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에 삭막한 정적이 감돌았다.박태준이 말했다.“그건 당신이 멍청하고 현실 감각이 없어서 그딴 생각이나 하는 거야.”“정말이지….”신연지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인간도 아닌 거랑 무슨 대화를 한다고.”말을 마친 신연지는 문을 열려고 손을 뻗었다. 박태준이 음침한 표정을 하고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바깥에서 서성이던 이경수는 안에서 반응이 없자 다급한 목소리로 신연지를 불렀다.“연지 씨, 괜찮아요?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에요?”“하, 눈물 나는 관심이군.”남자는 싸늘한 표정으로 신연지를 노려보며 말했다.“아직 이혼도 하기 전에 벌써 바람을 피우는 거야? 그런데 남자 보는 안목은 여전히 형편없군.”신연지는 더 이상 설명도 하기 귀찮아졌다.“그래. 남자 보는 안목이 형편없으니까 당신이랑 결혼했지. 그리고 이경수 씨랑은 그냥… 친구야. 당신이 떳떳하지 못하니까 다른 사람도 다 그렇다고 생각하나 본데, 그런 거 아니거든?”그를 약 올리는 건 상관없지만 그렇다고 무고한 사람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는 없었다.대체 뭐가 남자의 신경을 건드린 건지, 박태준의 눈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것 같았다.“당신 애인은 당신이 유부녀라는 거 알아? 우리가 차에서 뭘 하고 있는지 목격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이 인간은 대체 내 말을 어디로 들은 거야?’신연지는 짜증이 치밀었지만 누구 한 명 죽일 것 같은 남자의 눈빛을 보자 가슴이 철렁했다.박태준은 행동으로 자신이 한 말이 장난이 아니었다는 것을 증명했다.그는 거칠게 그녀의 몸을 더듬으며 입술을 부딪혔다.신연지가 밀어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그는 버튼을 눌러 의자를 뒤로 젖힌 뒤, 그녀의 위로 올라탔다.박태준이 이렇듯 통제를 잃은 모습을 보인 건 처음이었다. 그녀는 몸을 비틀며 소리쳤다.“이거 놔!”그 순간, 그녀의 움직임과 함께 차체가 흔들렸다.창문을 노크하던 소리가 사라졌다. 아마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눈치챈 것 같았다.신연지는 동작을 멈추고 분노한 눈빛으로
Last Updated : 2023-12-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