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 제251화 제가 보호자 입니다

Share

제251화 제가 보호자 입니다

Author: 선희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02-29 21:46:26
신은지는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가 정신을 차렸을 때 진유라는 이미 반대편 테이블에 도착 한 다음이었다.

“진선호 씨, 제가 물어보는 걸로 이야기 다 끝났잖아요! 잘못하면 은지가 제가 그쪽이랑 같은 편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다고요!”

신은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선호는 진유라의 손을 뿌리치고 신은지 옆에 놓여 있는 의자에 앉았다.

“좋아하는 여자한테는 직접 나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진유라 씨는 그만 가셔도 됩니다, 옆 골목에서 음식이라도 사서 배 채우세요. 음식값은 제가 청구 해드리겠습니다.”

진유라는 화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럴 거면 왜 저한테 물어보라고 한 거예요?”

“잘 모르시나 본데, 자주 눈앞에 나타나는 거보다는 우연처럼 만나는 게 더 좋아요. 그쪽이 분위기를 띄워줬으니까 이제 제가 나서야 하지 않겠어요?”

“...”

“학창 시절 때, 고백 편지를 다른 사람을 통해서 주는 이유가 뭔지 알아요?”

“뭔데요?”

“거절 당해도 민망 하지 않잖아요. 오히려 모르는 척하고 계속 좋아할 수 있는 거죠.”

진유라가 이를 꽉 깨물었다. 그리고 엄지를 치켜 세우고는 대단 하네요, 라고 말했다. 자리를 뜨려고 하자 진선호가 다시 말을 이었다.

"장난이에요. 진짜 내쫓기라도 할 것 같아요? 제가 그렇게 막돼먹은 사람은 아닙니다. 앉으세요, 음식도 곧 올라올 겁니다.”

“글쎄요.”

진유라가 코웃음을 치면서 다시 자리에 앉았다.

“제가 나가면 은지가 다시 거절할 것 같아서 이러시는 거죠?”

이번에는 진선호가 그녀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역시 눈치 하나는 빠르십니다.”

신은지도 진유라와 같은 생각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은 자칫하면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또 마음에 담아 두는 건 별로 좋지 않다.

그녀는 진선호와 10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이기 때문에 이러한 일로 거리가 멀어지는 게 싫었다.

“선호 씨..”

진선호는 서둘러 그녀의 말을 끊었다.

“한숨까지 다 들었어요. 다시 말씀 해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252화 하루 종일 전처 따라 다니기

    하지만 신은지는 진유라와 몇 마디 하지 못하고 회의를 하러 갔다. 퇴근하는 사람들 중에 다시 건물로 올라가는 사람은 그녀가 유일했다. 신은지 일행이 먼저 엘리베이터에 들어가고 버튼을 누르자마자 박태준과 진영웅이 들어왔다.“...”신은지는 팔짱을 낀 채로 문을 주시하고 있다. 한 남자의 모습이 문에 비쳤다. 하지만 그는 앞만 바라보고 있다.신은지가 쯧, 거리며 입을 열었다.“박태준, 회사 파산 하기라도 한 거야? 하루 종일 너 싫어하는 전처만 따라 다니고 말이야.”진영웅은 상사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아무리 억울한 일을 당해도 말 한마디 하기 귀찮아한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손이라도 쓸 수 있지만 전처 에게 받은 억울함은 그저 마음에 쌓아 둘 뿐이다. 그리고 결국 비서인 자신에게 불똥이 튀게 된다.“사모님...”하지만 신은지가 그의 말을 끊었다.“두 사람 모두 한통속이에요. 더 이상 말씀하시지 마세요. 그리고 그쪽 상사처럼 50년 전 구닥다리 식으로 구걸하면 평생 못 만나요. 하루 종일 따라올 시간에 돈이나 더 많이 버는 게 좋을 겁니다. 늙어서 요양원에 버려지면 모아둔 돈으로 간호라도 제대로 받을 수 있게 말입니다.”박태준의 시선이 엘리베이터 문에서 그녀에게 옮겨졌다. 말을 하려고 하자 옆에 있던 진영웅에게 선수를 빼앗겼다.“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모님, 사실 저희는 대표 사무실에 일이 있어서 이미 나 대표님과 연락을 하고 올라가는 길입니다.”“...”박태준이 입을 열었다.“눈에 거슬려도 일단 상황 파악을 하고 말...”이때, 진영웅이 발로 그를 차서 말을 끊었다. 박태준이 재경 그룹의 대표 자리에 오르고 나서 감히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다.“대표님, 저한테 좋은 생각이 있습니다.”처음 있는 일에 상대방의 눈살 찌푸린 모습마저 주변 이목을 끌었다. 박태준이 물었다.“무슨 생각?”띵, 이라는 소리와 함께 신은지가 누른 층수에 도착했다. 그녀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엘리베이터에서 나왔다. 진영웅

    Last Updated : 2024-02-29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253화 사리사욕 채우기

