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의 모든 챕터: 챕터 901 - 챕터 910

1080 챕터

제901화

방영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옷장에 웅크리고 앉아 와인 한 병을 안고 있었다. 큰 충격으로 얼굴이 창백해졌고, 눈은 방금 울었던 것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어떡해, 어떡하지, 이 충격적인 비밀을 누구에게 먼저 말해야 해? 신 사장님, 아니면 구아람 씨?’...효린은 진주를 달래고 방으로 돌아왔다. 진주의 옷을 갈아입혀줄 때 팔에 있던 바늘구멍들을 생각하자 소름이 돋았다. 이제 신광구와 진주는 더 이상 같은 방을 쓰지 않는다. 초연서의 사건 이후, 부부의 불화는 이전보다 더욱 깊어졌다. 같은 침대에 누워 진주의 바늘 자국들을 보면 신광구가 어떤 기분이 들지 정말 알 수 없다. 방 문으로 걸어가던 효린은 방영이 와인 한 병을 들고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안색이 좋지 않았다.“아가씨, 술을 가져왔어요, 디캔딩 해드릴까요?”방영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니, 줘. 여기 지킬 필요 없어.”효린은 술을 집어 들고 곧장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 방영은 문 앞에 멍하니 서 있었고, 옷은 땀에 푹 젖었다. 방으로 돌아간 효린은 술을 마실 기분이 없었다. 진주가 말한 장현중을 생각할수록 두려웠다. 시간을 내서 몰래 정체를 조사해야 할 것 같았다. 효린은 말라버린 팩을 떼고 세수를 한 후 샤워 가운을 벗고 옷장을 열어 잠옷으로 갈아입을 준비를 했다.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고 가슴이 조여왔다. 평소에 데면데면해도 개인 소지품에 대해서는 정말 수호신처럼 미세한 문제도 바로 발견할 수 있다. 분명히 옷장을 건드린 사람이 있을 것이고, 답답한 기운이 느껴졌다. 효린은 진주와 이야기할 때 방 안에서 소리가 났다는 것이 생각났다. 즉시 휴대폰을 꺼내 CCTV 앱을 켰다. 늘 멍청하던 여자가 자기 방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사실 오래전에 설치한 것이다. 효린도 진주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있다. 집에 없는 사이에 가정부들이 물건을 건드릴 것 같았다. 효린은 이를 악물고 CCTV를 보았다. 방에서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방영이 와인을 들고 방으로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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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효린은 마음이 급했다. 전화기 반대편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다.“엄마, 엄마! 듣고 있어? 이제 어떡해?”“그 가정부, 살려두면 안 되겠어.”한참 지나자 진주는 음흉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무 일 없다는 듯이 행동해, 서두르지 마. 사람을 붙여. 타이밍이 좋을 때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아람은 회복을 마치고 퇴원했다. 퇴원하던 날, 구만복을 만나기 싫은 백신우를 제외하고는 구씨 가문 식구들이 모두 왔다. 세 사모님마저 해문에서 달려왔다. 가족의 사랑둥이가 마르고 생기가 없는 것을 보자 사모님들은 눈물을 흘렸다.“아가야, 고생했어.”초연서는 제일 감성적인 사람이다. 눈물을 흘려 눈은 복숭아처럼 부었고 아람에게 다가가 안아주었다.“우리 탓이야, 널 지켜주지 못했어. 미안해, 아가야.”“연서 이모, 사과할 사람은 저예요.”아람은 초연서를 껴안았다. 마음도 씁쓸해졌다.“기분이 많이 좋아졌어요? 아빠가 백을 사줬어요? 옷은? 주얼리는? 와, 아빠가 그렇게 인색해요? 아무것도 사주지 않았어요?”“쯧, 셋째 언니는 이런 걸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귀한 식재료와 특산물을 꽤 많이 가져왔어. 한 달 동안 너한테 맛있는 걸 해주며 몸보신해주겠대.”강소연은 유민지의 허리를 안고 웃었다.“네? 제가 산후조리도 아니고, 뼈도 다치지 않았는데, 그럴 필요 없어요!”아람은 연신 손을 흔들었다. 