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Chapter 321 -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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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우리 아기 낳자

“잠만 자고 갈 거야?” 박태준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어제 얘기 끝났잖아…” 박태준은 이불을 걷어 목과 가슴의 상처를 신은지에게 보여줬다. 박태준의 가슴과 어깨에는 상처들로 가득했다. 심지어 아직도 피가 나는 곳도 있었다. “얘기는 끝났지. 그런데 네가 내 몸에 상처를 냈으니까 가격을 올려도 할 말 없지 않아?”“……” 신은지는 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등에도 상처 있는데 볼래?” 박태준은 등을 보여주려고 뒤돌아섰다. “됐어. 가격만 올려, 다른 건 절대 안 돼.” 신은지는 재빨리 박태준을 제지했다. “내가 돈이 없을 것 같아?”“다른 건 절대 꿈도 꾸지 마…” 신은지는 박태준과 침대에 마주 보고 누워서 이야기하는 것이 불편해 일어나 앉았다. 잠시 후, 신은지는 온몸이 경직됐다.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 후, 신은지는 고개를 돌려 박태준을 째려보며 말했다. “박태준, 어젯밤에…”콘돔? “우리 집에 콘돔이 있나?” 박태준은 침대에 누워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너네 집이잖아,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신은지가 박태준을 좋아했을 당시, 신은지는 박태준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어서 콘돔을 샀다. 하지만 그 후로 콘돔의 유통기한이 지날 때까지 하나도 쓰지 않았다. 신은지는 박태준이 본인을 건드리지 않을 것을 알았기 때문에 더 이상 콘돔을 사지 않았다. “나 혼자 사는데 콘돔이 무슨 필요야? 사놓으면 유통기한 지나서 버릴 텐데?” 박태준은 일부러 신은지의 정곡을 찔렀다. “유통기한 지나면 버리면 되잖아?” 박태준의 말에 뜨끔한 신은지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신은지는 이불을 걷어 내고 침대에서 내려오려다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는 것이 생각나 재빨리 이불을 덮었다. 그리고 박태준에게 말했다.“뒤돌아.” 박태준은 씁쓸했다. 신은지를 이렇게 놓아준다면 어렵게 발전한 사이가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잘 알고 있다. 심지어 예전과 같은 사이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따 가서 사 올게.” 박태준은 말했다. “미안, 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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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계약 남자친구

과거의 박태준은 때려죽여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박태준은 입만 열면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신은지는 박태준이 바뀌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눈여겨봤다. 때문에 박태준에게 빚지고 싶지 않은 신은지는 어젯밤 잠시 정신을 놓았던 것이다. 박태준은 물질적으로 부족함 없이 매우 풍족하다. 하지만 유일하게 부족한 것인 바로 남자로서 구실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순간 박태준의 단점이 생각난 신은지는 곧바로 말했다. 신은지는 뒷걱정을 생각하며 후회하지 않았다. 박태준이었다면 신은지처럼 할 수 있었을까?절대 못했을 것이다. 박태준과 신은지의 성격은 정반대이다. 하지만 신은지는 정반대인 성격이라도 박태준이 좋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전 남편이라 그런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첫 남자라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분간할 수 없으니 시도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계약 남자친구 기간에는 절대 다른 사람들한테 내가 네 여자친구라는 걸 말하면 안 돼.” 신은지는 말했다.신은지는 지난번 두 사람의 재혼설이 떠돌아다녀서 고생했던 것이 떠올랐다. 신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박태준이 여기저기 소문을 퍼뜨리고 다녔었다. “말 안 했는데 알아채면? 그럼 내 탓하면 안 돼.” 잠시 후, 박태준은 일부러 과장하며 말했다. “내 옆에서 떨어져 있어. 붙어있으면 다른 사람이 오해할 수도 있어.” “고연우는 눈치가 백단이야.” 매너 있고 품위 있는 고연우는 신은지에게 특별한 인상을 남겼었다.잠시 후, 신은지는 머뭇거리며 말했다. “고연우한테 들키면 끝나는 거야.” “그럼 오늘 아르바이트생 시켜서 네 짐 옮기라고…” 목적을 이룬 박태준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때, 신은지는 박태준의 말을 가로채고 말했다. “우리 각방 쓰자. 내 짐 옮길 필요 없어.” “……” 박태준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박태준은 잔뜩 실망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신은지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어렵게 얻은 계약 남자친구를 하루 만에 끝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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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그녀의 첫사랑

