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 외에는 아무도 없다. 하지만 윤유성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 것은 성주에 아람과 똑닮은 여자가 있다는 것을 백신우가 알았다는 것이다. 그 여자가 바로 윤유성의 곁에 있다.“서현이 클럽에 갔던 날, 백신우가 날 봤어?”윤유성은 침울하게 물었다.“클럽이 사장님의 신분에 어울리지 않다고 하셔서 들어가서 서현 씨를 찾지 않으셨어요. 그리고 처음부터 차에서 내리지 않아서 사장님을 보지 못했을 거예요.”우 비서는 생각을 하며 급히 말했다.“윤 사장님 차 때문에 그런 걸까요? 번호판을 통해 윤씨 그룹의 차라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렇게 말하는 건 일부러 화나게 해서 떠보는 거 아닐까요?”“돌아가자.”윤유성은 이를 악물며 돌아섰다.“윤 사장님, 어디로 가실 거예요?”“천월당.”...경주와 백신우는 아람의 병실 문 앞에 갔다.“방금, 고마웠어요.”경주의 말투는 조금 더 진지했다.“괜찮아. 형님의 답례라고 생각해. 일부러 널 도와주려고 그런 거 아니야. 윤씨 가문 그 자식이 어떻게 해야 기분이 나쁜지 알거든. 그게 바로 널 이용하는 거야.”백신우는 윤유성의 어두운 안색을 생각하면 웃고 싶었다.“괜찮아요. 저는 상관없어요.”경주는 입꼬리를 올렸다.“나는 윤유성이 마음에 안 들어. 너무 권력으로 사람을 괴롭혀. 감히 구회장을 꺼내?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떳떳하지 못하고 뒤에서 만 사악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제일 싫어. 생긴 건 멀정한데 행동이 참 더럽네. 그러니 윤씨 가문 사람들도 윤유성을 좋아하지 않지.”말을 하며 백신우는 경주를 놀리듯 쳐다보았다.“넌 동료가 있어서 잘 보이는 거야, 알아?”‘그래서 윤유성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하나?”“넷째 도련님.”허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은 모두 뒤돌아보며 깜짝 놀랐다.“수해야.”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임수해는 한 팔은 보호대를 하고 다른 한 팔은 지팡이를 지탱하며 어렵게 거러오고 있었다. 경주는 눈을 부릅떴다. 가장 먼저 방응하여 성큼성큼 다가가 임수해를 부축해 주었다. 임
이 말을 들은 임수해는 식은땀을 흘렸다.“도련님, 아가씨가 걱정돼요. 의식을 잃었을 때도 그날 밤에 일어난 일을 꿈꿨어요. 아가씨를 만나고 싶어요, 그래도 돼요?”“네 아가씨는 괜찮아. 팔에 난 상처는 꿰매고 다른 부상도 없어. 그저 기분이 다운되어 진정할 필요가 있어. 혼자 있게 해.”백신우는 한숨을 쉬었다. 경주는 아람의 팔에 난 상처를 생각하자 가슴이 아팠다. 이혼한 지 1년이 지났는데, 하루도 평화롭게 살지 못하고 늘 상처받는 것 같았다.‘내가 너무 못났어. 아람을 위해 목숨을 걸면 뭐해? 여전히 지켜주지 못하는 쓸모없는 놈인데.’“영이의 일을, 들었어요.”임수해는 아람을 위해 총을 막아준 소녀를 생각하며 가슴이 말할 수 없이 아팠다.“그 자식은 아직도 소식이 없어요?”“곧 있을 거예요. 지금 24시간 동안 진주와 효린을 지켜보고 있어요. 진주가 오늘 밤 외출했어요. 왕 비서를 만날 수 있으니, 곧 소식이 올 거예요.”경주의 눈에서 날카롭고 차가운 빛이 번쩍였다.“걱정하지 마세요. 그 누구보다 그 자식의 목숨을 원해요. 알아보니 영이만 죽인 것이 아니더라고요. 악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할 수 있어요. 오랫동안 진주 곁에서 무사히 지낼 수 있었던 것은 진주가 뒤를 깨끗하게 처리해 줘서 그래요.”“네 새엄마는 참 대단한 인물이네. 너에게 새엄마를 해주는 건 인재 낭비야.”