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예쁜 미모의 소유자이자 수줍음을 많이 타는 이소희는 민망한 듯 얼굴이 빨개졌다.“경주야, 소희의 젓가락으로 집어줬다고 싫어하는 거야? 먹지도 않고 너에게 먼저 집어 준 거야.”이유희는 눈썹을 찌푸리며 동생의 편을 들어주었다.“미안해, 경주 오빠, 공용 젓가락을 썼어야 했는데, 내가 생각이 짧았어.”이소희는 급히 젓가락을 바꾸고 다시 쏘가리를 집어 신경주의 그릇에 놓아주려고 했지만 또다시 제지당했다.“내가 할게.”이소희는 입을 삐죽 내밀었다.“흥, 내가 오랜만에 귀국해서 나랑 서먹서먹해진 거야? 어렸을 땐 우리 아이스크림도 같이 먹었잖아!”“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어린아이가 아니잖아.”말을 마치자 그는 눈을 내리깔고 게살 완자를 집어 입에 놓고 오물오물 먹었다.가슴이 조인 이소희는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고 답답한 듯 생선을 마구 씹었다.테이블 위의 진수성찬을 보던 신경주는 문득 구아람이 요리를 해주던 모습이 떠올랐다.음식을 만들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오후 내내 주방에서 바삐 준비하며 연기에 그을려 얼굴이 기름기가 돌아도 가벼운 기침만 하며 꾹 참고 있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단 한 번도 구아람을 칭찬한 적이 없었다.설령 요리 실력이 세계적인 셰프와 막상막하이고, 매번 밥 한 그릇을 더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어도 그녀의 실력을 인정해 주지 않았다.칭찬을 기대하며 반짝이던 눈빛이 결국 실망하여 씁쓸한 눈빛으로 변한 것을 생각할 때마다 신경주의 가슴이 아파났다.하지만 잠시 서운했던 구아람은 바로 기운을 내어 아름다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다음엔, 다음에는 더 잘 할게!”‘다음…… 다음이 또 있으려나?’그 순간을 떠올리자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모래알을 씹는 기분이 들어 삼키기도 힘들었다.“오빠, 요즘 안나 조의 결혼식 때문에 KS WORLD 호텔이랑 경쟁하고 있다고 효린 언니한테서 들었어.”공적인 일을 얘기하면 신경주가 흥미를 느낄 것 같아 턱을 괴고 포도만 한 눈을 껌벅이며 천진난
“대단하십니다, 신 사장님!”한무는 저도 모르게 손에 땀을 쥐며 조심스럽게 물었다.“사모님은 확실치 않으면 손을 대지 않고 입도 매서운 사람인데, 진짜 안나 조를 가로챈 것 아닐까요? 아님 우리…….”“뭐?”한무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이번에는 사모님께 양보해 줄까요, 최종 결정이 아닌 환영회잖아요. 사내대장부는 여자와 다투지 않는데, 하물며 하룻밤을 자도 만리성을 쌓는다는데…….”“안돼!”신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참견할 틈도 주지 않았다.“알렉스도 데려오지 못했는데, 반드시 안나 조에게 손을 대야 해. 구아람이 우리와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은 처지가 우리와 같다는 거야. 이럴 땐, 그 어떤 작은 진전이라도 상황을 순식간에 뒤집을 수 있어, 절대 양보해서는 안 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안나 조를 우리 환영회에 참석하게 해야 돼.”