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Chapter 241 - Chapter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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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쓰레기 같은 놈은 입을 열지 않는다

신은지의 시선이 그에게 닿았다. 그녀는 눈썹을 씰룩거리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그러게 말이야, 여러 사람을 동시에 만날 뿐만 아니라 게다가 너 같은 사람은 절대 안 만나잖아.”“나 같은 사람? 그게 어떤 건데?”신은지는 손가락을 접으며 하나하나 말했다.“독설을 내뱉고 잘난체하고 사람을 업신여기며 남을 존중할 줄도 모르는 거. 게다가 세상에서 본인이 제일 잘난 줄 알고 무슨 일이 생겨도 절대 자기에게서 원인을 찾지 않잖아. EQ도 낮고 막말을 하며 누가 몇 천억 빚을 지기라도 한 것처럼 온종일 정색만 하잖아. 쓰레기 같은 놈인데다 입만 뻥긋하면 사람 기분 나쁘게 만들지, 게다가 제일 중요한 건 운이 더럽게도 없다는 거...”개기월식을 보던 도중 비가 내렸고 사람들 모두 산을 내려갔지만 그들 두 사람만 갇혔던 것이다.그녀의 말을 듣던 박태준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졌다. 신은지가 생각하는 그의 이미지가 이렇게 엉망일 줄이야.“그럼 장점은 하나도 없어?”“당연히 있지.”신은지는 솔직하게 인정했다.“잘 생겼고 몸도 좋고 돈도 많잖아, 하지만 이 장점들이 너의 단점을 가릴 수는 없어. 내가 돈을 못 버는 것도 아닌데 왜 억울하게 매일 너 때문에 힘들어야 해?” 고통이나 다름없었다.누가 흔쾌히 남편의 독설을 감당하려고 하겠는가. 그녀는 서로 애증 하며 별거 아닌 일로 서로 상처 주는 사랑에는 관심이 없었다.화가 난 박태준은 이마에 핏대를 세우고는 이를 갈며 말했다.“너 그럼 명품 브랜드 커스텀 상품은 필요 없어? ”명품 브랜드의 커스텀 된 상품은 돈만 있다고 살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몰래 상품을 구해와야 했으며 매년 소비해야 하는 금액도 있었다. 게다가 가격도 상당히 높아 잘나가는 연예인이라도 구하기 힘들었다.신은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입을 열었다.“시장에서 파는 3벌에 2만 원짜리 옷이라도 나는 입을 수 있어. 매일 새 옷 입을 수 있고 버려도 아깝지 않으니까.”박태준은 신은지가 신당동에서 이사 나갈 때 드레스룸에 사치품들을 두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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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감히 진실을 말하다니

신은지가 물었다.“무슨 일이에요?”경계하는 그녀의 자세를 본 운전기사는 상대방이 자신의 수상쩍은 모습에 놀랐음을 알아채고 급히 말했다.“아가씨, 오해하지 말아요. 난 나쁜 사람도 아니고 악의도 없어요. 단지 방금 카운터에서 전화를 걸어왔는데 성이 박 씨인 남자분께서 저에게 600만 원을 이체하셨다고 해요... 아니, 아가씨한테 드리는 돈이죠. 저더러 핸드폰 가게에 들러 핸드폰을 사드리고 남은 돈을 현금으로 바꿔주라고 하더군요.”사실은 700만 원을 이체했고 100만 원은 그에게 주는 수고비라고 했다.어머, 별것도 아닌 일로 돈을 이렇게나 많이 준다고? 이렇게 통 큰 손님들한테서 매일 돈을 받아도 많다고 사양하지는 않을 거다.신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가 아는 성이 박 씨인 사람은 박태준 집안사람들뿐이었다.택시는 핸드폰 가게 문 앞에 멈춰 섰고 신은지는 손을 뻗어 문을 열려고 했다. 배상을 해준다는데 받지 않을 이유는 없지, 비록 지난번 핸드폰도 그가 샀지만 그녀는 분명 돈을 이체했고 받든 안 받든 하는 건 본인의 일이니까.“잠... 잠시만요.”운전기사는 급히 문을 잠그며 그녀를 막았다.“핸드폰을 사기 전에 질문 하나 하라고 했어요.”신은지가 물었다.“뭔데요?”“그 사람 이름이 뭔가요?”신은지는 어이가 없었다. 성이 박씨라며?“그 사람 미친 거 아니에요?”운전기사는 ‘허허’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사람을 잘못 봤을까 봐 그러는 거 아니겠습니까? 프런트에서 외모에 대해서도 설명해 줬고 한 번 더 확인하면 안심되니까요. 