신은지는 평소 나유성에게 나는 향긋한 우드향이 느껴졌다. 잠시 후, 신은지는 화들짝 놀라며 나유성 품에서 빠져나와 말했다. “고마워, 발에 뭐가 걸렸나 봐.”신은지는 고개를 숙여 바닥을 보았다. 하지만 바닥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다면 신은지는 방금 뭐에 걸려 넘어진 걸까? 신은지가 땅바닥을 물끄러미 쳐다보자 나유성은 말했다. “왜 그래?”“아무것도 아니야. 들어가자.” 신은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신은지는 자신이 잘못 본 거라고 생각했다. 레스토랑 근처 주차장, 박태준은 차 안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박태준은 레스토랑과 조금 떨어진 주차장에 있었지만 온 신경은 모두 신은지에게 있었다.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 신은지가 뭐에 걸려 넘어졌는지 볼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넘어졌다는 것은 나유성이 한 짓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나유성은 방금 전 신은지가 박태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고도 고개를 돌려 못 본 척했다. 나유성, 그야말로 교활하다. 나유성은 겉으로 보기에 온화하고 매너 좋은 신사 같다. 하지만 속으로는 악랄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신은지는 순진한 양의 탈을 쓴 나유성에게 깜빡 속고 있는 것이다. 박태준은 차에서 내리려고 했다. 하지만 나유성과 신은지는 이미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고 없었다. 잠시 후, 박태준은 아무도 없는 텅 빈 입구만 바라보다 차에서 내려 담배를 꺼냈다. 이 시각 레스토랑 안, 나유성은 매너 좋은 신사답게 신은지에게 의자를 빼주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박태준은 담배를 한 모금 태우고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신은지는 나유성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의자에 앉으려고 했다. 그런데 이때, 신은지는 갑자기 고통을 느꼈다. 남자는 성관계 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지 않나? 3년이 지났는데도 박태준의 스킬은 여전히 형편없었다. 신은지는 주문을 끝내고 형식적인 인사를 나눈 후 말했다. “이모, 저희 엄마가 강 씨 가문에 대해서 말한 적 있었어요?” 나유성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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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불임

신은지가 앉아 있는 창가 쪽 테이블에 도착한 박태준은 주저하지 않고 신은지 옆자리에 앉았다.박태준을 뒤따라 온 나유성은 죽일 듯이 박태준을 노려보며 어머니 옆에 앉았다. “이모, 안녕하세요.” 박태준은 나유성 어머니에게 예의 바르게 인사를 했다. 나유성 어머니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아는 동생이랑 약속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 할 것 같구나, 너희끼리 맛있게 먹으렴.” “……”나유성 어머니는 배를 만지며 말했다. “나이 들면 소화가 잘 안돼서 말이야… 고기는 젊은 사람들이 먹어야지.”잠시 후, 나유성 어머니가 떠나자 세 사람만 남았다. 분위기는 얼음장같이 차가워졌다. 박태준은 신은지 옆에 붙어 앉았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있는 음식들을 쳐다보며 말했다. “나는 양식 별로 안 좋아해, 우리 한식 먹으러 가자.”아침에 케이크 한 조각만 먹어 배가 고픈 신은지는 박태준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양식 안 좋아하면서 왜 왔어?”방금 전 박태준은 일부러 나유성 어머니 눈에 잘 띄는 곳에서 담배를 피웠다. “이모가 부르셨잖아. 어른이 부르는데 안 오면 안 되지.” “그럼 한식은 너 혼자 먹으러 가.” 신은지는 나이프와 포크를 들어 스테이크를 자르며 말했다. “네가 스테이크를 먹고 싶으면 내가 같이 먹어줄게.”“억지로 먹을 필요 없어.”“억지 아니야.” 박태준은 스테이크를 한 조각 잘라먹으며 말했다. 나유성은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신은지는 지금까지 나유성에게 한 번도 화를 낸 적이 없었다. 혹시 나유성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항상 온화한 태도를 유지했다. 신은지는 박태준에게 신경질적이었지만 그 속에 애교가 섞여 있었다. 나유성은 갑자기 가슴이 뭉클하고 답답했다. 특히 신은지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은 나유성이다. 만약 그 당시 나유성이 주저하지 않고 신은지를 도와줬더라면 오늘 신은지 옆에 앉아 있는 사람은 바로 나유성일 것이다.한때는 쉽게 얻을 수 있었다. 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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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계약 남자친구, 지켜야 할 많은 일들...

