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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꼭 개새끼를 건드려야겠어?

“출국한 적도 있어?”

신은지는 이 사실을 정말 몰랐다. 결혼 전에 그녀는 박태준과 친하지 않아서 1년쯤 만나지 못하더라도 이상한 것이 없었다.

남자는 젓가락을 그녀의 손에 쥐여주며 차갑게 대답했다.

“응.”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 문제 없어 보였지만 신은지는 이 외마디 대답에서 왠지 화가 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찔리는 듯 고개를 숙이고 찐만두를 입에 쑤셔 넣었다.

어쨌든 대량 생산된 냉동식품이라 기대를 안 했는데, 입에 넣자마자 육즙이 넘치고 맛이 신선해 평소에 먹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포시즌호텔에서 어제 보내온 거야.”

“...”

‘어쩐지 다르더라니. 자본가의 사치는 아침 식사부터 시작되는구나.’

그녀는 연거푸 두 개를 먹은 후에야 나지막이 말했다.

“그때 우리는 서로 잘 몰랐어. 그러니까 네가 출국했던 것을 모르는 것도 정상이야. 너도 내 일을 모르잖아?”

말을 하면 할수록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 신은지는 배짱도 생겨 고개를 들고 칭찬을 기다리는 강아지처럼 박태준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꼬리가 있었다면 지금쯤 아마 득의양양하게 흔들었을 것이다.

남자는 빙그레 웃었다.

이 순간 그들이 막 결혼한 그때로 다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이 반짝이고 있다. 비웃거나 가시 돋친 말, 무관심과 거부 등 부정적인 감정이 전혀 없었다.

박태준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약해져 견디기 힘들었고, 마음이 호수에 잠긴 듯 답답하고 눅눅했다.

그는 손을 들어 신은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대학 시절에 있었던 몇 가지 일을 얘기했다. 모두가 다 아는 일이라면 모르겠는데, 하필이면 아주 일상적이지만 전혀 기억이 없는 것은 아닌 그런 일들이었다.

신은지는 의아해하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건... 누가 친하지도 않은 사람의 일을 이렇게 잘 알겠는가?

그녀는 아침을 먹는 속도가 느려졌다. 향긋하고 육즙이 넘치는 찐만두도 맛이 없어졌다.

“너 혹시 변태야? 사람을 보내 나를 조사했어?”

박태준은 웃고 있던 얼굴이 굳어지더니 바보가 아니냐는 듯 코웃음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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