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 Chapter 321 -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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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구아람은 물끄러미 윤유성을 바라보았다. “당, 당신이 왜 여기 있습니까?” 뒤에 있던 임수해는 갑자기 나타난 윤유성을 보고 가슴이 쿵 내려앉아 조용히 주먹을 쥐었다. “누가 그러던데 이 엘리베이터는 구아람 씨만 탈 수 있다고 해서 여기서 기다렸습니다.” 윤유성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제 말은 왜 저를 찾아왔냐는 겁니다.” 아람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오늘 밤, 저희 아버지께서 구 아저씨네 댁에 간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구아람 씨도 해문으로 가실 거죠?” 윤유성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래서 제가 데리러 온 겁니다. 함께 해문으로 갑시다.” 아람은 붉은 입술을 살짝 오므렸다. 이 말은 듣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러나 전혀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었다. “윤 씨 가문 넷째 도련님께서 저를 데리러 와주시다니, 감사합니다만 저희 큰 오빠가 데리러 오기로 했습니다. 곧 도착할 겁니다. 그러니 전 오빠와 함께 집에 갈 겁니다.” 아람은 여전히 예의 바르게 웃었다. “저녁에 해장원에서 뵙겠습니다.” “전 이미 그분께 당신을 데리러 가겠다고 말씀드렸고 그도 허락하셨습니다. 그러니 오빠분은 오시지 않을 겁니다.” 윤유성은 태연자약한 표정을 지었다. “뭐라고?!” 구아람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침착할 수 없었다. “당신과 우리 두 집안은 대대로 친분이 있고 구 아저씨는 제 아버지의 형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당신과 저도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관계이니 구 사장님께서도 제가 당신을 납치라도 해갈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으실 겁니다.” 비록 윤유성은 정말 아람을 납치하고 싶었지만 말이다. 아람을 납치하여 사랑하고, 감싸고, 보호하고, 윤유성은 아람이 자신만의 영원한 애장품이 되기를 바랐다. “그, 그럼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람은 윤유성에게 여전히 매우 공손하게 대했는데 이것은 그들 사이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오빠도 참, 평소에는 그렇게 아껴주더니 이번엔 왜 통 크게 다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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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이와 동시에 길 건너편에는 검은색 람보르기니의 차창이 서서히 내려졌는데 조각한 듯한 신경주의 이목구비가 서서히 드러났다. 경주는 입술을 굳게 다물고 차가운 눈초리로 점점 멀어지는 벤틀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경주는 구아람과 윤유성이 나란히 다녔을 모습을 떠올리자 심장이 찌릿거려 왔고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았다. 경주는 이틀 밤낮을 눈 붙이지 못했고 수면제를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 그날 음악회 이후로 경주는 줄곧 정신이 딴 데 팔려 있었다. 항상 업무에 정신을 고도로 집중하던 경주는 뜻밖에도 회의 중에 멍을 때렸고 보고도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리는 것 같았다. 경주는 자신이 왜 이러는지는 모르지만 불면증을 얻게 된 이유가 아람 때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경주는 오늘 한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차를 몰고 KS WORLD호텔 앞에 와서 오후부터 지금까지 기다린 것이었다. 경주가 아람을 만나고 싶어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경주는 자신이 편안히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라도 아람을 꼭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아람이 윤유성과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한 경주는 충격으로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불면증이 치료되었는지를 알 수 없으나 그 장면을 본 경주는 곧 화병을 얻을 것 같았다! 경주는 눈시울이 빨갛게 달아올라 이를 꽉 깨물고 액셀을 끝까지 밟았다. 경주의 스포츠카는 쏜살같이 달려가 아람이 타고 있는 차를 바짝 쫓았다. 오늘 밤, 해장원은 다시 사람들로 북적이기 시작했고 하인들은 바쁘게 손님을 접대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구만복의 부름에 구윤, 구진 그리고 일곱째 도련님인 구도현까지 모두 해장원에 모였고 아람은 오는 길이었다. 