말을 마치자, 신경주는 고급차에 올라탔고 한무만 멍하니 서서 표정이 점점 우울해졌다.‘맙소사, 우리 사장님의 마음은 콘크리트로 만든 것인가, 이렇게 여자의 마음을 모르는데, 어떻게 사모님을 되찾을 수 있겠어!’이때, 차에 앉은 신경주는 몸을 뒤로 젖히더니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한무의 말대로 구아람을 봐줘야 하나?’이혼 후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녀를 이긴 적이 없었다.늘 앞서고 있고 높은 지위에 있었고 압도적인 자태로 그를 짓눌러 만신창이로 되게 했다.순간 구아람은 더 이상 말수가 적고 온화하고 순박한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똑똑하고 고귀하고 훌륭하고 기세등등하여 점점 멀어지는 것만 같았다.그래서 한 번 이기고 싶었다, 그러면 그들 사이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 것만 같았다.……늦은 밤, 이유희는 회식이 있어 ACE 클럽으로 갔고 집에는 모녀만 남았다.이소희는 어머니의 방으로 가서 침대에 올라가더니 그녀의 품에 안겨 애교를 부렸다.방금 회식을 떠올리자 이씨 사모님은 참지 못해 말했다.“오늘 밤 경주를 대한 태도가 왜 그렇게 공손한 거야, 경주도 어색해하잖아.”이씨 사모
3일 후, 안나 조와 그녀의 팀이 성주에 도착할 예정이다.하지만 임수해는 안나의 매니저를 통해 그녀가 신씨 가문의 환영회를 참가한다는 소식을 들었다.KS WORLD 호텔 오락실.임수해는 노발대발하며 구아람에게 소식을 알려주려고 할 때, 그녀는 느긋하게 일곱째 도련님인 구도현과 당구를 치고 있었다.두 사람은 큐대를 들고 수준급 실력을 뽐내며 홀인원을 했다.“아가씨, 큰일 났어요!”임수해는 황급히 소리를 질렀다.“쉿, 매치 포인트야!”구아람은 조용해라는 듯 가녀린 손가락을 입술 사이에 세웠다.‘이 샷에 오늘 저녁 식사가 걸려있으니, 건성해서는 안 돼.’감히 재촉도 못하는 임수해는 급해 죽을 지경이었다. 하늘이 무너져도 아가씨의 게임에 지장을 줄 수 없었다.탁-탁-마지막 두 골은 구아람의 재빠른 샷에 의해 마무리되자 기세가 등등했다.“예스!”신이 난 구아람은 승리의 손짓을 했다.구도현은 당구대 옆에 앉아 동생을 향해 웃으며 승부를 전혀 개의치 않았다.“실력이 점점 늘고 있네.”가녀린 몸을 큐대에 기대고 있는 구아람은 귀엽게 메롱을 했다.“오빠가 잘 가르쳐 준 덕분이지.”붉은색 멜빵 롱 원피스를 입고 당구를 치자 붉은 어깨 끈이 소리 없이 미끄러져 내려왔고, 노출된 하얀 어깨는 너무 빛나고 매혹적이었다.그것을 본 임수해는 가슴이 두근거리더니 마른침을 삼켰다.수상한 눈빛을 예리하게 알아챈 구도현은 안색이 어두워졌다.그는 무심코 구아람 곁으로 가서 어깨 끈을 올려주고 가볍게 기침을 했다.“밖에서 놀 땐 조심해, 오빠 앞에서는 괜찮지만 다른 남자들 앞에서 이러면 안 되지.”말을 마치자, 임수해를 힐끗 쳐다보았다.형사의 눈빛은 참으로 날카로웠다.임수해는 매의 눈이 지켜보는 가운데 식은땀이 났고, 속마음이 들킬 것 같았다.그러자 급히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알았어, 오빠, 수해가 남도 아니고, 게다가 아예 노출된 것도 아니잖아, 너무 소심하네.”구아람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이 달콤한 목소리에 더 이상 말을 하
