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의 모든 챕터: 챕터 231 - 챕터 240

853 챕터

제231화 은지야, 여기 느낌이 안 좋아

신은지는 작업 도구를 가지러 갔다. 준비를 해준다고 했지만 신은지는 본인 것을 쓰는 것이 편했다. 별장에서 나오자 진유라는 신은지를 붙잡고 조용히 말했다. “은지야, 이 별장 느낌이 안 좋아. 내가 방금 1층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가정부가 나를 도둑 취급하면서 화장실까지 따라왔다니까? 그리고 내가 대충 봤는데 숨겨져 있는 cctv가 5개 정도나 돼. 아마 숨어 있는 게 더 있을 거야.” 진가 집안 산하에 기술 회사가 있기 때문에 진유라는 cctv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정당한 일이면 cctv를 이렇게 많이 설치했겠어? 집안 곳곳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서 아마 모기가 들어와도 암컷인지 수컷인지 알 수 있을 정도야.”신은지도 마음이 무거웠다. 신은지는 상대가 스스로 어머니와의 친분을 밝혔기 때문에 옛날 일을 쉽게 알 수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방금 전 상대의 태도를 보니 험난한 길이 예상되었다. “네 말이 맞아.” 신은지는 진유라의 말에 수긍하며 말했다. 잠시 후,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산 아래로 내려오는 길에 쏜살같이 지나가는 진선호의 차를 보았다.진선호는 좁은 산길에서 과속을 했다. 진유라는 자신을 향해 질주하는 진선호의 차를 피할 수 없어 부딪힐 것 같았다. 진유라가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 이때, 진선호도 진유라 차 바로 앞에서 급정거를 했다. 두 사람이 급정거를 하자 바닥에 타이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았다. 깜짝 놀란 진유라는 핸들을 잡은 채 멍하니 있었다.그리고 한참 후에야 정신을 차렸다. 다행히 사고가 나지는 않았다. 진유라는 맞은편 차가 매우 낯익었다. 잠시 후, 진유라가 한참 생각에 빠졌을 때… 사이드미러로 뒤차에서 사람이 내리는 것이 보였다. 키가 훤칠한 진선호는 차에서 내려 성큼성큼 진유라의 차를 향해 걸어왔다. 진선호는 평소 장난기 많던 표정은 사라지고 매우 진지했다. 잠시 후, 진선호는 조수석 문을 열었다. 그리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신은지를 훑어보고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말했다.“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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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2화 아수라장

“쯧쯧…”고연우는 눈살을 찌푸리며 혀를 내둘렀다. 두 사람은 워크숍에 직접 참여한 적은 없지만 눈으로는 많이 보았다. 게임은 워크숍에서 빠질 수 없는 항목 중 하나이다. “유성이가 워크숍을 하는 게 이번이 처음이지? 되게 적극적이네? 나도 가서…” 박태준은 고연우의 말을 듣지도 않고 앞으로 쏜살같이 뛰어갔다. 신은지는 게임에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동료들이 옆에서 ‘절대 떨어뜨리지 마! 한 사람 밖에 안 남았어, 조금만 힘내!’라며 응원했다. “A조 파이팅! 은지 씨, 나 대표님, 보너스는 두 사람한테 달려 있습니다! 절대 떨어뜨리면 안 돼요!”동료들의 응원에 힘을 입어 승부욕이 생긴 신은지는 긴장감 속에 열쇠고리를 나유성의 빨대에 옮기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열심히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빨대가 힘이 없어서 자칫 잘못하다가 열쇠고리에 찌그러질 것 같았다.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었다. 오늘 날씨는 덥지 않아 에어컨을 틀지 않아서 신은지의 손에서 땀이 났다. 하지만 신은지는 집중했다.신은지가 어렵게 나유성 빨대로 열쇠고리를 걸려고 할 때, 누군가 신은지의 팔을 잡아당겼다. 열쇠고리는 ‘툭’하고 바닥에 떨어졌다. 떠들썩했던 현장 분위기는 순간 마치 일시정지를 누른 듯 조용해졌다.그리고 모두들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박태준과 진선호가 양쪽에서 신은지의 팔을 잡고 있었다.두 사람은 성격이 아예 상반되지만 지금 이 순간 얼굴 표정은 얼음장처럼 싸늘했다. 나유성은 입에 물고 있던 빨대를 빼고 말했다. “워크숍에 관련 없는 사람은 모두 나가 주세요. 아니면 경호원 부르겠습니다.” 이전에는 여자 셋이었지만 지금은 남자 셋이다. 게다가 세 남자의 팽팽한 신경전을 보아 자칫 잘못하다가 몸싸움이 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여주인공인 신은지는 세 남자에게 선택받았지만 전혀 행복하지 않았다. 차라리 쥐구멍에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눈치 빠른 사회자는 직원들을 데리고 옆방으로 옮겨 워크숍을 계속해서 진행했다.현장에는 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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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3화 산꼭대기에서 밀어 버리다!

