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06화 속옷 똑바로 입으세요

"아니야, 그냥 손님도 없어서 쓸데없는 생각 좀 해봤어."

진유라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번에는 정말 괜찮아진 것 같았다.

"너도 마찬가지 아니야, 아침부터 얼굴 빨개진 꼴로 여기 온 걸 보니 방금 어느 잘생긴 남자 침대에서 기어 나온 거 아니야?"

진유라와 신은지는 평소 이런 농담을 자주 주고받았다. 자신의 말을 들은 신은지가 가자미눈을 뜰 줄 알았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진유라를 놀라게 할 그 이름을 내뱉었다.

"박태준."

"너네… 화해했어?"

진유라가 놀란 눈으로 물었다.

"아니."

그 대답은 차라리 화해했다는 것보다 더 놀라웠다.

"그럼 둘이 뭐 파트너, 그런 사이인 거야? 아니면 원나잇? 원나잇이면 박태준이 조금 아쉽겠는데, 쓰레기이긴 하지만 얼굴이랑 몸매는 흔치 않잖아. 웬만한 연예인도 얼굴로는 박태준한테 질 걸, 기술이 좋은 거면 몇 번 더 만나봐. 정이고 사랑이고 다 몸의 쾌락을 위한 거 아니겠니? 많이 자고 나면 익숙해져서 아무 충동도 없을 거야. 그때 되면 우울하지도 않을걸, 돈만 잘 주면 일주일에 7일이 아니라 매일 하자고 해도 되잖아. 너만 귀찮게 안 하면 되는 거지."

신은지는 진유라가 자신이 또 박태준에게 빠져들어 지옥 같은 생활을 할까 봐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사람을 위로하는 건 또 처음 들어봤다.

"원나잇도 아니고 파트너도 아니야, 그냥 같이 잔 거야, 아무 일도 없었어."

신은지는 진유라가 또 무슨 말을 하려는 것 같아 얼른 그녀의 입을 막았다.

"그래, 그럼 박태준이 안 되는 거네."

진유라의 목소리가 신은지의 손바닥을 뚫고 들려왔다.

하지만 그 누가 알까, 개인감정이 가득 담긴 진유라의 비웃음이 정말 사실이라는 것을.

"그래도 박태준 성의 있네, 나도 이제 그렇게 싫지는 않아. 역시 여자는 마음이 약한 게 문제야, 아니면 진작에 세계를 지배했을 텐데. 그럼 남자들 다 필요 없지."

진유라의 말이 끝나자마자 문 앞에서 낮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세계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