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Chapter 661 - Chapter 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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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1화

다음 순간, 차 문이 열리고 바람이 밀려 들어왔다.이서는 힘겹게 머리를 들었다. 윤수정의 일그러진 얼굴이 어렴풋이 보았다.“쌍년, 얼른 나와!”날카로운 목소리를 듣자, 이서는 상대방은 윤수정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두피가 찢어질 듯한 통증에 이서의 의식은 더 뚜렷해졌다. 고통스러운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윤수정을 바라보았다.이서의 강렬한 눈빛에 윤수정은 제 발 저린 듯 심장이 움찔했다. 하지만 곧 험악하게 웃었다.“뭘 봐, 여긴 평소에 지나다니는 차량도 없어. 즉 너를 구하러 올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얘기지. 그러니까 기대 같은 건 하지 마. 이 쌍년아, 감히 할아버지의 죽음을 이용해서 은철 오빠에게 접근해? 정말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구나.”이서는 윤수정에 의해 강제로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서늘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윤수정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윤수정, 너 정말 못났다.”“뭐라고?” 윤수정은 화가 날 대로 났다.“내 말이 틀렸어? 넌 계속 하은철과 결혼 못 한 게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잖아. 나 유부녀야. 그 하은철 “유부녀인 나를 원해도 너는 싫다는 거야. 너 자신의 문제인 거란 생각은 안 해봤어? 반성 좀 해.” 네가 나를 죽여도 또 다른 여자가 나타나겠지. 너는 영원히 하은철의 사랑을 받지 못할 거거든.”이 말은 단번에 윤수정의 가슴속을 찔렀다. 그녀는 손을 들어 이서를 뺨을 갈겼다.이서는 그녀가 손을 놓는 틈을 타서 온 힘을 다해 윤수정을 매섭게 들이받았다.너무 갑작스러운 액션에 윤수정도 뒤로 몇 걸음 밀려났다. 하지만 곧 손을 들어 이서의 머리를 내리눌렀다.옴짝달싹할 수 없는 이서는 숨을 한번 들이마셨다. 머리가 터질 듯 어지럽더니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다.바로 이때 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게 보였다.누군가 오는 것을 본 윤수정은 아쉽지만 이서를 버리고 서둘러 도망갔다.이서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곧 바닥에 쓰러지겠거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쓰러져가는 그녀를 잡아주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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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심동의 말에 장희령은 드디어 얼굴에 웃음을 되찾았다.“역시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니까.”“그럼, 우리 지금…”“싫어!”두 사람은 치근덕거리며 차에 올라탔다. 차가 멀리 떠난 지 한참 뒤에야 윤수정은 옆의 숲에서 걸어 나왔다.‘이상하네.’‘이쪽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는 외딴 길인데? 게다가 심동의 거처도 이쪽 방향이 아닌데 왜 갑자기 여기에 나타났을까?’‘에라, 모르겠다!’윤수정은 지금 이 문제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녀는 윤재하를 찾아갈 예정이다. 그를 꼬드겨 이서의 출생에 관한 비밀에 대해 폭로하게 할 생각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하니 그녀의 발걸음은 더 빨라졌다.그녀는 곧 길가에서 택시 한 대를 불렀다.그러고는 곧 윤재하의 별장으로 향했다.별장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거실에 앉아 차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윤씨 부부에게 말했다.“더는 못 참겠어요. 이서가 두분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발표합시다!”성지영과 윤재하는 서로 쳐다보며 호기심에 찬 얼굴로 물었다.“갑자기 무슨 일이야? 왜 그래?”“아무것도 아니에요, 어차피 두 분도 윤씨 그룹을 빨리 되찾고 싶잖아요. 내가 봤을 때 지금이 최적의 시기에요.”더 미뤘다간 하은철과 이서가 결혼하게 될 거라는 얘기를 차마 할 수 없었다.성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하려는 찰나에 윤재하가 막아섰다.