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11 - 챕터 220

853 챕터

제211화 이럴 줄 알았으면 안 구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본전도 못 찾는 일에 믿음 갈 일이 없다.지금 이 상황에 닥친 신은지는 어제 신진하가 엄마의 유산에 대해 언급한 게 생각났다. 대체 어느 회사에서 아무런 정보 조사 없이 20억이라는 금액을 이렇게 빠른 속도로 대출해 주는지 궁금해 그들이 건넨 명함을 자세히 보게 되었다.신진하는 마음이 얼마나 급한 지 며칠 기다리지도 못하고 그녀가 받은 유산을 뺏으려 했다. 신은지는 그들의 수작을 꿰뚫고 있었다.“우리가 신진하 체면을 본 게 아니라 신은지 씨 당신 면목을 보고 대출해 준 겁니다. 박 씨 집안은 재력도 있고 체면도 살려야 하잖아요. 아무리 박태준 사장님이랑 이혼했다 하더라도 당신이랑 같이 살아온 세월이 있는데 전 부인이 빚 때문에 고통받는 걸 보고 있기만 하지 않겠죠.”신은지는 그들의 말에 냉정한 표정으로 거절했다. “돈도 없거니와 대신 갚아 줄 의무도 없으니 신진하를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하세요.”“신은지 씨가 이렇게 나오면 당신 전 남편, 시어머니 그리고 당신 외삼촌 댁으로 전화할 수밖에 없습니다..”이건 불법 대출업자들이 흔히 쓰는 수법이었다. 빚쟁이 가족이나 지인들한테 전화를 해서 뭐라도 받아내려는 꼼수였다. 그 두 사람은 신은지한테 통보하러 온 거여서 자기들 말만 하고 그냥 가버렸다.신은지는 너무 화가 나 부들부들 떨며 신진하한테 전화를 걸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핸드폰은 꺼져있었다. 정말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인간이었다.그러자 신은지는 그들을 사기 혐의로 신고했고 경찰서에 가서 등록한 뒤 더는 이 일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뒤로 일이 너무 바빠 잠잘 시간도 없어 다른 일에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그리고 일주일 뒤 퇴근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검은색 차량이 아무 증조 없이 뒤에서 들이박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는 핸들에 머리를 부딪혔다. 검은색 차량 운전사는 어디 다쳤는지 차에서 내려올 생각도 하지 않았고 아무 소리도 없는 것을 보고 신은지는 경찰에 먼저 신고를 했다.아직 이른 시간이라 거리에는 걸어가는 사람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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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절단해야 할지도 몰라.

지금 두 사람 관계로 봤을 때 박태준은 자기를 구해 줄 의무가 없어 그가 후회했다고 하더라도 그한테 뭐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말 그러면 신은지는 배은망덕한 사람이 될 수 있으니까 듣기에는 살갑지 않은 말이었지만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박태준은 손을 빼 그녀가 약을 못 바르게끔 하자 신은지는 소독제가 묻은 면봉을 들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박태준의 얼굴은 굳어 있었고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분위기가 싸해져 실내 온도도 낮아진 거 같았다. 그러자 그는 입을 오므리고 그 어떤 감정도 없이 말했다.“뭐라고 해봐!”그러자 신은지는 면봉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말했다. “어쨌든 고마웠어.”박태준은 소파에 기댔고 그녀가 마음에 없는 말을 하는 걸 보고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남들은 고맙다고 하면 밥 한 끼 사겠다고 빈말이라도 하던데 넌 아무 성의 없이 고맙다고만 하는 거야?”신은지는 이를 악물고 마음속 화를 억누르고 말했다. “뭐 먹고 싶은데? 내가 식당 예약할게.”박태준은 그녀를 힐끗 보고는 잘난척하며 말했다. “엎드려 절 받기네. 내가 뭐 어디 밥 한 끼 못 얻어 먹을까 봐 이러는 거야?”신은지는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진정시켰고 박태준을 정상적인 뇌로 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뭐.”그녀의 말에 박태준은 무슨 의미일까 고민하던 차에 신은지는 계속 말했다. “내가 은혜 갚으려고 했는데 네가 이렇게 나오니 나도 어쩔 수 없지 뭐. 배은망덕한 사람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은데.”“허...” 박태준은 냉소를 지으며 말하려던 사이에 진영웅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사장님, 신진하 잡혔습니다.”전화를 끊고 그는 신은지를 바라보며 말했다. “신진하 잡혔데, 지금 경찰서에 있다고 연락 왔어.”오늘 자기한테 닥친 일이 모두 신진하 때문이라고 생각한 신은지는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얼음 물에 두 번이나 빠졌다. 지금도 그 생각 하면 치가 떨릴 정도였다.신은지와 박태준이 경찰서에 도착하자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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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아파 죽을 지도 몰라.

