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혼자 비행기표를 사고 M 국으로 가는 신경주를 뻔히 보고만 있었어, 매사 귀찮아하던 사람이 김은주에게 유일 무의한 선물을 해주기 위해 직접 프랑스의 거장까지 찾아갔어. 아무리 편애를 해도 내가 그의 와이프였는데, 감정이 없더라도 최소한의 존중은 있어야지.”구아람은 임수해를 등지고 말했고 말투에선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마치 이야기꾼이 청취자에게 한 쌍의 빼어난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을 얘기해 주는 것 같았다.마음이 답답한 임수해는 한쪽 무릎을 꿇고 애완견이 주인을 보는 것처럼 애틋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신경주가 그 추악한 년 때문에 아가씨에게 모질게 상처를 주다니, 수만 번을 죽여도 화가 풀리지 않을 것 같네요.”구아람은 웃으며 손짓을 했다.“예전 같으면 분노가 치밀어 오르며 달갑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마음이 편해, 심지어 너무 웃겨. 김은주가 쓰레기라면 신경주는 쓰레기통이잖아, 김은주는 재활용에서 회수 불가인 쓰레기로 되었는데 그는 시종일관 쓰레기통이야. 내가 사랑을 깊게 하지만 감정을 마구 쓰지는 않아, 쓰레기통을 마음에 둘 필요는 없어. 하지만 그가 알렉스를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은 흥미진진할 것 같아, 날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결국 허사가 되는 모습을 보고 싶어.”‘신경주, 넌 늘 야박한 사람이었어, 지금의 나도 너와 마찬가지야.’……신경주는 알렉스를 만나기 위해 특별히 전용기를 타고 Y 국으로 향했다.불현듯 구아람과 결혼 첫해, 김은주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바쁜 와중에 프랑스로 가서 필사적으로 황실에게 디자인을 해줬던 디자이너를 불러들였던 기억이 떠올랐다.단 한 번도 그렇게 몸을 굽히며 부탁한 적은 없었다.그 후, 디자이너가 성의에 감동을 받아 마지못해 목걸이를 디자인해 주었다.그러나 지금은 목걸이를 영원히 상자 안에 갇혀버렸고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목걸이에 담긴 건 애틋한 사랑이 아니라 후회와 치욕이다.안색이 어두운 신경주는 빽빽한 구름을 바라보더니, 순간 가물가물한 구름 위에 화사한 봄
이때, 한무가 커피를 들고 다가와 탁자 위에 놓았다.“사장님, 알렉스의 스튜디오 담당자인 Sliva 씨에게 연락했더니 만나주시겠다고 합니다.”“진짜?”그제야 신경주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네, 하지만 만나자고만 했을 뿐, 태도가 엄청 내정하고 떨떠름했어요.”한무는 걱정스러운 듯 한숨을 쉬었다.“일을 그르칠까 봐 너무 걱정되네요.”“걱정하지 마, 만나준다고 했으니 그 어떤 희망도 포기해서는 안 돼.”……Y 국에 도착한 후, 사흘 동안 애타게 기다린 끝에 알렉스 스튜디오 근처의 카페에서 담당자인 Sliva를 만났다, 하지만 스튜디오에 들어가지는 못했다.“신 사장님,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Sliva는 팔짱을 끼고 오만한 표정으로 신경주를 바라보았다.“알렉스는 지금까지 대통령 부인, 황실 멤버와 국가, 사회, 공익에 탁월한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만 주얼리를 디자인해 주었습니다. 비록 안나 조는 월드 스타이지만, 알렉스를 모시기엔 여전히 자격이 부족합니다.”한무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사람을 너무 차별하네, 주얼리가 무슨 공훈장도 아닌데!’“자랑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어머니의 이름으로 자선 재단을 설립했고, 그동안 양로원, 빈곤 학생, 보육원 고아들을 지원하며 공익사업에 전념했어요. 알렉스께서 단순히 유명인을 위한 주얼리를 만든다고 생각하지 말고 더 크게 봐주길 바랍니다. 협력만 해주신다면 사례금은 얼마든지 드릴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안나 조가 저희 호텔에서 결혼식을 하여 생긴 모든 추가 수익금은 자선 재단에 기부하여 자선사업에 사용할 것입니다.”신경주는 옷매무시를 바로 하고 단정하게 앉아 또박또박 말했다.“사장님의 뜻은, 우리 알렉스 여사님이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다는 말씀입니까?”Sliva는 냉소를 하며 말하자 신경주는 숨이 막혔다.“그런 뜻은 아닙니다.”“자선을 핑계로 디자인을 부탁하는 심보가 고약한 자본가들이 너무 많아요, 신 시장님도 그중 한 명일 수도 있고, 자선 재단을 이용해 돈 세탁을 할 수도 있