“어제는 네가 임신 안정기였기 때문에 안에다 안 했어.” 즉, 박태준은 경험이 부족했던 것이다. 3년 동안 여자와 관계를 하지 않은 박태준은 어젯밤 너무 흥분한 나머지 참지 못하고… “임신 안정기도 100% 안전할 수는 없어. 박태준, 제대로 알고 있기는 해?” 신은지는 박태준을 째려보며 말했다. “내가 동성친구는 아니잖아?” 박태준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너 지금 비꼬는 거야? 유성이가 네 칭찬하니까 진짜인 줄 알고 헛소리만 하네.” 나유성이 박태준을 칭찬한 적이 있었나? 박태준과 나유성은 만났다 하면 눈에 불을 켰다. 두 사람이 멱살 잡고 싸우지 않으면 다행인데, 나유성이 박태준을 칭찬했다니?”“나유성이 내 칭찬을 했다고?”“유성이가 너 잘생기고 여자 복도 넘친다고…”“다들 나유성이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만 하니까 욕도 못 하겠네.” 잠시 후, 박태준은 차에서 내려 약국으로 향했다.“혹시 사후 피임약 있습니까?”박태준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해 번화를 물어보려고 한 어린 약국 직원은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 “있어요. 어떤 걸로 드릴까요? 72시간 안에만 사용하면 모두 효과 있어요.” 박태준은 포장지에 있는 설명서를 비즈니스 계약서를 보는 것보다 더욱 자세하게 읽어보고 말했다.“뭐가 다릅니까?”약국 직원은 다른 점에 대해 설명해 줬다. “부작용도 있습니까?”“……” 직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태준은 피임약 하나 사는데 30분을 넘게 직원을 붙잡고 이것저것 물었다. 그 사이 다른 직원은 벌써 손님을 4~5명이나 받았다. 직원은 그야말로 울고 싶은 지경이었다. 차라리 박태준이 빨리 약을 사서 가길 바랐다.“사후 피임약은 부작용이 따를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관계 전에 피임을 잘 해야죠. 사후 피임약은 정말 부득이한 경우에만 복용하는 거예요.” 직원은 박태준에게 말했다. 박태준은 설명서에 부작용이 가장 적고 가장 비싼 약을 고르고 말했다. “콘돔 있습니까?”“네.” 직원은 계산대 옆을 가리키며 말했다. “콘돔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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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무슨 자격으로 이래라저래라 하는 거야?

다음날. 신은지가 박물관에 도착하자마자 한 동료가 신은지를 붙잡고 말했다. “은지 씨, 얘기 들었어? 백 선생님께서 죄를 인정하셔서 다음 달에 판결이래.” “백진희가 죄를 인정했다고?”신은지는 백진희가 강태만을 찾아가서 난리를 피우길 기다리고 있었다.그런데 백진희가 죄를 인정하다니, 보아하니 강 씨 집안 친분에 따라 편을 드는 듯했다. “백 선생님이 왜 그러셨을까? 퇴직을 눈앞에 두고 명예를 잃은 거지.” 신은지는 웃으며 말했다. “누가 알겠어? 아마 나이가 있어서 그냥 다 포기한 거 아닐까?” 신은지는 백진희가 죄를 인정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크게 놀라지 않았다. 강이연이 만만한 상대였다면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신은지는 강태민이 자신을 찾아올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신은지 씨, 혹시 이야기 좀 할 수 있습니까?”깔끔한 캐주얼 차림의 강태민은 복잡한 표정으로 신은지에게 말했다. 신은지는 지난번에 강태민을 만났을 때보다 머릿속이 더욱 복잡했다. 지난번 강태민은 강이연의 둘째 큰아버지이자 신은지의 엄마를 죽인 용의자였다.하지만 오늘은... 신은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자 강태민도 재촉하지 않았다. 한참 후.신은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괜찮으시면 이 근처 카페 가서 이야기해요.” 잠시 후, 두 사람은 고급스러운 카페에 도착했다. 두 사람은 룸 안에 자리를 잡았다.신은지는 밀크티, 강태민은 레몬차를 주문했다. 신은지는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신은지의 핸드폰에는 카톡이 여러 개 와 있었다. “하실 말씀 있으면 하세요.” 신은지는 말했다. “이연이가 어려서 철이 없어요. 제가 이연이한테 남포로 돌아가서 과거를 회상하라고 했습니다. 이연이가 남포 가기 전에 은지 씨에게 직접 사과할 겁니다.” 강태민은 말했다. “사과는 필요 없어요. 강이연 씨 사과는 아무나 받을 수 없죠.” 신은지는 강태민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말했다. “정말 미안한 마음이 있다면 진실을 밝히세요. 죄를 저질렀으면 벌을 받는 것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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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후회 안 해요

