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에서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과 구만복이 십여 년간 간직해 온 고급 와인을 음미했는데 분위기는 아주 화기애애했다. 사실 구만복과 윤정용에게 있어서 이번 식사는 20여 년 전과 전혀 다를 것 없는 식사자리였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그들 슬하의 자녀가 이미 모두 어엿한 성인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사정용은 확실한 목적을 가지고 이곳에 왔는데 바로 아직 미혼인 두 아들의 며느리감을 찾기 위해서였다. 식사 자리에서 윤진수는 구아람의 맞은편에 앉았고 윤유성은 그녀의 곁에 자리했다.하지만 테이블은 너무 길어 맞은편 자리는 분명 옆자리보다 못했다. 윤진수는 윤유성이 아람의 옆자리에서 그녀를 살뜰히 보살피는 모습을 보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고 눈동자에는 울분이 치솟았는데 손에 들고 있던 포크가 휘어질 정도였다. ‘불리하다, 정말 불리해!’ ‘저 녀석에게 기회를 모두 빼앗겼어!’ 지난번 데이트의 경험으로 윤유성은 아람이 해산물과 같은 날 것과 찬 음식들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특히 게와 새우는 아람의 최애였다. 만약 지난번 데이트가 시간제한이 없었더라면 아마 아람은 날이 밝을 때까지도 입을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하여 식사 자리에서 윤유성은 자신은 거의 음식에 젓가락을 대지 않고 줄곧 인내심 있게 아람에게 새우를 까주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내색하지 않고 이 모습을 관찰하고 있었다.아람은 아주 즐겁게 식사하고 있었는데 가족들 앞이라 조금의 내숭도 없이 식사에만 집중한 듯싶었다. 윤유성은 긴 속눈썹을 늘어뜨리고 입술은 오므린 채 길고 하얀 손으로 아주 능숙하게 새우을 깐 다음 슬며시 아람의 접시에 담아주었다. 사실 당당한 명문 귀족의 도련님이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체면이 깎이는 일이었다. 하지만 윤유성은 완전히 새우 까는 일에만 몰두한 듯했다. 아람은 쑥스러워하거나 거절하지 않고 접시에 놓인 새우를 그대로 받아먹으면서 윤유성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만약 그들 둘뿐이었다면 아람은 반드시 윤유성을 거절했을 것이
윤유성의 조롱에 윤진수는 순간 안색이 변하여 주먹을 꽉 쥐었다. 구 씨 집안사람들은 자연히 못 들은 척하고 가만히 있었지만 윤정용은 화가 난 눈빛으로 윤유성을 바라보았다. “아람아, 여자는 그래도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해. 내가 사람을 시켜 술을 데워오게 할게. 조금 마시는 건 괜찮아.” 윤유성은 부드러운 눈빛으로 구아람을 바라보며 말했고 윤진수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큽, 사실 난 뭐 마시든지 상관없어.” 아람은 윤 씨 집안의 두 도련님 사이에 끼어 어쩔 바를 몰라하며 어색하게 말했다. “사실, 난 맥주가 더 마시고 싶은데.” 그러자 윤 씨 형제는 일제히 그녀를 쳐다보며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안 돼! 통풍 와.” ……저녁 식사가 거의 끝날 때 윤유성은 잠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 세면대 앞에서 윤유성은 끊임없이 손바닥에 손 세정제를 짰다. 그리고 두 손을 미친 듯이 비비기 시작했는데 손은 순식간에 붉어졌다. 윤유성은 총 다섯 번을 씻고 손을 들어 냄새를 맡았지만 여전히 비린내가 느껴졌다. 