지금까지 신은지한테 공손했던 진영웅도 더는 못 참겠는지 당당하게 말했다. “제가 일적으로 비서직을 맡고 있는 거지 사장님 개인생활까지 신경 써야 하는 건 아니거든요. 게다가 사장님이 저 때문에 다친 것도 아니잖아요. 저 아직 할 일이 많아서 그만 가볼게요.”진영웅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박태준의 차를 타 신은지 앞에서 보란 듯이 떠났다. 그러자 박태준은 신은지한테 무덤덤한 말투로 말했다. “너 때문에 내 운전기사 가버렸네.”박태준 손등에 있는 상처는 전보다 더 심해진 거 같았다. 스패너에 찍힌 곳은 껍질이 벗거져 있었고 부은 손은 어느덧 퍼레져 아문 곳도 터져 피가 흘러내려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그의 상처를 보면 그때 상황이 얼마나 위험하고 그 대출업자가 얼마나 힘껏 내리쳤는지도 알 거 같았다. 이게 보디가드한테 차여서 다행이지 아니면 더 심하게 다쳤을거다.만약에 박태준이 와서 신은지의 손을 잡지 않고 보디가드가 그 사람을 차지 않고 신은지 손에 내리쳤으면 박태준 보다 더 심각할 수 있었다.신은지가 예약한 차량이 도착했다. 그녀는 차 번호를 확인한 뒤 차에 올라탔고 박태준도 따라 올라탔다. 이에 대해 신은지는 그냥 그를 쳐다봤지 내려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두 사람은 신은지 집에 도착해 그녀는 다시 박태준의 상처에 약을 발랐다. 아직 이른 시간이라 진료소에는 아직 문을 열지 않았고 병원에 가자니 또 절차가 복잡해 사람도 많을 수 있어 그냥 집으로 돌아와 신은지가 대신 약을 발라주고 치료해 주기로 했다.상처에 소독까지 다 하고 말린 피부 껍질이 나중에 상처에 스칠까 봐 가위로 조심스레 잘라내고 있었다.정말 보기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상처에 닿아도 안 되고 또 말라비틀어진 피부 껍질을 잘라내야 하기에 신은지는 그의 손에 가까이 다가가 조심스레 잘라내고 있었다. 그녀의 숨결이 박태준 상처에 닿게 되었고 신은지는 긴장이라도 한 듯 자기 입술에 힘을 꽉 주게 되었다.조용한 아침,그리고 따뜻한 불빛에 자기 코 앞에 있는 여성의 몸에서는 산뜻한 로션 냄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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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박태준 사장님이 주문한 음식.

