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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그는 그저 화가 났을 뿐

이안나가 가자 텅 빈 거실에는 신은지 혼자만 남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진유라가 눈치챈 CCTV만 해도 5개라고 했고 보이지 않는 구석에 더 있을 수도 있었다.

누구를 감시하는 걸까? 설마 신은지?

그녀가 오기 전, 이 별장에는 이안나와 그 얼굴 없는 어르신뿐이었다. 하지만 이안나가 방금 어르신께서 외출하셨다고 했고 그렇다면 위층에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신은지는 심장이 빨리 뛰는 것 같았다, 특히 이렇게 조용한 공간에 있으면 말이다. 두근... 두근...

매번 귓가에서 울리는 소리는 같았다.

그녀는 돌아서서 위층을 향해 올라갔다.

카펫이 깔려져있었고 게다가 호텔에서 신는 푹신한 일회용 슬리퍼를 신어 일부러 조용히 걷지 않아도 소리가 거의 나지 않았다.

서재는 2층에 있었지만 2층 복도에서는 이안나를 찾을 수 없었다. 희미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너무 작고 멀리에서 들려오는 소리라 잘 들리지 않았다. 아마 3층에 있는 것 같다.

신은지는 계단의 대리석으로 되어있는 손잡이에 손을 올려놓았고 차가운 온도 때문에 깜짝 놀라 이내 손가락을 웅크렸다.

세 계단을 오르자 머리 위 천장에서 갑자기 ‘위잉’하는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가뜩이나 긴장되어 있는 데다 조용한 집안에 갑자기 귀를 찌르는 소리에 하마터면 깜짝 놀라 심장이 떨어질 뻔했다.

“......”

신은지는 어이없어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바로 그때, 이안나가 계단 입구에 나타나더니 어두운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누가 올라와도 된다고 허락했나요? 남의 집에 왔으면 이 정도 기본적인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것도 모르시나요? 대체...”

뒷말은 남녀 구별이 안 되는 가벼운 기침소리에 끊겨버렸고, 조금 전까지도 사납게 말하던 이안나는 갑자기 목이라도 졸린 듯 아무 말 하지 못했다.

신은지는 평온한 표정이었다. 무언가 훔칠 생각은 없었지만 꼬리가 밟힌 뒤의 구차함과 부끄러움 때문에 곧바로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바람 때문에 뭐가 떨어진 줄 알고, 제가 뭐라도 도와드릴 수 있을까 해서 올라와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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