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의 모든 챕터: 챕터 921 - 챕터 930

1080 챕터

제921화

왕 비서가 수배를 받자 진주가 서둘러 집을 떠난 건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진주를 따라가면 살인범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틀이 지났다. 경주는 여전히 병원에 지키며 아람의 옆방에 머물고 있다. 48시간 동안 경주는 아람을 방해하지 않았다. 그저 아람이 진정제를 맞고 잠들었을 때만 문 앞에서 유리창 너무로 초췌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아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유리창에 비친 아람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곤 했다. 이렇게 평생 곁에 있을 수 있었다. 그저 이런 묵묵히 지켜주는 것조차 아람이 원하지 않을까 봐 두려웠을 뿐이다.“신경주.”흡연실 문이 열리자 경주의 손에 있는 담배가 살짝 떨렸다. 뒤돌아보니 백신우가 문 앞에 나타났다. 백신우는 경주의 곁에 다가가 나란히 서있었다.“담배, 한 대 줘.”경주는 눈을 깜빡이며 담배를 꺼내주었다. 백신우는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경주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백신우에게 불을 붙여주었다. 고귀한 사장님인 경주에게 이런 일을 시킨 사람은 백신우가 처음이다. ‘됐어, 형님 중 한 명이잖아. 구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잘 보여야 해. 아니면 날 싫어할 거야.’이제 경주와 아람 사이에 조그마한 희망을 갖고 싶다면 간접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다. 백신우는 담배를 들이마시고 연기를 뱉어내며 비아냥거렸다.“너 이 자식, 아람다운 여자를 앞에 두고도 잘 참네. 지난 이틀 동안 한 번도 들어가지 ㅇ낳고 그냥 보고만 있었잖아. 나라면 바로 들어가서 미친 듯이 키스를 했을 거야.”백신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경주는 말문이 막혀 손이 떨렸다. ‘내 앞에서 이런 말을 해? 정말 날 남이로 생각하지 않는 거야?’“요즘 동생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어.”연기 속에서 백신우는 심각해졌다.“그래서 고생해. 소식이 있으면 즉시 나에게 말해 줘. 내 손으로 죽일 거야!”말을 하며 손가락 마디를 꺾었다. 경주는 잠시 침묵하더니 담배를 껐다.“나설 필요 없어요. 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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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2화

백신우는 깜짝 놀라 경주를 쳐다보았다.‘헐, 헐! 내가 잘못 들었어? 이 새끼가 날 뭐라고 불렀어?’경주는 입술을 오물거리며 이를 악물었다. 왠지 모르게 부끄러웠다. 30년 동안 살면서 이렇게 아부한 적이 없었다. 이건 경주에게 있어 아부였다. 이유희가 알면 평생 놀릴 것이다. 분위기는 이상하게 어색했다. 갑자기 백신우의 전화가 울려 이 어색한 분위기를 깼다.“무슨 일이야?”“도련님, 윤씨 가문 도련님 윤유성이 아가씨를 만나려 합니다. 도련님의 지시대로 막았습니다.”“잘했어, 이따가 보너스를 줄게!”“감사합니다, 도련님. 멋지십니다. 반드시 잘 지키고 절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전화를 끊자 백신우의 입꼬리는 사악하게 올라갔다.“가자.”“어디 가요?”경주는 어리둥절했다.“네가 형님이라고 부렀으니, 내가 복수해 줄게. 어때?”...아람이 머물고 있는 병동 복도.이제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윤유성은 예상치도 못하게 구씨 가문 경호원들에게 외면당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람이 윤유성을 거절했지만, 구만복은 편을 들어주었다. 얘기를 나눈 후 구만복은 윤유성에게 좋은 인상이 있었고 아들을 대하는 것처럼 다정했다. ‘구씨 가문의 사람이, 감히 날 막아?’“들어가게 해요.”윤유성은 안경을 치겨올리며 차가운 눈빛으로 봤다. 경호원은 단호했다.“죄송합니다, 윤 도련님. 들어갈 수 없습니다.”다른 경호원도 말했다.“저희도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데, 곤란하게 하지 마세요.”“뭐라고요?”윤유성은 이를 악물고 안색이 어두워졌다.“저와 구 회장님이 무슨 사이인지 알죠? 저를 막으면 구 회장님이 손을 쓸까 봐 두렵지 않아요?”“아이고, 누구야. 우리 구회장까지 언급하면서 사람을 압박해? 대단하네.”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조롱 섞인 목소리가 윤유성의 가슴을 찔렀다. 돌아보니 깜짝 놀랐다. 백신우를 따라서 온 건 경주라는 걸 상상도 못 했다.“도, 도련님. 저 사람이 왜 여기 있어요?”뒤에 있던 우 비서도 깜짝 놀랐다. 경주는 무표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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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3화