백신우는 허를 찼다.“신씨는 큰 재단이 아니라 도적 소굴 아이야?”임수해는 고개를 흔들었다.“악당의 굴 같아요.”경주는 말문이 막혔다.“나중에 신씨 사모님을 만나면 감사 인사를 해야겠어.”백신우는 조롱했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감사 인사?”“아람이 너와 결혼한 3년 동안, 신씨 가문에서 3년 있었잖아. 죽이지 않아서 고맙다고 인사해야 해.”‘백신우의 입은 파라콰트로 코팅되어 있어? 군사 학교에서 조용하는 이미지는 거짓이었네.’이때, 병실 문이 열려 세 남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람은 큰 병원 가운을 벗고 검은색 정장을 다시 입었다. 메이크업을
“아가씨, 저를 버리는 거예요?”임수해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비틀거리며 아람에게 다가갔다.“제가 방해했어요? 인정해요. 제가 싸움 기술이 좋지 않아요.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앞으로 꼭 격투 기술을 연마할게요! 아가씨를 꼭 지켜줄게요!”경주는 눈썹을 찌푸렸고 마음이 씁쓸했다. 아람 곁에는 항상 수호자가 한둘이 아니었고, 자신이 해준 일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수해야, 오해했어.”아람은 씁쓸하게 웃었다.“앞으로 KS 그룹에 들어가서 큰형의 자리를 물려받을 거야. 네가 내 옆에서 비서로 일하기에는 너무 아까워. 그룹 법무팀에 가서 네 강점을 최대한 발휘했으면 좋겠어. 거기서 나를 도와줄 수 있고, 우리 아빠도 도와줄 수 있는데 좋지 않아?”보통 사람이라면 이 말을 듣고 너무 좋아서 펄쩍 뛰었을 것이다. 하지만 임수해는 마치 주인에게 쫓겨나 갈 곳이 없는 강아지처럼 우울했다. 임수해의 눈에는 아람이 자신을 버리는 것 같았다. 아람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 모른다. 임수해는 그저 아람의 곁에 오래 있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번 일을 겪은 후 아람을 지키기 어렵다고 느꼈다. 그리고 아람을 보호할 수 있는 사람은 가까이 있다. 이런 생각을 하며 임수해는 붉어진 눈시울로 경주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경주는 아람을 보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든 아람이 있는 한, 경주의 눈에는 온통 아람뿐이다.“어쨌든 지금은 몸이 회복되는 게 최우선이야. 그게 무엇보다 중요해.”아람은 감정을 정리하고 카리스마가 넘치는 미소를 지었다.“몸 관리를 잘 해. 건강하게 돌아와. KS는 무능한 사람을 받아주지 않아.”임수해는 아람이 마음을 먹었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끄덕였다.“오빠, 영이의 시신은 지금 영안실에 있어?”아람은 백신우를 보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응, 어제 할머니께 알려드렸어. 이미 성주로 모셔왔어.”백신우의 표정이 침울했다.“어르신께서 무조건 정의를 찾아달라고 부탁하셨어.”“영이의 제사는 거창하게 해야 해. 가족의 마음을 안정시켜야