박태준은 입맛을 다진 듯 입술을 물고 신은지의 허리에 손을 놓았다. 그냥 부추긴 듯 놓았지 완전히 닿진 않았다.네크라인 쪽 단추가 풀기 어려워 신은지는 단추 푸는 데에만 신경 썼지 그의 동작에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두 사람의 그림자가 애정이 담긴 것처럼 겹쳐진 것도 보지 못했다.신은지의 노력 끝에 단추도 술술 풀렸고 그의 속살도 보였다. 아침 차가운 공기와 맞대니 박태준은 자기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참고 있었지만 그의 가파른 숨소리는 더는 숨길 수 없었다.아랫배 쪽 단추까지 풀고 나니 그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한눈에 보였다. 거기다가 신은지 손까지 닿아...두 사람 모두 옷을 입고 있었지만 신은지는 생각만으로도 그의 뜨거운 온도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얼굴이 빨개져 마치 불덩이를 만진 것처럼 바로 손을 뗐다.“네가 알아서 벗어.”단추까지 다 풀었으니 더는 자기 도움이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그녀가 도망간 듯 사라진 뒷모습을 보니 박태준은 더 참기 힘들었다. 어느덧 생리적 반응이 너무 세 한 손으로 힘들게 바지를 벗었다.신은지는 쉬려고 자기 침대에 누웠다. 경찰서 가기 전에 물론 샤워했지만 그래도 밖에 나갔다 오면 씻는 습관이어서 간단하게 샤워하고 싶었다. 하지만 화장실이 하나라 지금 박태준이 쓰고 있어서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안에서 뭐 이상한 짓 할지 모르니까 다시 화장실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그래서 잘 준비를 하고 눈을 감았는데 뭔가 생각난 듯 다시 눈을 번쩍 떴다. 지금 여기 박태준이 갈아입을 옷이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사실 그가 뭐 결벽증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씻고 나서 다시 피까지 묻은 옷을 입는 거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방금 머리를 감고 타올도 지금 방에 있어 조금 있다 박태준이 나체로 나오는 게 아닐까 싶었다.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 다고 이때 박태준이 자기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신은지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나 욕실 앞에 다가가 노크했다. “무슨 일인데?”박태준은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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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키스하는 것만 같았다.

박태준이 다친 건 오른손인데 주문한 음식은 포크랑 칼을 써야 하는 손 많이 가는 음식들이었다.신은지는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고 주변 사람들의 시선도 느끼게 되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박태준한테 다가가 귓속말로 말했다. “너 지금 제정신 아니고 어디 아픈 거지?”박태준은 그의 오른손을 들고 신은지가 잘 보이게끔 내밀었다. “아프니까 너한테 온 거잖아.”틀린 말은 아닌데 듣기에는 뭔가 이상했다. 지금 여기 일이 너무 커진거 같아 나유성도 사무실에서 나오게 되었다. 사실은 나유성의 비서가 바로 달려가 말한 거다.두 사람이 서 있는 걸 보니 장말 천생연분인 것처럼 잘 어울렸다. 나유성은 함참 지켜보다가 두 사람한테 다가갔다.“박태준 씨, 우리 30분 뒤 회의 있어서 은지가 식사하시는 거에 도움 안 될 거 같은데. 괜찮으면 비서한테 부탁해서 도와드리라고 하는 건 어때?” 옆에 다가가니 벤드에 꽁꽁 싸인 박태준의 손을 보게 되었고 두 사람은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 서로의 성격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그러자 박태준은 아무렇지 않는 듯 웃으며 말했다. “방금 1시간이라고 하던데 내가 잘못 들은 건가?”두 사람의 눈빛에는 마치 칼이라도 뿜고 있는 듯 현장 분위기는 싸해졌다. 그러자 박태준은 신은지의 의자에 앉아 서 있는 나유성한테 말했다. “나유성 씨도 같이 겸상하려는 건가?”눈치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면 지금 박태준의 말은 사람을 쫓아 내려고 하는 말이라는걸 눈치챘을 텐데 나유성은 아무렇지 않는 듯하며 말했다. “박태준 씨가 초청한 거니 받아야죠.”그러자 나유성의 비서도 눈치 빠르게 나유성과 신은지의 의자를 챙겨 박태준 맞은편에 두고 갔다. 그러자 박태준은 그 비서한테 눈길 한번 보내고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나유성은 포크를 챙겨 스테이크를 자르고 있었다. 그는 말없이 허리를 꿋꿋이 펴 사무실에 있었지만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것처럼 우아해 보였다. 박태준은 자기랑 가깝게 서 있는 사람을 쳐다보았다. 그러자 상대방도 놀란 듯 잠깐 멍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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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아직도 아파?