이 말은 정말 귀에 거슬렸다. 구씨 가문에서 아람을 제외하고 감히 제멋대로 행동하고 말을 내뱉는 사람은 백신우뿐이었다. 경호원들도 참을 수 없어 웃음을 터뜨려 윤유성을 더 창피하게 했다. 경주는 눈썹을 치켜올렸다. 항상 온화하고 여유가 넘치던 윤유성의 표정이 무너진 것을 보자 속이 시원하지 않다는 건 거짓말이었다.“전 그저 아람을 보러 왔는데, 말을 그렇게 거칠게 할 필요가 있어요?”윤유성의 정교한 양복 속에 분노가 숨겨져 있는 듯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했다.“그럼 그냥 아람을 만나러 온 거라면 돼. 왜 구회장까지 언급해?”백신우는 윤유성을 차갑게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네 아버지도 아니고, 네가 애도 아닌데. 부끄럽지도 않아?”윤유성은 눈썹을 찌푸리며 안색이 어두워졌다. 늘 미소를 짓고 있던 얼굴도 점점 굳어졌다. 하지만 윤유성은 평범한 사람이 아니다. 어렸을 때 S 국에서 고생을 많이 하여 모든 것을 견뎌낼 수 있다. 즉시 마음을 가다듬고 나지막하게 말했다.“형님, 다른 뜻이 없어요. 저도 걱정돼서 그래요. 아람이 무슨 일이 생겼다고 들어서 그저 보고 싶었을 뿐이에요.”“구씨 가문이 소식을 차단했는데, 윤 도련님이 벌써 소식을 접할 줄 몰랐네. 정말 우리 구씨 가문을 항상 주시하고 있는 것 같아.”백신우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에 다른 뜻이 있었다.“아람은 아직 회복 중이야. 의사 선생님이 안정을 취하여야 한다고 했으니 널 만날 수 없어. 이만 돌아가.”윤유성의 눈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형님.”“아, 그리고 구회장을 찾아온다고 해도 만날 수 없어. 그러니 애쓰지마.”백신우는 미소를 지으며 경주를 흘겨보았다.“경주야, 가자.”‘경주?’경주는 백신우가 다정하게 부르는 소리를 듣고 이상한 느낌이 들며 머리가 찌릿했다.“뭐해? 가자!”백신우는 경주의 등을 쳤다.“네, 형님.”경주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백신우는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렸다.‘이 콘셉트를 받아들이면, 정말 이상하네. 특히 이 호칭이 신경주 입에서 나와서 더 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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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화