윤유성은 천월당으로 돌아갔다. 서현은 이 소식을 듣고 이미 방에서 일찍부터 윤유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이 ‘쾅’하고 열리면서 천장의 크리스탈 전등이 흔들렸다. 화를 내며 들어오는 윤유성을 본 서현은 겁을 먹어 부들부들 떨며 똑바로 쳐다볼 수 없었다. 거의 공 모양으로 말려들어가기 직전이었다.뒤에 있던 우 비서도 겁에 질려 소름이 돋았다. S 국에 있을 때부터 윤유성의 비서로 일을 해 화난 모습을 알고 있다. 그 모습은 치명적이었다.“윤, 윤 사장님.”서현은 겁을 먹어 예쁜 얼굴에 숨길 수 없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람과 아무리 닮았다고 해도 행동거지와 미소, 분위기는 아람을 따라갈 수 없었다.“윤 사장님, 진정해요. 상황이 생각과 다를 수도 있어요. 어쩌면...”말이 끝나기도 전에 윤유성이 테이블 앞으로 다가가 재떨이를 들고 눈시울을 붉히며 서현을 향해 던졌다.“아!”서현은 깜짝 놀라 머리를 꽉 움켜쥐었다. 하지만 윤유성은 서현을 향해 던지지 않았다. 재떨이는 서현의 귀를 지나 뒤쪽 벽에 부딪혀 바닥에 떨어졌다. 벽은 큰 구멍이 났다.“이 모든 것은 다 네 사심 때문에 생긴 일이야.”윤유성은 손가락 마디를 꺾으며 충혈된 눈으로 서현을 노려보았다.“이 얼굴은 내가 준 거야. 내가 하라는 대로 써야지. 내가 하지 말라는 건 하지 말았어야 해!”서현은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내어 울지 못했다.“지금 구씨 가문 넷째 도련님이 우리 사이를 눈치챘어. 널 몰래 조사할 수도 있어. 이 일이 구아람의 귀에 들어가면, 성주에 자신과 똑같게 생긴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똑똑한 구아람이 신경주와 이소희의 일을 의심하지 않을 것 같아?” 윤유성은 원래 하얗는데, 화가 나 준수한 얼굴이 더욱 하얘져 귀신과 같았다.“윤 사장님, 잘못했어요. 정말 잘못했어요. 음!”서현의 떨리는 말은 윤유성의 가느다란 손에 의해 사라졌다. 윤유성은 쉽게 서현의 목을 조르고 눈을 찌푸리며 들어 올렸다.“윤 사장님, 안 돼요!”우 비서가 이 상황을 보자 겁에
윤유성은 경멸하는 듯 웃었다.“나 대신 백신우를 죽여줄 거야?”‘백신우. 그 잘생긴 남자의 이름이구나.’눈꼬리가 살짝 올라가고 잘생긴 얼굴에 사악하고 매혹적인 표정을 짓고 있던 그 남자를 떠올리자 서현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날 밤 클럽에서 돌아온 서현은 잠결에 그 얼굴을 다시 꿈꿨다. 자신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죽여라고 하면, 최선을 다할게요.”서현은 식은땀을 흘리며 이를 악물었다.“내 여자의 친오빠야, 네가 죽이고 싶으면 죽여? 정말 대단하네.”윤유성은 차갑게 바라보며 안색이 어두워졌다. 서현은 움찍했다. 땀이 머리카락을 젖히며 비참하고 불쌍했다.“죄송합니다. 윤 사장님. 저.”“목숨 말고, 가서 꼬셔.”“뭐, 뭐라고 하셨어요?”서현은 어안이 벙벙했다.“그날 밤, 둘이 재밌었잖아.”윤유성의 눈빛에서 서서히 경멸의 눈빛이 드러났다.“이렇게 된 이상, 그냥 꼬셔. 너한테 관심이 있던데. 어쩌면 사랑하는 동생을 닮은 얼굴이 있어서 그런가 봐.”“아니에요, 사장님.”서현은 지금 이 순간 윤유성의 차가운 질문을 받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윤유성은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 손가락으로 서현의 턱을 치켜올리며 빨간 입술을 만졌다. 예전의 서현은 이런 화려한 립스틱을 바르지 않는다. 윤유성이 아람의 전유물이라는 이유로 서현에게 붉은색을 사용하도록 강요했다. 서현은 오랫동안 사랑했던 눈앞의 남자르 깊이 바라보았다. 눈물이 가득 고여 아름다운 얼굴로 천천히 흘렸다.“이렇게 예쁜데, 백신우가 왜 흔들리지 않겠어? 가, 가서 꼬셔. 마음을 흔들고 무너뜨려.”말을 마치자 윤유성은 오싹하고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눈에 흥분된 빛을 번쩍거렸다.“네, 사장님.”서현은 분명 울고 있었지만, 붉은 입술을 들어 올려 아람을 가장 닮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건 윤유성을 제일 유혹하는 미소였다.“사장님이 원하는 것이라면, 목숨을 포기하더라도 반드시 해내겠어요.”...아람과 경주는 구도현이 있는 경찰서에 도착했다. 도착했을 때 구도현은 이미