    ”아니, 일찍 가서 일찍 돌아오는 게 좋잖아.”나유성은 방금 전 신은지가 머뭇 거렸던 모습을 보고 바로 눈치를 챈 것이다.“그럼 먼저 가서 짐 쌀게.”초반부터 저녁에 가고 싶어 했기 때문에 그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았다. 나유성이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서랍에서 열쇠를 하나 꺼냈다.“가자, 데려다 줄게. 짐 다 챙기면 바로 공항으로 가자, 어차피 나도 가야 돼.”두 사람은 같이 회사에서 나왔다. 그들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박태준도 일 처리를 다 끝내고 나왔다.저번 일 때문에 프로젝트 부서에는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박태준이 입을 열기도 전에 먼저 말했다.“대표 님이랑 은지 씨는 공항으로 가셨습니다.”방금 전 나 대표와 부 팀장이 서로 업무를 보고하는 와중에 출장 관련해서 이야기를 들었다.“공항이요?” 박태준이 직원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스무 살 젊은 여자 직원이 어떻게 그의 눈빛에 당할 수 있을까. 여자 직원은 눈을 바로 내리깔았다.“남포시에 유명한 거리에 간다고 했어요. 옛 시대 컨셉으로 요즘 SNS에서 많이 언급 되는 거리라고 합니다.”사실 평범한 직원이 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두 사람 만 가는 겁니까?”“두 사람이 먼저 저녁에 출발하고, 나머지 부원들은 내일..”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태준은 어두운 표정을 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젊은 여성 직원은 자신의 심장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역시 이런 드라마 같은 관계에 평범한 자신은 어울리지 않는다, 눈빛 하나만으로도 자신을 굴복 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더욱 크게 와 닿았다...비행기가 남포시 국제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밤 12시가 지났다. 나유성은 피곤해 보이는 신은지를 보고 말했다.“너무 늦었어. 지금 가도 사람 별로 없을 것 같아. 오늘은 호텔에 가서 쉬다가 내일 다른 부원들 도착하면 같이 가보자.”신은지는 시간을 확인했다. 공항에서 다시 목적지까지 또 한참을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현장 답사는 어렵다.

    Last Updated : 2024-02-29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254화 반응도 속도도 다 모자란 사람.

    나유성은 제일 먼저 신은지가 이상하다는 점을 눈치챘다. 그녀가 어딘가로 뛰어가려고 할 때,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았다.“왜 그래?”한편, 신은지의 시선을 느끼고 진영웅이 다급하게 말했다.“사모님께서 대표님을 보신 것 같습니다.”몰래 훔쳐보고 있어서 그런지 긴장감이 두 배가 되었다. 박태준이 눈살을 찌푸렸다.“아니, 날 본 게 아니야.”이어서 신은지가 나유성의 손을 뿌리치더니 어딘가로 뛰어갔다. 박태준은 진영웅에게 지시를 내렸다.“잡아.”나유성은 잠시 멈칫하더니 신은지를 쫓아갔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 탓에 신은지의 모습이 인파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한편, 신은지의 시선은 계속 어딘가에 꽂혀있다. 얇은 몸, 여자는 키가 165 정도로 느껴졌다. 물고기처럼 인파 속으로 들어가다가 다시 또 얼굴을 드러냈다, 여자의 손에는 옥팔찌가 끼워져 있었고 전통 의상을 입고 있었다. 신은지의 모친이 죽기 전, 저 여자가 종종 자신의 집에 찾아왔던 기억이 있다. 그녀는 자신의 모친과 여자가 정원에 앉아 반나절 내내 이야기를 하는 모습을 본 적 있다. 두 사람은 사이가 무척이나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나 씨 집안 등등 왕래가 적어지면서 여자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모친의 장례식에도 찾아오지 않았다. 인파 속으로 여자의 모습이 사라졌다. 신은지가 헤매고 있을 때, 다시 또 모습을 드러냈다. 여러 번의 반복 끝에 두 사람은 인파에서 빠져나왔다. 외곽으로 나와서 시끄러운 소리는 뒤로 사라졌다. 더 앞으로 가자 아주 작은 주차장이 보였다. 백열등 두 개가 자리를 비추었다. 거리에 사람이 제일 많은 시간이라 나가는 차도 없고 들어오는 차도 없기 때문에 유난히 더 조용했다.여자는 주차장 안쪽 깊은 곳으로 걸어갔다. 신은지는 속도를 늦추고 고민에 빠졌다. 따라가면 모친과 연관된 내용을 들을 수 있지만 자칫하면 위험에 빠질 수도 있다. 특히 여자가 차 안으로 들어가도 차가 출발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의심이 들었다.그녀는 돌아가

    Last Updated : 2024-02-29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255화 비밀번호는 생일날짜.