비록 초연서가 한 요리를 먹고 싶었지만 살찔까 봐 두려웠다.‘카약을 몇 바퀴 돌아야 살을 뺄 수 있어!”이때, 길 건너편에서 경주는 쌀쌀한 숲속에 홀서 서서 아람을 쳐다보고 있다. 아람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깊은 눈빛을 떼어낼 수 없다. 오늘 아람이 퇴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중요한 회의를 캔슬하고 달려왔다. 하지만 투명 인간처럼 묵묵히 서서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한 침대에서 자는 부부지만, 지금은 멀리 바라볼 수밖에 없는 꿈이 되었다. 경주는 오랜만에 아람이 예쁘게 웃는 얼굴을 보았다. 아람이 히스테리 하게 소리치고, 심지어 때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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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윤유성이 구만복의 차에서 내리는 순간 구씨 가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아람은 눈썹을 찌푸렸다.‘아빠는 눈이 높고 거만한 노인인데.’자식들 외에 그 어느 후배도 구만복의 차에 탄 적이 없다. 성주의 후배 중 지위가 제일 높고 제일 영향력이 있는 신경주마저 구만복의 눈에서 차를 같이 탈 자격이 없다. 하지만 이제 윤유성이 구만복 곁에 있으니 깜짝 놀라는 건 당연하다.‘아빠가 윤유성을 차갑게 대했었는데, 이제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됐어?’“아람 씨, 안색이 좋아 보여요. 정말 다행이에요.”윤유성은 다정하게 웃었다. 손에 분홍색 꽃다발을 들고 아람에게 다가가 꽃을 주었다.“퇴원을 축하해요, 아람 씨.”아람은 눈앞에 섬세하게 피어난 다마스크 장미를 바라보며 눈을 깜빡거렸다.“고마워요, 유성 씨.”“아람 씨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에요. 오늘 아침에 특별히 꽃밭에 가서 꺾어 왔어요.”윤유성의 눈은 다이아몬드 같은 정성이 반짝였다.구씨 가문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분위기가 미묘했다.“고마워요, 이럴 필요는 없어요.”아람은 장미를 들고 입을 열었고 다소 흐릿한 눈빛으로 말했다.“아람 씨를 위해 뭐든 할 수 있어요.”윤유성은 아람을 깊이 바라보며 다정함을 숨기지 못했다. 아람은 입을 오물거리며 머뭇거렸다. 노골적인 고백은 손에 든 장미보다 더 열정적이었다.경주는 아람과 윤유성을 바라보며 마른 목구멍에 날카로운 가시가 꽂힌 듯 쓰라리고 아파 피 맛이 느껴졌다. 순간 숨이 막혔다. 구만복이 롤스로이스에서 내려 윤유성과 나란히 서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부자 같았다. 윤유성은 구만복을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구씨 가문에 완벽하게 어울려졌다. 구만복은 웃으며 윤유성의 어깨를 토닥였다.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의 사이는 질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았다.‘짜증 나, 짜증 나. 하지만 내가 가서 뭐해, 구시 가문의 미움을 받아? 아람에게 상처를 줘? 더 이상 상처를 주면 안 돼, 정말.’“풋, 신 사장님이 얼마나 대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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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연적이 약탈혼을 하는 건 봤어도 친오빠가 약탈혼 하는 건 처음 본다. 하지만 백신우는 뼛속까지 미친놈이니 무슨 짓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이봐, 나쁜 남자.”백신우는 경주를 보았다.“만약, 만약이야. 윤유성이 정말 우리 동생이랑 결혼하면, 약탈혼 할 거야?”경주는 가슴이 찔린 듯 통증이 온몸으로 퍼졌다.‘윤유성과 아람의 결혼, 생각도 하기 싫어.’“젠장, 됐어. 너와 윤유성, 둘 다 내 동생을 가질 수 없어! 그럴 가격이 없어!”백신우는 욕을 하며 정말 이상한 질문을 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아람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행복하다면 뭐든 해줄 수 있어요.”