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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1화

왕 비서가 수배를 받자 진주가 서둘러 집을 떠난 건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 진주를 따라가면 살인범을 잡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틀이 지났다.

경주는 여전히 병원에 지키며 아람의 옆방에 머물고 있다.

48시간 동안 경주는 아람을 방해하지 않았다. 그저 아람이 진정제를 맞고 잠들었을 때만 문 앞에서 유리창 너무로 초췌하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아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유리창에 비친 아람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곤 했다. 이렇게 평생 곁에 있을 수 있었다. 그저 이런 묵묵히 지켜주는 것조차 아람이 원하지 않을까 봐 두려웠을 뿐이다.

“신경주.”

흡연실 문이 열리자 경주의 손에 있는 담배가 살짝 떨렸다. 뒤돌아보니 백신우가 문 앞에 나타났다. 백신우는 경주의 곁에 다가가 나란히 서있었다.

“담배, 한 대 줘.”

경주는 눈을 깜빡이며 담배를 꺼내주었다. 백신우는 담배를 입에 물고 불을 붙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경주는 눈썹을 살짝 찌푸리며 백신우에게 불을 붙여주었다. 고귀한 사장님인 경주에게 이런 일을 시킨 사람은 백신우가 처음이다.

‘됐어, 형님 중 한 명이잖아. 구씨 가문 사람들 앞에서 잘 보여야 해. 아니면 날 싫어할 거야.’

이제 경주와 아람 사이에 조그마한 희망을 갖고 싶다면 간접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다. 백신우는 담배를 들이마시고 연기를 뱉어내며 비아냥거렸다.

“너 이 자식, 아람다운 여자를 앞에 두고도 잘 참네. 지난 이틀 동안 한 번도 들어가지 ㅇ낳고 그냥 보고만 있었잖아. 나라면 바로 들어가서 미친 듯이 키스를 했을 거야.”

백신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경주는 말문이 막혀 손이 떨렸다.

‘내 앞에서 이런 말을 해? 정말 날 남이로 생각하지 않는 거야?’

“요즘 동생을 돌보느라 정신이 없어.”

연기 속에서 백신우는 심각해졌다.

“그래서 고생해. 소식이 있으면 즉시 나에게 말해 줘. 내 손으로 죽일 거야!”

말을 하며 손가락 마디를 꺾었다. 경주는 잠시 침묵하더니 담배를 껐다.

“나설 필요 없어요. 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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