구아린은 정말 중요한 수업 때문에 빠질 수 없었고 이번 모임이 그렇게 대단한 모임도 아니었기에 초연서는 구아린더러 공부에 집중하라고 했다. “에휴, 또 형제들만 가득한 밤이구나~” 구진은 홀에 앉아 찻잔을 들고 왼쪽에 있는 구윤과 오른쪽에 있는 구도현을 바라보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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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1층 본청 안이었다. 구윤, 구진 그리고 정장으로 갈아입은 구도현과 두 부인은 이미 윤정용과 그의 차남 윤진수를 맞이하고 있었다. “윤이, 진이! 갈수록 잘생겨지는구나. 아니, 아니 이제 구 사장과 구 검사라고 불러야 하지?” “오! 둘째 사모님의 막내아드님이시죠? 아이고! 지난번에 볼 때까지만 해도 장난이 심하고 귀여운 남자아이였는데 언제 이렇게 잘생기고 멋진 어른이 되었답니까? 지금 일은 어디서 하고 있습니까?” 윤 씨 그룹 회장 사정용은 친절하게 앞으로 나가 모든 구 씨 집안 자식들과 악수를 나누며 매우 기뻐했다. “저는 지금 형사일을 일하고 있습니다.” 구도현이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형사? 형사가 됐다고?” 윤정용은 의외라는 눈빛을 내비쳤다. 비즈니스업계 큰 손 윤정용의 눈에 형사는 바로 최하층 시민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었다. 돈도 적게 벌고 위험하며 더럽고 힘든 모든 일들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윤정용은 형사라는 직업이 높이 올라갈 수 있는 공간이 좁았기 때문에 가업을 물려받는 것만큼 가치가 크지 않다고 생각했다. “부끄럽네요.” 유민지는 얼굴에 부끄러움을 드러냈는데 줄곧 막내아들의 직업을 내키지 않아 했다. 구만복의 세 부인 중에서 유민지는 출신이 가장 높았다. 비록 구 씨 가업을 물려받으려는 마음은 없었지만 친정의 영향을 받아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가문의 명예를 매우 중요시했다. 그러므로 자신의 아들딸들에 대한 요구도 유난히 높았는데 모두 뛰어난 인물이기를 바랐다. 그러나 하필 유민지의 막내아들 구도현은 일에 대한 욕심이 크지 않은 사람이었다. 구도현은 유민지가 그를 위해 깔아준 길은 따르지 않고 기어코 목숨을 내거는 형사가 되었으니 유민지는 골치가 아플 따름이었다. “둘째 언니, 너무 겸손하시네요!” 강소연은 얼른 앞으로 나와 구도현의 어깨를 다독이며 자랑하기 시작했다. “우리 일곱째가 어때서요? 27살에 공도 여러 번 세웠죠, 또 여러 차례 큰 사건도 해결한 형사들 사이에서는 빛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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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구 씨 아저씨, 안녕하세요.”이때 윤진수가 앞으로 나와 구만복에게 정중하게 허리 굽혀 인사했다. 윤진수는 윤유성과 이복형제로 용모는 전혀 달랐다. 윤 씨 가문 넷째는 정교하고 준수한 용모를 가지고 있는 반면 둘째는 이목구비가 각지고 길고 짙은 눈썹이 관자놀이까지 뻗어있었다. 그리고 눈빛은 아버지 윤정용과 꼭 닮아 있고 체격도 아주 늘씬했다. “오! 진수야, 반가워!” 구만복은 자애로운 미소를 지었다. 필경 자신이 커가는 것을 곁에서 지켜본 윤 씨 집안의 아이었으니 말이다. “윤 씨! 막내아들도 데려온다고 하지 않았어? 나도 오랫동안 너희 넷째를 못 본 것 같은데 왜 같지 오지 않은 거야?” “하하, 그 녀석은 일이 있어 좀 늦게 도착할 거야.” 윤정용도 주위를 휙 둘러보더니 물었다. “구 씨, 오늘 밤 아람이 온다고 하지 않았어? 왜 안 보이는 거야?” “엣헴, 아람도 일이 있어 처리하고 오느라 좀 늦는대.” 구만복도 자신의 딸이 왜 아직 도착하지 않은 건지 알 지는 못했지만 절대 약속을 어기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다. “쯧쯧, 아람이 안 오는 건 아니겠지? 그럼 안 되는데? 오늘 난 특별히 아람이를 보러 온 거란 말이야!” 윤정용이 끈질기게 말했다. “오늘 밤 아람이를 보지 못하면 난 집에 가지 않을 거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문 밖에서 집사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구 어르신, 큰 아가씨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이봐, 이봐, 아람이는 왔잖아?” 구만복은 딸이 왔다는 것을 듣는 순간 싱글벙글하며 온통 애정 어린 눈빛을 드러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몸을 돌려 대문 밖을 바라보았다. 윤정용은 두 눈을 반짝이며 목을 길게 빼고 밖을 내다보았다. 시종일관 무심하던 윤진수의 눈빛도 순간 초롱초롱해져 넥타이를 정리하며 긴장하기 시작했다. “아버지! 저 왔어요!” 맑고 감미로운 목소리는 순간 그들의 마음을 한층 더 들뜨게 했다. 활짝 핀 복숭아꽃처럼 어여쁜 구아람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윤유성과 함께 사람들의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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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순간, 홀은 조용해졌고 분위기는 왠지 묘하게 변했다. 