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린은 마음이 급했다. 전화기 반대편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다.“엄마, 엄마! 듣고 있어? 이제 어떡해?”“그 가정부, 살려두면 안 되겠어.”한참 지나자 진주는 음흉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무 일 없다는 듯이 행동해, 서두르지 마. 사람을 붙여. 타이밍이 좋을 때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아람은 회복을 마치고 퇴원했다. 퇴원하던 날, 구만복을 만나기 싫은 백신우를 제외하고는 구씨 가문 식구들이 모두 왔다. 세 사모님마저 해문에서 달려왔다. 가족의 사랑둥이가 마르고 생기가 없는 것을 보자 사모님들은 눈물을 흘렸다.“아가야, 고생했어.”초연서는 제일 감성적인 사람이다. 눈물을 흘려 눈은 복숭아처럼 부었고 아람에게 다가가 안아주었다.“우리 탓이야, 널 지켜주지 못했어. 미안해, 아가야.”“연서 이모, 사과할 사람은 저예요.”아람은 초연서를 껴안았다. 마음도 씁쓸해졌다.“기분이 많이 좋아졌어요? 아빠가 백을 사줬어요? 옷은? 주얼리는? 와, 아빠가 그렇게 인색해요? 아무것도 사주지 않았어요?”“쯧, 셋째 언니는 이런 걸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귀한 식재료와 특산물을 꽤 많이 가져왔어. 한 달 동안 너한테 맛있는 걸 해주며 몸보신해주겠대.”강소연은 유민지의 허리를 안고 웃었다.“네? 제가 산후조리도 아니고, 뼈도 다치지 않았는데, 그럴 필요 없어요!”아람은 연신 손을 흔들었다. 비록 초연서가 한 요리를 먹고 싶었지만 살찔까 봐 두려웠다.‘카약을 몇 바퀴 돌아야 살을 뺄 수 있어!”이때, 길 건너편에서 경주는 쌀쌀한 숲속에 홀서 서서 아람을 쳐다보고 있다. 아람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깊은 눈빛을 떼어낼 수 없다. 오늘 아람이 퇴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중요한 회의를 캔슬하고 달려왔다. 하지만 투명 인간처럼 묵묵히 서서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한 침대에서 자는 부부지만, 지금은 멀리 바라볼 수밖에 없는 꿈이 되었다. 경주는 오랜만에 아람이 예쁘게 웃는 얼굴을 보았다. 아람이 히스테리 하게 소리치고, 심지어 때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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