그는 또다시 손 세정제를 짜서 손가락 하나하나를 꼼꼼히 씻기 시작했다. 이때 화장실의 문이 열렸다. 윤진수는 어두운 얼굴로 들어와 윤유성이 미친 듯이 손을 씻는 모습을 보면서 아니꼽게 말을 걸었다. “참 고생이 많아. 결벽증이 있는 네가 구아람 씨에게 새우를 까주느라 힘들었겠어. 오늘 밤 꿈도 손 씻는 꿈 꾸는 거 아니야?” 윤유성은 윤진수의 야유를 무시하고 휴지 몇 장을 꺼내 우아하게 손을 닦기 시작했다. “여러 해 동안 보지 못했는데, S국에서 무슨 대단한 능력이라도 배웠나 했더니.” 윤진수는 경멸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이제 보니 여자한테 아부하는 법을 배웠나 보군.”“왜요? 질투 납니까, 둘째 형?” 윤진수는 사악하게 웃으며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어쨌든, 아람 앞에서 형은 아부할 기회도 없는 거 아닌가요?” “너!” 윤진수는 목이 메어 눈을 파르르 떨었고 억지웃음을 지었다. “허허, 어쩐지 아버지가 어릴 때부
‘아람을 볼 수만 있다면, 한 번만 볼 수만 있다면.’ 갑자기 해장원의 대문이 천천히 열렸다. 신경주는 순간 가슴이 철렁했고 온몸의 신경이 곤두섰다.눈빛은 대문 쪽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는데 숨도 간신히 쉬고 있었다. 그러나 윤유성이 경주의 시선에 나타난 순간, 그의 쿵쾅거리던 떨림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경주는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윤유성을 빤히 쳐다보았다. “신 사장님, 밤이 깊었는데 말도 없이 이곳에 나타나다니요. 너무 무례하신 거 아닙니까?” 윤유성은 경주의 눈빛을 바라보며 비아냥거렸다.경주는 아무런 떨림도 없이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내가 이곳에 있는 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 “신경주 씨, 당신은 어쩜 항상 이렇게 무례한 거죠?” 윤유성은 매우 경멸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당신이 이곳에 왜 왔는지,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후회하고 있겠지요. 김은주 씨와 아람 사이에서 김은주 씨를 선택한 것을요.” “그리고 이제야 그 여자에게 속았다는 걸 알고, 자신이 멍청했다는 걸 깨닫고 아람을 되찾으려고 하는 거 아닙니까? 정말 보기 추합니다.” “당신은 아람이 그렇게 만만합니까? 그가 당신의 공허함을 달래는 도구입니까? 아람에게 그렇게 큰 상처를 줘놓고 이제 와서 그녀가 여전히 그 자리에서 당신을 기다릴 거라고 생각합니까?” 경주는 가슴이 쓰려왔다. “아람의 곁에는 이미 새로운 사람이 생겼습니다. 아주 가까운 곳에 있을 수도 있지요. 그러니 앞으로 또다시 아람을 건드리려거든 저의 허락부터 구하세요.” 윤유성의 눈빛은 매우 서늘했다.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거죠, 윤유성 씨?” 경주는 턱을 살짝 쳐들었는데 승부욕이 활활 타올랐다. “전 후회를 하고 다시 아람과 시작하고 싶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거절을 당한다고 해도 그 말은 아람이한테 직접 들을 겁니다.” “당신이 제 앞에서 하는 말은 전혀 신경 쓰지 않습니다.” “신경주.” “신경주!” 윤유성의 눈빛은 순간 차가워졌고