아람도 구도현을 더 이상 놀리지 않고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오빠, 핸드폰을 복구했어?”“복구의 난이도가 작지 않았지만 기술 부서의 동료들은 모두 전문가ㅏ야.”구도현은 경주에게 말했다.“신 시장님, 잠시만 기다려서 진술 좀 해주세요.”“네, 협조해 드리려고 온 거예요.”경주의 차분한 눈빛은 가볍게 아람의 옆모습에 내려앉아 빠져나오지 못했다. 아람이 시선을 느끼지 못한 것은 아니다. 그저 입술을 오물거리며 일부러 뜨거운 시선을 마주하지 않았다.세 사람이 경찰서에 들어섰다. 이미 밤이었지만 경주와 아람이 나란히 들어오자 경찰들은 여전히 놀랐다. ‘너무 뛰어난 한 쌍이네. 결혼하지 않는 것 말도 안 돼!’최조실 내부.구도현은 복구한 핸드폰을 꺼냈다. 아람은 눈썹을 떨며 천천히 깨진 핸드폰을 들었다. 화면에는 영이와 할머니의 사진이었다. 품에는 시골개를 안고 행복하고 편안한 미소를 지었다. 윙-아람의 머리가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나며 고통이 온몸으로 퍼져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양손으로 귀를 가렸다. 두 눈을 꼭 감았지만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아람아, 괜찮아? 잠시 쉴까?”구도현은 아직 트라우마에서 벗어 나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다. 아람이 그 날밤 목격한 일이 떠올라 충격을 먹었을 것이다. 구도현은 급히 일어나 아람 곁으로 가서 위로하려 했다. 바로 이때, 경주가 갑자기 팔을 펴서 아람의 어깨를 감싸고, 큰 손으로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아람의 목뒤를 감싸더니 조심스럽게 아람의 이마를 자신의 넓은 어깨에 부드럽게 올려놓았다.“심호흡해. 내 말 들어. 심호흡해.”경주의 얇은 입술은 아람의 귀에 가까이 다가가 낮고 다정한 목소리로 유도했다. 따뜻한 손바닥으로 아람의 으쓱거리는 등을 토닥거렸다. 아람은 눈을 꼭 감고 주먹을 꼭 쥐며 경주의 품에서 떨고 있었다. 계속 숨을 헐떡이는 모습은 가슴이 아팠다.구도현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리지는 않고 한숨만 내쉬었다. 경주가 없었다면 아람을 진정시킬 방법을 몰랐다. ‘그들 사이에 정말
분위기가 갑자기 이상해졌다. 아람은 경주의 준수한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지금 경주의 미소는 전에 본 적 없는 부드럽고 밝은 미소였다. 아람은 가볍게 기침을 하고 눈을 피했다. 경주의 반짝이는 눈을 쳐다보지 못했다. 계속 보면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드러날 것만 같았다. 경주가 정말 많이 변한 것 같았다. 예전의 경주는 심연처럼 차가웠다. 지금의 경주는 서서히 녹아내려 아람을 둘러싼 샘물처럼 따뜻한 안정감을 주었다.“에헴, 그.”모태솔로인 구도현은 더 이상 볼 수 없어 이 애매한 분위기를 깼다.“그저 양복이잖아. 왜 세탁해. 우리 구씨 가문은 옷 한 벌을 배상할 여유가 있어. 아람아, 그냥 새 옷을 사줘. 돈은 오빠가 줄게.”“고마워요, 구 형사님.”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잔잔한 파도처럼 일렁였다.“오빠, 정말 배상할 거야?”아람은 순간 진정되어 눈썹을 살짝 올렸다.“내가 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니라면 신 사장님의 옷은 이탈리아 왕실의 유명한 브랜드야. 돈이 있어도 살 수 없어. 살 수 있다고 해도 1년 치 월급을 모아도 소매만 살 수 있어.”