박태준이 신은지를 데려가자 나유성과 진선호도 뒤쫓아갔다. 이때, 고연우는 소파에 벌떡 일어섰다.나유성과 친분이 있는 고연우는 이런 일에 끼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막아볼 수는 있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고연우가 두 사람에게 다가가자 진선호가 비웃으며 고연우 앞을 가로막았다.고연우는 진선호에게 공손하게 말했다. “진선호 씨, 저희 이야기 좀 할까요?”진선호는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좋습니다. 무슨 이야기요? 민아 이야기요?”고연우는 방금 전 공손함은 사라지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지금 뭐라고 하셨어요?”“정민아 말입니다. 정씨 집안이랑 진씨 집안은 명절에 인사하는 사이지 않습니까? 민아가 집안에 인정을 받았을 때 제가 경인으로 데려왔어요.” 고연우는 전혀 모르고 있던 이야기다. 고씨 집안과 정씨 집안의 사이는 좋다. 하지만 진씨 집안은 전혀 상관이 없다. 게다가 진선호는 대학교도 군사학교로 진학해 기숙사 생활을 했다. 집안 어른끼리는 아는 사이일 수 있지만 자식들 끼리는 그저 인사만 하는 사이에 불과할 것이다. 진선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매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매부’라는 소리에 화가 누그러진 고연우는 한발 물러서며 말했다. “별말은 아니에요. 빨리 태준이 따라가보세요. 아마 진짜 법원 가는 건 아닐 거예요.”잠시 후, 진선호가 박태준 뒤를 거의 따라잡았을 때 나유성이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잘생긴 도련님 나유성은 잔뜩 찡그린 얼굴로 돌아왔다. “뭡니까?” 나유성은 진선호에게 대답하지 않고 다른 출구로 향했다. 진선호는 굳게 닫힌 문을 보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유성을 따라갔다. 잠시 후, 뒷문으로 나온 진선호는 나유성이 왜 돌아 나왔는지 알게 되었다. 반짝반짝 빛나는 금색 손잡이에는 자물쇠가 걸려있었던 것이다. 물어보지 않아도 누가 한 짓인지 알 수 있었다. 박태준, 정말 쓰레기만도 못하다! 밖으로 나와 주차장으로 향했지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나유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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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4화 불길한 예감

