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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1화

방영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옷장에 웅크리고 앉아 와인 한 병을 안고 있었다. 큰 충격으로 얼굴이 창백해졌고, 눈은 방금 울었던 것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어떡해, 어떡하지, 이 충격적인 비밀을 누구에게 먼저 말해야 해? 신 사장님, 아니면 구아람 씨?’

...

효린은 진주를 달래고 방으로 돌아왔다. 진주의 옷을 갈아입혀줄 때 팔에 있던 바늘구멍들을 생각하자 소름이 돋았다. 이제 신광구와 진주는 더 이상 같은 방을 쓰지 않는다. 초연서의 사건 이후, 부부의 불화는 이전보다 더욱 깊어졌다. 같은 침대에 누워 진주의 바늘 자국들을 보면 신광구가 어떤 기분이 들지 정말 알 수 없다.

방 문으로 걸어가던 효린은 방영이 와인 한 병을 들고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안색이 좋지 않았다.

“아가씨, 술을 가져왔어요, 디캔딩 해드릴까요?”

방영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니, 줘. 여기 지킬 필요 없어.”

효린은 술을 집어 들고 곧장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 방영은 문 앞에 멍하니 서 있었고, 옷은 땀에 푹 젖었다.

방으로 돌아간 효린은 술을 마실 기분이 없었다. 진주가 말한 장현중을 생각할수록 두려웠다. 시간을 내서 몰래 정체를 조사해야 할 것 같았다. 효린은 말라버린 팩을 떼고 세수를 한 후 샤워 가운을 벗고 옷장을 열어 잠옷으로 갈아입을 준비를 했다.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고 가슴이 조여왔다. 평소에 데면데면해도 개인 소지품에 대해서는 정말 수호신처럼 미세한 문제도 바로 발견할 수 있다. 분명히 옷장을 건드린 사람이 있을 것이고, 답답한 기운이 느껴졌다.

효린은 진주와 이야기할 때 방 안에서 소리가 났다는 것이 생각났다. 즉시 휴대폰을 꺼내 CCTV 앱을 켰다. 늘 멍청하던 여자가 자기 방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사실 오래전에 설치한 것이다. 효린도 진주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있다. 집에 없는 사이에 가정부들이 물건을 건드릴 것 같았다.

효린은 이를 악물고 CCTV를 보았다. 방에서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방영이 와인을 들고 방으로 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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