경주는 울컥하며 말했다.“그럼 날 도와서 윤유성과 아람을 떨어지게 할 수 있어? 너무 눈에 거슬려!”백신우는 이를 악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경주는 깜짝 놀랐다.“이상한 생각 하지 마.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람을 위해서야. 옆 사람들이야말로 잘 볼 수 있어. 그래서 내가 잘 알아. 저 윤유성이 꿍꿍이를 품고 있어. 아람이 저런 사람과 있으면 당할까 봐 두려워.”백신우는 아람 때문에 걱정이 많다. 경주는 중얼거렸다.‘저도 무서워요.’“힘을 합쳐서 그들을 떨어지게 하자.”백신우는 손가락 마디를 꺾었다. “만약 정말 윤유성과 만나고 싶다면요?”경주가 이 말을 뱉자 가슴이 아팠다.“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당분간은 그럴 것 같지 않아. 아람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어떤 모습인지, 우리 형제들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없어.”말을 하며 백신우는 피식 웃었다. 경주는 마른침을 삼키며 얼굴이 뜨거워나고 죄책감이 들었다. 경주도 아람이 사랑에 빠진 모습을 잘 알고 있다. 한때 불타는 마음을 모두 경주에게 주었다. 경주는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지만 눈이 멀어 그 사랑을 놓쳤다.“그래서 빨리 움직여야 해. 아람이 윤유성에게 마음이 없을 때 잘라내야 해.”백신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이를 악물었다.“이렇게 놔두면 안 돼, 윤유성의 열정적인 고백에 넘어가면 그땐 늦었어. 잘 생각해 봐.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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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강소연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의아했다.“이상한 건 만복의 태도야. 전에 윤씨 가문 막내아들이 마음 들지 않는다고 했잖아, 왜 갑자기 생각이 바꾼 거지?”유민지는 눈썹을 찌푸렸다.‘윤씨 가문 도련님이 계략을 정말 잘 꾸미는 것 같네.’...한편, 아람은 계속 창밖을 바라보며 윤유성과 이야기를 나눌 기분이 아니었다. 하지만 곁에 있는 것만으로 윤유성은 행복했다.“유성 씨, 입원하는 동안 챙겨줘서 고생했어요.”아람은 윤유성을 보지 않았지만 말투는 다정했다.“피곤한데 돌아가서 푹 쉬어요. 당분간 나한테 오지 마세요.”“아람 씨, 제가 보기 싫어요?”윤유성은 눈썹을 찌푸리며 움찔했다.“유성 씨, 아빠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저와 친구 사이를 유지하고 싶다면 모든 것을 멈췄으면 했어요.”아람은 차가운 눈빛으로 윤유성을 바라보았다.“저와 신경주도 가능성이 없지만, 유성 씨와도 마찬가지예요.”“아람 씨, 오해예요. 아저씨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아람은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었다.“날 아직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그래요. 15년이나 지났어요. 더 이상 유성 씨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나도 해줄 것이 없어요. 유성 씨. 어린 시절의 인연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이 인연을 망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전 유성 씨를 만나지 않는 것밖에 할 수 없어요.”완곡한 거절이지만, 아람은 최대한 좋게 말했다. 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는 차가운 칼날처럼 윤유성의 가슴을 찔렀다. 윤유성은 힘겹게 숨을 내쉬며 안색이 창백해졌고 몰래 주먹을 쥐었다.‘구아람, 내가 널 이렇게 사랑하는데, 넌 나에게 상처만 주네! 어떻게,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어?’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아람의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을 보자 방영의 이름이었다. 떨리는 마음에 급히 받았다.“무슨 일이에요?”옆에 사람이 있어 아람은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오늘 밤 시간 있으세요? 만나고 싶어요!”방영의 말은 급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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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6화