구아람은 흠칫 놀라 고개를 돌려 윤유성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윤유성이 다정하게 아람이라 부르자 윤진수의 안색은 더욱 보기 흉하게 변했다. 구만복은 사랑스러운 자신의 딸과 윤유성을 번갈아 보더니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유성이가 특별히 아람이를 데리러 갔다고? 그것 참 고생했구나.” “구 씨 아저씨, 별말씀을요.” 구진은 팔꿈치로 옆에 있던 구윤을 찌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형님, 우리 동생이랑 윤 씨 가문 넷째가 언제 저렇게 친해졌답니까? 난 왜 몰랐죠!” “아람이 일인데 설마 네가 모두 알아야 하겠어?” 구윤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형님은 알고 있었던 거예요?” “그래.” “젠장! 저만 모른 거예요?!” “내가 윤유성에게 아람이를 데리고 오라고 한 거야.” 구진은 한숨을 내쉬었다. “형님, 어떻게 우리 동생을 함부로 아무 남자에게나 떠넘길 수 있어요?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도 있잖아요.” “만일, 구 씨 가문 넷째가 우리 동생한테 불순한 의도를 품고 있으면 어쩌려고요? 혹시라도 오는 길에 우리 동생에게 손찌검이라도 했으면 어쩌려고 그랬어요?” “불순한 의도를 품는 게 정상이지. 이 세상 어느 남자든지 모두 우리 아람이의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을 테니까. 그리고 후자에 대해선 걱정 마.” 구윤은 가볍게 입술을 오므리더니 말했다. “만약 윤 씨 가문 넷째가 그런 짓을 했다면 이미 사지 멀쩡하게 우리 앞에 서있지 못할걸?” ‘음, 그건 맞아.’필경 어릴 때부터 또래 소녀들이 인형을 가지고 놀 때 구윤과 백신우는 아람에게 칼을 휘두르고 총을 만지는 법을 가르쳤으니 말이다. 그리고 사실 구윤이 윤유성더러 아람을 데려오라고 한 것은 조금의 사심도 섞여 있었다. 신경주는 아람이의 인생에서 꼬박 13년이란 시간 동안 깊이 도사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람은 이제 모든 것을 완전히 깨닫고 그 남자를 마음속에서 뿌리째 뽑았지만 아람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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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연회에서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과 구만복이 십여 년간 간직해 온 고급 와인을 음미했는데 분위기는 아주 화기애애했다. 사실 구만복과 윤정용에게 있어서 이번 식사는 20여 년 전과 전혀 다를 것 없는 식사자리였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그들 슬하의 자녀가 이미 모두 어엿한 성인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사정용은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이곳에 왔는데 바로 아직 미혼인 두 아들의 며느리감을 찾기 위해서였다. 식사 자리에서 윤진수는 구아람의 맞은편에 앉았고 윤유성은 그녀의 곁에 자리했다.하지만 테이블은 너무 길어 맞은편 자리는 분명 옆자리보다 못했다. 윤진수는 윤유성이 아람의 옆자리에서 그녀를 살뜰히 보살피는 모습을 보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눈동자에는 울분이 치솟았는데 손에 들고 있던 포크가 휘어질 정도였다. ‘불리하다, 정말 불리해!’ ‘저 녀석에게 기회를 모두 빼앗겼어!’ 지난번 데이트의 경험으로 윤유성은 아람이 해산물과 같은 날 것과 찬 음식들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특히 게와 새우는 아람의 최애였다. 만약 지난번 데이트가 시간제한이 없었더라면 아마 아람은 날이 밝을 때까지도 입을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하여 식사 자리에서 윤유성은 자신은 거의 음식에 젓가락을 대지 않고 줄곧 인내심 있게 아람에게 새우를 까주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내색하지 않고 이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아람은 아주 즐겁게 식사하고 있었는데 가족들 앞이라 조금의 내숭도 없이 식사에만 집중한 듯싶었다. 윤유성은 긴 속눈썹을 늘어뜨리고 입술은 오므린 채 길고 하얀 손으로 아주 능숙하게 새우을 깐 다음 슬며시 아람의 접시에 담아주었다. 사실 당당한 명문 귀족의 도련님이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체면이 깎이는 일이었다. 하지만 윤유성은 완전히 새우 까는 일에만 몰두한 듯했다. 아람은 쑥스러워하거나 거절하지 않고 접시에 놓인 새우를 그대로 받아먹으면서 윤유성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만약 그들 둘뿐이었다면 아람은 반드시 윤유성을 거절했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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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윤유성의 조롱에 윤진수는 순간 안색이 변하여 주먹을 꽉 쥐었다. 