신경주는 구아람을 등지고 있었는데 심장의 두근거림과 함께 입꼬리는 순간 걷잡을 수 없이 위로 올라갔다. 그러나 경주는 아람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윤유성은 두 입술을 오므렸는데 눈에는 사나운 기운이 흘렀다. 지금 아람과 경주는 비록 이혼하고 불쾌하게 헤어졌지만 윤유성은 여전히 그들 사이에 아직 끝나지 않은 감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신경주, 여기까지 왔는데 말은 똑바로 하고 가.” 아람은 냉랭한 얼굴로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남자의 어깨를 바라보고 있었다. “도둑고양이처럼 뭐 하는 거야. 저녁에 악몽이라고 꿀 까봐 두려워.” 경주는 머뭇거리더니 돌아서 아람을 마주 보고 말했다. “별 거 아니야. 그냥 단지 요 며칠 잠을 이루지 못해서 그래.” 아람은 미간을 찌푸렸는데 경주가 해문에 자신을 찾아온 것이 불면증과 무슨 관계가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설마 저 자식이 잠을 못 이루는 게 아람과 연관이 있다는 건가?’ ‘어이없군! 어떻게 아무거나 아람에게 덮어씌우는 거지? 아람이 뭘 어쨌다고!’ ‘불면증이면 수면제를 먹던지. 이곳에 온다고 문제가 해결돼?’ “이미 해결됐어.” 경주는 정신을 가다듬고 아람을 응시했다. “오늘 밤 돌아가면 잠을 잘 제대로 수 있을 것 같아.” 말이 끝나자 경주는 다시 몸을 돌려 떠났다. 아람은 눈이 휘둥그레져 약간 쓸쓸해 보이는 경주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눈앞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난 후에야 한마디 내뱉었다. “미쳤어!” 차로 돌아온 경주는 갑자기 엄청난 피로가 온몸을 엄습해오는 것을 느꼈다. 정신은 이미 혼미해졌고 눈시울은 아까보다 더 붉어졌다. 경주는 두 팔을 핸들에 겹쳐 잡고 팔의 단단한 근육으로 팽팽하게 핸들을 조였다. 아람과 윤유성은 다시 해장문의 대문을 열고 들어갔고 대문이 겹겹이 닫히는 것을 바라보며 경주의 마음도 크게 아파왔다. 경주는 손끝을 떨며 핸드폰을 들고 한무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 사장님, 무슨 일이십니까?” “알아봐.” “네? 뭘요?” 한무는 어리
구만복의 말투는 마치 심문이라도 하는 것처럼 엄숙했다. “어릴 때부터 아람은 너희들 아니면 내가 까준 새우만 먹었지, 언제 다른 남자의 그런 호의를 받아준 적이 있더냐! 오늘 밤, 윤 씨 가문 넷째는 선을 넘었어, 여차하면 아람에 입에 먹여줬겠어. 그런데 아람이는 또 거절도 하지 않았어.” “말해 봐, 그들은 지금 대체 무슨 관계야? 설마 아람이 정말 유성 그 녀석에게 마음이라도 있는 거야?” “아버지, 아버지는 윤 씨 가문 넷째가 썩 마음에 들지 않으신 가 봅니다.” 구윤이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구만복은 입을 삐죽거리며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윤 씨 가문 넷째와 아람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으니 커서 다시 만나 기쁜가 보죠. 아람 곁에 모처럼 그가 밀어내지 않는 이성이 생겼는데 그 사람은 또 우리 집안과 인연이 깊은 집안의 사람이니 그럴 수 있죠.” “만일 윤 씨 가문 넷째가 우리 아람과 함께 할 수 있다면 전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구윤은 침착한 표정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오늘 밤, 너희 윤 씨 아저씨가 무슨 의도를 가지고 모임에 참석했는지는 너희들도 잘 알고 있을 테지. 그는 분명 우리 집안과 혼사를 맺으려고 온 거야. 그렇지 않으면 왜 하필 아직 미혼인 아들 둘을 데리고 왔겠어? 확실히 아람을 노리고 온 거야!” 구만복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 “하지만, 난 결코 이 혼사를 허락하지 않을 것이야.” 이 말이 나오자 구 씨 형제의 표정은 약간 변했다. 