    신은지가 “안 해.” 라며 답했다. 지루한 일에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진 않았다. “그럼 나랑 밥 먹으러 가자.”“...”신은지는 습관적으로 핸드폰을 꺼내려 주머니를 뒤졌다. 나유성에게 안부 전화 라도 하려 했지만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그녀는 그에게 손이 잡혔을 때 핸드폰이 들었던 가방도 같이 잡히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두고 왔던 기억이 떠올랐다.한편, 나유성은 거리에서 신은지를 찾고 있었다. 그의 뒤로는 진영웅이 계속 따라다니고 있다.“나 대표님, 저희 대표님께서 방금 문자 주셨습니다. 사모님께서 놀라신 것 같아 먼저 호텔로 돌려보내셨다고 합니다.”나유성이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진영웅을 바라보았다._x000B_“박태준이 일부러 그런 거예요?"진영웅이 손사래를 쳤다.“아니요, 그럴 리가 있겠습니다. 저희 대표님도 사모님을 따라간 것뿐입니다. 게다가 그런 사람이 었다면 대표님께서는 사모님 직접 앞에서 데려갔을 겁니다. 그리고 뒤에서 몰래 쫓아오지도 않았겠죠.”“그쪽 대표랑 은지는 이미 이혼했어요. 함부로 사모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자칫하면 이미지에 타격이 갈 수 있습니다. 뒤에서 억울하게 손가락질 받을 수도 있습니다.”나유성은 차가운 얼굴을 한 채 말했다. 그리고 거리 주변에서 택시를 타고 자리를 떴다. 진영웅은 머쓱 거리며 코를 만지작거렸다. 사람이 할 짓이 못 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다른 한 편.박태준이 손목 시계를 가리켰다.“10분 다 됐어. 내가 이겼어, 같이 밥 먹으러 가자.”신은지는 못마땅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에게 잡힌 손을 들어 보였다.“네가 억지 부린 거야.”“방금 전에 널 구해준 대가로 같이 밥이라도 먹어 줄 수는 있잖아.”“망상에 도움 되는 학원이라도 다니는 거야? 방금 전은 위험하지도 않았어, 뭘 구해줬다고 그래?”“인적도 드물고 깜깜했어. 어쩌면 내가 상대보다 발이 더 빨라서 일 수도 있어. 내가 조금만 늦었어도 나한테 따지기는커녕 꽁꽁 묶

    Last Updated : 2024-02-29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256화 퉁치자.

    신은지는 박태준이 배가 부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토할 정도로 배가 불렀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음식이 목까지 차오르고 나서야 말을 꺼냈던 그의 모습이 미련하기 그지없었다. 그녀는 박태준의 곁으로 다가가려고 하다가 편의점으로 몸을 돌려 물을 샀다.편의점에서 나왔을 때, 박태준은 이미 거사를 끝낸 뒤였다. 그는 괴로운 표정으로 자리에 서 있었다.신은지가 그에게 물을 건넸다.“미안, 배부르면 말하지 그랬어. 억지로 먹을 필요는 없었잖아.”박태준은 물을 건네받고 먼저 입을 헹구었다. 그제야 천천히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가 목을 젖히자 길고 선명한 라인이 생겼다. 움직이는 목젖, 살짝 풀어진 셔츠 사이로 보이는 쇄골이 거리의 불빛과 검은 하늘 덕에 더 조화로워 마치 한 폭의 그림 다웠다.신은지는 그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방금 전 그가 했던 말이 뇌리에 스쳤다. 그의 말대로 자신이 항상 무슨 일에 처했을 때, 곁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저번에 사채업자들한테 납치당했을 때도 마지막에는 박태준이 나타나 자신을 구했었다.분명 마음속에 다른 이를 품고 있다는 사실과 상대방의 차가운 태도에도 좋아하는 마음이 생겨났는지 대충 이해하기 시작했다.우월한 외모를 제외하고 그는 신은지의 인생이 제일 절망스러울 때 나타난 한 줄기 빛이었다. 박태준은 그녀에게 도망치지 않아도 되는 안정적인 삶을 가져다주었다. 동시에 꿈도 쫓게 해주었다. 사람이 금전적인 여유가 없을 때는 꿈이나 사랑은 사치라고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당시에 문화재 복원으로 돈을 벌기도 했지만 어느새 빌린 돈의 이자가 몇 배 이상으로 불어 나고 말았다. 만약 그때 박태준이 없었다면 자신은 아마 동남아 또는 먼 곳으로 떠나 숨어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유흥업소에서 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박태준이 뚜껑을 닫고 차분하게 말했다. 결코 당연하다는 뜻은 담겨있지 않았다.“네가 마음 아파하는 모습을 보고 싶기도 해서 말이야.”박태준의 돌

    Last Updated : 2024-02-29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257화 강아지 이름은 박태준.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박태준이었다. 얼마나 앉아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옷은 갈아입지 않은 것처럼 보였고, 혼자서 가만히 앉아있었다. 손에는 유리 컵을 쥐고 있고, 주황색 빛의 술이 불빛에 반사되어 그의 손이 반짝거렸다. 동시에 뛰어난 외모, 몸매, 분위기 심지어 값비싼 옷차림새에 주위의 이목을 끌었다. 호텔 바에는 그쪽 부류의 여자 손님이 많았다. 그들은 섹시, 청순, 보수적이거나 카리스마 등등 여러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같이 앉아서 이야기를 하거나 술잔을 들고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또는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의 곁으로 가서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신은지는 바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성사가 된 커플이 손을 잡거나 서로 껴안으며 나가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다. 그중, 자신의 뒤에 앉아있던 사람도 포함이다.가까이에 있었던 터라 뒤 테이블에서 나눈 대화가 들릴 수밖에 없었다. 상대방은 처음부터 여자와 ‘사랑’ 에 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 모습은 마치 서로가 첫눈에 반한 것 같은 착각을 가져다주었다.하지만 대화 속에는 ‘돈을 줘야 그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라는 암시가 들어 있었다.마침 신은지가 박태준을 보고 있을 때, 여자 한 명이 술잔을 들고 그에게 향했다. 그의 주위로 다음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여러 시선이 느껴졌다. 여자는 하얀 긴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전예은이 갖고 있는 옷과 똑같은 옷이었다. 박태준의 앞으로 다가가서 의자를 빼려고 하자 그의 쌀쌀맞은 말투가 들려왔다. “돈 없어.”여자의 얼굴에는 민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당황스러운 나머지 한참 뒤에 겨우 입을 열었다. “오빠, 너무 겸손 하신 거 아니에요? 걸치신 옷만 해도 서민이 평생 일해도 못 사는 옷이잖아요. 그리고 저는 단순히 오빠가 마음에 들어서 제 발로 찾아온 거뿐이에요.”그녀들은 모두 돈이 많은 고객을 접대한다. 그 덕에 명품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진정한 부자는 크게 로고가 박힌

