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48화 혈기왕성한 나이

박태준은 행동을 멈췄고 슬퍼 보이는 모습이었다. 신은지의 어깨에 턱을 기댄 채 억울한 감정이 은은하게 묻어있는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키스하는 게 싫어? 하긴 날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키스하는 걸 좋아할 수 있겠어.”

“......”

박태준이 이렇게까지 취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전에도 취한 적은 있었지만 오자마자 쓰러져 잠에 들었고 대화는커녕 용마마가 와도 깨우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녀가 말이 없자 박태준도 아무 말 없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짧은 평화가 느껴졌다.

하지만 이런 순간도 잠시, 남자는 셔츠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그럼 키스는 안 할래. 우리 하자.”

신은지가 아무리 무뎌도 ‘하자’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아들을 수 있었고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침대로 올라가, 이렇게 서있는 것도 불편하잖아.”

분명 많이 취해있던 박태준은 침대가 어디 있는지도 알고 있었다. 침대로 걸어갈 때 신은지를 끌어안고 가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녀가 도망이라도 갈까 두려웠다.

침대 옆으로 간 박태준의 몸은 완전히 힘이 빠졌고 신은지를 끌어안은 채 침대에 쓰러졌지만 그녀의 몸에 완전히 드러눕지 않도록 몸에 힘을 주며 버텼다.

두 개의 단추만 남은 셔츠가 그의 움직임을 따라 흘러내리며 탄탄한 가슴근육과 복근이 드러났다. 박태준의 모습과 몸으로 호스트바에 가면 거액의 돈을 받을게 분명했고 부잣집 마님들이 서로 가지려고 할만한 모습이었다.

박태준은 몸을 숙인 채 그녀에게 다가갔고 진한 술 냄새가 밴 숨결이 그녀의 얼굴에 닿았다. 신은지는 침대 위에 있던 큰 토끼 인형을 가져다 그에게 안겨주고는 틈새로 기어 나왔다.

거실 탁자 위에 있던 그녀의 라면은 완전히 불었고 두 배로 불어버린 면발은 식욕이 사라지기에 충분했다.

신은지는 어두운 표정으로 침대 위에서 토끼 인형을 껴안고 혼잣말을 하는 박태준을 바라보았다. 박태준만 만나면 정말 운이 더럽게도 없었다, 집에 있는 마지막 라면이었는데.

그녀는 핸드폰으로 배달을 시켰다. 그러고는 방에 들어가 박태준의 핸드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