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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연회에서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과 구만복이 십여 년간 간직해 온 고급 와인을 음미했는데 분위기는 아주 화기애애했다.

사실 구만복과 윤정용에게 있어서 이번 식사는 20여 년 전과 전혀 다를 것 없는 식사자리였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그들 슬하의 자녀가 이미 모두 어엿한 성인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사정용은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이곳에 왔는데 바로 아직 미혼인 두 아들의 며느리감을 찾기 위해서였다.

식사 자리에서 윤진수는 구아람의 맞은편에 앉았고 윤유성은 그녀의 곁에 자리했다.

하지만 테이블은 너무 길어 맞은편 자리는 분명 옆자리보다 못했다.

윤진수는 윤유성이 아람의 옆자리에서 그녀를 살뜰히 보살피는 모습을 보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눈동자에는 울분이 치솟았는데 손에 들고 있던 포크가 휘어질 정도였다.

‘불리하다, 정말 불리해!’

‘저 녀석에게 기회를 모두 빼앗겼어!’

지난번 데이트의 경험으로 윤유성은 아람이 해산물과 같은 날 것과 찬 음식들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특히 게와 새우는 아람의 최애였다.

만약 지난번 데이트가 시간제한이 없었더라면 아마 아람은 날이 밝을 때까지도 입을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하여 식사 자리에서 윤유성은 자신은 거의 음식에 젓가락을 대지 않고 줄곧 인내심 있게 아람에게 새우를 까주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내색하지 않고 이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

아람은 아주 즐겁게 식사하고 있었는데 가족들 앞이라 조금의 내숭도 없이 식사에만 집중한 듯싶었다.

윤유성은 긴 속눈썹을 늘어뜨리고 입술은 오므린 채 길고 하얀 손으로 아주 능숙하게 새우을 깐 다음 슬며시 아람의 접시에 담아주었다.

사실 당당한 명문 귀족의 도련님이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체면이 깎이는 일이었다.

하지만 윤유성은 완전히 새우 까는 일에만 몰두한 듯했다.

아람은 쑥스러워하거나 거절하지 않고 접시에 놓인 새우를 그대로 받아먹으면서 윤유성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만약 그들 둘뿐이었다면 아람은 반드시 윤유성을 거절했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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