제가 빨리 일을 끝낼 수 있게 아가씨는 좋은 일 하는 셈 치고 도와주시죠.”말을 마친 그는 몰래 핸드폰의 녹음 앱을 열었다.신은지는 이에 대해 알 리 없었고 그저 박태준이 정말 개자식이라는 생각만 했다.하지만 아직도 간절한 표정으로 두 손을 모은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운전기사를 본 신은지는 일을 마무리하는 데에 급급한 것보다는 빨리 그녀를 데려다주려고 그러는 거라 생각했다.그녀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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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아이를 낳아야 했어

신은지의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2만 원을 본 박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신은지, 넌 내가 무슨 배달기사인 줄 알아?”신은지는 몇 초동안 침묵하더니 그제야 입을 열었다.“아니야, 배달기사도 이렇게 먼 곳에서 물건을 가져다주면 2만 원은 넘어.이건 수고비가 아니라 진짜 고마워서 밥 사려고 주는 돈이야.”그녀는 진지했고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박태준은 차라리 그녀가 무심하게 말을 내뱉었으면 했다. 그녀가 이렇게 진지하게 반응하는 건 분명 그를 거절하려는 의도였으니까. 그가 입을 열어 그녀의 말을 끊으려던 그때, 신은지가 말했다.“하지만 우린 아이도 없고, 전 남편과 전 부인 사이에 거리를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해. 더 이상 매달리는 건 너한테도 나한테도, 그리고 미래의 배우자에게도 불공평하다고 생각해.”그녀가 망설이며 말했다.“결혼 생활 동안 넌 이미 잘못을 했고 부디 다음 결혼에서는 다른 여자에게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길 바랄게. 3년 동안 차갑게 대하다가 갑자기 왜 나한테 마음을 갖고, 나 아니면 안 되는 것처럼 행동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여자를 3년 동안이나 차갑게 대했다면 아마 그렇게까지 사랑하지는 않은 거겠지. 넌 그저 나한테 차인 게 불쾌했던 거야. 예전에는 전예은, 지금은 나한테 이러는 거잖아. 너를 마음에 두지 않은 사람에게 마음을 갖지 말고 눈앞의 사람이나 소중하게 대했으면 좋겠어.”비록 그녀는 박태준의 옆에 다른 여자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와 같은 남자는 여자들이 쫓아다닐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박태준은 냉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감정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긴장감이 달해 언제든 무너질 것 같았다.“그러니까 우린 아이를 낳았어야 했다는 얘기지?”신은지는 말문이 막혔다.“......”그녀가 더 말해봤자 소 귀에 경 읽는 격이었다.그녀는 문을 열더니 앞으로 두 걸음 다가가 그의 손에 쥐어진 가방을 빼앗았다. 가방 안에 신분증만 들어있지 않았다면 여기서 그와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을 것이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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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그는 그저 화가 났을 뿐

이안나가 가자 텅 빈 거실에는 신은지 혼자만 남았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진유라가 눈치챈 CCTV만 해도 5개라고 했고 보이지 않는 구석에 더 있을 수도 있었다.누구를 감시하는 걸까? 설마 신은지?그녀가 오기 전, 이 별장에는 이안나와 그 얼굴 없는 어르신뿐이었다. 하지만 이안나가 방금 어르신께서 외출하셨다고 했고 그렇다면 위층에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신은지는 심장이 빨리 뛰는 것 같았다, 특히 이렇게 조용한 공간에 있으면 말이다. 두근... 두근...매번 귓가에서 울리는 소리는 같았다.그녀는 돌아서서 위층을 향해 올라갔다.