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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같이 잠들다

공기 중에 시큼한 알코올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

박태준은 고개를 숙이고 엉망이 된 셔츠를 내려다보았다. 그제서야 조금 전 그녀가 하려고 했던 말이 뭐였는지 알 것 같았다.

“박태준, 나 토할 것 같아.”

“젠장!”

박태준이 더 화가 나 우드득 소리가 날 정도로 이를 갈았다.

그렇게 잠깐이 지나고 결국 그는 그녀에게 물 한잔을 가져다준 뒤, 욕실로 들어갔다.

10분이 지나 박태준이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신연지는 이미 몸을 웅크린 채 잠들어 있었다.

그는 머리에 물기를 말리고 사람을 시켜 갈아입을 옷을 가져오게 했다.

그리고 창가로 가서 야경을 내려다보며 말없이 담배를 피웠다.

고개를 돌려보니 신연지는 깊게 잠들어 있었다.

‘잠드니까 그나마 온순해지네.“

박태준은 담배를 비벼 끄고 침대에 누우려고 다가갔다. 그런데 그가 침대에 앉자마자 얌전하게 자고 있던 여자가 몸을 뒤척이며 허벅지로 그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꺼져!”

아무런 대비도 없던 상황에서 갑자기 다리가 날아오자 박태준은 헉 하고 숨을 들이키며 고통스럽게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신연지!”

그는 씩씩거리며 뒤돌아 그녀의 턱을 잡았다.

“지금 일부러 이러는 거지!”

여자는 여전히 눈을 감고 달게 자고 있었다.

그렇게 잠든 신연지는 아침에 햇살이 창문을 비쳐 들어오면서 잠에서 깼다. 멍한 얼굴로 천장을 올려보고 있자니 어딘가 낯선 환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주변을 둘러보니 전형적인 호텔 방이었다.

신연지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옷차림을 확인했다. 어제 입고 있던 옷은 어디로 사라지고 널찍한 남성용 셔츠를 입고 있었다. 육안으로 봐도 비싼 재질이 느껴졌다.

셔츠에서는 3년 동안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그의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왔다.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셔츠가 그의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신연지는 느긋하게 씻고 방 안을 둘러봤지만 입고 온 옷이 발견되지 않자 밖에 나가보기로 했다.

어제 그렇게 취하고 중간에 필름이 끊겼지만 평소에 그녀를 대하는 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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