Y 국에서 성주로 돌아온 후, 한무는 줄곧 구아람을 지켜보고 있었다.하지만 그동안 동태를 살핀 결과 아무것도 없었다.늘 호텔의 크고 작은 일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빠 성주를 떠난 적도 없다. 신경주는 사무실에 앉아서 창문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눈썹을 찌푸렸다.‘안나 조의 결혼 날짜가 점점 다가오는데, 왜 조금도 서두르지 않지? 아니면 이미 알렉스를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고 있나?’지난번 장미 정원의 일과 진주가 잡히고 백흥 타운 프로젝트를 가로챈 것 때문에 기개가 호탕한 사내 대장부인 신경주는 구아람을 은근히 두려워했다.이혼하고 나서야 비로소 아내를 두려워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이때, 인터폰이 울리자 신경주는 핸즈프리를 눌렀다.“신 사장님, 이 도련님께서 오셨습니다.”비서는 공손하게 말했다.“들어오라고 해.”이유희가 사무실에 들어가서 소파에 털썩 주저앉는 모습은 마치 집에 온 것처럼 자연스러웠다.“내가 몇 번 말했어, 제멋대로 찾아오지 말라고, 내가 너처럼 한가한 것 같아?”신경주는 고개를 숙인 채 서류에 사인을 하였고 그를 쳐다보지도 않았다.“참, 제멋대로 찾아오지 말라고, 네가 무슨 황제인 줄 알아? 근데, 우리 엄마가 얼마 전에 사극을 봤는데, 네가 그 황제랑 확실히 닮은 것 같았어, 둘 다 양심이 없거든.”이유희는 다리를 꼬며 비아냥거렸다. “할 말 있으면 하고, 없으면 꺼져.”신경주는 허리를 꼿꼿이 편 채 사인펜을 닫았다.“소희가 왔잖아, 그래서 엄마가 널 우리 집으로 초대하고 싶대.”“요즘 많이 바빠, 안나 조의 일을 해결하지 못해서 회식할 기분이 없어.”“말해봐, 우리 엄마를 못 본 지 얼마나 됐어? 외국에서 요양하고 오자마자 밥해 주겠다는데, 체면을 세워주지도 않네!”이유희는 입을 삐죽거렸다.“엄마가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기억하시고 재료까지 준비해 놨는데, 네가 안 오면 얼마나 실망하실까.”신경주는 입을 오므리더니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어, 갈게.”“그렇지! 네가 온 다는 것
“네가 우물쭈물할 사이에 구아람과 윤유성의 아이까지 태어났겠어!”신경주는 가슴이 덜덜 떨리면서도 애써 냉정한 척했다.“내가 언제 구아람을 되찾겠다고 했어? 그녀가 프로젝트를 뺏어가고 윤유성과 협력해서 조사해 본 거야. 신씨 그룹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거든.”“허허, 그래, 그런 걸로 치자, 넌 입만 살았네.”이유희는 비웃으며 그에게 귤껍질을 던졌다.화난 신경주는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귤껍질을 꽉 잡았다.옆에 있는 한무도 억지로 웃음을 참으며 애써 표정 관리를 했다.“사장님, 사모님과 윤유성은 특별한 관계는 아닌 것 같아요, 지난 3년 동안 사모님도 사장님만 바라보았잖아요. 10년 전부터 찾아봐도 아무 관계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말을 듣자 표정이 살짝 밝아졌다.‘보아하니 구아람은 아직 윤유성에게 넘어가지 않았네, 그 녀석이 일방적인 추구인가.’“하지만 며칠 전에 윤 회장님께서 미혼인 두 아들 윤지수, 윤유성과 함께 해문으로 가서 구회장님을 뵈러 갔었습니다. 구씨 가문과 윤씨 가문은 대대로 교문이 있는 집안인데…… 설마 윤 회장님께서 구씨 가문과 혼인 관계를 맺으려는 건 아니겠죠?”‘혼인?’신경주와 이유희는 대경실색했다.‘나이, 집안 형편도 비슷한 죽마고우가 혼인을 맺는 것은 아무리 봐도 천생연분인 것 같네.’순식간에 덮쳐온 천지개벽의 위기를 막을 수도 없고 피할 수도 없는 것 같았다.“참, 망했네.”이유희는 눈시울이 붉어진 신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더니 경망스럽게 웃었다.“아무리 윤유성이 일방적으로 우리 여신님을 추구한다 해도, 백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말이 있잖아. 윤 회장님께서 몸을 낮추고 직접 찾아가서 혼담을 꺼내는데, 부자가 짜 맞추고 구회장님께서 압력까지 가하면 구아람이 허락할 수도 있잖아.”순간 신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졌다.“하하하, 곧 전처의 결혼식을 참가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 결혼했던 사이인데 축의금도 많이 내야지.”이유희는 귤을 까먹으면서 비아냥거렸다.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신경주는 목소리까지
젊고 예쁜 미모의 소유자이자 수줍음을 많이 타는 이소희는 민망한 듯 얼굴이 빨개졌다.“경주야, 소희의 젓가락으로 집어줬다고 싫어하는 거야? 먹지도 않고 너에게 먼저 집어 준 거야.”이유희는 눈썹을 찌푸리며 동생의 편을 들어주었다.“미안해, 경주 오빠, 공용 젓가락을 썼어야 했는데, 내가 생각이 짧았어.”이소희는 급히 젓가락을 바꾸고 다시 쏘가리를 집어 신경주의 그릇에 놓아주려고 했지만 또다시 제지당했다.“내가 할게.”이소희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흥, 내가 오랜만에 귀국해서 나랑 서먹서먹해진 거야? 어렸을 땐 우리 아이스크림도 같이 먹었잖아!”“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어린아이가 아니잖아.”말을 마치자 그는 눈을 내리깔고 게살 완자를 집어 입에 놓고 오물오물 먹었다.