카펫이 깔려져있었고 게다가 호텔에서 신는 푹신한 일회용 슬리퍼를 신어 일부러 조용히 걷지 않아도 소리가 거의 나지 않았다.서재는 2층에 있었지만 2층 복도에서는 이안나를 찾을 수 없었다.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너무 작고 멀리에서 들려오는 소리라 잘 들리지 않았다. 아마 3층에 있는 것 같다.신은지는 계단의 대리석으로 되어있는 손잡이에 손을 올려놓았고 차가운 온도 때문에 깜짝 놀라 이내 손가락을 웅크렸다.세 계단을 오르자 머리 위 천장에서 갑자기 ‘위잉’하는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가뜩이나 긴장되어 있는 데다 조용한 집안에 갑자기 귀를 찌르는 소리에 하마터면 깜짝 놀라 심장이 떨어질 뻔했다.“......”신은지는 어이없어하며 걸음을 멈추었다.바로 그때, 이안나가 계단 입구에 나타나더니 어두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누가 올라와도 된다고 허락했나요? 남의 집에 왔으면 이 정도 기본적인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것도 모르시나요? 대체...”뒷말은 남녀 구별이 안 되는 가벼운 기침소리에 끊겨버렸고, 조금 전까지도 사납게 말하던 이안나는 갑자기 목이라도 졸린 듯 아무 말 하지 못했다.신은지는 평온한 표정이었다. 무언가 훔칠 생각은 없었지만 꼬리가 밟힌 뒤의 구차함과 부끄러움 때문에 곧바로 입을 열었다.“미안해요, 바람 때문에 뭐가 떨어진 줄 알고, 제가 뭐라도 도와드릴 수 있을까 해서 올라와봤어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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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안 서는 순간

신은지는 남자의 팔을 타고 정수리를 바라보며 풀이 어찌나 무성하던지 보기만 해도 잘 베일 것 같았다.박태준은 입술을 오므리며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자애롭게 느껴지는 건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없었다.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그렇게 쳐다보는 건데?”신은지가 대답했다.“예쁜 것 같아서 말이야.”푸릇푸릇한 새싹 같은 머리가.그녀의 뜻을 미처 알아채지 못한 박태준은 그녀가 칭찬하는 줄 알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러다 신은지가 생각하는 장점이 하나밖에 없다는 생각에 올라갔던 입꼬리는 이내 처졌다.“넌 내 말을 아예 안 믿는 거지? 처음부터 끝까지 네 말만 하고?”잠깐 생각하던 신은지는 그에게 분석했다.“우리 결혼하기 전엔 인사나 하는 사이였지?”사실 이조차도 과장된 말이었다. 만약 우연히 만난 상황에 나유성까지 자리를 비웠다면 두 사람은 인사는커녕 모르는 사람처럼 그저 스쳐지났을 것이다. 유일하게 친분이 있었던 시절은 학교에서 연애편지가 한창 유행이었을 때였는데 그녀가 일주일 동안 진지하게 고민하고 쓴 연애편지를 들고 나유성이 있는 강의실 건물 아래에서 우물쭈물하다 마침 박태준을 만나 그에게 나유성한테 연애편지를 전해줄 것을 부탁하던 때였다.이런 날은 한 달 동안이나 지속되었지만 사실 정확하게 계산해 봤자 겨우 편지 네 통이었다. 마지막에는 박태준이 참지 못하고 결국 고귀한 입을 열었다.“너 정말 유성이 좋아해?”긍정적인 답변을 들은 그는 그녀에게 독설을 내뿜었다.“유성이는 너처럼 대학생이 되도록 발육이 안된 여자애는 안 좋아해.”두 사람의 짧은 ‘우정’은 그렇게 깨져버렸고 뿐만 아니라 사이가 틀어져 버렸다.“너도 결혼 후 상황에 대해 알다시피 처음 두 달 동안은 내 빚 처리해 준다고 매일 집에 돌아오던 때를 제외하면 넌 박씨네 집 근처 아파트에 이사가 일주일에 두세 번 들어올 때에도 바로 쓰러져 잠에 들 지경으로 늦게 들어왔어. 우리 둘 사이의 거리는 세명이 누워도 남을 정도였고 박씨네 집 아파트에서는 경비원이 기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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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아내에게 매달리다