박태준 말로는 전망대였지만 사실 텅텅 빈 공터였다. 두 사람도 이른 시간에 왔지만 이미 사람들로 북적거렸다.달을 보러 온 사람들은 등산 장비까지 갖추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올라왔다. 아무 준비도 하지 않고 빈손으로 온 박태준과 신은지와는 완전히 달랐다.다른 사람들의 눈에 두 사람은 달을 보러 오는 사람으로서 자세가 되지 않아 보였다. 한 시간 동안 산을 올라 피곤한 신은지는 박태준을 외면한 채 제일 깨끗한 의자를 찾아 앉았다. 하지만 산꼭대기에 있는 제일 깨끗한 의자도 그다지 깨끗하지 않았다. 요즘 같은 날씨에는 햇빛이 없기 때문에 찬 바람을 맞으면 감기 걸리기 쉽다. 박태준은 외투를 벗어 신은지에게 건네주며 말했다. “깔고 앉아. 산꼭대기라 바람이 차.” 산에 올라오면서 땀이 나 외투까지 벗은 신은지가 박태준의 옷이 필요할까?신은지는 퉁명스럽게 말했다. “필요 없어. 나 안 추워.” 박태준은 신은지의 손을 끌어당겨 의자에 겉옷을 깔아주며 말했다. “산 꼭대기는 기온이 빨리 떨어져. 너 감기라도 걸리면 내가 업고 내려가야 되잖아.” 잠시 후, 박태준은 신은지의 눈빛에 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말했다. “네 옷도 입어.” 신은지는 반대편 구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박태준, 말하지 말고 저리 가. 아니면 천구가 너 때문에 열받아서 달을 먹으러 오지 않을 거야.”고대 신화에는 ‘천구가 달을 먹다’라는 신화가 있다. 박태준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시간 있으면 책 좀 읽어. 옛날에는…”신은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태준의 입을 막으며 말했다. “박태준, 입 좀 다물어 줄래? 평소 너처럼 열 마디 물어봐면 ‘응’이라고 한 마디만 해.” 신은지의 손은 매우 부드럽고 향긋한 핸드크림 향이 났다. 게다가 아마 산에 올라오면서 더웠기 때문에 손에 열기도 있었다. 신은지보다 키가 큰 박태준은 신은지를 내려다보았다. 신은지는 별처럼 빛나는 눈동자로 박태준을 쳐다보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신은지의 눈빛은 이혼하기 전에 영혼 없던 모습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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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5화 개 짖는 소리

좁은 산길에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신은지는 박태준의 손을 잡고 앞사람의 손전등 불빛을 따라 발걸음을 재촉했다. 핸드폰 배터리가 없으면 구조 요청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핸드폰 플래시를 사용할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사람들의 생각은 모두 같았다. 지금까지 핸드폰을 보면서 달이 뜨기만을 기다렸기 때문에 이미 배터리가 몇 퍼센트 남아 있지 않았다. 이때, 신은지는 갑자기 오른쪽 어깨가 어딘가에 부딪히는 것을 느꼈다. 뒷사람이 기다리지 못하고 비집고 달려온 것이다.신은지는 뒷사람 때문에 옆에 있는 숲 쪽으로 휘청했다. 박태준은 신은지가 옆으로 휘청하자 순간 잡고 있던 손을 더욱 꼭 붙잡았다. 신은지는 다행히 숲으로 굴러떨어지지 않았지만 발을 삐끗했다. 이때, 앞에 있던 사람들과 이미 멀어지고 말았다. 밤이 어두워지자 산속은 칠흑같이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빗줄기가 더욱 거세져 두 사람은 쫄딱 젖은 생쥐 꼴이 되었다. “박태준, 나는 여기서 기다릴 테니까 밑에 내려가서 사람을 불러와.” 신은지는 옆에 있는 나무에 기댄 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산속은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해서 손정등을 켜야 한다. 하지만 박태준의 핸드폰 배터리도 얼마 남지 않았다. 아마 한 시간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만약 다리가 다친 신은지를 데리고 간다면 두 사람은 절대 산에서 내려갈 수 없을 것이다. 박태준은 아마 고연우에게 빨리 데리러 오라고 전화를 해놨을 것이다. 잠시 후, 박태준은 손전등을 켜고 주위를 둘러봤다. 하지만 이 불빛마저도 매우 희미해서 발밑만 밝힐 수 있었다. “배터리 낭비하지 말고 빨리 가.” 신은지는 재촉하며 말했다. 박태준이 자기 핸드폰을 버리지만 않았어도 좀 더 버틸 수 있었을 것이다. 펜션 구경은 하지도 못하고 달을 보러 나왔다가 달은 구경도 못하고 산속에 갇히게 되었다. 박태준은 플래시를 끄고 고연우에게 문자를 했다. 하지만 산속이라 신호가 잘 잡히지 않았다. 잠시 후, 박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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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6화 신은지, 너랑 이혼한 거 후회해