차 안.신은지의 눈가는 발갛게 달아 오르더니 눈물이 흘러 내렸다.눈 안으로 이물질이 들어 갔다. 거울을 들여다 보고, 휴지로 닦다가 발갛게 변한 것이다.하지만 이물질은 전혀 빠져 나오지 않았다. 이때, 박태준이 강제로 그녀의 얼굴을 자신 쪽으로 돌렸다. 가까워 질 수록 따뜻한 입김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신은지는 박태준의 섹시한 입술을 바로 앞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멀리서 보면 달달한 커플의 모습이지만 신은지의 생각은 달랐다. 그녀는 어제 밤, 잠을 이루지 못한 탓에 피부가 좋지 않았다. 결국 아침에 일어나서 화장으로 가렸지만 손에 묻은 눈 화장을 보고 나서야 다시 기억이 났다. 하필 이럴 때에 박태준이 다가 오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다.하지만 박태준은 신은지의 얼굴을 5분 동안 쳐다 보고 있는 중이다. 신은지가 그를 살짝 밀쳤다.“됐어?” “응.”그가 다시 말을 덧붙였다.“아직도 아파?”신은지는 눈을 깜빡 거렸다. 더 이상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아 고개를 저었다. 곧바로 손을 놓아주나 싶었지만 박태준은 오히려 그녀에게 더 다가갔다.그는 신은지에게 입술을 맞추려는 것처럼 보였다.이때, 신은지가 고개를 돌렸다.“전예은.”박태준이 눈살을 찌푸렸다.“너 전예은 좋아해? 매번 분위기 좀 바꾸려고 하면 그 여자 이름 부르잖아.”신은지가 턱으로 앞쪽을 가리켰다. 그리고 한껏 비아냥거렸다.“네 오랜 연인은 곧 울 것 같은 표정이야, 굳이 저 사람 앞에서 해야겠어?”박태준이 고개를 돌렸다. 전예은이 건너편에 서있었다. 아래 입술을 꽉 깨문 채 억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그녀는 박태준과 눈이 마주치자 홀린 것 처럼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길이 넓지 않아서 전예은의 표정이 적나라하게 보였다.“우는 거 봐봐, 다른 집안에서 태어났으면 탑 여배우가 됐을 거야. 저렇게 우는데도 전혀 이상하지 않아.”박태준이 전예은을 쓱 보고는 말했다.“지금 너보다 예쁘다고 질투하는 거야?”그는 다시 자리로 돌아온 뒤, 창문을 올렸다.“솔직히 네 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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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조금만 참으면 괜찮아 질 거야.

신은지는 두 사람에게 고개를 돌렸다. 술고래처럼 술을 마시고 있어도 취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그래.”그녀는 곧바로 양모현이 건넨 술을 들이켰다. 그리고 두 사람에게 말을 한 뒤, 방을 떠났다. 도중에 양모현이 공공 화장실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은지야, 나 배가 너무 아파서 화장실 좀 다녀 올게. 조금만 기다려줘.”“알겠어.”클럽 안은 매 방마다 화장실이 있기 때문에 공공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신은지는 벽에 기댄 채 섰다.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탓 일까, 점점 어지러워 지더니 시야가 점점 흐려졌다.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차가운 물로 정신을 깨우려 세면대 앞으로 가야 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발자국 내밀고 다리에 힘이 풀려 버리고 말았다. 신은지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 지고 말았다. 의식은 겨우 남아 있었지만 아무런 힘을 쓸 수 없었다.술이 아니라 약을 먹은 것 같은 증상이 보였다.“모현아, 양모현....”소리가 너무 작은 탓에 양모현은 물론이고 가까이 가야 들을 수 있었다. 신은지는 안간힘으로 가방 안에 들어 있는 전기 충격기를 꺼내 손에 꽉 쥐었다.전기 충격기는 고리대금업자들이 다시금 찾아 올까 봐 항상 가지고 있는 물건이다. 다른 손으로는 핸드폰을 꺼내 긴급연락처로 전화를 걸었다.긴급 연락처로 설정 되어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박태준’ 이었다. 아마 부부 였던 시절에 설정한듯 하다. 그 당시, 핸드폰을 바꾸면서 대충 긴급 연락처로 박태준으로 저장했다. 이후로 이혼 하면서 신경 쓰지 않은 탓에 바꾸지 않았던 것이다. 게다가 써본 적이 없기 때문에 사용법도 전혀 몰랐다.전화를 걸고 나서 신은지는 몸에 힘이 더 빠졌다. 손의 힘 마저 빠지는 바람에 핸드폰을 떨구고 말았다.그녀는 눈 앞이 하얀 안개로 쌓인 것 마냥 흐릿했다. 핸드폰의 화면은 물론이고 스피커 버튼이 어디 있는 지 조차 알아 보지 못했다. 어쩔 수 없이 바닥에 엎드려서 귀를 핸드폰에 가까이 두었다.하지만 핸드폰 너머로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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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평생 미워 할 거야.