    Last Updated : 2024-02-29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258화 하룻 밤에 얼마야.

    신은지가 일어나자 나유성도 같이 일어났다.“데려다줄게.”"아니에요, 대표님. 어차피 바로 밑이라서 위험하지도 않아요.”신은지는 한진우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아마 나유성과 자신을 이어주려고 했던 것 같았다. 오해 일 수도 있지만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상대방을 위해서라도 확실하는 게 좋다. 입으로는 거절해도 행동으로 거리를 두지 않으면 상대는 계속 헛된 희망을 가지게 된다. 감정은 때로 혼자 진화하기도 한다. 상대방의 애매한 행동을 잘못된 암시로 받아들여 점점 깊어질 수 있다.감정은 마치 낚시와 같다. 미끼를 너무 많이 주면 물고기는 더 이상 물지 않는다. 3분의 1정도 배를 채우고 냄새만 맡게 해야 물고기를 계속 낚을 수 있다. 신은지는 자신이 감정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눈치다. 안타까운 점은 그녀가 진지한 연애를 하기도 전에 이미 큰 상처를 받고 말았다는 것이다.나유성은 굳건한 그녀의 태도에 데려다 주지 않기로 했다. 살짝 취한 것뿐이고, 주위에는 감시 카메라가 많았기 때문에 안전했기 때문이다.그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알겠어, 그럼 영상통화 라도 하자. 방 도착하면 끊어.”나유성은 한심한 자신의 모습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남자의 본능이 나올 수밖에 없다.신은지의 말을 따른 이유는 다름 아닌 그녀를 위해서다. 다른 사람이 오해하지 않았으면 하는 그녀의 마음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신은지가 거절하려고 하자 나유성이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다른 뜻은 없어. 그냥 안전하게 방으로 들어가는 것까지만 보여주면 돼. 그것도 안되면 내가 직접 데려다주는 수밖에 없어.”“...고마워.”거절하려고 해도 상대방이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박태준이 두 사람을 계속 지켜보았다.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한 건지는 모르지만 두 사람의 행동을 미루어 어느 정도 눈치를 챈 상황이다.박태준이 “여자들은 다

    Last Updated : 2024-02-29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259화 큰 사고 났을 거야.

    그의 표정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그대로 발을 들어 남자의 아랫부분을 밟았다. 초반에는 힘을 쓰지 않은 것 같지만 좌우로 움직이면서 밟히자 힘이 더욱 실어져서 찢어질 듯한 고통을 느꼈다.눈앞에 있는 남자는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이었다. 일말의 동정심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우아해 보였다.그는 잔인함과 거리가 먼 표정을 짓고 있다. “아..”좁은 공간에서 돼지 멱따는 소리가 울렸다. 여자인 신은지 마저도 그의 모습에 다리가 후들거렸다. 남자는 자신의 또 다른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발버둥을 쳤지만 어떻게도 벗어 날 수 없었다. 남자의 비명 소리는 내려가는 내내 계속되었다.“띵.”엘리베이터가 그들이 누른 층에 도착했다. 신은지는 문이 다 열리기도 전에 몸을 옆으로 돌려서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두 다리가 땅에 올라가고 나서야 긴장감이 풀렸다. 그녀는 엘리베이터가 곧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금속으로 되어 있는 내부에 움푹 파인 곳을 보면 박태준이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박태준, 그만하면 됐어.”계속 밟다 가는 터질 수도 있다. 그가 징역살이를 하게 되면 교도소를 방문해야 하는 귀찮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박태준이 물었다.“지금 저 남자 편드는 거야?”“아니. 네가 고소 당할까 봐 걱정하는 거잖아. 과잉방위로 잡힐 수도 있잖아.”신은지가 감시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까딱거렸다. 박태준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더니 코웃음을 쳤다.“빨리 도망치지 않았으면 네 말을 믿었을 지도 몰라. 교도소로 보러 오기 싫은 거야, 아니면 나중에 남친 사귀기 힘들 것 같아서 그런 거야?”“...”그는 그녀의 생각을 꿰뚫어 본 것 같았다. 하지만 직설적일 필요는 없지 않은가.아무 말도 하지 않는 신은지의 모습을 보고 그의 미소가 한층 더 차가워졌다. 이어서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남자의 옷 목덜미를 끌고 신은지의 앞으로 던졌다.“미안하게 됐네.”남자는 처량한 모습으로