‘너무 비싸!’구도현의 얼굴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도련님의 체면도 지키지 않고 소리쳤다.“배상하지 않아. 방금 한 말은 잊어버려!”어렸을 때부터 봐온 아람이라 창피하지 않았다. 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다정한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역시 천재 디자이너 샤론이야. 안목이 남달라.”이 말을 듣자 아람은 깜짝 놀랐다.“너, 언제 알았어?”“셋째 사모님의 생일 연회에서 알았어. 초연서 씨가 멋진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나왔을 때 짐작했어. 아니, 문별 씨의 작업실에서 옷을 손질하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 짐작했어야 했어.”아람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얼굴이 붉어졌다. 순간 복잡한 감정이 가슴에 솟구쳤다. 경주는 문득 지금도 옷장에 소중히 보관하고 있지만 이미 상처가 난 양복이 떠올랐다. 그것은 한때 아내인 아람이 경주를 위해 밤낮으로 보름 동안 만든 옷이다. 한 땀 한 땀 사랑이 들어있었다.
“이게 방영이 남긴 마지막 말이야.”말이 끝나자 모두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 불쌍한 소녀가 생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생사를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죄를 들어내고 정의의 빛을 비출 수 있는지 생각했다.“그럼 방영의 죽음도, 이 비밀을 알아서 그러네.”구도현은 눈썹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응, 아니면 늘 교활하고 조심스러운 신 사모님이 당황하여 영이를 죽이지 않았을 거야.”아람은 화를 내며 주먹을 쥐었고 눈시울이 붉어졌다.“겁도 없네, 감히 널 노려!”구도현은 아람의 처지를 생각하자 화를 내며 책상을 쳤다.“오빠가 다섯 명이고, 도 많고 힘 있는 아빠가 있는데 감히 널 건드려? 아빠가 나서지 않아도, 우리 형제들이 나서도 어떻게 죽은 것도 모를 거야!”경주는 깊은 어둠의 웅덩이처럼 눈빛이 차가워졌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어서 진주가 대가도 생각하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는 거야!’아람은 입술을 깨물며 안색이 차가웠다.“영이를 죽이는 건 진주의 생각일 거야. 하지만 사람을 보내 날 죽이는 건 진주가 아닐 수도 있어. 내가 보기에는 신효린의 지시일 수 있어. 이 기회를 빌어 날 죽이고 싶었던 거야. 진주의 음흉함으로 이렇게 무모하게 행동하지 않을 거야. 신효린의 수작인 것 같아.”‘그러네.’경주는 저도 모르게 턱을 치켜올렸다.“신효린이 진주의 딸이잖아. 젠장, 모녀가 다 악독하네. 감옥에서 콩밥 먹을 준비나 해!”구도현은 욕설을 퍼부었다. 진주와 효린의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었다. 아람은 심호흡을 하며 무거운 눈빛으로 경주를 바라보았다.“진주, 신 사모님을 죽인 증거, 핸드폰.”경주는 아람의 지나친 눈빛에 얼떨떨했다. 아람은 방영의 핸드폰을 열어 앨범을 훑어보았지만 이상한 건 없었다. 증거물인 만큼 녹음 파일일 거라고 생각하여 녹음 소프트웨어를 열었다.예상대로 안에 녹음된 오디오가 있었다. 아람은 눈을 내리깔고 뜨거운 손으로 녹음을 열었다. 녹음 효과는 좋지 않았다. 소리가 작았고 밀폐된 공간에서 녹음한 것 같았다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