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어차피 시내로 들어왔기에 택시를 잡기엔 문제가 없어 보였다. 어차피 신연지도 그를 따라 병원까지 가서 전예은의 얼굴을 보고 싶은 마음은 없었기에 그녀는 한치 주저도 없이 고개를 빳빳하게 들며 당당하게 차에서 내렸다.그녀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차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신연지는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차를 향해 소리쳤다.“그렇게 보러 가고 싶었는데 어떻게 여태까지 참았대?”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신연지가 길에서 택시를 기다리는데 검은색 벤틀리가 그녀의 앞에 멈추어 섰다.차에서 내린 강태산이 공손하게 말했다.“도련님께서 보내서 왔습니다. 작은 사모님, 이만 집으로 가시죠.”신연지는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며 강태산을 노려보았다.‘그러니까 자긴 애인 만나러 가고 난 무조건 집에 돌아가라는 거잖아?’기분이 나쁘지만 걸어서 돌아갈 수는 없기에 그녀는 순순히 강태산을 따라 차에 올랐다. 돌아가는 길, 그녀는 이혼 서류를 언론에 공개하면 박태준을 엿 먹일 수 있지 않을까 상상했다.하지만 그렇게 되면 잃는 게 더 많았다.어차피 3개월밖에 남지 않은 시간, 더 참아보기로 했다.어차피 전예은 성격에 박태준을 내버려둘 것 같지도 않았다.다음 날, 신연지는 간만에 늦잠을 잤다.휴대폰을 보니 진유라에게서 문자가 와 있었다.[허 원장님이랑 내일 만나기로 했어. 난 고객 미팅이 있어서 같이 못 갈 것 같아.]진유라는 대학을 졸업하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골동품 가게를 차렸다. 신연지도 종종 가서 도와주고는 했다.신연지는 알겠다고 답장을 보낸 뒤, 아침을 먹고 외출했다.신당동에서 나가 살려면 출퇴근하기 편리한 거처를 알아보기로 했다.그녀는 곧장 부동산으로 가서 방 두 개짜리 집을 계약했다. 작업실과 거리도 가깝고 가구가 많지 않아 방 하나를 작업실로 쓰기에도 편리했다.아파트도 외부인 출입금지라 보안도 상당히 괜찮았다.게약을 마친 뒤, 신연지는 백화점으로 향했다. 곧 진유라의 생일이 돌아오는데 괜찮은 핸드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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