아람과 통화한 방영은 뒷마당에서 걸어 다니며 불안해했다. 난생처음 이런 일을 겪었으니 침착할 수 없는 것도 정상이다. 방영은 불안한 마음으로 별장에 돌아갔다. 갑자기 깜짝 놀랐다.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던 경주가 별장에 들어왔다.“신 사장님, 신 사장님!”방영은 땀을 뻘뻘 흘리며 창백한 안색으로 경주를 향해 달려가 길을 막았다. 오랫동안 이곳에서 가정부를 했지만 감히 경주에게 한마디 말도 건넨 적이 없다. 이번에는 용기를 내서 달려왔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무슨 일이에요?”“저, 저, 사장님.”방영은 결정적인 순간에 혀가 꼬인 자신이 너무 원망스러웠다.“천천히 얘기해요.”경주는 담담하게 바라보았다. 예전이라면 이런 인내심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아람에게 감동하여 전보다 더 인간적인 사람이 되었다. 방영은 입술을 깨물고 얼굴이 빨개졌다.‘지금 말해? 신 사장님께 어머니가 진주 때문에 죽었다고 말해야 해? 믿어줄까?’방영은 앞으로 다가가더니 사람이 없는 틈으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신 사장님, 오늘 밤 제가 몰라 구아람 씨와 어디서 만날 거예요. 사장님도 오실 수 있어요?”경주는 깜짝 놀라 몸을 앞으로 기울었다.“뭐라고요? 오늘 밤 어디...”“영아! 뭐 하고 있어?”갑자기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영이 고개를 들자 효린의 흉악한 얼굴이 보여 소름이 돋았다.“빨리 올라와, 옷이 도착해서 네가 정리해야 해. 빨리!”효린은 다급하게 재촉했다.“네, 아가씨!”방연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곤란한 듯 경주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다가가서 둘만 들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잠시 후에 한 비서에게 연락을 하도록 해요. 오늘 밤 구아람 씨와 만나는 장소를 알려줘요.”...방영은 최대한 빨리 효린의 방에 도착했다. 옷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효린은 다리를 꼬고 소파에 앉아 술을 마시며 차갑게 바라보았다.“방금 둘째 오빠랑 무슨 얘기를 했어?”방영은 칼이 꽂힌 듯 억지로 진정했다.“신 사장님을 만나서 인사드렸어요. 나중에 와인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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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경주는 서재로 돌아가 한무를 기다렸다. 방영의 말을 떠올리며 창문 앞에 서서 담배를 피우었다. 안색이 어두워지고 가슴이 두근거렸다.‘그래서 구아람과 사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았던 거야? 왜? 구아람, 도대체 뭐 하려는 거야? 왜 계속 걱정을 하게 해?’노크 소리가 들리자 경주는 대답을 하고 담뱃재를 털었다. 문을 열자 한무는 빠른 걸음으로 들어와 문을 닫은 후 경주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 양손으로 쪽지를 건네주었다.“사장님, 이건 방영이 준 주소예요. 오늘 밤 이곳에서 구아람 씨와 만날 거예요.”경주는 심장이 조여오며 담배를 쥐고 있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쪽지를 받고 훑어보더니 주소를 외웠다.“방영이라는 가정부가 또 무슨 말을 했어?”한무는 고개를 흔들었다.“신 사장님, 방영이 구아람 씨가 신씨 가문을 지켜바라고 시킨 사람인 것 같아요.”“맞아.”경주의 목소리는 어두웠고 쪽지를 손에 움켜쥐었다.‘이 여자는 늘 나도 모르게 사람을 안배하네, 눈 아래에서도 그럴 수 있어?’“구아람 씨가 뭐 하려는 걸까요?”