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재결합? 누구랑? 신은지랑?” 고연우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말했다. “전처랑 하는 게 재결합이고, 새로운 사람이랑 하는 것은 재혼이지.” 박태준은 퉁명스럽게 말했다. 고연우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닫혀 있던 서재문을 보고 억눌렀던 분노를 터뜨리며 말했다. “나는 축의금 안 할 거야. 나는 신은지 마음에 안 들어. 전화는 왜 했냐? 너희들끼리 법원 가서 재혼 절차 밟으면 되는 거 아니야? 설마 나한테 가서 들러리 하라고? 마음이 갈대인 너 같은 놈 들러리 하기 싫어, 불길해.” “하하!” 고연우는 비웃으며 말했다. “내 결혼식도 아닌데 나랑 무슨 상관이야? 앞으로 나한테 연락하지 마.” 고연우는 박태준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박태준도 고연우와 말싸움하고 싶지 않았다. 전화를 끊은 후, 박태준은 핸드폰을 보다가 담배를 피우고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했다. 다음 날, 또 바쁜 하루가 시작되었다. 신은지는 박물관에서 나와 곧장 나연 그룹으로 향했다. 나유성은 회사에 없었다. 엄숙하고 조용한 사무실 안에서는 키보드 두드르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이때, 한 동료가 조용히 신은지에게 다가와 말했다. “은지 씨, 나 대표님이랑 싸웠어? 오후 내내 나 대표님 안색이 안 좋으셔.” “아니?” 신은지는 컴퓨터를 켜며 말했다. “나랑 나 대표님은 그냥 친구 사이야.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 조영숙은 안타까운 표정을 하며 말했다. “정말 너한테 거절당하셨구나, 그러니까 기분이 안 좋으시지.” 신은지는 나유성과의 열애설에 대해 여러 번 해명을 했다. 하지만 아무 소용 없자 신은지도 신경 쓰지 않았다. “나 대표님처럼 좋은 사람을 차버리다니, 너…”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이때, 나유성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무표정으로 사무실을 힐끗 쳐다보며 지나갔다. 사무실에는 여전히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나유성을 본 동료는 하던 말을 멈추고 제자리로 돌아가 열심히 일하는 척했다. 이제 막 들어온 신은지
최신 업데이트 : 2024-02-18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