신씨 그룹.신경주는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를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다.마우스를 클릭할 때마다 화면의 사진이 바뀌었다.사진 속 주인공은 바로 아름다운 보조개와 눈부시게 빛나는 눈매를 가진 구아람이었다.이 사진들은 한무가 미행할 때 찍은 것들이다, KS의 정보를 알아내려고 했지만 소식이 엄밀히 봉쇄되어 일상 사진들만 찍었다.안색이 어두워진 그는 사진들을 여러 번 훑어보았다. 너무 빤히 쳐다보고 있어 사진이 뚫어질 지경이었다.이때, 책상 위의 핸드폰이 계속 진동을 하였다.그제야 정신 차린 신경주는 핸드폰을 들고 자세히 보더니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외투를 들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고깃집.오랜만에 만난 구씨 남매는 할 말이 끝이 없었고 술도 끝이 없었다.술을 먹은 지 좀 되었고 웬만큼 마시자 구아람은 약간 취한 듯 갑자기 물었다.“오빠, 말해 봐, 언제 경찰 형수를 데려올 거야?”“아…… 엄마도 재촉하고 너도 재촉하네, 게다가 이렇게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데 왜 같은 직종인 사람을 찾겠어, 둘 중 한 명은 살아있어야지.”구아람이 남긴 술을 묵묵히 버리고 생수로 바꾸었다.“우리 구씨 가문의 남자들은 왜 이러는 거야, 하나같이 가정을 꾸리지 않아서 형수님의 예쁨도 못 받고 같이 놀 수 있는 조카도 없잖아, 짜증 나!”구아람은 답답한 듯 입을 삐죽거렸다.“널 예뻐해 주는 오빠들이 이렇게 많은데도 부족해? 형수가 생기면 오빠들이 더 이상 널 챙겨줄 겨를이 없을까 봐 두렵지 않아?”“제발 그렇게 해줘! 오빠들 때문에 난 대학 졸업할 때까지 모태솔로였어! 학교 다닐 때, 내가 초콜릿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매일 학교 슈퍼마켓의 모든 초콜릿을 사고 학교 앞에서 기다려서 남학생들이 오빠를 내 남자친구라고 착각했어! 오빠들 때문에 난 제대로 된 첫사랑도 없어!”얼굴이 붉어진 구아람은 과거의 일을 다시 꺼내기 시작했다. 이것은 구씨 가문 사람들의 술주정 행위 중 하나였다.“너에게 초콜릿을 사주는 바람에 엄마는 내가 이른 나이에 연애하는 줄
임수해는 일곱째 도련님이 자신에게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동생에게 친절한 남자들은 모두 나쁜 사람으로 여겼다. “오빠가 너무 예민하네, 수해가 남도 아닌데.”구아람은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남은 아니지만 남자잖아.”구도현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임수해를 차갑게 쳐다보았다.“다음엔 여자 비서를 찾아, 남자 비서는 너무 눈에 거슬리네.”“걱정 마, 직업병이 또 시작됐네, 누굴 봐도 나쁜 사람 같지?”구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고 대수롭지 않게 손을 내저었다.“경각심을 갖고 정신을 차리는 건 나쁠 게 없지.”구도현이 직접 그녀를 차에 태우고 문을 닫자 임수해는 인사를 하고 떠나려 했다.“잠깐.”구도현이 그를 불렀다.“무슨 일 있으세요, 도련님.”임수해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아람이의 비서로서 늘 곁에 있잖아, 도와주는 동시에 본분을 지켜야 해.”구도윤의 눈빛은 약간 섬뜩했다.“네 것이 아닌 것, 그리고 네가 절대 가지지 못하는 사람들은 넘보지 말고, 그 선을 넘지 마. 난 큰 형과 둘째 형처럼 널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 난 천성적으로 마음씨가 추잡해서 많은 죄악을 본 적이 있기에 사람을 좋게 생각하지 않아.”