박태준의 사람을 죽일듯한 눈빛에 고연우는 충격을 가라앉혔다. 그러고는 다시 술을 한 모금 마신 후,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입을 열었다.“난 그런 적 없어, 하지만 너의 병은 전문에게 보이는 게 좋을 것 같아, 아니면 정력을 키우는... 약이라도 먹던지.”이런 말들은 남자의 자존심을 상하게 했다.평소 그와 박태준 사이에 말싸움을 하더라도 친구 사이의 장난이었지만 이런 일로 평소처럼 장난을 칠 수 없었다.늘 평탄하고 아무리 거센 파도에도 침착하고 평온하던 연우 도련님이 말을 더듬는 건 보기 드물었다. 말을 마친 그는 연달아 술 두 잔을 마셨다.박태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당장이라도 그의 머리를 술 안에 집어넣고 싶은 표정으로 이를 갈며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내 몸은 아무 문제 없어.”남자라면 누구나 있는 반응과 충동은 있었지만 늘 마지막 단계에서 멈춰버렸다.“그래.”고연우는 목소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말했다.“몸에 문제가 없다면 심리적인 문제인 거야? 은지 씨한테만 그런 거 아냐? 다른 여자는 어떤데?”“고연우.”박태준은 그의 술잔을 빼앗으며 말했다.“넌 이제 꺼져도 돼, 이렇게 많이 마시다가는 취하겠어.”고연우는 넘쳐버린 술에 손이 젖어버렸다. 욕이 나왔지만 그가 안 서는 걸 불쌍하게 여겨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삼켜버렸다.“너 여자를 바꾸고 싶은 게 아니라면 은지 씨한테 똑똑하게 말해줘야지. 요즘 시대에 플라토닉 러브를 받아들일 수 없는 건 아니지만 은지가 너의... 음... 결함을 정말 사랑하고 감싸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내가 신은지라면 개 같은 성격을 가진 너랑은 절대 함께하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다.박태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는 입술을 오므렸고 그의 말을 듣고도 기분은 좀처럼 좋아지지 않았다. 고연우의 말은 위로처럼 들리기도 했지만 단어 하나하나마다 귀에 거슬리는 느낌이었다.결함이라니?입을 열지 않는 박태준을 보며 고연우는 헛기침을 하고는 다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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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우리 한 번만 더 해보자

나유성 어머니는 헛기침을 했다.“아무도 살지 않은지 오래돼서 돌아왔을 리 없다고만 생각했어. 하지만 돌아오든 돌아오지 않든 남의 일이니까 꼭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잖아. 아무튼 우리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근데 그 별장 진짜 너무 불길해. 경인 시에서 귀신 집으로 유명하기까지 한데 거기서 대체 무슨 일을 한다는 거야? 사기꾼이라도 만난 거 아니야?”신은지는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나유성 어머니가 어느 정도까지 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한 번 떠보고 싶었다.“이모님, 저희 어머니의 죽음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에요. 하지만 저와 외할아버지는 몇 년 동안이나 알아봤지만 줄곧 쓸모 있는 단서는 찾지 못했어요. 혹시 저희 어머니와 가까웠던 친구가 있었는지 아시나요?”나유성 어머니는 다시 고개를 돌려 꽃꽂이를 했다.“네 엄마는 늘 일에만 몰두했어. 열흘, 심지어는 보름 동안 밖에 나가지 않고도 참을 수 있었지. 수다도 떨지 않고 인터넷도 하지 않았어. 떠도는 소문에 관심도 없는 네 엄마가 언제 사람들을 만나기나 했겠니?”“그럼 이번 일이 신진하 그 사람과는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몇 년 동안 알아봤지만 신진하가 그날 밤 그녀를 데리러 가지 않았다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나유성 어머니는 신진하가 재혼한 여자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과 신은지에게 잘 대해주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름을 부를 정도로 사이가 나빠질 줄은 몰랐다.