구 씨 집안사람들은 자연히 못 들은 척하고 가만히 있었지만 윤정용은 화가 난 눈빛으로 윤유성을 바라보았다. “아람아, 여자는 그래도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해. 내가 사람을 시켜 술을 데워오게 할게. 조금 마시는 건 괜찮아.” 윤유성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구아람을 바라보며 말했고 윤진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큽, 사실 난 뭐 마시든지 상관없어.” 아람은 윤 씨 집안의 두 도련님 사이에 끼어 어쩔 바를 몰라하며 어색하게 말했다. “사실, 난 맥주가 더 마시고 싶은데.” 그러자 윤 씨 형제는 일제히 그녀를 쳐다보며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안 돼! 통풍 와.” ……저녁 식사가 거의 끝날 때 윤유성은 잠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세면대 앞에서 윤유성은 끊임없이 손바닥에 손 세정제를 짰다. 그리고 두 손을 미친 듯이 비비기 시작했는데 손은 순식간에 붉어졌다. 윤유성은 총 다섯 번을 씻고 손을 들어 냄새를 맡았지만 여전히 비린내가 느껴졌다. 그는 또다시 손 세정제를 짜서 손가락 하나하나를 꼼꼼히 씻기 시작했다. 이때 화장실의 문이 열렸다. 윤진수는 어두운 얼굴로 들어와 윤유성이 미친 듯이 손을 씻는 모습을 보면서 아니꼽게 말을 걸었다. “참 고생이 많아. 결벽증이 있는 네가 구아람 씨에게 새우를 까주느라 힘들었겠어. 오늘 밤 꿈도 손 씻는 꿈 꾸는 거 아니야?” 윤유성은 윤진수의 야유를 무시하고 휴지 몇 장을 꺼내 우아하게 손을 닦기 시작했다. “여러 해 동안 보지 못했는데, S국에서 무슨 대단한 능력이라도 배웠나 했더니.” 윤진수는 경멸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이제 보니 여자한테 아부하는 법을 배웠나 보군.”“왜요? 질투 납니까, 둘째 형?” 윤진수는 사악하게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어쨌든, 아람 앞에서 형은 아부할 기회도 없는 거 아닌가요?” “너!” 윤진수는 목이 메어 눈을 파르르 떨었고 억지웃음을 지었다. “허허, 어쩐지 아버지가 어릴 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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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아람을 볼 수만 있다면, 한 번만 볼 수만 있다면.’ 갑자기 해장원의 대문이 천천히 열렸다. 신경주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고 온몸의 신경이 곤두섰다.눈빛은 대문 쪽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숨도 간신히 쉬고 있었다. 그러나 윤유성이 경주의 시선에 나타난 순간, 그의 쿵쾅거리던 떨림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경주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윤유성을 빤히 쳐다보았다. “신 사장님, 밤이 깊었는데 말도 없이 이곳에 나타나다니요. 너무 무례하신 거 아닙니까?” 윤유성은 경주의 눈빛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경주는 아무런 떨림도 없이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내가 이곳에 있는 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 “신경주 씨, 당신은 어쩜 항상 이렇게 무례한 거죠?” 윤유성은 매우 경멸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당신이 이곳에 왜 왔는지,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후회하고 있겠지요. 김은주 씨와 아람 사이에서 김은주 씨를 선택한 것을요.” “그리고 이제야 그 여자에게 속았다는 걸 알고, 자신이 멍청했다는 걸 깨닫고 아람을 되찾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 정말 보기 추합니다.” “당신은 아람이 그렇게 만만합니까? 그가 당신의 공허함을 달래는 도구입니까? 아람에게 그렇게 큰 상처를 줘놓고 이제 와서 그녀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당신을 기다릴 거라고 생각합니까?” 경주는 가슴이 쓰려왔다. “아람의 곁에는 이미 새로운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지요. 그러니 앞으로 또다시 아람을 건드리려거든 저의 허락부터 구하세요.” 윤유성의 눈빛은 매우 서늘했다.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죠, 윤유성 씨?” 경주는 턱을 살짝 쳐들었는데 승부욕이 활활 타올랐다. “전 후회를 하고 다시 아람과 시작하고 싶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거절을 당한다고 해도 그 말은 아람이한테 직접 들을 겁니다.” “당신이 제 앞에서 하는 말은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신경주.” “신경주!” 윤유성의 눈빛은 순간 차가워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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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신경주는 구아람을 등지고 있었는데 심장의 두근거림과 함께 입꼬리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위로 올라갔다. 