가슴이 조인 이소희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고 답답한 듯 생선을 마구 씹었다.테이블 위의 진수성찬을 보던 신경주는 문득 구아람이 요리를 해주던 모습이 떠올랐다.음식을 만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오후 내내 주방에서 바삐 준비하며 연기에 그을려 얼굴이 기름기가 돌아도 가벼운 기침만 하며 꾹 참고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단 한 번도 구아람을 칭찬한 적이 없었다.설령 요리 실력이 세계적인 셰프와 막상막하이고, 매번 밥 한 그릇을 더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어도 그녀의 실력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칭찬을 기대하며 반짝이던 눈빛이 결국 실망하여 씁쓸한 눈빛으로 변한 것을 생각할 때마다 신경주의 가슴이 아파났다.하지만 잠시 서운했던 구아람은 바로 기운을 내어 아름다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다음엔, 다음에는 더 잘 할게!”‘다음…… 다음이 또 있으려나?’그 순간을 떠올리자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모래알을 씹는 기분이 들어 삼키기도 힘들었다.“오빠, 요즘 안나 조의 결혼식 때문에 KS WORLD 호텔이랑 경쟁하고 있다고 효린 언니한테서 들었어.”공적인 일을 얘기하면 신경주가 흥미를 느낄 것 같아 턱을 괴고 포도만 한 눈을 껌벅이며 천진난
“대단하십니다, 신 사장님!”한무는 저도 모르게 손에 땀을 쥐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사모님은 확실치 않으면 손을 대지 않고 입도 매서운 사람인데, 진짜 안나 조를 가로챈 것 아닐까요? 아님 우리…….”“뭐?”한무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이번에는 사모님께 양보해 줄까요, 최종 결정이 아닌 환영회잖아요. 사내대장부는 여자와 다투지 않는데, 하물며 하룻밤을 자도 만리성을 쌓는다는데…….”“안돼!”신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참견할 틈도 주지 않았다.“알렉스도 데려오지 못했는데, 반드시 안나 조에게 손을 대야 해. 구아람이 우리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은 처지가 우리와 같다는 거야. 이럴 땐, 그 어떤 작은 진전이라도 상황을 순식간에 뒤집을 수 있어, 절대 양보해서는 안 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안나 조를 우리 환영회에 참석하게 해야 돼.”말을 마치자, 신경주는 고급차에 올라탔고 한무만 멍하니 서서 표정이 점점 우울해졌다.‘맙소사, 우리 사장님의 마음은 콘크리트로 만든 것인가, 이렇게 여자의 마음을 모르는데, 어떻게 사모님을 되찾을 수 있겠어!’이때, 차에 앉은 신경주는 몸을 뒤로 젖히더니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한무의 말대로 구아람을 봐줘야 하나?’이혼 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녀를 이긴 적이 없었다.늘 앞서고 있고 높은 지위에 있었고 압도적인 자태로 그를 짓눌러 만신창이로 되게 했다.순간 구아람은 더 이상 말수가 적고 온화하고 순박한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똑똑하고 고귀하고 훌륭하고 기세등등하여 점점 멀어지는 것만 같았다.그래서 한 번 이기고 싶었다, 그러면 그들 사이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 것만 같았다.……늦은 밤, 이유희는 회식이 있어 ACE 클럽으로 갔고 집에는 모녀만 남았다.이소희는 어머니의 방으로 가서 침대에 올라가더니 그녀의 품에 안겨 애교를 부렸다.방금 회식을 떠올리자 이씨 사모님은 참지 못해 말했다.“오늘 밤 경주를 대한 태도가 왜 그렇게 공손한 거야, 경주도 어색해하잖아.”이씨 사모
3일 후, 안나 조와 그녀의 팀이 성주에 도착할 예정이다.하지만 임수해는 안나의 매니저를 통해 그녀가 신씨 가문의 환영회를 참가한다는 소식을 들었다.KS WORLD 호텔 오락실.임수해는 노발대발하며 구아람에게 소식을 알려주려고 할 때, 그녀는 느긋하게 일곱째 도련님인 구도현과 당구를 치고 있었다.두 사람은 큐대를 들고 수준급 실력을 뽐내며 홀인원을 했다.“아가씨, 큰일 났어요!”임수해는 황급히 소리를 질렀다.“쉿, 매치 포인트야!”구아람은 조용해라는 듯 가녀린 손가락을 입술 사이에 세웠다.‘이 샷에 오늘 저녁 식사가 걸려있으니, 건성해서는 안 돼.’감히 재촉도 못하는 임수해는 급해 죽을 지경이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아가씨의 게임에 지장을 줄 수 없었다.탁-탁-마지막 두 골은 구아람의 재빠른 샷에 의해 마무리되자 기세가 등등했다.“예스!”신이 난 구아람은 승리의 손짓을 했다.구도현은 당구대 옆에 앉아 동생을 향해 웃으며 승부를 전혀 개의치 않았다.“실력이 점점 늘고 있네.”가녀린 몸을 큐대에 기대고 있는 구아람은 귀엽게 메롱을 했다.“오빠가 잘 가르쳐 준 덕분이지.”