“수정아, 우리 한배를 탄 사이 아니니? 네가 우리에게 명확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으면 우리도 협조하기 어렵다.”“별다른 이유는 없어요.”윤수정은 남의 일인 듯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척했다.“저도 두 분을 위해서예요. 지난번에 작은엄마가 하마터면 실언할 뻔했잖아요.”윤재하도 어리석지는 않았다. 그는 잠시 잠자코 있다가 갑자기 물었다.“수정아, 민씨 그룹 지금 매각 들어간 거 아니?”윤수정은 왠지 불길한 예감이 떠올랐다.“네.”“내 생각에는 말이다, 윤씨 그룹 하나만 돌려받는 것 보다… 이러는 건 어떨까? 네가 민씨 그룹을 인수하는 거야. 그렇게 되면 우리가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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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이서는 상처 처리를 마치고 병원 밖의 의자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그 순간 지환이 왜 싸우고 집에 안 갔는지 이해하게 되었다.지금 심경이 지환의 그때와 똑같을 테니까.상대방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정말 바보 같은 사람들이다.’‘바보와 바보, 천생연분이니 평생 헤어지지 않겠지?’고개를 숙이자, 저도 모르게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쏟아졌다.그녀는 손으로 눈물을 쓰윽 훔쳤다. 마침 옆에 놓여 있던 핸드폰 화면이 밝아졌다.힐끗 봤더니 지환이 걸어온 것이었다.이서는 얼른 눈물을 닦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전화가 연결되자 저쪽에서 지환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서는 참지 못하고 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여보, 아직 일 안 끝났어?]이서는 침을 삼키고 억지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다 끝났어요.”지환은 이서의 목소리에서 이상함을 예민하게 알아차렸다.[오늘 길이야?]“아니요.” 이서는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병원에서 들리는 소리가 그녀를 배신할까 봐 걱정되었다.“오늘 저녁에는 못 돌아갈 것 같아요.”그녀는 사고의 흔적을 처리할 곳을 찾아야 했다.[엉? 왜? 오늘이 장례식 마지막 날이잖아?]“아, 네, 근데…”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거짓말하는 게 죽는 것보다 싫지만 그래도 말을 둘러댔다.“엄마가 일이 있다고 잠깐 보자네요. 다녀와야 할 거 같아요. 이미 늦은 시간이니 도착하면 오늘 집에 들어가기 힘들 거 같아요.”지환은 잠시 침묵하다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 그럼 일찍 쉬어.]“응.”이서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도 잘 자요.”지환이 전화를 끊자 이서는 곧 하이먼 스웨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나 지환이 전화를 걸어 확인할까 봐서였다.하이먼 스웨이도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니었다. 이서에게 무슨 일인지 꼬치꼬치 캐어물었다.이서는 부득이하게 솔직하게 말했다.“작은 교통사고 났어요. 하지만 많이 다치지 않았어요. 걱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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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4화

눈앞에 한 아이가 의자에 앉아 목을 길게 빼고 문 앞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어슴푸레 보였다.유치원인 것 같았다.“이서야, 뭐해?”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이거 좀 먹어.”이서의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을 확인한 하이먼 스웨이는 그제야 걱정하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손에 든 죽을 이서에게 건네주었다.“따뜻할 때 얼른 먹어. 그리고 오늘은 나한테로 가자.”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엄마의 사랑에 하마터면 또 눈물이 날 뻔했다.솔직히 말하면 하이먼 스웨이의 딸이 부러웠다.‘그녀가 엄마 곁에 계속 있었다면 아마도 최고의 사랑을 받았을 텐데.’‘두 모녀가 빨리 상봉했으면 좋겠다.’죽을 먹고 나니 온몸에 힘이 생겨났다.하이먼 스웨이는 그제야 차를 불러세웠다.두 사람은 함께 차에 올라 떠났다.호텔에 도착해보니 이미 게스트 룸을 다 정리해 두었다. 씻고 잠만 청하면 되었다.