욕조 안.나유성의 셔츠는 반쯤 풀려 있다. 얇은 소재는 물에 젖어서 몸에 딱 달라 붙었다. 그 바람에 그의 몸매가 훤히 드러났다.나유성은 소란스러운 소리에 고개를 문 쪽으로 돌렸다. 침착한 눈빛에 흐트러진 그의 모습에서 섹시함이 느껴졌다.신은지는 여전히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 얼굴은 창백한 백지와 같았고 춥고 약 때문인 지 말을 잘 하지 않았다.반응도 평소보다 몇 배는 느렸다.박태준은 두 사람을 실눈을 뜨며 바라 보았다. 그의 얼굴에는 언짢음과 어두움이 가득했다. 곧바로 다가가서 욕조 안에 있는 신은지를 안아 들었다.나유성이 그의 손을 잡았다.“지금 상태가 안 좋아, 알고 이러는 거야?”“내가 몰랐으면 너는 나랑 이렇게 말 할 기회도 없어.”박태준의 차가운 얼굴이 비춰졌다. 하지만 신은지를 안고 있기 때문에 상대방의 손을 뿌려 치기 어려웠다. “손 빼.”나유성이 욕조에서 일어났다. 이어서 발을 진한색 타일에 올려 두고 견고한 태도를 보였다.“네가 은지를 데리고 내 시선 밖으로 나가게 두지 않을 거야, 적어도 오늘은.”박태준이 분노하며 그를 비웃었다. “나가게 두지 않을 거라고? 네가 무슨 자격으로?”“그럼 너는 무슨 자격으로 은지를 데리고 가려고 하는 거야?”줄곧 얼굴에 온화함이 가득했던 나유성의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없었다. 곧바로 뼈를 찌르는 서늘한 웃음이 얼굴에 채워졌다.“박태준, 넌 이미 은지랑 이혼한 사이야. 겨우 전남편 일 뿐이야.더 이상 너희 두 사람은 아무 사이도 아니라는 뜻이지. 서류 상에도 윤리 상에서도 알 수 있어.”박태준이 그를 바라 보았다. 두 사람은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여졌다. 박태준은 한참 동안 조용하다가 기억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나유성, 여기는 엔조이 클럽이야.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내 구역에서 나를 막으려고 하는 거야? 네가 해외에서 양아치들 한테 싸움만 배우고 온 건 아닐텐데 말이야.”“적어도 너한테는 당하지 않겠지.”그의 말은 신은지를 내려놓지 않으면 상대를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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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두 사람의 결혼 첫날 밤.