붉은색 멜빵 롱 원피스를 입고 당구를 치자 붉은 어깨 끈이 소리 없이 미끄러져 내려왔고, 노출된 하얀 어깨는 너무 빛나고 매혹적이었다.그것을 본 임수해는 가슴이 두근거리더니 마른침을 삼켰다.수상한 눈빛을 예리하게 알아챈 구도현은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는 무심코 구아람 곁으로 가서 어깨 끈을 올려주고 가볍게 기침을 했다.“밖에서 놀 땐 조심해, 오빠 앞에서는 괜찮지만 다른 남자들 앞에서 이러면 안 되지.”말을 마치자, 임수해를 힐끗 쳐다보았다.형사의 눈빛은 참으로 날카로웠다.임수해는 매의 눈이 지켜보는 가운데 식은땀이 났고, 속마음이 들킬 것 같았다.그러자 급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알았어, 오빠, 수해가 남도 아니고, 게다가 아예 노출된 것도 아니잖아, 너무 소심하네.”구아람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이 달콤한 목소리에 더 이상 말을 하
신씨 그룹.신경주는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를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마우스를 클릭할 때마다 화면의 사진이 바뀌었다.사진 속 주인공은 바로 아름다운 보조개와 눈부시게 빛나는 눈매를 가진 구아람이었다.이 사진들은 한무가 미행할 때 찍은 것들이다, KS의 정보를 알아내려고 했지만 소식이 엄밀히 봉쇄되어 일상 사진들만 찍었다.안색이 어두워진 그는 사진들을 여러 번 훑어보았다. 너무 빤히 쳐다보고 있어 사진이 뚫어질 지경이었다.이때, 책상 위의 핸드폰이 계속 진동을 하였다.그제야 정신 차린 신경주는 핸드폰을 들고 자세히 보더니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외투를 들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고깃집.오랜만에 만난 구씨 남매는 할 말이 끝이 없었고 술도 끝이 없었다.술을 먹은 지 좀 되었고 웬만큼 마시자 구아람은 약간 취한 듯 갑자기 물었다.“오빠, 말해 봐, 언제 경찰 형수를 데려올 거야?”“아…… 엄마도 재촉하고 너도 재촉하네, 게다가 이렇게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데 왜 같은 직종인 사람을 찾겠어, 둘 중 한 명은 살아있어야지.”구아람이 남긴 술을 묵묵히 버리고 생수로 바꾸었다.“우리 구씨 가문의 남자들은 왜 이러는 거야, 하나같이 가정을 꾸리지 않아서 형수님의 예쁨도 못 받고 같이 놀 수 있는 조카도 없잖아, 짜증 나!”구아람은 답답한 듯 입을 삐죽거렸다.“널 예뻐해 주는 오빠들이 이렇게 많은데도 부족해? 형수가 생기면 오빠들이 더 이상 널 챙겨줄 겨를이 없을까 봐 두렵지 않아?”“제발 그렇게 해줘! 오빠들 때문에 난 대학 졸업할 때까지 모태솔로였어! 학교 다닐 때, 내가 초콜릿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매일 학교 슈퍼마켓의 모든 초콜릿을 사고 학교 앞에서 기다려서 남학생들이 오빠를 내 남자친구라고 착각했어! 오빠들 때문에 난 제대로 된 첫사랑도 없어!”얼굴이 붉어진 구아람은 과거의 일을 다시 꺼내기 시작했다. 이것은 구씨 가문 사람들의 술주정 행위 중 하나였다.“너에게 초콜릿을 사주는 바람에 엄마는 내가 이른 나이에 연애하는 줄
주성택은 검찰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큰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그러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든 소셜 플랫폼, 뉴스 헤드라인은 동시에 주성택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으로 바뀌었다. 반응이 빠른 기자들은 윤정용을 향해 달려갔다.“윤 회장님, 사위가 체포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한 모든 일을 알고 있어요?”“주 의원님이 재임 동안 당신과 상호 이익을 얻었어요? 지위를 이용해 윤씨 그룹에 몰래 혜택을 준 건가요?”윤정용은 원망스러워 이를 악물며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윤성우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 하이에나 같은 경찰들이 들이닥치잖아. 심지어 앞장서는 사람이 구씨 가문 둘째 아들 구진이야!’같은 위풍당당한 재벌인데, 구만복의 아들 구진은 당당하게 체포하러 왔고, 체포당한 사람은 자신의 사위 주성택이다. 그러자 윤정용은 체면이 떨어졌다고 느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여기에 있지 말았어야 했어. 혼란 속에서 빠져나가야 했어. 정말 큰 실수야!’“아버지, 빨리 가요.”윤성우가 서둘러 다가오며 윤정용을 부축하고 밖으로 나갔다. 기자들은 끈질기게 따라갔다. 윤정용은 윤성우의 경호 아래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윤정용의 신발이 벗겨지고 말았다.“아, 내 신발!”윤정용은 어색하게 왼발을 들어 올렸다.“아버지, 이럴 때 무슨 신발을 찾아요! 빨리 가요!”윤성우는 이마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급해하며 윤정용을 밖으로 끌어냈다. 그러자 윤정용은 맨발로 비참하게 연회장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봐, 왜 신발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이게 윤정용의 신발이야? 너무 당황하며 도망쳐서 신발까지 잃어버렸어? 하하하!”기자들은 신발 사진을 찍으며 박장대소를 했다....주성택은 검찰에에 의해 연회장 밖으로 끌려 나올 때 겁에 질려서 두 다리가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처럼 질질 끌렸다. 길 건너편에서는 아람과