    Last Updated : 2024-02-29

Latest chapter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53화 미안하다

    정민아는 팔짱을 끼고는 고연우가 들고 있는 꽃을 무심하게 훑어보았다.“연우 도련님, 이건 또 무슨 의미야?”“공 비서가 오늘이 여성의 명절이라고 했어.”“그래서?”주위는 조용하고 잔잔한 음악 소리가 문을 통해 희미하게 들려왔다.고연우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정민아, 우리 이혼하지 말자.”너무 진부한 이야기였다. 정민아는 더 이상 이 주제를 논의할 의욕조차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책상 위 담뱃갑을 더듬었다. 옆의 재떨이엔 얇은 층으로 쌓인 담배꽁초가 있었고 그 중 절반 이상이 정민아가 피운 것임을 립스틱 자국이 말해주고 있었다.고연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정민아가 담배를 피우는 걸 싫어하면서도 막지 않았다.얇게 피어오르는 연기가 정민아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담뱃불은 희미하게 밝아졌다가 사라지며 그녀의 눈을 비췄다. 그 순간, 눈 속의 차가운 무관심이 한층 누그러져 보였다. 은빛 실처럼 가늘게 펴지는 연기 너머로 정민아는 당당하고 제멋대로 미소 지었다. 그리고 정민아가 그렇게 웃을 때마다 고연우는 어김없이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다음 순간 정민아가 말했다.“고연우, 너 이상한 거 아니야?”“그렇지. 이상하지 않았다면 여기 서 있지도 않았을 거야.”고연우는 소매를 걷어 올리며 손목시계를 가리켰다.“시간 됐어. 레스토랑으로 가자. 예약해 놨어.”정민아는 이미 샘플 수정으로 지쳐 있었는데 고연우의 집요함이 정민아를 더욱 짜증 나게 했다. 고연우의 고급스러운 코트가 눈에 들어오자 정민아의 머릿속에 문득 나쁜 생각이 스쳤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꽁초를 그의 코트에 대고 눌렀다.‘치...’불꽃이 꺼지면서 연기가 피어오르자 타는 냄새가 코트에서 퍼져 나왔다.정민아는 차가운 얼굴로 꺼진 담배꽁초를 옆의 쓰레기통에 던졌다.“꺼져.”고연우는 자신이 입고 있는 코트의 타는 자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민아의 손을 잡았다.“이 코트는 가격이 6자리 숫자야. 디자인에서 완성까지 3개월이 걸렸어. 나와 저녁 정도는 함께 먹어줘야 하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52화 살인자

    고연우는 벨트를 풀며 말했다. 남자는 원래 이런 상황에서 승부욕이 강해지기 마련인데 특히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그 감정이 더욱 크게 드러났다.“그런 암흑 같은 분위기는 우리 상황과 맞지 않아.”정민아는 원래 고연우에게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 어둠 속에서 고연우는 마치 사나운 짐승처럼 보였을 것이니 고연우에게 흥미를 느끼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었다.정민아는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고연우는 옷을 반쯤 벗었고 단단한 근육이 팽팽히 긴장되었으며 술기운에 물든 피부는 은은한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었다.공기 중에는 얼굴을 붉히게 만드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마치 곧 무언가가 터질 듯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가끔 고연우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정민아가 말했다.“요즘 운동 안 했어?”고연우는 어이없었다.“?”정민아는 손바닥을 고연우의 가슴 아래쪽에 대고 살짝 눌러보았다. 그러고는 평가하듯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근육이 좀 줄었네.”“...”정민아는 마치 중대한 결정을 앞둔 사람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확신에 찬 눈빛으로 고연우를 응시했다. 고연우는 모른 척하려 했지만, 결국 그녀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는 옷을 다시 입고 정민아의 손을 자기 몸에서 조심스레 떼어내더니 문을 향해 나가며 화가 난 듯 정민아를 한번 매섭게 쳐다보았다.“네가 이겼어.”완전히 흥미가 사라졌다....며칠 동안 고산그룹 대표실이 있는 층은 숨조차 크게 쉴 수 없을 만큼 무거운 분위기에 짓눌려 있었다.공민찬이 급한 서류 묶음을 들고 고연우에게 사인을 받으려 일어서던 순간, 엘리베이터에서 소리가 났다. 그때 최민영이 가방을 들고나와 미소를 지으며 공민찬에게 인사를 건넸다.“공 비서님.”공민찬은 다가서며 말했다.“최민영 씨.”최민영은 사무실 쪽을 가리키며 물었다.“연우 씨 사무실에 있나요?”“최민영 씨, 잠시만요”공민찬은 그녀를 막아섰다.“대표님께서 지금 바쁘십니다. 우선 접대 실에서 잠시 기다리시는 게 어떨까요?” “...”최민영은 눈썹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51화 전에 흥미가 없었던 건 불을 켜지 않아서야