“그건 더더욱 불가능해. 네 아버지는 내성적이고 담이 작은 사람이야. 그게 아니라면 이렇게 오랫동안 능력도 배경도 없으면서 억지를 부르는 둘째 마누라한테 괴롭힘을 당했을 리 없어. 만약 네 어머니의 죽음이 정말 사고가 아니라도 절대 네 아버지가 계획했을 리 없단다. 네 아버지는 그럴 능력도, 용기도 없어.”신은지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그럼 아마 자신의 친딸이 아닌 신은지를 볼 때마다 데릴사위였던 굴욕적인 과거를 떠올린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그럼 어머니께서 혹시 전 남자친구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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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혈기왕성한 나이

박태준은 행동을 멈췄고 슬퍼 보이는 모습이었다. 신은지의 어깨에 턱을 기댄 채 억울한 감정이 은은하게 묻어있는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내가 키스하는 게 싫어? 하긴 날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키스하는 걸 좋아할 수 있겠어.”“......”박태준이 이렇게까지 취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전에도 취한 적은 있었지만 오자마자 쓰러져 잠에 들었고 대화는커녕 용마마가 와도 깨우지 못할 지경이었다.그녀가 말이 없자 박태준도 아무 말 없었다.두 사람 사이에는 짧은 평화가 느껴졌다.하지만 이런 순간도 잠시, 남자는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그럼 키스는 안 할래. 우리 하자.”신은지가 아무리 무뎌도 ‘하자’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 있었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그래, 침대로 올라가, 이렇게 서있는 것도 불편하잖아.” 분명 많이 취해있던 박태준은 침대가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침대로 걸어갈 때 신은지를 끌어안고 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녀가 도망이라도 갈까 두려웠다.침대 옆으로 간 박태준의 몸은 완전히 힘이 빠졌고 신은지를 끌어안은 채 침대에 쓰러졌지만 그녀의 몸에 완전히 드러눕지 않도록 몸에 힘을 주며 버텼다.두 개의 단추만 남은 셔츠가 그의 움직임을 따라 흘러내리며 탄탄한 가슴근육과 복근이 드러났다. 박태준의 모습과 몸으로 호스트바에 가면 거액의 돈을 받을게 분명했고 부잣집 마님들이 서로 가지려고 할만한 모습이었다.박태준은 몸을 숙인 채 그녀에게 다가갔고 진한 술 냄새가 밴 숨결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 신은지는 침대 위에 있던 큰 토끼 인형을 가져다 그에게 안겨주고는 틈새로 기어 나왔다.거실 탁자 위에 있던 그녀의 라면은 완전히 불었고 두 배로 불어버린 면발은 식욕이 사라지기에 충분했다.신은지는 어두운 표정으로 침대 위에서 토끼 인형을 껴안고 혼잣말을 하는 박태준을 바라보았다. 박태준만 만나면 정말 운이 더럽게도 없었다, 집에 있는 마지막 라면이었는데.그녀는 핸드폰으로 배달을 시켰다. 그러고는 방에 들어가 박태준의 핸드폰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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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잠자리로 얻어낸 것