서현 외에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윤유성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 것은 성주에 아람과 똑닮은 여자가 있다는 것을 백신우가 알았다는 것이다. 그 여자가 바로 윤유성의 곁에 있다.“서현이 클럽에 갔던 날, 백신우가 날 봤어?”윤유성은 침울하게 물었다.“클럽이 사장님의 신분에 어울리지 않다고 하셔서 들어가서 서현 씨를 찾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처음부터 차에서 내리지 않아서 사장님을 보지 못했을 거예요.”우 비서는 생각을 하며 급히 말했다.“윤 사장님 차 때문에 그런 걸까요? 번호판을 통해 윤씨 그룹의 차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건 일부러 화나게 해서 떠보는 거 아닐까요?”“돌아가자.”윤유성은 이를 악물며 돌아섰다.“윤 사장님, 어디로 가실 거예요?”“천월당.”...경주와 백신우는 아람의 병실 문 앞에 갔다.“방금, 고마웠어요.”경주의 말투는 조금 더 진지했다.“괜찮아. 형님의 답례라고 생각해. 일부러 널 도와주려고 그런 거 아니야. 윤씨 가문 그 자식이 어떻게 해야 기분이 나쁜지 알거든. 그게 바로 널 이용하는 거야.”백신우는 윤유성의 어두운 안색을 생각하면 웃고 싶었다.“괜찮아요. 저는 상관없어요.”경주는 입꼬리를 올렸다.“나는 윤유성이 마음에 안 들어. 너무 권력으로 사람을 괴롭혀. 감히 구회장을 꺼내?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떳떳하지 못하고 뒤에서 만 사악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제일 싫어. 생긴 건 멀정한데 행동이 참 더럽네. 그러니 윤씨 가문 사람들도 윤유성을 좋아하지 않지.”말을 하며 백신우는 경주를 놀리듯 쳐다보았다.“넌 동료가 있어서 잘 보이는 거야, 알아?”‘그래서 윤유성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하나?”“넷째 도련님.”허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은 모두 뒤돌아보며 깜짝 놀랐다.“수해야.”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임수해는 한 팔은 보호대를 하고 다른 한 팔은 지팡이를 지탱하며 어렵게 거러오고 있었다. 경주는 눈을 부릅떴다. 가장 먼저 방응하여 성큼성큼 다가가 임수해를 부축해 주었다.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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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5화

이 말을 들은 임수해는 식은땀을 흘렸다.“도련님, 아가씨가 걱정돼요. 의식을 잃었을 때도 그날 밤에 일어난 일을 꿈꿨어요. 아가씨를 만나고 싶어요, 그래도 돼요?”“네 아가씨는 괜찮아. 팔에 난 상처는 꿰매고 다른 부상도 없어. 그저 기분이 다운되어 진정할 필요가 있어. 혼자 있게 해.”백신우는 한숨을 쉬었다. 경주는 아람의 팔에 난 상처를 생각하자 가슴이 아팠다. 이혼한 지 1년이 지났는데, 하루도 평화롭게 살지 못하고 늘 상처받는 것 같았다.‘내가 너무 못났어. 아람을 위해 목숨을 걸면 뭐해? 여전히 지켜주지 못하는 쓸모없는 놈인데.’“영이의 일을, 들었어요.”임수해는 아람을 위해 총을 막아준 소녀를 생각하며 가슴이 말할 수 없이 아팠다.“그 자식은 아직도 소식이 없어요?”“곧 있을 거예요. 지금 24시간 동안 진주와 효린을 지켜보고 있어요. 진주가 오늘 밤 외출했어요. 왕 비서를 만날 수 있으니, 곧 소식이 올 거예요.”경주의 눈에서 날카롭고 차가운 빛이 번쩍였다.“걱정하지 마세요. 그 누구보다 그 자식의 목숨을 원해요. 알아보니 영이만 죽인 것이 아니더라고요. 악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오랫동안 진주 곁에서 무사히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진주가 뒤를 깨끗하게 처리해 줘서 그래요.”“네 새엄마는 참 대단한 인물이네. 너에게 새엄마를 해주는 건 인재 낭비야.”백신우는 허를 찼다.“신씨는 큰 재단이 아니라 도적 소굴 아이야?”임수해는 고개를 흔들었다.“악당의 굴 같아요.”경주는 말문이 막혔다.“나중에 신씨 사모님을 만나면 감사 인사를 해야겠어.”백신우는 조롱했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감사 인사?”“아람이 너와 결혼한 3년 동안, 신씨 가문에서 3년 있었잖아. 죽이지 않아서 고맙다고 인사해야 해.”‘백신우의 입은 파라콰트로 코팅되어 있어? 군사 학교에서 조용하는 이미지는 거짓이었네.’이때, 병실 문이 열려 세 남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람은 큰 병원 가운을 벗고 검은색 정장을 다시 입었다. 메이크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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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6화