“앞으로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신 사장님!”주 비서는 경주야말로 자신의 주인인 것처럼 극도로 공손했다. 차 안의 온도는 서서히 높아졌다. 입술이 부딪치며 서로 얽혔다. 경주는 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술을 떠나기를 아쉬워했다. 촉촉한 입술은 입꼬리를 올리며 만족감을 느꼈다.이 만족감이 주 비서에게 주는 대답인지 아람의 열정적인 반응에 대답하는지 모른다. 통화가 끝났을 때 아람의 이마에는 이미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왜 이렇게 인맥이 넓어? 어디든지 끼어들 수 있네. 송 시장님 곁에도 네 사람이 있어?”아람은 경주의 품에서 가볍게 숨을 헐떡였다. 눈빛이 부드럽고 애교가 들어있었다.“관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여우야. 야망이 크고 욕심도 커. 특히 비서관 같은 직책에 있는 사람들은 고위 임원들 곁에 있는 제일 알기 어려운 사람이야. 네가 어떻게 매수했어?”경주는 아람의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매수하는 건 네 남자 내가 돈이 많고 능력이 좋아서 그런 거야.”“칫, 뻔뻔하네.”아람은 손끝으로 경주의 뺨을 찔렀다.“주 비서는 송 시장님을 오랫동안 모셔 왔어. 하지만 내가 알기로 송 시장님은 성질이 사납고 부하들에게 매우 못되게 굴어. 송 시장님 밑에서 일하는 건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해야 해.”“게다가 수년 동안 주 비서는 수많은 일을 처리해 주었어. 분명 좋은 승진 기회가 많았는데, 송 시장님은 일부러 주 비서를 억압했어. 만약에 너라면 이런 여전히 이런 상사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아람은 순간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관직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비즈니스로 전직하고 싶었던 거네. 그리고 네가 혜택을 준다는 것을 약속했지. 예를 들어 일을 도와주면 넌 신씨 그룹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거야? 맞아?”경주의 눈빛에서는 사랑이 가득 담겼고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아람아, 넌 정말 너무 예리하고 똑똑해.”“이 주 비서를 잘 키워 봐. 머리가 좋아. 양
구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저희는 명령을 받고 왔어요. 검찰이 주성택 의원님을 체포하여 조사하도록 허가했어요. 업무를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저희 측에서는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어요. 그저 관계자 외 진입 금지라는 것만 알아요. 절대 들어올 수 없어요!”경호원의 태도는 점점 강력했다. 구진은 비아냥거리며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바라보았다.“당신들 이미 법을 어긴 것을 알고 있어요?”경호원이 든든한 백이 있어 구진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허, 옷차림을 보니 연회장의 정식 경호원은 아닌 것 같네. 우리가 들어가서 사람을 체포하는 게 그렇게 두렵다면, 한가지 가능성만 있어요. 윤씨 그룹 사람이죠?”구진은 차갑게 웃었다. 경호원들은 깜짝 놀라며 당황한다. 그들을 막으러 오기 전에 윤성우는 경호원에게 명령했다. 상대방이 아무리 협박해도 윤씨 그룹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 그저 시간만 끌어 윤씨 가문에게 움직일 시간을 벌어주면 되었다. 만약 주성택이 검찰에 잡혀가면 절대 판을 뒤집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경호원들은 고집을 부리며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아니요, 우린 윤씨 그룹의 사람이 아니에요. 송 시장님께서 현장 질서를 유지하라고 명령을 내렸어요.”“그래요? 송 시장님 사람이에요? 왜 난 한 명도 본 적이 없죠?”발소리와 함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람들은 뒤돌아보았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송 시장 옆에 있는 비서실장이다. 