신은지가 아무 말도 없자 박태준은 신은지가 화가 난 줄 알았다.잠시 후, 박태준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러니까 절대 나한테 벗어날 생각하지 마.” 신은지는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다.“은지야…” 박태준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눈살을 찌푸리며 신은지의 이름을 읊조렸다. “은지야…” “신은지…” 박태준이 신은지의 이름을 아무리 불러도 아무 대답이 없었다. 당황한 박태준은 놀란 마음에 무릎 꿇고 앉아 신은지를 내려놓았다.평소 티셔츠 한 장도 다림질하여 입는 부잣집 도련님인 박태준은 질퍽한 신갈에 무릎 꿇고 앉아 신은지를 부둥켜안았다. 신은지의 조그마한 얼굴은 차갑게 얼어 창백했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얼굴에 달라붙은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신은지는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추워서 기절한 것이다. 박태준은 신은지의 뺨을 때리며 말했다. “은지야, 정신 차려! 연우 곧 올 거야, 잠들면 안 돼!” 신은지의 뺨을 때리는 박태준의 손은 얼음장같이 차가웠다. 하지만 신은지의 얼굴은 박태준의 손보다 백배는 더 차가웠다. “너 안 일어나면 키스할 거야.” 박태준은 신은지를 감싸 안아 비를 막아주며 말했다. 이때, 박태준이 뺨을 때려서인지 ‘키스’라는 말 때문인지 신은지는 박태준에 품에서 눈을 비비며 말했다. “나 너무 졸려. 좀만 잘 테니까 깨우지 마.”신은지는 체온이 점점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박태준은 절대 신은지가 잠들게 가만히 두지 않았다.신은지가 반응을 하자 박태준은 신은지의 어깨를 흔들며 말했다. “우리 이야기 좀 할까?” “무슨 이야기를 해?” 잠들 뻔한 신은지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박태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신은지가 하는 일에 대해 전혀 모르는 박태준은 할 말이 없었다. 결혼 생활 3년 동안 두 사람은 대화도 잘 하지 않았다. 박태준은 아무리 생각해도 신은지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나유성 이야기?” 박태준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신은지는 박태준의 말을 들어주려고 했지만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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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7화 죽었는지 확인하러 왔습니다

신은지는 사람들이 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꼈지만 고개를 들어 볼 힘이 없었다.하지만 박태준은 눈을 부릅 뜨고 산에 올라오고 있는 사람을 봤다. 놀랍게도 고연우가 아니었다. 남자는 만반의 준비를 했다. 방수 효과가 좋은 우비를 입고 검은색 군화를 신어 비에 젖어 미끄러운 산길에도 문제없었다. “은지 씨…” 남자는 박태준 품에 안겨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신은지를 향해 달려갔다.남자는 바로…진선호였다. “왜 혼자 왔습니까?” 박태준은 진선호를 보자 긴장이 풀렸다. “얼어 죽었는지 보러 왔습니다. 살아있으니 알아서 내려오세요.” 진선호를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신은지의 상태를 확인하며 말했다. “……” 박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선호는 주머니에 손전등을 꽂은 후 박태준 품에 안겨 있는 신은지의 팔목을 잡았다. 박태준은 무의식적으로 진선호의 손을 잡았다. 강한 힘은 아니었지만 진선호를 멈칫하게 만들었다.잠시 후, 진선호는 차가운 눈빛으로 박태준의 창백한 얼굴을 보며 말했다.“은지 씨랑 여기서 얼어 죽을 겁니까?”진선호는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차를 몰고 산으로 출발했기 때문에 고연우보다 일찍 도착했다.다행히 진선호 차에 등산 장비도 모두 있었다. 그렇지 않았으면 진선호도 박태준처럼 비 맞은 생쥐 꼴이 되었을 것이다. 고연우는 진선호에게 박태준이 신은지를 데리고 절대 법원에 가지 않을 거라고 입이 닳도록 말했다.하지만 몸값이 몇 억 이상이 되는 박태준이 허름한 전망대에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게다가 진선호는 이런 전망대가 있는지 전혀 몰랐다. 진선호는 차를 몰고 산 아래로 향했다. 진선호는 박태준이 절벽인 산길에서 자신보다 빠르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위험한 길이지만 진선호는 매우 익숙해서 눈 감고도 운전할 수 있었다. 역시, 박태준은 보이지 않았다. 진선호는 잠시 망설이다 핸들을 돌려 다시 산으로 향했다.전망대를 찾느라 고생을 한 진선호는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 “이런 허름한 곳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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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8화 전 남편도 가족입니다