갑자기 한무의 눈이 밝아졌다.“설마 구아람 씨가 사장님께 미련이 남아서 사장님을 지켜보라고 시킨 게 아닐까요? 그러고 보니 사모님 마음속에 사장님이 있어요! 축하해요!”경주는 침울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어이없었다. 아람이 미련이 남아 있어서 이러는 거라고 생각할 만큼 자기애가 강하지 않다. ‘바쁘고 야망이 큰 구씨 가문 아가씨가 시간이 있어? 신씨 가문에 안심할 수 없는 일이 있어 지켜봐야 하나? 셋째 사모님 때문에 진주를 복수할 방법을 찾고 있나? 만약 그렇다면 몰래 해도 되는데, 방영이 왜 나한테 주소를 알려주겠어? 내 도움이 필요한가?’경주의 눈시울이 붉어지며 얼어붙은 심장이 녹아내리며 보호욕이 마음속에 끓었다.“사장님, 오늘 밤 같이 갈까요?”한무는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경주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흔들었다.“아니, 방영은 나만 불렀어. 다른 사람이 알면 안 되는 비밀이 있다는 거야.”한무는 걱정했다.“하지만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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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8화

효린은 나른하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엄마는 사라지게 하려는 거야, 아니면 영원히 사라지게 하려는 거야?”“사모님의 지시는 영원히 없어지게 하는 거예요.”왕 비서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허, 독하네.”“사모님이 독하지 않으시면 아가씨가 어떻게 고귀한 삶을 누릴 수 있겠어요.”“흥, 엄마가 아무것도 안 해도 내 인생은 전혀 변하지 않아.”백미러를 통해 효린을 바라보는 왕 비서의 눈빛은 조롱이 있었다.“확실해요, 아가씨?”효린은 입을 오물거리며 화가 났다.‘엄마가 최선을 다해 계략을 꾸미는 건 신분 때문이야. 아니면 평생 정부로 남을 수밖에 없어. 하지만 나는 달라. 무슨 일이 있든,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영원히 신광구의 딸이고, 신씨 가문의 아가씨야! 더 이상 엄마한테 바보라는 소리를 듣기 싫어! 지겨워! 이번엔 제대로 해서 엄마에게 보여줄 거야!’“왕 비서, 아이디어가 있어. 우리 모녀를 불의에 빠뜨린 사람을 한 번에 제거할 수 있어!”효린은 갑자기 몸을 앞으로 숙여 음흉하게 말했다. 왕 비서는 효린을 바라보았다.“무슨 생각이 있어요?”“방영이 그 사람을 만나게 해. 그리고 그들을 한 번에 잡아, 그럼 마음이 후련하겠지?”효린은 사악한 웃음을 지었다.“구아람이 방영을 시킨 거라고 확신해. 이런 방법은 고귀하고 자만한 신경주가 아니야. 그리고 신경주의 사람이라면 밤에 몰래 나갈 필요도 없잖아?”왕 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아가씨의 말씀은, 구아람을 죽여라는 거예요?”‘구아람을 죽여?’효린의 심장이 두근거렸다. 긴장되고 겁이 나고 설렜다. 꿈에서까지 아람을 죽이고 싶었다. 하지만 아람은 해문 갑부의 딸이다. 정말 아람을 죽이면 구만복은 반드시 최선을 다해 법인을 잡아낼 것이고 딸에게 복수해 줄 것이다. 그때 감당할 거대한 리스크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 하지만 기회를 잃으면 안 된다. 오늘 밤 아람과 방영이 몰래 만날 거고 많은 인력을 데려오지 않을 것 같았다.‘정말 완벽한 타이밍이야!’“할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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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음흉한 발걸음 소리가 줄지어 도착했다. 임수해는 경계하여 아람과 방영 앞을 막아섰다. 두 주먹을 쥐며 양복 아래 숨어 있던 근육이 긴장했다. 방영은 겁에 질렸다. 하지만 아람은 침착하게 검은 옷을 입은 세 남자를 바라보며 방영을 꼭 껴안았다.제일 앞에 선 사람이 왕 비서였다. 아람의 풍부한 경험으로 남자를 훑어보며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누구야?”임수해는 이를 악물며 차갑게 물었다. 왕 비서는 고개를 기울이며 임수해를 지나쳐 아람을 바라보며 말했다.“네가 구아람이야?”“내가 구아람이야.”