간신히 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누군가 반대 방향으로 힘껏 잡아 당긴 것 같았다. 순간 몸이 흔들리는 바람에 그녀의 다른 부위에 손이 올라갈 뻔 했다.“신은지...”그녀의 정신은 온통 자신 앞에 있는 남자의 입술에 놓였다. 그녀의 머리 속에는 입맞춤을 하고 싶은 생각 뿐이다.이어서 눈살을 찌푸리더니 중얼 거렸다.“유성아, 나..너무 괴로워..”신은지의 기억은 나유성이 자신을 침대에서 일으키고 ‘은지야, 나 유성이야’, 라고 했던 시각에서 멈추었다.박태준은 잠시 멈칫했다. 그녀의 말에 이성과 인내는 온데간데 없고, 그저 포악함과 정복감이 머리에 맴돌았다. 어떻게든 한 마디도 못하게 만들겠어, 라고 박태준은 생각했다. 신은지는 붕 뜨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무중력한 상태에 자신의 손을 꼭 쥐었다. 이어서 부드러운 곳에 손길이 닿았다. 한편, 박태준은 커다란 창문 앞에 서서 담배를 피고 있다. 주위로는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에어컨을 키지 않았지만 땀이 나서 셔츠가 몸에 달라 붙은 바람에 기분이 좋지 않다. 오늘 밤은 유난히도 길다. 하늘은 여전히 깜깜하고 해는 나오려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손 끝에 있던 담배가 재가 되어 박태준의 손에 닿았다. 곧이어 고개를 숙이고 재떨이에 담배를 껐다. 입가에는 자신을 비웃는 듯한 미소가 걸려졌다. 나유성이 신은지가 싫어 할거라는 사실은 그도 알고 있다. 언제 였을 까, 아마 두 사람의 결혼 첫날 밤이 아닐까 싶다.신은지가 최선을 다해 억제 하려고 해도 박태준의 손길에 온 몸이 굳고 어두운 표정은 감출 수가 없었다. 박태준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설레임, 부끄러움이 아닌 두려움과 반항만이 들어 있었다. 부부가 되었기 때문에 거절은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시체처럼 가만히 누워 있기만 했다. 박태준은 반응을 보고 어떠한 충동도 들지 않았다, 결국 모두가 민망하지 않게 침대에서 일어나 자리를 떴다.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만약 자신이 자리를 뜨면 다른 남자의 곁으로 달려 나갈 것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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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하룻밤 내내 네 곁에 있었어.

박태준은 가만히 듣다가 남자의 말이 끝나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누가 시킨 거예요?”“저도 잘 모릅니다. 주위가 너무 어둡기도 했고 술도 마시는 바람에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유일하게 기억 나는 건 클럽의 직원 복장의 옷 차림새 입니다, 얼굴은 보지 못했어요.”남자가 벌벌 떨면서 말을 이었다.“사장님, 저 진짜 이것 밖에 모릅니다. 다른 건 다 모르는 일이예요, 사장님이 그 여자를 눈 여겨 보시고 있을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박태준의 지시가 내려지기도 전에 담당자가 입을 열었다.“바로 사람을 불러 조사 진행 하겠습니다.”이어서 박태준은 싹싹 빌고 있는 남자를 바라 보았다.“나머지 사람들은 다 나가, 피 안 튀기게 문 닫고 나가.”...신은지가 깨어났을 때, 정신은 이미 혼잡하기 그지 없었다. 그녀는 주위의 낯선 환경을 보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는 눈치 였다.밖에는 이미 해가 떠올랐다.커튼을 치지 않았기에 어두운 곳 하나 없이 햇빛에 비춰졌다. 주위는 조용하기 그지 없다. 신은지는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그러다가 한 남자의 얼굴에 시선이 멈추었다, 출중하고 이목구비가 뚜렷한 모습이다.어젯밤의 기억이 천천히 되살아 났다, 어떤 곳에 버려지고 나서 차가운 물로 씻은 기억이 떠올랐다.하지만 너무 흐릿해서 꿈인지 진짜인지 알 수가 없었다.그렇다면 박태준이 왜 이곳에 있는 것 인가.신은지는 점점 정신이 맑아지더니 곧이어 이상함을 느꼈다. 이불 안에 들어가 있는 자신이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알몸 이라는 사실을 알아 차렸다.그녀의 옆에 붙어 있는 남자도 많이 걸치고 있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의 한 쪽 다리는 상대방의 어깨에 올라가 있었다.박태준은 그녀를 팔에 두른 채 옆으로 누워있다. 자신의 마음대로 상대방을 안을 수 있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은지가 도중에 입술을 깨문 탓에 비명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았다. 이 개 같은 자식. 어떻게 이런 파렴치한 짓을 할 수 있지?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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