로 유명하다. 업계에서 10%의 확률로 상황을 뒤집어 놓았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그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그 중 부자들도 셀 수 없이 많았다.

상담 횟수가 많아지면서 곽동건 변호사를 경제 범죄 전문 변호사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이후에 재경 그룹 법무부의 책임자 자리에 앉고 나서부터 다른 사건은 맡지 않게 되었다.

신은지는 눈살을 찌푸렸다.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탁 하기도 전에 이미 길이 막혀 버리고 말았다.

“그럼 네가 부탁하면?”

그의 찌푸린 미간이 순식간에 풀렸다.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미소 덕분에 그의 외모가 더욱 살아났다.

“나한테 도와 달라고 부탁하는 거야?”

신은지가 입술을 깨물었다.

“도와줄 거야?”

박태준은 다시 눈살을 찌푸렸다. 이어서 차분하게 답했다.

“재경 그룹에 지분이 있는 분이야. 게다가 서로 비즈니스 관계야. 안 받겠다고 하면 내가 달리 할 방법이 있겠어? 지금이 봉건 사회도 아니잖아. 다 인권이라는 게 있다고.”

비웃으며 전혀 아랑곳하지 모습에 신은지는 그가 자신을 속이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이혼 소송 보다 형사 소송이 명예를 높이는 데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만큼 얻어맞을 수도 있어.”

박태준이 계속 말을 이었다.

“원래 형사 소송에서 진 사람은 감옥살이거나 손해 볼 각오는 해야 해. 그중 몇 명은 책임을 상대한테까지 넘기려고 하지.”

신은지가 눈살을 찌푸린 채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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