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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누구랑 결혼하려고?

신연지는 잠시 멈칫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나유성은 조금 취했는지 눈빛이 흐트러져 있었고 셔츠도 구겨진 상태였다.

잠시 후, 그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3년 전 일은 내가 잘못했어.”

신연지의 눈이 아련하게 바뀌었다.

아마 고백 영상이 인터넷에 퍼진 일을 말하는 것 같았다.

그때 그녀는 빚쟁이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돈을 빌리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영상이 퍼지며 그녀의 처지는 더욱 곤란하게 되었다.

그때 사람들은 그녀를 무슨 더러운 쓰레기 취급했다.

3년이 지났지만 그때의 일을 떠올리면 여전히 고통스러웠다.

“그거 말하는 거라면 이미 지나갔어. 어차피 그때 나도 순수한 마음이 아닌 필요에 의한 거래를 제안한 것뿐이니까.”

신연지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에게는 거절할 권리가 있고 나를 속물이라고 욕할 수도 있어. 하지만 왜 영상을 인터넷에 퍼뜨린 거야? 아무리 내가 싫었어도 그건 하지 말았어야지. 남자라면!”

신연지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나유성은 그 말을 듣자 실소를 터뜨렸다.

“그 영상 내가 퍼뜨렸다고 생각해?”

신연지는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날 그 장소에는 두 사람뿐이었고 장소도 나유성이 선택한 고급 커피숍이었다.

음질이 깔끔한 것으로 봤을 때 아주 근거리에서 녹음된 것이었다.

그가 아니라면 누가 그런 짓을 했을까?

나유성은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정색해서 말했다.

“나 아니야.”

그 말을 끝으로 그는 입을 다물었다.

신연지는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파티가 한창 진행 중이라 멋대로 돌아갈 수도 없었다.

그녀는 박태준의 차를 타고 이곳으로 왔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 싸인 이곳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았다.

베란다 공간이 넓었기에 신연지는 최대한 나유성과 멀리 떨어져서 핸드폰을 봤다.

그렇게 침묵이 이어지다가 먼저 침묵을 깬 사람은 나유성이었다.

“어떻게 지냈어?”

핸드폰을 끄적이던 신연지는 멈칫하다가 입가에 싸늘한 미소를 머금었다.

“그냥 그랬어. 그때 당신 말 들었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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