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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어디 도망 못 가

박태준의 목소리에 금방 일어났을 때의 나른함이 담겨있었다.

신은지는 그 목소리에 놀라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봤고 방안의 익숙한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왔다.

몸을 일으킨 그녀가 다시 고개를 숙여 자신의 몸을 바라봤지만 옷은 어제와 똑같았다. 그저 하룻밤 잔 덕분에 조금 쭈글쭈글할 뿐이었다.

"내가 왜…"

중얼거리던 신은지는 어젯밤 소파에서 잠들었던 것이 생각났다.

"몇 시야? 왜 안 불렀어?"

신은지가 이불을 치워내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깨웠던 거야?"

신은지가 잠시 멈칫하더니 의심 서린 눈길로 박태준을 바라봤다.

곧이어 박태준도 일어났고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반신이 공기에 드러났다. 섹시하고 선명한 근육이 자리 잡은 몸이었다.

"내가 너 소파에서 침대까지 안고 왔는데도 너 안 깼잖아, 그런데 어떻게 깨울 수 있었겠어?"

박태준이 말을 하다 탁자 위에 있던 시계를 힐끗 봤다.

"여덟 시네."

밍기적거리다간 지각할 수도 있었기에 신은지는 더 이상 따지지 않고 다급하게 드레스 룸으로 가 옷을 바꿔 입고 나왔다. 그 사이, 박태준도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박물관 쪽에는 내가 대신 휴가 냈어."

그 말을 들은 신은지가 휴대폰을 꺼내 통화기록을 확인해 보니 아침 6시에 관장님에게 전화를 건 기록이 있었다.

"누가 네 마음대로 나 대신 휴가 내라고 했어?"

아침 6시에 남자가 신은지의 휴대폰으로 대신 휴가를 냈으니 다른 이들은 그녀를 어떻게 생각할까? 신은지의 체면을 어디에 두라는 건지.

"아침 차려줄 테니까 씻고 천천히 내려와, 이따 손님 오시기로 했어."

이혼한 마당에 손님이 오든 말든 신은지와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건지. 신은지는 박태준의 말에 대답도 하지 않고 씩씩거리며 욕실로 들어갔다. 그녀가 다시 나왔을 때, 박태준은 이미 방 안에 없었다.

"박, 박 대표님, 무슨 일로 저 부르셨어요?"

신은지가 방에서 나왔을 때, 아래층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앉아요."

박태준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상대방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신은지는 그가 앉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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