그들은 아버지가 윤 씨 집안에 이렇게 거부감을 느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아버지, 혹시 윤 씨 아저씨랑 사이 틀어지신 건가요? 설마 이미 서로 번호 차단한 건 아니죠?”구진은 자기도 모르게 아버지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역시, 대단하셔요. 사이가 틀어졌는데도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다니, 저였으면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지도 않았을 걸요!” 구만복은 짜증스럽게 구진을 한 번 힐끗 보더니 호통을 쳤다.“아람은 내가 가장 아끼는
그동안 신씨 호텔과 KS WORLD가 각자 분수를 지키며 서로 간섭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은근슬쩍 경쟁하고 있었다.월드 스타인 안나 조는 연예계에서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으며 무슨 일을 하든 늘 떠벌리곤 했다. 결혼식에 최고 브랜드의 협찬을 받지 못하면 그녀는 결코 눈길도 주지 않을 것이다.주지하듯이 그녀는 S 급 주얼리 컬렉터이고 개인적으로 소규모의 주얼리 전람회를 열어 가치가 1억에 달하는 자신의 소장품들을 전시한 적이 있다. 그래서 신씨 그룹과 KS에게도 가혹한 조건을 제기하였다. 바로 그녀가 결혼식에서 착용할 주얼리는 반드시 거장이 직접 만든 세상에 단 하나뿐인 최고급 주얼리여야 한다는 것이다.“안나 님께서 유일무이한 주얼리 야만이 톱스타의 신분과 어울린다고 하셨습니다.”한무는 매니저의 말을 그대로 신경주와 자리에 있는 고위층들에게 전달했다.“주얼리의 디자인과 디자이너에 대해 그 어떤 요구와 제한도 하지 않을 것이니 신씨 그룹과 KS가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협찬을 받아 온 그룹에게 결혼식을 맡기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눈썹을 찌푸리며 듣던 신경주는 손에 든 사인펜으로 종종 책상을 두드리더니,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고위층들도 혀를 내두르며 왈가왈부했다.“이것도 좋은 걸 요구하고, 저것도 좋은 걸 요구하고, 이건 분명 남의 등을 쳐 먹으려는 것입니다! 우리 신씨 그룹을 보물 상자로 생각하는 건가!”“월드 스타는 무슨, 백 년 전이었다면 그냥 재미로 보는 딴따라일 뿐이야, 진짜 자신이 대단한 줄 아나 봐.”“문제까지 제기해? 차라리 수능 문제를 내러 가지, 왜 연예인을 하는 거야!”갑자기 눈을 부릅 뜬 신경주는 위압감이 넘쳐났다.“여긴 휴게실이 아니라 회의실입니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말하고 없으면 조용히 있으세요.”사장님이 화를 내자 하나같이 입을 다물었고, 아이디어를 생각하느라 머리를 쥐어뜯었다.제품 디자인팀의 팀장은 국내외 유명한 주얼리 디자이너를 줄줄이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PPT까지
신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졌다.“구아람은 절대 대충 하지 않을 거예요. 아예 시작을 하지 않거나, 하면 무조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고, 라이벌이 반격도 못하게 홈통에 넣어버릴 겁니다. 그러니 반드시 먼저 알렉스를 데려와야 합니다.”‘신씨 그룹도 못 하는 것을 구씨 가문 아가씨가 해낼 수 있다고?’사람들은 여전히 반신반의했다.“오늘 내로 알렉스에 대한 자료를 정리해서 보내주세요. 작품이 아니라 알렉스라는 사람에 관한 것들을 보내줘요.”신경주는 명령을 내린 후 회의를 끝내려고 일어섰다.그러자 디자인팀 팀장은 체면을 무릅쓰고 억지로 말했다.