뒤를 따른 사람도 모두 송씨 가문의 사람이다. 윤씨 그룹의 경호원들은 어쩔 줄 몰라 제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했다.“이 사람들이 정말 겁도 없네. 송 시장님의 코 앞에서 송씨 가문의 사람인 척해? 감히 우리 송 시장님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해?”비서관은 엄숙하게 말했지만 구진에게는 웃으며 공손하게 말했다.“구 검사님, 체포 영장을 더 발부받아야 할 것 같네요. 누구의 명령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모두 체포해서 자세히 심문하면 좋겠네요. 우리 송 사장님의 누명을 벗어야 할 것 같네요.”구진은
연회장은 혼란스러웠다.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경호원들이 배치되었다. 하지만 오늘 행사는 너무나도 성대했다. 수많은 언론 기자들이 초대되었고, 모든 기자들이 주성택을 향해 몰려들어 가운데에 고정시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기자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기자들에게 스캔들이란 마치 피 냄새를 맡는 상어와 같다. 게다가 이것은 너무 충격적인 스캔들이다. 윤정용의 사위인 주성택은 현재 선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적으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여색을 좋아하는 쓰레기였다. 이런 헤드라인에 오를 수 있는 기사를 놓치고 싶어 하는 기자는 없다. 사람들은 주성택의 밑바닥까지 파고들고 싶었다.“송 시장님. 본부에 연락해서 사람을 더 보내달라고 할까요? 현장이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요!”비서실장은 서둘러 송 시장에게 지시를 바랐다. 송 시장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에 서서 넓은 무대를 라이벌에게 맡긴 채 미소를 지으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우린 그냥 조용히 구경이나 하면 돼. 왜 일을 귀찮게 만들어? 하지만 나와 사모님을 잘 지켜. 이따가 더 큰 소동이 벌어지면 우리한테까지 튀게 하지 마.”...상황이 계속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윤씨 가문은 연회장의 앞문과 뒷문에 인력을 추가했다. 이때 검은색 리무진 세 대가 기세등등하게 문 앞에 차를 세웠다. 차 문이 열리자 슈트를 입고 경찰 증명서를 가슴에 찬 검사들이 신속히 내렸다.제일 앞에서 팀을 이끄는 구진의 눈은 반짝였다. 엄숙한 표정은 평소 가족들 앞에서 장난기 가득한 구진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 사람들이 숨이 막혔고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검사가 위풍당당하게 다가오자 문 앞에 서 있던 경호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겁에 질렸다.“잠시 비켜주세요. 저희 업무를 방해하지 마세요.”구진은 차갑고 침착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경호원들은 구진을 막을 용기가 없어 길을 비켜주었다. 홀에 들어서자마자 구진은 왼쪽 귀에 걸고 있던 블루투스 이어폰을 누르고 아람에게 연락했
“세상에,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야. 정말 대단해!”“이렇게 많은 증거를 모아두고 이런 중요한 날을 선택하여 공개하는 건 주성택을 망치려는 거잖아!”“송 시장님인가? 어쨌든 두 사람은 이번 선거에서 라이벌이잖아!”“그럴 수도 있어. 하지만 송씨 가문은 이런 능력이 없을 거야. 배후에 더 힘 있는 사람이 있을 거야!”압도적인 플래시가 무대 위에서 멍해지고 부들부들 떠는 추악한 모습을 카메라에 완전히 담았다. 일부 기자들은 사진 찍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아 무대로 달려가 대포 카메라로 주성태를 가리켰다.“주 의원님, 화면에 나오는 게 사실이에요?”“뇌물을 받으셨어요? 사적인 거래를 했어요?”주성택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뒤로 물러섰다.“저 아니에요. 모두 합성한 거예요. 누가 저를 해치려는 거예요!”“그럼 장부는요?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요?”“조작이에요. 다 조작이에요! 저는 돈을 받지 않았어요.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주성택은 땀을 뻘뻘 흘리며 당황하여 소리를 질렀다.“경호원은? 빨리 와서 질서를 유지해!”현장이 혼란스러워지고 사위가 기자에게 포위당하며 스캔들이 줄줄이 터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윤정용은 화가 나서 안색이 어두워졌다.“빨리 조사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윤정용은 눈시울을 붉히며 숨이 막혔다.