박태준이 입을 열었다.“너 진짜...”그는 참고 또 참으며 겨우 ‘이렇게 목마른 것처럼 굴어야겠냐’라는 말을 삼켜버렸다. 목젖은 몇 번이나 움직였고 이마의 핏줄도 뻣뻣해져 한참이나 지나서야 자극 때문에 혼란스러운 뇌리에서 그나마 우아한 단어를 생각해냈다.“자제할 수는 없어?”그는 자신이 토끼 인형에게 했던 말을 완전히 잊어버린 모양이었다.신은지는 여전히 사람을 화나게 만드는 말투로 재잘거렸다.“정상적인 생리적 욕구인데 왜 자제를 해? 난 성매매도 한적 없고 원나잇도 안 하는데 정상적인 남자친구를 만드는 게 뭐가 어때서? 그리고 너의 그 친구한테 전해줘, 얼른 놓아주고 더이상 여자애를 망치지 말라고.”“......”“정신과는 무슨, 아내랑 안되면 되게 만드는 사람을 만나면 되지. 막장 소설에도 그런 내용들이 있잖아. 정신과 육체가 깨끗한 재벌들은 운명적인 애인한테만 반응한다잖아. 여자한테 다리라도 만지게 해봐, 곧 진짜 사랑이 느껴질지 누가 알아?”“너도 그렇게 생각해?”이게 무슨 상식에 어긋나는 개똥같은 소설이야. 신체반응이 인위적으로 통제 가능한 일이란 말인가? 발기부전인 걸 제외하면 말이다.신은지는 되는대로 둘러대며 말했다.“당연하지, 그러니까 상식에 벗어나는 일에 마음의 평형을 못 잡을 거면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마.”“......”이젠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 이건 대화가 아니라 뻔뻔스럽게 막무가내로 막말을 하며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는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평소에 엉망진창인 내용은 적게 보고 대신에 정상적인 가정들에 관심을 가지도록 해, 대체 생각이 어느 정도로 망가진 건지...”그때 초인종이 울렸다.문을 열러 가는 신은지를 보며 박태준은 괴상한 말투로 말했다.“여긴 한밤중에도 꽤 시끌벅적하네?”“그러게 말이야, 지금은 배달음식도 문 앞까지 가져다주고 앱에서 주문만 하면 되니까 얼마나 편리해. 수저도 준비할 필요 없다니까.”“......”박태준은 ‘배달’이라는 단어에 다양한 스타일의 젊고 잘생긴 남자들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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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누가 마음에 들어?

그녀의 키는 조태오와 비슷했는데 6~7센티의 하이힐에, 차갑고 화려한 화장까지 더하니 카리스마만으로도 그를 완전히 제압할 수 있었다.“조 선생님, 그렇게 확고하시다면 차라리 제가 어떤 남자들과 자면서 지금 자리까지 올라왔는지 자세히 말씀해 보시는 게 어떨까요?”조태오는 목을 빳빳이 쳐들고 일부러 침착한 척하며 말했다.“뭐 하자는 거예요?”“당연히 그 상사분들을 모셔서 선생님과 직접 만나 뵙게 해야죠. 저는 윗선에 있는 분들을 잘 모르니까 임 관장님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요.”업무가 많으신 분들이 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직접 나선다고? 윗선을 모셔오는 건 당연히 불가능했지만 겁을 주기엔 충분했다. “그때가 되면 난처한 사람이 조 선생님일지, 아니면 선생님께서 말하는 인맥 따위로 이 자리에 서있는 제가 더 난처할지 모르겠네요?”조태오 같은 사람을 상대할 때 그의 말에 인정하는 것이 어쩌면 강하게 맞서는 것보다 더 모욕적이었다. 능력도 없이 인맥만으로 높은 자리에 올라간 사람에게 호되게 당하면 그도 미칠 노릇이었다.하지만 신은지는 자신의 명예를 소중히 여겼고 사람을 다치게 하는 방식으로 상대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건 복수가 아니라 쓰레기 자식 때문에 본인까지 더러운 진흙탕에 빠지도록 하는 격이다.그녀는 본인의 능력만으로 오늘 이 자리까지 올라왔기에 누구도 이런 일을 들먹이며 그녀의 지위와 인격을 모욕하게 내버려 둘 수 없었다.현재 사회가 남녀평등이라고는 하지만 여성의 지위가 높으면 잠자리로 얻어낸 것이라고 생각하는 쓰레기는 늘 존재한다. 조태오가 바로 그중 한 명이다. 여자는 절대 남자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었다.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능력도 있고 포부가 있기에 결코 부정당한 방법에 의존할 필요가 없고 사회에 성공한 사람들이 남자인 이유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가정과 아이를 위해 양보했기 때문이었다.조태오는 임 관장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떻게 이런 사소한 일로 윗분들을 시끄럽게 만들겠어요. 게다가 제가 은지 씨를 온종일 따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4-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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