임수해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주먹을 쥐었다.“그러니 헛된 욕심을 부리지 마. 선을 넘으면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도련님, 저도 법을 아는 사람입니다, 법은 사람의 행동을 구속할 수 있지만 마음을 구속할 수는 없습니다.”임수해는 마음속의 억울함을 억누르며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오랫동안 가슴에 쌓인 감정을 털어놓았다.“전 절대 아가씨에게 허튼짓을 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진심으로 좋아하기에 그녀를 존경합니다. 하지만 아가씨에 대한 마음을 없애버릴 수는 없을 겁니다. 사랑은 법을 어기지 않습니다.”구도현의 찌푸리던 눈썹은 살짝 풀렸다.‘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참 솔직한 녀석이네.’“오늘 한 말을 잘 기억해.”“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안 가? 너무 졸려!”구아람은 차창을 내리더니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
신경주가 차를 몰고 부랴부랴 고깃집으로 왔을 때, 구아람과 그 제비라는 사람은 이미 떠났다.달갑지 않은 그는 입술을 오므리고 사진 속의 구아람과 그 남자의 다정한 모습을 떠올리더니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아무리 생각해도 연기 속에 서 있는 자신이 너무 천박한 것 같았다.하지만 은근히 걱정되었다.‘한밤중에, 딱 봐도 수상한 남자와 이런 혼잡한 곳에서 밥을 먹다니…… 구아람, 넌 정말 겁도 없구나!’핸드폰이 갑자기 진동을 하면서 낯선 번호가 찍혀있었다.신경주는 한숨을 쉬며 받았다.“누구세요.”“신경주 씨 맞습니까?”기계적인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다.“네, 맞습니다.”“여긴 성주시 경찰서 동성 지서입니다. 한무와 어떤 사이시죠?”신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제 비서인데, 무슨 일입니까?”“일단 서에 오시죠, 와서 얘기합시다.”……오늘 밤에 일어난 일은 정말 판타지로 표현할 수 있었다.람보르기니가 도로를 질주하고 신경주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닭도 죽이지 못하는 한무가 왜 경찰서에 잡혀들어간 건지 알 수가 없었다.성큼성큼 경찰서에 들어서자마자 검은색 가죽 재킷을 입은 잘생기고 훤칠한 남자와 마주쳤다. 이 사람이 바로 사진 속 구아람과 관계가 애매한 남자였다.구도현도 매의 눈으로 신경주를 차갑게 흘겨보더니 웃으며 물었다.“당신이 바로 신경주입니까? 한무를 데리러 오신 분?”신경주는 눈을 내리깔았고 눈빛에는 적개심으로 가득 찼다.“당신과 무슨 상관이에요?”“허, 말이 참 재미있네요.”구도현은 피식 웃으며 비아냥거렸다.“저 때문에 들어왔는데 왜 상관없겠어요.”신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분위기가 순간 긴장해졌다.“복수하려고 이러는 겁니까?”“복수?”“구아람과의 관계가 제 비서에게 들키니 이런 방식으로 복수하는 거잖아요.”분노에 둘러싸인 신경주는 눈앞의 젊고 비겁한 남자가 노련한 형사라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단지 이 남자가 구아람을 위해 나서는 거라고 생각했다.이 말을 듣자 구도현은 피식 웃었다.