아람은 싸늘하게 말하며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역시 소문대로 미인이네.”왕 비서는 웃으며 말했다. 우는 얼굴보다 더 못생겼다.“아쉽네.”아람은 이를 악물고 화가 났다.‘허, 건방진 놈!’“네가 진주의 사람이야? 날 죽여라고 시켰어?”아람은 무서운 것이 없다는 듯 담담했다.“구아람 씨, 귀족 가문 아가씨로서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왜 건드리지 말아야 할 사람을 건드리고, 참견하지 말아야 할 일에 끼어들어? 어른들은 자기가 한 짓에 대가를 치르는 건 당연한 일이야.”“하하하, 당연한 일?”아람은 겁 없이 웃으며 맑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솔직하게 말할게. 능력 있으면 날 건드려, 차라리 날 죽여. 하지만 날 죽이지 못하면 너와 네 배후에 있는 사람들은 비참하게 죽을 거야!”왕 비서는 웃었다. 예전에도 이런 건방진 말을 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모두 죽었다.“아가씨, 여긴 제가 해결할게요, 영이 데리고 가세요!”임수해는 주먹을 쥐고 재촉했다.“영아, 가요.”아람은 방영을 밀고 임수해는 바라보았다.“내가 남아서 도와줄게. 너 혼자 상대할 수 없어.”“아가씨.”임수해과 아람은 눈을 마주치며 피가 솟구쳤다. 이번 생에 그들은 서로의 소중한 파트너이다. 나중에 결혼을 하고 자식이 있겠지만, 임수해의 마음속에서 아람을 대신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때는 사랑이었지만 지금은 충성심이다.방영도 탈영병이 되기 싫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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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0화

바로 이때, 경주의 손에 있는 핸드폰이 진동했다. 낯선 번호였다. 오늘 한무와 방영이 사적으로 얘기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개인 번호를 알려주었었다. 이 번호에 낯선 전화가 들어오지 않을 거다. 그러니 방영일 수밖에 없다.경주는 더욱 불안해져 바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사장님, 구아람 씨를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우리, 아!”비명과 함께 갑자기 전화가 끊겼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꺼진 화면을 보자 가슴이 두근거렸다.‘아람아, 아람아!’이마는 땀범벅이 되었고 앞으로 뛰어가며 한무에게 전화했다.“사모님에게 무슨 일이 생겼어, 당장 사람을 보내. 지원이 필요해!”...어둠 속에서 치열한 전투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임수해는 그들과 치열하게 싸웠고, 찢어지는 소리가 귀를 찔렀다. 몸이 민첩했지만 상대가 너무 많고, 게다고 무기까지 들어 수십 라운드 끝에 이 사나운 사람들에게 제압당했다. 임수해의 왼팔과 오른쪽 다리는 베여 피가 뚝뚝 떨어지고 뼈까지 보였다. 깨끗하고 단정했던 슈트는 상처로 긁혀 비참하고 고통스러웠고, 하얀 셔츠는 피로 얼룩져 있었다. 하지만 아람을 지키겠다는 강한 신념에 포기하지 않고 버티고 있었고,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참, 집착이네.”왕 비서는 점점 인내심이 없어 칼로 임수해의 왼쪽 어깨에 쫒은 다음 악의적으로 돌렸다.“아!”임수해는 칼을 잡은 손을 잡고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 비명을 지르게 했다. 뼈와 살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 같았고 팔이 망가지는 것 같았다.“한 명을 더 죽이면 처리할 일이 더 많아지잖아. 더 귀찮아져.”왕 비서는 임수해의 귀에 가까이 다가갔다.“아니면 이 칼을 뱃속에 찔려 오장육부를 망가뜨려야 했어.”그리고 왕 비서는 돌려차기를 하며 임수해를 몇 미터 멀리 걷어차 쓰러졌다.“수해야!”아람은 붉어진 눈을 부릅뜨고 악당 중 한 명의 팔을 비틀었다.“아가씨...”임수해는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아람을 바라보는 눈에는 자책의 눈물이 담겨있었다.임수해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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