    고연우는 짜증 내며 핸드폰을 테이블에 던지더니 미간을 꾹꾹 눌렀다. “나가세요. 나중에 송씨 아주머니한테 작업복 하나 달라고 하세요.”“도련님, 혹시 어디 불편하세요?”하린은 우유를 들고 테이블 앞으로 다가갔다. “저 예전에 마사지도 배운 적 있는데, 제가...”“그만 나가.” 고연우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의 손을 피하다가 우유를 엎지르고 말았다. 우유가 쏟아지며 더럽혀진 셔츠를 내려다보며 그는 얼굴은 굳어진 채 입술을 오므렸다. 한참 후에야 한 마디 내뱉었다. “사모님께서 보낸 겁니까?”그는 이를 악물고 한 글자 한 글자 뱉어냈다.하린은 고연우의 차가운 눈빛에 그 자리에 굳어진 채 말을 더듬었다. “도련님, 정말로 사모님께 저를 보내셨습니다.”“나가세요. 앞으로 제 허락 없이는 서재에 들어오지 마세요.” 하린은 금수저 남편을 찾기 위해 가사 도우미로 취직했다. 이를 위해 매니저에게 봉투까지 건넸지만 고연우의 사늘한 태도에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품지 못했다. 서재를 나오자마자 난간에 기댄 채 그녀를 쳐다보는 정민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사모님...”하린은 갑자기 발걸음 멈추더니 애써 태연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불순한 의도를 품었던 그녀는 사모님을 보면 본능적으로 불안했다. “도련님께서 드시지 않았어요...”비록 정민아의 표정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지만 하린은 괜히 자신을 평가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마침 정민아가 입을 열었다. “그럼 몇 번 더 가져다주세요.”하린은 정민아의 말에 담긴 뜻을 단번에 눈치챘다.그녀는 자신이 잘못 이해한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도대체 어떤 재벌 부인이 자신의 남편에게 여자를 찾아주는 걸까? 설사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돈이면 충분할 텐데, 그러다 사생아라도 생겨 상속 분배에서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면 어쩔 생각인지.’그녀는 다시 한번 확인했다. “도련님께서 송씨 아주머니한테 익숙해졌는지 저를 좀 꺼리시는 것 같아요. 아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50화 우유를 가져다주다

    다음 날.정민아와 사연희는 쇼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아야...”주소월이었다. 사연희는 정민아의 과거에 대해 완전히 알지는 못했지만 주소월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세상에 자식을 챙기지 않는 엄마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설령 절친이라도 남의 가정사에 깊이 개입하기는 어려웠다. 그녀는 노트북을 들고 일어나 말했다. “초대장 몇 개 빼놓고 못 보낸 것 같은데, 금방 보내고 올게. 쇼에 관한 건 나중에 다시 얘기해.”그녀는 주소월을 흘끗 쳐다보고는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돌아섰다. 정민아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주소월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그녀는 어젯밤에 충분히 더 이상 정씨 가문과 연관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생각했지만 주소월이 여전히 찾아올 줄은 몰랐다. “오늘 밤에 연회가 있는데, 같이 가겠니?” 정민아가 거절할까 봐 주소월은 서둘러 한 마디 덧붙였다. “너희가 쇼를 열잖아? 오늘 밤 연회에 너와 같은 나이의 사람들이 많이 올 거야. 잠재 고객을 몇 명 발전시킬 기회가 될 수도 있어.”“지금 그 무리에서 잠재 고객을 발전시키라는 말씀이세요?”그녀와 최민영의 갈등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집안이 최씨 가문보다 못한 사람은 그녀에게 다가가는 것을 꺼렸고 반면 집안이 최씨 가문보다 좋은 사람은 고아 때문에 굳이 적을 만들 필요도 없었다. 주소월은 정민아가 당했던 일을 떠올리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민아야, 미안해. 엄마가 너를 데려오긴 했지만 제대로 돌보지도 못하고 너한테 이렇게 상처만 줬네...”“미안해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제가 고맙죠. 저를 정씨 가문으로 데려와 줘서 고마워요. 그 마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줘서, 그리고 또... 그 미친놈으로부터 구해줘서 고마워요.”마치 세월의 흔적을 덮은 한 자루의 칼처럼 서서히 그녀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민아야...” 주소월은 울먹거리며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처음 그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9화 입원

    정민아는 문을 열고 지친 몸으로 가방을 내려놓았다. 신발을 갈아신던 중 슬쩍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을 보았다.“아주머니, 제가 전화드렸잖아요. 저녁 먹고 온다고, 왜 이렇게 음식을 많이 차렸어요?”송씨 아주머니는 2층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도련님께서 아직 저녁을 드시지 않으셨습니다.”고연우라는 말을 듣자 정민아는 더 이상 묻지 않고 뻐근한 목을 주무르며 2층으로 올라갔다. “아, 그렇군요.”“아가씨...”송씨 아주머니가 망설이며 그녀를 불렀다. “도련님께서 아가씨가 돌아오시면 같이 식사하자고 불러달라고 하셨습니다.”“제가요?” 정민아는 걸음을 멈추고 의아해하며 돌아봤다. “왜요?”“도련님께서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셨는데... 두 분 혹시 싸우신 거 아닌가요?”“그 사람이 기분이 안 좋다고 제가 달래줘야 하나요? 그럼 왕자님, 저녁 드세요라고 말이라도 해야겠네요?” 정민아는 피식 웃더니 입가에 맴돌던 웃음이 갑자기 사라졌다. “먹든 안 먹든 마음대로 하라고 하세요. 먹기 싫으면 굶으면 되죠.”송씨 아주머니는 시선을 정민아 뒤쪽으로 옮기더니 표정이 조금 일그러진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 도련님...”정민아가 뒤돌아보자 고연우는 난간에 기댄 채 냉랭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방금 샤워를 끝냈는지 머리가 약간 젖어 있었고 외출복을 입고 있었다. 몸에 딱 맞는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은 채 단추는 몇 개 풀려 있었고 옷자락은 허리선에 맞춰 깔끔하게 넣었다. 넓은 어깨, 잘록한 허리에 긴 다리를 뽐내며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배경처럼 흐릿해 보이게 만들었다.고연우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같이 저녁 먹자.”사실 그는 조금 더 튕기고 싶었지만 계속 자존심을 부리다 이 무심한 여자는 그냥 가버릴 것 같았다.정민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난 이미 먹었어.”“네가 장소 문제를 해결하라고 해서 해결해 줬더니, 겨우 도시락 하나 사주는 거냐? 정민아, 너 정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8화 다른 건 안 될까