한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신은지를 향해 돌진했다. 전화를 받고 있던 신은지가 차를 발견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신은지를 향해 돌진하던 차는 어딘가 부딪혀 유리 파편들이 신은지에게 날아와 몸에 박혔다. 이때, 신은지는 깨진 유리창 너머로 운전자와 눈이 마주쳤다.신은지는 비명을 질렀다. 잠시 후, 현장은 순식간에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리고 미치광이 같은 운전자는 신은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신은지는 등 뒤에서 누군가 미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비틀거리며 몇 걸음 내딛던 신은지는 무언가에 걸려 넘어져 버렸다. ‘펑’차는 신은지를 향해 돌진했다. 바닥에 쓰러진 신은지는 팔꿈치와 무릎에 피가 흘렀다. 하지만 아픈 와중에서 정신을 바짝 차렸다. 잠시 후, 정신이 든 신은지는 주변의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리기 시작했다. “빨리 119에 신고해요! 피가 너무 많이 나서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마침 이때, 한 인플루언서가 사고 현장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었다. “여러분, 지금 동성로에서 참혹한 사고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운전자는 분명히 피해자에게 고의로 돌진했습니다. 브레이크 등이 전혀 켜지지 않은 것을 똑똑히 봤습니다. 이것은 분명 원한에 의한 살해가 아니면 사회에 대한 원한입니다.” 신은지는 이를 악물고 일어나려고 했다. 그리고 눈앞에 있는 핸드폰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방금 전 차가 돌진할 때 누군가 신은지를 밀쳐냈었다. 때문에 신은지는 다행히도 차에 부딪히지 않았다. 하지만 넘어질 때 깨진 유리 파편에 팔과 다리가 긁혀 상처가 생겼다. 신은지는 생명의 은인이 누군인지 확인하기 위해 주위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생명의 은인은 보이지 않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밖에 보이지 않았다. 신은지를 살려준 사람은 여자였다. 옷차림과 화장한 것으로 봤을 때 신은지와 비슷한 나이대로 보였다. 게다가 몇 백만 원 상당의 명품 가방을 들고 있었던 것을 보면 부자인 것 같았다. 여자는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는 신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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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여보라고 불러

그야말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우정이다. 인정이라고 찾아볼 수 없는 각박한 현실에서 친구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사람이 있다니, 그야말로 감동적이다. 기자는 카메라를 신은지에게 돌렸다. 그리고 마이크를 건네며 말했다. “신은지 씨, 강이연 씨가 온몸을 던져 본인을 구해주신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때, 신은지와 눈이 마주친 강이연은 인상을 찌푸렸다. 강이연은 신은지가 자신이 고의로 사고를 당했다는 것을 알아도 상관없었다. 강이연은 신은지가 화를 내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화를 내는 신은지를 보고 은혜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는 대중들의 반응을 기대했다. 이때, 신은지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말 감동했습니다. 저랑 이연이는 알게 된 지 얼마 안 됐어요. 공적인 일 이외에 사적으로 만나는 사이도 아닌데 목숨 바쳐 저를 구해줄 거라고 생각해도 못했어요.” 신은지는 강이연의 연기에 맞장구쳤다. ‘강이연, 누가 이기는지 한 번 해보자.’ 신은지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강이연은 신은지의 손을 잡고 불쌍한 표정으로 말했다. “은지야, 내가 잘못했어. 네가 민호 오빠 많이 좋아했잖아. 그때 민호 오빠도 결혼 생각이 있어서 너한테 서프라이즈로 소개해 주려고 했었어. 내가 분명히 오빠한테 네 연락처도 주고, 방이름도 알려줬는데 왜 다른 방으로 가서 오해를 받았는지 모르겠어.” 강이연은 잘못을 반성하면서 말했다. 하지만 신은지를 모든 죄를 뒤집어 씌웠다. 설마 강이연은 강민호를 구해주려는 걸까? 하지만 강이연의 말은 모두 헛소리이기 때문에 신은지는 떳떳했다. 신은지는 단지 강민호의 팬이라고 했을 뿐, 이외에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이때, 신은지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박태준을 쳐다봤다. 박태준은 표정은 ‘빨리 해명해, 네가 강민호를 언제 좋아했다고 그래?’라고 말하고 있는 듯했다. “……” 하지만 신은지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은지 씨가 불러서 강민호 씨가 그 방에서 나온 건가요?” 기자는 말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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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박 대표님, 샤워 좀 도와줘요