“아가씨, 저를 버리는 거예요?”임수해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비틀거리며 아람에게 다가갔다.“제가 방해했어요? 인정해요. 제가 싸움 기술이 좋지 않아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앞으로 꼭 격투 기술을 연마할게요! 아가씨를 꼭 지켜줄게요!”경주는 눈썹을 찌푸렸고 마음이 씁쓸했다. 아람 곁에는 항상 수호자가 한둘이 아니었고, 자신이 해준 일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수해야, 오해했어.”아람은 씁쓸하게 웃었다.“앞으로 KS 그룹에 들어가서 큰형의 자리를 물려받을 거야. 네가 내 옆에서 비서로 일하기에는 너무 아까워. 그룹 법무팀에 가서 네 강점을 최대한 발휘했으면 좋겠어. 거기서 나를 도와줄 수 있고, 우리 아빠도 도와줄 수 있는데 좋지 않아?”보통 사람이라면 이 말을 듣고 너무 좋아서 펄쩍 뛰었을 것이다. 하지만 임수해는 마치 주인에게 쫓겨나 갈 곳이 없는 강아지처럼 우울했다. 임수해의 눈에는 아람이 자신을 버리는 것 같았다. 아람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 임수해는 그저 아람의 곁에 오래 있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번 일을 겪은 후 아람을 지키기 어렵다고 느꼈다. 그리고 아람을 보호할 수 있는 사람은 가까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임수해는 붉어진 눈시울로 경주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경주는 아람을 보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든 아람이 있는 한, 경주의 눈에는 온통 아람뿐이다.“어쨌든 지금은 몸이 회복되는 게 최우선이야. 그게 무엇보다 중요해.”아람은 감정을 정리하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몸 관리를 잘 해. 건강하게 돌아와. KS는 무능한 사람을 받아주지 않아.”임수해는 아람이 마음을 먹었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오빠, 영이의 시신은 지금 영안실에 있어?”아람은 백신우를 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응, 어제 할머니께 알려드렸어. 이미 성주로 모셔왔어.”백신우의 표정이 침울했다.“어르신께서 무조건 정의를 찾아달라고 부탁하셨어.”“영이의 제사는 거창하게 해야 해. 가족의 마음을 안정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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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7화

윤유성은 천월당으로 돌아갔다. 서현은 이 소식을 듣고 이미 방에서 일찍부터 윤유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이 ‘쾅’하고 열리면서 천장의 크리스탈 전등이 흔들렸다. 화를 내며 들어오는 윤유성을 본 서현은 겁을 먹어 부들부들 떨며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거의 공 모양으로 말려들어가기 직전이었다.뒤에 있던 우 비서도 겁에 질려 소름이 돋았다. S 국에 있을 때부터 윤유성의 비서로 일을 해 화난 모습을 알고 있다. 그 모습은 치명적이었다.“윤, 윤 사장님.”서현은 겁을 먹어 예쁜 얼굴에 숨길 수 없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람과 아무리 닮았다고 해도 행동거지와 미소, 분위기는 아람을 따라갈 수 없었다.“윤 사장님, 진정해요. 상황이 생각과 다를 수도 있어요. 어쩌면...”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유성이 테이블 앞으로 다가가 재떨이를 들고 눈시울을 붉히며 서현을 향해 던졌다.“아!”서현은 깜짝 놀라 머리를 꽉 움켜쥐었다. 하지만 윤유성은 서현을 향해 던지지 않았다. 재떨이는 서현의 귀를 지나 뒤쪽 벽에 부딪혀 바닥에 떨어졌다. 벽은 큰 구멍이 났다.“이 모든 것은 다 네 사심 때문에 생긴 일이야.”윤유성은 손가락 마디를 꺾으며 충혈된 눈으로 서현을 노려보았다.“이 얼굴은 내가 준 거야. 내가 하라는 대로 써야지. 내가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말았어야 해!”서현은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내어 울지 못했다.“지금 구씨 가문 넷째 도련님이 우리 사이를 눈치챘어. 널 몰래 조사할 수도 있어. 이 일이 구아람의 귀에 들어가면, 성주에 자신과 똑같게 생긴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똑똑한 구아람이 신경주와 이소희의 일을 의심하지 않을 것 같아?” 윤유성은 원래 하얗는데, 화가 나 준수한 얼굴이 더욱 하얘져 귀신과 같았다.“윤 사장님,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 음!”서현의 떨리는 말은 윤유성의 가느다란 손에 의해 사라졌다. 윤유성은 쉽게 서현의 목을 조르고 눈을 찌푸리며 들어 올렸다.“윤 사장님, 안 돼요!”우 비서가 이 상황을 보자 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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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화