    “난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한 적 없어.”정민아가 웃으며 고개를 옆으로 하자 덜 말려진 머리카락이 한쪽으로 치우치며 하얗고 맑은 어깨가 그대로 드러났는데 그 위에는 물방울까지 맺혀있어 고연우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그 어떤 뜨거운 것이 가슴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고 방안에 가득 찬 정민아의 향기가 그림자마냥 고연우의 주변을 맴도는 탓에 고연우는 흐릿해져 가는 정신을 부여잡으려 주먹을 말아쥐었다.술기운이 뒤늦게 밀려오는 것인지 아니면 저 고혹적인 자세 때문인지 고연우는 머리가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그에 정민아는 문을 열고는 손님을 배웅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내가 불편해지면서까지 다른 사람한테 맞추긴 싫거든. 그러니까 일단 최민영부터 죽이고 와서 사랑 타령해.”“... 다른 건 안 될까?”“다른 거 뭐?”정민아의 산만한 시선이 고연우의 몸에 머물렀다. 사람이 아니라 상품을 보는 듯 곳곳을 훑어보고 있었다.“너한테 나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한 뭐 다른 게 있긴 해?”상처가 되는 말은 아니었지만 모욕적인 말임은 틀림없었다.하지만 웃긴 건 정민아의 말에 고연우가 고개를 숙여 제 몸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아무리 봐도 돈과 권력 외에는 정민아가 관심을 가질만한 게 없어 보이는 듯한 몸에 고연우는 고개를 들더니 그래도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그 기생오라비보다는 내가 더 잘생겼어.”정민아가 혹여 듣지 못할까 봐 고연우는 기생오라비라는 단어에 더 힘을 주며 말했다.어려서부터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던 고연우는 저에게도 이렇게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어필하는 날이 올 줄 꿈에도 몰랐었다.하지만 정민아는 관심 없다는 듯 입꼬리를 움직이며 말했다.“얼굴 자랑 말고 가서 약이나 좀 사지 그래? 내가 너에 대한 흥미는 약의 자극을 받아야만 생길 것 같거든.”머리에 누가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이 아까의 설렘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도 입안에는 분노 가득한 험한 말들이 서러움과 함께 맴돌고 있었다.“넌 앞으로 그냥 말을 하지 마.”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7화 안 해봤잖아

    고연우의 질문에 정민아는 사실대로 대답했다.“대학 때 후배.”그 말에 고연우는 아까 정민아를 보던 임우빈의 이상한 눈빛을 떠올리며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물었다.“쟤가 너 좋아해?”“응.”“...”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인정을 해버리는 정민아에 말문이 막혀버린 고연우는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너 저렇게 기생오라비 같은 놈 좋아했었어?”정민아의 성격 때문에 좋아하는지 아닌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임우빈한테 유난히 관대한 것만은 보아낼 수 있었다.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정민아 앞에서 주책맞게 떠들어 댄 게 자신이었다면 정민아는 진작에 제 머리를 비틀어 화분으로 삼겠다고 협박했을 것이다.정민아는 언짢아 보이는 고연우를 보며 말했다.“기생오라비 같은 게 아니라 어린 거야. 턱선이 당신처럼 뚜렷하진 못해 그래서. 그리고 뒤에서 다른 사람 험담하는 건 격 떨어지는 일이야, 고연우 도련님.”고연우 도련님이라는 단어에 올라가는 억양을 붙인 게 아무리 봐도 조롱 같았던 고연우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턱선이 나보다 뚜렷하지 못하고 어려서 그렇다고? 그럼 뭐 나는 늙었다는 소리야? 그리고 내 앞에서 내 아내를 탐내는 데 내가 얼마나 격을 차려야 한다는 거지? 난...”고연우는 간신히 튀어나오려는 험한 말을 참아냈다.“곧 이혼할 건데 뭘.”“꿈 깨.”혈관 속에서 불꽃이 튀기는 것 같은 느낌에 원래도 나빴던 기분이 더 완벽히 잡쳐버린 고연우는 정민아를 노려보며 말했다.“난 이혼에 합의 안 할 거니까 그런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리 사이에 사별은 있어도 이혼은 없어.”고연우의 말에 정민아가 문고리를 잡아 내리며 대꾸했다.“그럼 아직 살아있으니까 납골함이라도 직접 골라. 귀신 돼서도 네가 직접 고른 집에 있으면 기분이라도 좋겠지.”“정민아, 너...”고연우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눈앞에서 문이 “펑” 소리를 내며 닫혀버린 탓에 하마터면 거기에 얼굴을 맞을 뻔한 고연우는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누가 이딴 식으로 짜증을 내고 들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6화 쟤는 누구야