그러나 경주는 아람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윤유성은 두 입술을 오므렸는데 눈에는 사나운 기운이 흘렀다. 지금 아람과 경주는 비록 이혼하고 불쾌하게 헤어졌지만 윤유성은 여전히 그들 사이에 아직 끝나지 않은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신경주, 여기까지 왔는데 말은 똑바로 하고 가.” 아람은 냉랭한 얼굴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남자의 어깨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둑고양이처럼 뭐 하는 거야. 저녁에 악몽이라고 꿀 까봐 두려워.” 경주는 머뭇거리더니 돌아서 아람을 마주 보고 말했다. “별 거 아니야. 그냥 단지 요 며칠 잠을 이루지 못해서 그래.” 아람은 미간을 찌푸렸는데 경주가 해문에 자신을 찾아온 것이 불면증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설마 저 자식이 잠을 못 이루는 게 아람과 연관이 있다는 건가?’ ‘어이없군! 어떻게 아무거나 아람에게 덮어씌우는 거지? 아람이 뭘 어쨌다고!’ ‘불면증이면 수면제를 먹던지. 이곳에 온다고 문제가 해결돼?’ “이미 해결됐어.” 경주는 정신을 가다듬고 아람을 응시했다. “오늘 밤 돌아가면 잠을 잘 제대로 수 있을 것 같아.” 말이 끝나자 경주는 다시 몸을 돌려 떠났다. 아람은 눈이 휘둥그레져 약간 쓸쓸해 보이는 경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눈앞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난 후에야 한마디 내뱉었다. “미쳤어!” 차로 돌아온 경주는 갑자기 엄청난 피로가 온몸을 엄습해오는 것을 느꼈다. 정신은 이미 혼미해졌고 눈시울은 아까보다 더 붉어졌다. 경주는 두 팔을 핸들에 겹쳐 잡고 팔의 단단한 근육으로 팽팽하게 핸들을 조였다. 아람과 윤유성은 다시 해장문의 대문을 열고 들어갔고 대문이 겹겹이 닫히는 것을 바라보며 경주의 마음도 크게 아파왔다. 경주는 손끝을 떨며 핸드폰을 들고 한무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 사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알아봐.” “네? 뭘요?” 한무는 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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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구만복의 말투는 마치 심문이라도 하는 것처럼 엄숙했다. “어릴 때부터 아람은 너희들 아니면 내가 까준 새우만 먹었지, 언제 다른 남자의 그런 호의를 받아준 적이 있더냐! 오늘 밤, 윤 씨 가문 넷째는 선을 넘었어, 여차하면 아람에 입에 먹여줬겠어. 그런데 아람이는 또 거절도 하지 않았어.” “말해 봐, 그들은 지금 대체 무슨 관계야? 설마 아람이 정말 유성 그 녀석에게 마음이라도 있는 거야?” “아버지, 아버지는 윤 씨 가문 넷째가 썩 마음에 들지 않으신 가 봅니다.” 구윤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구만복은 입을 삐죽거리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윤 씨 가문 넷째와 아람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으니 커서 다시 만나 기쁜가 보죠. 아람 곁에 모처럼 그가 밀어내지 않는 이성이 생겼는데 그 사람은 또 우리 집안과 인연이 깊은 집안의 사람이니 그럴 수 있죠.” “만일 윤 씨 가문 넷째가 우리 아람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윤은 침착한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오늘 밤, 너희 윤 씨 아저씨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모임에 참석했는지는 너희들도 잘 알고 있을 테지. 그는 분명 우리 집안과 혼사를 맺으려고 온 거야. 그렇지 않으면 왜 하필 아직 미혼인 아들 둘을 데리고 왔겠어? 확실히 아람을 노리고 온 거야!” 구만복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난 결코 이 혼사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야.” 이 말이 나오자 구 씨 형제의 표정은 약간 변했다. 그들은 아버지가 윤 씨 집안에 이렇게 거부감을 느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아버지, 혹시 윤 씨 아저씨랑 사이 틀어지신 건가요? 설마 이미 서로 번호 차단한 건 아니죠?”구진은 자기도 모르게 아버지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역시, 대단하셔요. 사이가 틀어졌는데도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다니, 저였으면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도 않았을 걸요!” 구만복은 짜증스럽게 구진을 한 번 힐끗 보더니 호통을 쳤다.“아람은 내가 가장 아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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