“분명 누군가가 우리 사위를 해치고 있어. 분명 우리 윤씨 가문을 겨냥하고 있는 거야! 누가 겁도 없이 이런 짓을 해?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건드려?”“네, 아버지.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윤성우는 현장 상황이 통제 불능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혼란한 틈을 타서 바로 아버지를 모셔가라고 할게요. 주성택은 아버지의 사위예요. 무슨 일이 생기면 아버지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안 돼!”윤정용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이 상황에 우리가 떠나면 스캔들이 사실임을 인정하는 거잖아. 사람들은 우리 윤씨 가문이 감당할 수 없어서 도망친 거라고 생각할 거
중앙 홀의 가장 큰 회의장의 분위기는 너무 엄숙했다. 무대 아래에서는 성주는 물론 전국에서 온 고위 임원과 비즈니스 엘리트 대표들로 가득 찼다. 송 시장이 무대에 올라 교류회에 대해 연설하고 있었다.국회의원, 기업 대표 및 기타 주요 인사들이 앞자리에 앉았고, 윤민지와 같은 가족들은 뒷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윤씨 가문의 외동딸인 윤민주는 명문가 집안 아가씨들 중에서 꽤 명성이 높았다. 그러나 결국 공식 석상은 여전히 남성의 전쟁터이자 또 다른 세상이다. 윤민주는 그저 주성택의 아내일 뿐이다. 윤민주가 말할 자격은 없었다. 눈에 띄기 좋아하는 성격을 가진 윤민주는 자연스럽게 화가 났다.주성택이 오늘 이 자리까지 온 건 모두 윤민주가 한 걸음 한 걸음 도와준 것이다. 윤씨 그룹의 배경이 없고, 윤정용의 보살핌이 없고, 윤민주가 이미지를 만들어주지 않았더라면 눈에 띄지도 않는 주씨 가문 주성택은 순조롭게 높은 자리로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윤민주는 생각할수록 득의양양했다. 여러 내연녀 때문에 더러워졌던 기분도 좋아졌다. ‘언젠간 송 시장의 부인처럼 제일 앞에 앉을 거야!’이런 생각을 하자 윤민주는 거만하고 우쭐하게 앉아 콧구멍으로 사람들을 바라볼 기세였다. 주변 사람들이 윤민주를 보자 속삭였다.“저 위압적인 모습 좀 봐, 모르는 사람들은 저 여자 머리에 눈이 있다고 생각할 거야!”“맞아, 선거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남편이 꼭 선거될 것처럼 행동하잖아. 무슨 자신감이야?”“윤민주는 자기가 아직도 윤씨 가문 아가씨인 줄 알아. 결혼한 여자는 가문에서 버려진 것과 같다는 거 몰라? 이 바닥에서 진작에 소문이 났어. 주 의원 선거를 도와주려고 쥐처럼 윤씨 가문에서 돈을 훔쳐 주씨 가문에 주었어. 윤씨 가문에서는 이미 윤민주를 싫어해. 하지만 윤민주는 자신만만해하네!”“나는 주 의원이 별로야. 딱 봐도 부패할 것 같아. 저 부부가 권력을 잡으면 성주 사람들은 큰 곤경에 처할 거야!”날카로운 유언비어들이 윤민주의 귀에 들어왔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이런 말들은 아람이 경주의 입에서 듣고 싶어도 꿈속에서만 들을 수 있었다. 이제 경주가 밤낮으로 붙어 다니고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귀에 대고 중얼거려 점점 지치기도 하고 짜증이 났다.하지만 경주가 매번 다가오고 만지고 키스를 할 때, 마음속에서 불꽃놀이처럼 빛나고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 그저 경주의 괴롭힘을 당하며 유혹에 넘어간다. 그래서 사랑하든 아니든 아람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그저 아람의 반응을 보면 된다. 얼굴이 붉어지는지, 가슴이 설레는지, 몸이 이성을 잃고 행동하는지만 보면 된다.아람은 경주의 키스에 엉망이 된 숨을 가라앉히고 삐죽이면서 경주의 넥타이를 잡는다.“신경주, 너 예전에 꽤 괜찮았잖아. 지금 왜 이렇게 사랑에 굶은.”이런 비유가 좋은 것 같지 않아 아람은 급히 입을 다물었다. ‘정말 사람에 굶은 사람이라도 말로 하는 건 아닌 것 같네. 체면은 지켜주자.’예기치 않게 경주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진다. 눈빛 아래는 짙은 사랑의 욕망이 숨겨져 있었다. 경주는 아람의 뒷목을 문지르며 이마를 대었다.“아람아, 난 네 노예야.”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름다운 얼굴이 붉어지며 손가락으로 경주의 튼튼한 가슴을 찔렀다.“그만해. 널 욕하면 나까지 욕하는 거 같잖아.”경주는 마른침을 삼키며 아람의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오늘 벤을 타서 자리가 넓어. 충분히 커. 우리가 놀기에 충분해.”“우린 복수하러 온 거지, 야한 짓을 하러 온 건 아니야!”아람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경주의 이마를 힘껏 때리며 급히 화제를 돌렸다.“참, 오늘 왜 이씨 가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이유희가 이제 사장님인데, 이런 장소에 끼지도 않아? 윤씨 가문이 잘난 척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있어?”“이씨 가문은 이소희가 남긴 구멍을 메우고 있어. 계속 여론의 끝에 있어서 지금 나오면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어.”“허, 자각이 대단하네.”경주는 머리를 기울이고 가까이 다가가 코끝으로 아람의 뺨을 문지르며 간지럽혔다.“유희가 말했어. 이