윤유성은 경멸하는 듯 웃었다.“나 대신 백신우를 죽여줄 거야?”‘백신우. 그 잘생긴 남자의 이름이구나.’눈꼬리가 살짝 올라가고 잘생긴 얼굴에 사악하고 매혹적인 표정을 짓고 있던 그 남자를 떠올리자 서현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날 밤 클럽에서 돌아온 서현은 잠결에 그 얼굴을 다시 꿈꿨다. 자신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죽여라고 하면, 최선을 다할게요.”서현은 식은땀을 흘리며 이를 악물었다.“내 여자의 친오빠야, 네가 죽이고 싶으면 죽여? 정말 대단하네.”윤유성은 차갑게 바라보며 안색이 어두워졌다. 서현은 움찍했다. 땀이 머리카락을 젖히며 비참하고 불쌍했다.“죄송합니다. 윤 사장님. 저.”“목숨 말고, 가서 꼬셔.”“뭐, 뭐라고 하셨어요?”서현은 어안이 벙벙했다.“그날 밤, 둘이 재밌었잖아.”윤유성의 눈빛에서 서서히 경멸의 눈빛이 드러났다.“이렇게 된 이상, 그냥 꼬셔. 너한테 관심이 있던데. 어쩌면 사랑하는 동생을 닮은 얼굴이 있어서 그런가 봐.”“아니에요, 사장님.”서현은 지금 이 순간 윤유성의 차가운 질문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윤유성은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 손가락으로 서현의 턱을 치켜올리며 빨간 입술을 만졌다. 예전의 서현은 이런 화려한 립스틱을 바르지 않는다. 윤유성이 아람의 전유물이라는 이유로 서현에게 붉은색을 사용하도록 강요했다. 서현은 오랫동안 사랑했던 눈앞의 남자르 깊이 바라보았다. 눈물이 가득 고여 아름다운 얼굴로 천천히 흘렸다.“이렇게 예쁜데, 백신우가 왜 흔들리지 않겠어? 가, 가서 꼬셔. 마음을 흔들고 무너뜨려.”말을 마치자 윤유성은 오싹하고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눈에 흥분된 빛을 번쩍거렸다.“네, 사장님.”서현은 분명 울고 있었지만, 붉은 입술을 들어 올려 아람을 가장 닮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건 윤유성을 제일 유혹하는 미소였다.“사장님이 원하는 것이라면, 목숨을 포기하더라도 반드시 해내겠어요.”...아람과 경주는 구도현이 있는 경찰서에 도착했다. 도착했을 때 구도현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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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9화