강이연은 이불 아래 핸드폰을 숨겨놓고 동영상 촬영을 하고 있었다. 방금 전 강이연은 박태준과 신은지가 말하는 틈을 타 이불 속에 핸드폰을 숨겼다. 그리고 카메라만 살짝 보이도록 빼놓았다. 카메라 겉에 하얀색 천으로 덮었기 때문에 전혀 보이지 않았다. 신은지는 동영상 녹화를 일시정지 시켰다. 그리고 강이연의 옷에 묻은 핏자국을 닦으며 말했다. “나보고 여론의 힘을 빌려 경인에 남게 해달라는 거야? 강이연, 시간 낭비할 필요 없어. 경인이 내 것도 아닌데 내가 너를 억지로 쫓아낼 수 있겠어?”“……” 할 말을 잃은 강이연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강이연의 강태민은 어릴 때부터 강이연을 매우 아꼈다. 만약 박태준이 아니었다면 강태민은 절대 강이연을 남포로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강이연은 목숨을 바쳐 신은지를 구했다. 때문에 여론의 힘을 빌리면 강태민은 분명 화가 가라앉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목적을 달성한 강이연은 더 이상 성취의 기쁨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신은지는 깁스를 한 강이연의 다리를 보며 말했다. “그냥 말로 하면 되지 기어코 다리까지 부러뜨릴 필요 없지 않아? 왜 쓸데없는 짓을 하고 그래?” 신으지는 전예은과 대학시절부터 사이가 안 좋았다. 강이연보다 더욱 안 좋은 사이였다. “정말 고마워.” 강이연은 신은지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애써 분노를 참으며 말했다. 신은지는 진심을 다해서 말했다. “아, 맞다. 다음에는 디테일에 신경 좀 써. 사고 현장에서는 피를 많이 흘렸는데 단지 다리 깁스만 하는 건 너무 허술하지 않아?”강이연은 붉어진 두 눈으로 박태준을 쳐다보고 울먹이며 말했다.“박 대표님…”강이연의 롤 모델은 임수연이다. 남자들은 섹시한 외모의 강이연의 애교 한방이면 넘어갔다. 박태준은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강이연에게 대답하지 않고 신은지에게 말했다.“언제 갈 거야? 나 배고파.” 신은지도 배가 고팠다. 신은지는 강 씨 집안과 상극인지 의심이 됐다. 매번 강 씨 집안사람을 만날 때마다 좋은 일이 없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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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보고 싶었어요

강이연은 비서와 눈이 마주치자 더 이상 쳐다보기도 싫다는 듯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거면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 강이연은 깁스 한 다리를 어루만졌다. 아직 마취가 풀리지 않아 아픔을 느끼지 못했다. 눈에 독기가 가득한 강이연은 이불을 꽉 움켜쥐었다. 신은지 때문에 다리가 부러졌으니 하나라도 얻는 게 있어야 한다. “그렇게 박태준이랑 결혼하고 싶습니까?” 비서는 어두운 눈빛으로 강이연을 쳐다보며 말했다. “그걸 말이라고 해? 그럼 내가 설마 너랑 결혼하고 싶겠어? 너 여기서 당장 나가. 그렇지 않으면 네가 아빠 뒤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아빠한테 다 말해버릴 거야.” “강이연 미친 거 아니야? 네가 사고를 낸 것도 아니잖아. 근데 왜 사고를 낸 운전기사를 찾아가서 그런 말을 한 거야? 자기가 네 목숨을 구해줬으니 너는 무조건 자기 병수발을 들어줘야 한다는 거야? 병수발 안 들어주면 너는 은혜도 모르는 사람이고?”지금 이 시각, 신은지는 진유라 가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신은지는 턱을 괴고 투덜대는 진유라를 쳐다보며 말했다. “유라야, 그렇게 짜증 내면 피곤하지 않아?”“내가 짜증을 얼마나 냈다고 그래? 나 정말 아침에 병원 쫓아가서 강이연 뺨을 때리고 싶었다니까. 강이연이 한 짓은 엄연한 사이버 폭력이야.” 오늘 아침, 불쌍하게 병상에 누워 있는 강이연의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왔다. 사진 속 강이연은 피범벅인 옷을 입고 불쌍하게 도시락을 먹고 있었다. 병원의 희미한 조명 때문에 강이연 몸에 묻은 피와 옷을 더욱 처량해 보였다. 댓글은 전부 신은지는 은혜도 모르는 사람이라는 비난으로 가득했다. 또한 사람들은 사진과 함께 첨부된 동영상을 보고 사고 현장을 생생하게 봤다. “참 각박한 세상이야. 남을 돕지 말고 나 혼자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최고야. 다치면 우리 가족들만 손해야.” “이렇게 배은망덕한 사람이 무슨 예술가야? 내가 다 창피해 죽겠네.” 신은지는 계속해서 핸드폰만 보고 있는 진유라에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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