“내가 네 와이프야, 왜 보면 안 돼?”윤민주는 의원 아내의 이미지를 신경 쓰지도 않고 주성택의 멱살을 잡고 미친 듯이 흔들며 히스테리로 소리를 질렀다.“내가 너한테 이렇게 잘하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양심 없는 놈아!”말을 하며 주성택의 뺨을 때리려고 했지만, 주성택은 윤민주의 손목을 붙잡고 격렬하게 뒤로 밀쳐냈다.“아!”윤민주의 몸이 흔들리더니 문 패널에 부딪혔다. 아픈 윤민주는 숨을 들이쉬며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너 감히 나를 때려? 난 윤씨 그룹 아가씨야. 어떻게 나한테 손댈 수 있어? 내가 아빠랑 오빠한데 말할 수도 있어. 네가 날 괴롭힌다고!”“말해, 마음대로 해! 이제 나도 너 같은 년이 지쳤어!”주성택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윤민주의 멍한 얼굴을 가리켰다.“곧 선거가 다가오잖아. 망치고 싶으면 망쳐. 수년간의 비즈니스를 망치고 싶으면 그렇게 해. 알려주는데, 이제 우리는 한 사람이 부귀해지면 모두 부귀해지고, 한 사람이 망하면 같이 망하는 거야. 내가 망하면 너도 끝장이야!”윤민주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멍해졌다. 윤민주는 힘들게 키운 남자가 자신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그동안 네가 아가씨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나를 억압하고 모욕했어. 하지만 난 다 참았어. 사람들 앞에서 다정하고 사랑하는 척해달라고 해서 나도 모두 만족해 주었어. 앞으로 내 일을 상관하지 마. 의원의 아내가 해야 할 일이나 잘해. 그래야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우린 헤어지는 거야!”그 말은 주성택이 이제 대단한 사람이니 신경 쓰지 말고 건드리지 말라는 뜻이다. 주성택은 윤민주에게 잡혀 엉망이 된 옷깃을 정리했다. 더 이상 윤민주를 보기 싫어 문을 쾅 닫고 나갔다. 윤민주는 바닥에 멍하니 앉아 비참하게 눈물을 흘렸다. 한참 후, 윤민주는 일어나서 악의적으로 눈물을 닦고 거울에 기괴할 정도로 뻣뻣한 미소를 억지로 드러냈다.“그래, 그래! 그년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난
윤진수가 구치소에서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이 앞니를 치료하며, 윤씨 그룹의 보호에서 자유롭게 지냈다. 타박상과 부은 얼굴이어도 윤씨 가문 저택에서 여전히 파티를 했다. 예쁜 모델들을 찾아 술을 마시며 즐거움을 추구했다. 하지만 보기만 하고 행동하지 못했다. 저번에 아린에게 성추행할 때 발기가 되지 않아 자신이 없었다. 그러자 윤진수는 정력제를 10캡슐이나 먹었다. 결국 약물 중독으로 눈의 흰자위를 까뒤집으며 흰 거품을 물고 경련을 일으켰다. 밤새 위 세척을 하느라 병원에 있었다.이 일을 알고 윤정용은 화가 나며 불안해하지만 윤진수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사적으로 아들에게 치료하는 방법을 계속 찾았다. 구씨 가문이 소송을 취하한 것에 대해 윤정용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이 시점에서 윤정용이 복수를 하고 싶어도 먼저 시간을 두고 당분간 여론을 피해 다녀야 했다. 하지만 임윤호는 더 나쁜 상황에 처했다. 그날 밤, 죽도록 맞았고, 강지구는 하면 한다는 사람이다. 정말 부하들에게 임윤호의 입에 똥을 싸라고 명령했다. 그 결과 임윤호는 며칠 동안 밥을 한 입도 먹지 못했고, 먹는 모든 음식이 똥 맛이 났다. 또한 계속 구역질을 하며 담즙을 거의 다 토해냈다. 심지어 답답해서 고열까지 났다.‘이런 굴욕을 당할 바에는 차라리 날 죽여!’임윤호는 아무리 생각해도 몰랐다. 도대체 누가 이런 비겁한 짓을 하며 똥을 먹였는지 몰랐다. 마침내 어느 날 밤, 자고 있던 임윤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순간 생각이 났다. 당시 맞고 있을 때 깡패 중 한 명의 옷깃에 브로치가 꽂혀 있었던 것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무슨 빨간 새였던 거 같은데? 주, 주학? 성주 제 1 파벌, 남성?’“아!”임윤호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순간 겁에 질려 머리를 움켜쥐고 입술을 벌벌 떨며 식은땀을 흘렸다....오늘 다섯 개 1선 도시 대표단과 최고 지도자들이 성주에 모여 시장과 시의원들을 만나기로 했다. 한마디로 중요한 자리였다. 시의원의 아내인 윤민주는 일주일 전부터 드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