    말을 안 하고 앉아있는 정민아에 기사는 정민아가 슬퍼하는 줄로 알았지만 그렇다고 한낱 외부인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 답답한지 기사는 의자에서 앞뒤로 움직이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진심으로 좋아하면 시험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솔직하게 알려줘야죠. 이런 식이면 남자는 점점 더 밀려날 수밖에 없어요. 모든 남자들이 저런 여자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저런 여자의 유혹을 당해낼 남자도 없어요.”“저도 남자예요, 믿어도 좋아요.”끊임없이 말하는 기사가 귀찮았는지 정민아는 고개를 돌리며 짧게 대꾸했다.“응, 믿으니까 출발해 빨리.”정민아가 고연우를 시험하는 건 그가 저를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주 씨 집안 간의 계약이 성사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서 그랬던 건데 지금 보니 이 길은 이미 글러 버린 것 같았다.임우빈은 한 손으로 좌석 등받이를 당기며 고개를 돌려 정민아를 바라보며 그 나이대 특유의 당찬 표정을 하고 말했다.“저렇게 양옆에 여자나 끼고 다니면서 여러 사람 홀려대는 남자는 믿음직스럽지 못하잖아요. 누나 관심을 받을 자격도 없죠. 저는 어때요?”임우빈은 제 이두근을 자랑하며 말했다.“젊고 잘생긴 데다가 체력도 좋고 무엇보다 일편단심이에요. 누나 말곤 아무도 안 봐요, 길가는 암컷 강아지한테 눈길 안 줄 자신 있는데.”“... 너희 엄마는 네가 자기보다 몇 살이나 많은 여자를 집안 며느리로 들이려 한다는 사실 아니?”정민아의 말에 임우빈은 툴툴대며 대답했다.“많이는 아니죠, 고작 세 살인데. 오버는 하지 말죠. 그리고 내가 정말 누나를 집에 데려가면 우리 엄마는 엄청 좋아할걸요. 적어도 앞으로 두 세대는 미모는 보장할 수 있으니까.”임우빈은 정민아의 대학교 후배였는데 1학년 때 운동장에서 정민아를 처음 본 순간 그녀에게 반해버려 결혼하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제대로 들이대 보지도 못하고 정민아가 퇴학을 해버리는 탓에 겨우겨우 수소문해서 정민아가 있다는 경인시까지 와서 대학원을 다니고 여기서 취직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5화 약점을 잡아서 하는 협박

    사연희는 잔뜩 감동한 얼굴로 정민아를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우리 가게 때문에 민아 씨만 고생했네요.”안 그래도 하룻밤 사이에 노 대표님의 생각을 바꿀만한 둘레의 허벅지를 찾는 건 너무 힘든 일인 것 같아 시간이 촉박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알고 보니 그 시간은 그저 노 대표님이 술을 깨기 위한 시간이었다.사연희가 오해한 걸 알아차린 정민아는 해명하기도 귀찮아져 그냥 사연희를 데리고 나가려 했는데 그때 공민찬이 나오면서 말했다.“고 대표님, 방금 룸까지 다 확인했습니다. 사모님의 머리카락 한 올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주위의 공기는 순식간에 어색해졌다.고연우는 공민찬을 흘겨보며 언짢은 듯 말했다.“너만 입 달렸어?”“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소릴 했네요.”공민찬은 사과 하나는 빨리하며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그런데 사모님께 말씀은 하셨어요?”“...”“대표님, 계속 이런 식으로 하시면 사모님 마음 못 돌려요. 사모님이 최민영 씨한테 괴롭힘 당할까 봐 문 앞에 사람까지 세워서 지키시면 뭐해요, 이런 건 대표님이 말씀 안 하시면 사모님은 영영 모르실 텐데요. 그럼 감동도 못 받으실 테고 사모님이 감동하지 못하시면...”그런 공민찬을 보던 사연희는 주먹을 말아쥐며 입술을 깨물더니 정민아에게 귓속말을 했다.“안 되겠어, 나 여기 더는 못 있겠어.”밖으로 나가기 전 사연희는 한 번 더 공민찬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사연희가 만약 공민찬처럼 말 많고 사실만 얘기하며 아픈 데를 콕콕 찌르는 비서를 뒀다면 얼마 참지 못하고 짜증을 냈을 텐데 무표정으로 듣기만 하는 고연우를 보니 허벅지 대표님의 성격은 꽤 차분해 보였다.“입 다물어.”그 차분한 고연우도 더는 듣기 싫었는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공민찬 손에 들려있던 차 키를 뺏어 들고는 정민아를 보며 말했다.“가자.”“응.”정민아의 대답을 들은 고연우의 발이 허공에 잠시 머물렀다가 한참 만에 땅에 닿았다.정민아의 조롱 섞인 거절이거나 분노는 너무나 익숙하고 오히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