아람도 구도현을 더 이상 놀리지 않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오빠, 핸드폰을 복구했어?”“복구의 난이도가 작지 않았지만 기술 부서의 동료들은 모두 전문가ㅏ야.”구도현은 경주에게 말했다.“신 시장님, 잠시만 기다려서 진술 좀 해주세요.”“네, 협조해 드리려고 온 거예요.”경주의 차분한 눈빛은 가볍게 아람의 옆모습에 내려앉아 빠져나오지 못했다. 아람이 시선을 느끼지 못한 것은 아니다. 그저 입술을 오물거리며 일부러 뜨거운 시선을 마주하지 않았다.세 사람이 경찰서에 들어섰다. 이미 밤이었지만 경주와 아람이 나란히 들어오자 경찰들은 여전히 놀랐다. ‘너무 뛰어난 한 쌍이네. 결혼하지 않는 것 말도 안 돼!’최조실 내부.구도현은 복구한 핸드폰을 꺼냈다. 아람은 눈썹을 떨며 천천히 깨진 핸드폰을 들었다. 화면에는 영이와 할머니의 사진이었다. 품에는 시골개를 안고 행복하고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윙-아람의 머리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나며 고통이 온몸으로 퍼져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양손으로 귀를 가렸다. 두 눈을 꼭 감았지만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아람아, 괜찮아? 잠시 쉴까?”구도현은 아직 트라우마에서 벗어 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아람이 그 날밤 목격한 일이 떠올라 충격을 먹었을 것이다. 구도현은 급히 일어나 아람 곁으로 가서 위로하려 했다. 바로 이때, 경주가 갑자기 팔을 펴서 아람의 어깨를 감싸고, 큰 손으로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아람의 목뒤를 감싸더니 조심스럽게 아람의 이마를 자신의 넓은 어깨에 부드럽게 올려놓았다.“심호흡해. 내 말 들어. 심호흡해.”경주의 얇은 입술은 아람의 귀에 가까이 다가가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유도했다. 따뜻한 손바닥으로 아람의 으쓱거리는 등을 토닥거렸다. 아람은 눈을 꼭 감고 주먹을 꼭 쥐며 경주의 품에서 떨고 있었다. 계속 숨을 헐떡이는 모습은 가슴이 아팠다.구도현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리지는 않고 한숨만 내쉬었다. 경주가 없었다면 아람을 진정시킬 방법을 몰랐다. ‘그들 사이에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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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0화

분위기가 갑자기 이상해졌다. 아람은 경주의 준수한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지금 경주의 미소는 전에 본 적 없는 부드럽고 밝은 미소였다. 아람은 가볍게 기침을 하고 눈을 피했다. 경주의 반짝이는 눈을 쳐다보지 못했다. 계속 보면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드러날 것만 같았다. 경주가 정말 많이 변한 것 같았다. 예전의 경주는 심연처럼 차가웠다. 지금의 경주는 서서히 녹아내려 아람을 둘러싼 샘물처럼 따뜻한 안정감을 주었다.“에헴, 그.”모태솔로인 구도현은 더 이상 볼 수 없어 이 애매한 분위기를 깼다.“그저 양복이잖아. 왜 세탁해. 우리 구씨 가문은 옷 한 벌을 배상할 여유가 있어. 아람아, 그냥 새 옷을 사줘. 돈은 오빠가 줄게.”“고마워요, 구 형사님.”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잔잔한 파도처럼 일렁였다.“오빠, 정말 배상할 거야?”아람은 순간 진정되어 눈썹을 살짝 올렸다.“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니라면 신 사장님의 옷은 이탈리아 왕실의 유명한 브랜드야. 돈이 있어도 살 수 없어. 살 수 있다고 해도 1년 치 월급을 모아도 소매만 살 수 있어.”‘너무 비싸!’구도현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도련님의 체면도 지키지 않고 소리쳤다.“배상하지 않아. 방금 한 말은 잊어버려!”어렸을 때부터 봐온 아람이라 창피하지 않았다. 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다정한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역시 천재 디자이너 샤론이야. 안목이 남달라.”이 말을 듣자 아람은 깜짝 놀랐다.“너, 언제 알았어?”“셋째 사모님의 생일 연회에서 알았어. 초연서 씨가 멋진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나왔을 때 짐작했어. 아니, 문별 씨의 작업실에서 옷을 손질하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짐작했어야 했어.”아람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얼굴이 붉어졌다. 순간 복잡한 감정이 가슴에 솟구쳤다. 경주는 문득 지금도 옷장에 소중히 보관하고 있지만 이미 상처가 난 양복이 떠올랐다. 그것은 한때 아내인 아람이 경주를 위해 밤낮으로 보름 동안 만든 옷이다. 한 땀 한 땀 사랑이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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