“사장님, 알렉스의 작품에 관한 자료는 얼마든지 보내드릴 수 있지만 그녀에 대해선 이 말 밖에 해드릴 수 없습니다.”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돌아섰다.“뭔데요?”“그녀가…… 여자라는 겁니다.”……다음 날.구아람은 팀원들과 미팅을 마치고 사장실로 돌아갔다.“수해야, 너무 배고파, 치킨이랑 맥주 먹고 싶어, 빨리 배달 시켜줘.”그녀는 컴퓨터 게임을 로그인하며 다급히 말했다.“멘탈이 엄청 강하시네요.”임수해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으며 바라보았다.“전 마음이 급해서 쩔쩔매는데 아가씨는 치킨 드실 기분도 있네요. 안나 조 팀에서 최고의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주얼리를 요구하셔서 신씨 그룹은 벌써 바삐 움직이고 있는데, 아가씨는 왜 이렇게 침착하세요? 팀원들의 방안을 거절하고 다짜고짜 알렉스를 데려오겠다고 했잖아요. 그 정체불명한 사람을 모셔오겠다는 건 하느님을 모셔오겠다는 것과 같아요! 시간도 촉박한데 어떻게 알렉스를 모셔올 수 있어요?”“우리가 못 데려오면 신씨 그룹에서도 못 데려올 거야, 전혀 급할 필요가 없어.”구아람은 대수롭지 않는 듯 콧노래까지 흥얼거렸다.“하지만…….”이때, 영상통화가 걸려왔다.임수해가 자리를 피하려는 것을 보자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불렀다.“친구한테서 온 거야, 옆에 있어도 괜찮아. 네가 남도 아닌데.”그러고는 영상통화를 받았다.화면에는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이국적인 미인
임수해는 너무 놀라 턱이 빠질 지경이었다.그러나 구아람은 엄청 침착할 뿐만 아니라 하품까지 하고 있었다.“왜 갑자기 내 신분을 밝히는 거야, 봐봐, 우리 애가 놀랐잖아.”“알렉스, 성주로 돌아가더니 왜 아무런 소식도 없었어요? 스튜디오의 사람들은 당신이 돌아오기를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는데!”말하는 순간 Sliva의 눈시울이 붉어졌다.“미안해, 자기야. 앞으로 한동안은 집안일을 도와야 해서 도저히 몸을 뺄 수가 없어, Y 국의 스튜디오는 네가 잠시 맡아줘야겠어.”이 얘기를 하자 구아람은 미안한 듯 한숨을 쉬었다.“하지만 스튜디오가 망할까 봐 걱정하지 마, 내가 전에 디자인한 주얼리들의 가치가 엄청 높아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자금으로는 충분할 거야. 그리고 나 때문에 자신의 앞길을 그르치지 말라고 그들에게 꼭 전해줘. 스튜디오를 떠나고 싶어도 아무런 불평 없이 행운을 빌어줄 거야, 너도 마찬가지야, 떠나고 싶으면 꼭 나한테 얘기해, 억지로 버티지 말고.” Sliva는 두 손으로 눈을 비볐다.“알렉스는 나의 은인인데, 난 절대 떠나지 않을 거예요.”“날 그렇게 많이 도와주었는데, 은혜는 이미 다 갚았어. 너를 속박하고 싶지 않아, 잘 따라주는 건 나의 영광이지만, 너도 너의 인생을 선택할 권리가 있어.”구아람은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너희들이 곁에 있어줘서 알렉스가 신화로 될 수 있었던 거야.”아가씨의 말을 듣자 임수해는 눈물을 금치 못했다. 그제야 자신이 너무 독선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지금까지 단 한 번도 아가씨를 깊이 이해한 적이 없었다, 그냥 단지 완벽한 사람인 줄 알았지만, 사실 그녀는 훨씬 더 뛰어난 사람이었다. ‘내가 견식이 부족했네.’“알렉스, 신씨 그룹에서 또 연락 오면 명확하게 거절하고, KS 그룹과 협력할 거라고 말할 게요, 그들을 궁지에 빠지게 할 거예요!”구아람은 입꼬리를 가볍게 치켜올렸다.“노골적으로 거절하지 마, 희망이 없으면 실망도 없겠지.”Sliva가 놀라서 눈을 부릅 뜨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