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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재회

그 한 마디에 전예은의 얼굴이 그만 파랗게 질러 버렸다. 조금 전까지 의기양양하던 미소는 어느새 사라져 버린지 오래였다.

그녀는 박태준의 아내이자 가족이니 초대장을 굳이 두 개나 보낼 필요는 없다는 말이였다.

신연지가 전달하고자 하는 뜻은 명확했다.

전예은은 그 말에 반박하고 싶었지만 허 원장을 의식해서 결국 하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허 원장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허 원장님, 실버의 행적을 좀 알아봐 주세요. 비록 소속이 있는 사람은 아니지만 업계 내에서 유명하신 허 원장님이라면 프리랜서 복원사 한 명 찾는 것쯤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실버가 이 의뢰를 맡아줄 의향만 있다면 돈은 얼마든지 드릴 수 있어요.”

허 원장은 쌀쌀맞은 얼굴을 하고 있는 신연지를 힐끗 바라보고는 어색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퇴근 후, 신연지는 작업실을 나오자마자 문 앞에 세워진 박태준의 차를 발견했다.

번쩍거리는 한정판 벤틀리의 위엄에 사람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쏠렸다.

그녀의 핸드폰이 진동했다.

[타.]

신연지는 그냥 무시하고 자신이 사는 아파트 방향으로 걸어갔다.

불필요하게 사람들의 이목을 사는 일은 피하고 싶었다. 예전에 저 차 한번 잘못 탔다가 재경의 직장 동료들에게 온갖 비아냥과 시기 질투를 받은 걸 생각하면 지금도 치가 떨렸다.

박태준은 멀어지는 여자의 뒷모습을 노려보며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남자의 차는 신연지의 뒤를 쫓아갔다. 그녀의 옆으로 간 박태준은 차 창을 내리고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강제로 태워주길 기다리는 거야?”

신연지는 인상을 확 찌푸리고 대꾸했다.

“옷 갈아입어야 해.”

하루 종일 일하다 보니 옷은 먼지투성이가 되었다.

박태준은 싸늘한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신연지는 그러거나 말거나 걸음을 재촉했는데, 차가 갑자기 그녀의 앞을 막고 멈춰서더니 누군가의 손이 나와 그녀를 안으로 잡아당겼다.

그 과정에서 신연지는 발목이 모서리에 부딪히면서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저도 모르게 욕설이 새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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