“……” 고연우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고연우는 박태준에게 호의를 베풀다가 자신의 무덤을 판 셈이다.잠시 후, 고연우는 말했다. “아, 이건 업무용 핸드폰이야. 우리 영화 드라마 제작 기획사에 지원한 여자 연예인들인데? 무슨 문제 있어?”고연우는 그저 박태준에게 아무 여자나 한 명 소개해 주고 싶을 뿐이다. 늦은 밤, 박태준은 병원에 도착해 간호사에게 신은지가 있는 병실을 물었다.“선생님, 지금 면회 시간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다른 환자분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으니 내일 다시 오세요.” 이때, 박태준은 한 병실에서 보온병을 들고나오는 진선호를 보았다.박태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간호사에게 말했다. “그럼 저 사람은 왜 아직도 있습니까?”“저분은 환자 가족이니 당연히 같이 계시는 거죠.” 간호사는 박태준의 표정에 잔뜩 겁을 먹고 박태준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며 말했다. “가족…” 박태준은 간호사가 ‘가족’이라고 말하자 더욱 굳어진 표정으로 이를 악물었다.“가족이라고요? 신원 확인 제대로 했습니까?”“본인이 환자분 남편이라고 했어요…” 간호사는 진선호의 첫인상을 절대 잊을 수 없었다. 잘생긴 외모에 남자답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환자를 들어안고 계단을 올라갈 때 환자를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모습에 모든 간호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하지만 그야말로 못 먹는감이었다. “남편이요? 혼인 신고서 봤습니까? 저 사람이 남편이라고 하면 남편이 맞는 건가요? 거짓말이면요?” “……” 박태준이 다짜고짜 따지자 간호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병원에서 무슨 혼인 신고서까지 확인을 할까?게다가 환자가 죽을 병에 걸린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보호자 사인은 그저 형식적이었을 뿐이다.이런 상황에서 60~70대 노인이 환자의 남편이라고 했어도 캐묻지 않는다. 그 당시 응급상황이었기 때문에 보호자 서명이 필요했었다. 때문에 진선호는 남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때, 나유성도 병실에서 나왔다. 당직실 앞에 서 있는 박태준을 본 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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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9화 개처럼 상도덕 없는거 아닌가