신경주가 천천히 돌아서자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 서서 그를 차갑게 바라보고 있는 구아람이 보였다.“아람아, 귀찮게 왜 왔어?” 구도현은 더 이상 신경주를 상관하지 않고 급히 마중 나갔다.“내가 처리할 테니 편하게 자라고 했잖아.”“아니, 이건 내가 직접 처리해야겠어.”그러자 구아람은 신경주를 쳐다보았다. 차갑고 낯선 모습이 그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이혼 후, 그녀는 늘 냉정했다. 전에는 원한이 많았었지만 지금은 두려움이 더 많아졌다.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자신을 낯선 사람으로 취급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원망하고 때리고 물어뜯겨도 이런 푸대접을 당하기 싫었다.“구아람…….”그는 나지막하게 불렀다.“신경주, 나가서 얘기해.”구아람은 차갑게 그를 힐끗 보더니 먼저 돌아섰다.신경주의 시선은 그녀의 아름다운 뒷모습에 고정되었고 급히 따라나가려 했지만 구도현에게 잡혔다.“어이, 바보 사장, 경고하는데, 예의 바르게 해. 여긴 경찰서야. 우리 동생에게 무슨 짓을 한다면 확 감옥에 넣어버릴 거니까.”“구씨 가문의 도련님이면 저와 구아람이 어떤 사이였는지 알고 있겠네요.”신경주는 숨을 들이쉬며 마음속의 분노를 억눌렀다.“제 아내였을 때도 서로 예의를 지켰었으니 지금은 더더욱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허허, 그건 모르는 일이죠.”구도현은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냉소적으로 말했다.“이혼했는데도 전처를 몰래 찍는 남자인데, 제가 맡은 형사사건에는 모두 사이코패스나 살인마들입니다. 정상적인 사람이 단 한 명도 없거든요!”……구아람과 신경주는 경찰서 뒤편의 빈터로 갔다, 비교적 외진 곳이라 얘기하기 편했다.신분 있는 사람들이 경찰서와 같은 민감한 곳에서 사진을 찍히고 소문이 퍼지는 것은 좋지 않았다.흐릿한 불빛은 마주 선 두 사람의 우월한 그림자를 늘렸다.“신경주…….”“술 마셨어?”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녀를 향해 가까이 다가가더니 큰 몸매는 그녀를 비추고 있는 불빛을 막았다.구아람은 깜짝 놀랐다. 신경주는 고개를 돌려
‘너무 비겁하잖아.’이 말은 구아람이 이를 악물며 내뱉은 것이다.구씨 가문의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구만복과 세 사모님에 의해 잘 보호되어 꿈을 좇고 실현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 많았다.구아람도 사랑을 위해 자유롭게 행동한 적이 있다, 신경주를 위해 고향을 떠나고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심지어 우스꽝스럽고 황당한 사랑을 얻기 위해 신경주에게 고귀한 자존심까지 짓밟혔다.이제 모든 것을 깨달은 그녀는 구씨 가문에 돌아와 후계자라는 타이틀을 짊어졌다. 단지 속죄하려는 것이 아니라 형제들이 거리낌 없이 자신만의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가족의 평온한 생활이 방해되는 것은 원치 않았다.하지만 신경주는 지금 그녀의 선을 넘으려고 파렴치하게 끊임없이 떠보고 있다.이건,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비겁?”신경주는 이 지독한 말에 찔려 가슴이 답답했고 눈시울은 더욱 붉어졌다.갑자기 두 팔을 쭉 뻗고 벽치기를 하여 두 사람은 뜨거운 호흡까지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구아람, 내가 비겁하다고 생각하면 나를 상대해, 복수하려고 한무를 잡아넣으면 마음이 후련해져?”‘복수?’화가 난 구아람도 눈시울이 붉어졌다.“참 어처구니없네! 한무가 몰래 촬영을 하여 오빠에게 잡혔고 확실한 증거까지 있는데, 사과는커녕 나에게 죄를 덮어씌우는 거야? 정말 염치가 없네.”“네가 지시하지 않았다면 경찰인 일곱째 오빠가 왜 이유 없이 한무를 체포하겠어?”가슴이 꽉 막힌 신경주는 원한을 품고 있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구아람, 내가 너를 이기는 게 그렇게 싫어? 오빠들과 함께 나와 신씨 그룹을 상대해?”“왜, 질투나? 오빠들이 날 예뻐해서 대신 나서는 건데 내가 무슨 방법이 있겠어?”구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약 올리는 듯한 웃음을 지었다.“구아람!”신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너에게도 착한 여동생들이 많은데, 내가 착한 오빠들이 있으면 안 되는 거야? 못마땅하면 너도 복수해, 여동생들을 불러서 날 때리라고 해.”구아람은 평소엔 이런 말을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