박태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네 그 앞잡이 같은 손 어디 안 치워?”그러자 진선호는 신은지 이마에 놓고 있던 손을 내리며 박태준 보는 데서 요리조리 흔들고 있었다. “지금 이 손 말하는 건가?”그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또 도발한 듯 신은지한테 다가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30대 다 돼가는 남자가 아이처럼 이런 유치스러운 행동을 한다는 걸 생각 못 했다. 신은지가 그의 행동을 막지도 못하고 머리는 이미 지푸라기처럼 부실 부실했다.그리고 진선호는 박태준한테 말했다. “이미 이혼한 사람은 죽은 사람처럼 가만히 있는 게 전 남편으로 제일 좋은 매너라는 걸 모르고 있는가 봐. 당신처럼 하루가 멀다고 전 부인 앞에 나타나는 거는 지랄발광하는 거나 마찬가지고 그건 상대방한테 큰 실수를 하는거에요.”박태준은 덮고 있던 이불을 치우고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했다. 이때 간호사가 들어와 박태준한테 체온계를 건네며 말했다. “체온을 재야합니다.”그리고 뒤돌아 의자에 앉아 있는 나유성한테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죄송한데요. 지금 시간 늦었으니 병원 규정 상 환자 보호자 아닌 이상 저녁 11시 전 병실에서 나가야 합니다.”나유성은 자리에서 일어났고 간호사는 그가 바로 나갈 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의자를 챙겨 박태준 침대 옆에 앉았다. “일인 당 보호자 한 명이잖아요. 잘 됐네요. 오늘 제가 박태준 씨 보호자로 여기 있을게요.”“......”박태준은 나유성의 말에 얼굴 표정이 굳어 귀찮다는 말투로 말했다. “얼른 꺼지시지.”그러자 나유성은 웃으며 말했다. “나는 은지 오빠나 마찬가지고 넌 은지 전 남편이니까 나를 형님이라고 생각하면 돼. 네가 외롭게 있는 거 보고 선심 써서 오늘 여기 같이 있어줄게.”나유성의 말에 병실의 분위기는 싸해졌다. 박태준과 나유성은 두 눈을 똑바로 떠 상대방을 쳐다보았다. 하나는 차가운 눈빛이었고 하나는 온순해 보였지만 두 사람의 눈에서 뿜어 나오는 기운은 옆에 있는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들었다.다들 아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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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0화 황제처럼 후궁까지 차릴건데

박태준은 고개를 돌려 신은지를 바로 보았다. 그러자 신은지는 눈을 흘겨보았고 옆으로 몸을 돌려 더는 자기를 보지 않았다.이때 전예은은 의자에 앉아 박태준이 먼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면 눈물을 흘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박태준은 전예은한테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화장으로 초췌함을 감췄다는 걸 눈치 못 챘을거고 지금 아무것도 입지 않고 나체로 그의 앞에 나타났어도 몰랐을거다.“태준아......” 그녀는 조금 큰 목소리로 박태준을 불렀다.예전 같았으면 이런 상황에서는 뒤도 안 보고 나가 이 남자가 자기한테 고개 숙이며 사과하는 걸 기다리고 있었을거다.전예은도 두 사람이 같이 지내왔던 시간들을 생각해 봤는데 박태준이 자기한테 신경 쓰고 고개 숙였을 때는 다 신은지가 옆에 없었을 때였다. 그리고 사실 고개 숙였다기 보다는 전예은이 말한 요구를 다 받아들이는 것뿐이었고 돈으로 다 해결 할 수 있었던 일들이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던 거 같다.지금 제일 후회되는 거는 옛날에 박태준과 결혼하고 싶어서 그의 진심을 테스트한다고 외국으로 나간 것이었다. 오늘 여기까지 온 목적을 생각하니 전예은의 목소리는 다시 부드러워졌다. “그게 내가 할 얘기가 있는데 혹시 밑에 내려가서 산책하면서 얘기할까?”사실 요즘 전예은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연예계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데뷔하기 전부터 루머에 시달렸고 오디션은커녕 서류 심사도 통과하지 못했다. 그리고 스폰서 해주겠다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제대로 된 드라마나 영화는 없었고 인터넷 드라마 제안만 들어왔다. 게다가 눈에 띄지도 않는 역할이어서 딱 봐도 인기를 얻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다시 자기 본업인 무용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전에 그녀의 부정적인 행동 때문에 해외에서 쌓인 커리어도 아무 소용 없었다. 게다가 다들 그녀가 박태준 눈밖에 났다는 걸 알고 있어서 공연할 수 있는 무대는커녕 광고주도 찾기 힘들었다.전에 있던 무용단도 그녀 때문에 해체되었고 엄마도 자기한테 전부터 화난 데다 루머까지 생긴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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