“요 며칠 힘들었지, 얼른 쉬어.”이서는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 하이먼 스웨이는 궁금한 게 많았지만 꾹 참았다.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엄마도 일찍 쉬세요. 오늘 밤 너무 고마웠어요.”두 사람은 서로 인사를 나눈 후 하이먼 스웨이는 이서의 방을 나섰다.그녀는 문을 닫자마자 마주 오는 비서를 보았다.비서의 얼굴에는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딸 소식이야?”“네.” 비서가 말을 이었다.“방금, 사설탐정 쪽에서 연락이 왔는데, 심가은 아씨가 따님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심가은…”하이먼 스웨이는 감격에 겨워 말했다.“빨리 사진 보여줘.”비서는 이미 준비해 둔 사진을 하이먼 스웨이에게 건네주었다.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사진을 받았다.그러고는 사진 속 환하게 웃고 있는 심가은을 보며 말했다.“얘가 내… 딸이라고?”“작가님, 흥분하지 마세요.”비서는 하이먼 스웨이의 손을 꼭 잡았다.“사설탐정 쪽에서는 99%의 가능성이라고 보고 있는 듯해요. 하지만 친자 확인을 한 후에야 최종 결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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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이튿날 잠에서 깬 이서는 어제의 상처가 많이 가라앉은 걸 확인했다. 다만 두피는 여전히 은은하게 아팠다.그녀는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 문밖에 하이먼 스웨이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인기척을 듣고 고개를 돌렸다.“엄마, 어젯밤에 정말 고마웠어요. 그렇게 늦은 시간에 데리러 오시고.”“또 바보 같은 소리냐?”하이먼 스웨이가 옆자리를 살짝 두드렸다. “자, 앉아, 같이 아침 먹자.”“네.” 이서는 얌전하게 앉았다.하이먼 스웨이는 이서를 보며 감개무량해했다.“내 딸도 너 같았으면 좋을 텐데.”어젯밤 그녀는 밤새 한숨도 못 잤다.밤새 뒤척이며 딸이 어떤 사람으로 성장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비록 잠정적으로 심가은일 가능성이 높다고는 했지만, 그녀 관련된 기사를 검색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두려웠다.사진을 보며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상상해 보았다.“엄마 따님도 틀림없이 엄마처럼 열정적이고 책 좋아하는 문학소녀일 거예요.”“하하하, 녀석, 참 말도 예쁘게 하지.” 하이먼 스웨이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참, 얼마 전에 네가 쓴 대본은 어떻게 됐어?”“저도 깜빡할 뻔했네요.”이서가 머쓱해하며 말했다.“대략적인 구상은 끝냈고, 아직 글을 쓰지는 않았어요.”“괜찮아, 천천히 해봐. 나도 처음에는 그랬거든.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잖아. 시작하는 순간 과거의 자신보다 발전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야.”“음.”“자, 얼른 먹어. 다 먹고 남편한테 가야지. 지금쯤 엄청 걱정하고 있을 텐데.”이서가 고개를 끄덕였다.아침을 먹고 그녀는 손을 흔들어 하이먼 스웨이와 작별을 고하고 집으로 향했다.집에 도착하니 지환은 아직 외출하지 않았다. 이서는 아무 일 없던 척 최대한 자연스럽게 들어갔다.“오늘 출근 안 해요?”평소 이맘때면 회사에 있기 마련이었다.이서가 돌아오는 것을 본 지환은 일어나서 이서에게 다가가 그녀를 껴안았다.지환의 품에 꼭 안긴 이서는 하마터면 숨 막혀 죽을 뻔했다.그녀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투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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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6화

지환은 이서의 말을 바로잡았다.“내가 아니라 자기가…”“내가요? 나 못 해요.”못 한다기보다는…아직 그럴만한 자질이 없다.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국내에서 민씨 그룹을 인수할 수 있는 실력이 되는 곳은 3대 가문뿐이다.윤씨 그룹은 현재 점차 회사에 궤도에 오르고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그렇게 많은 대출을 할 수 없다.게다가 은행 또한 몇조, 몇십 조를 대출해 줄 리도 없고.“할 수 있어.”지환이 말했다.“사전 준비는 내가 이미 다 해 놓았어. 자기는 다음 달에 내가 준비한 자료를 가지고 은행에 가서 대출만 받으면 돼.”이서는 살짝 눈썹을 찌푸리며 믿을 수 없었다.“당신이 다 했다고요?”“응.” 지환은 이서의 손을 꼭 잡았다.“자기야, 당신이 새 그룹 CEO가 되면 나 먹여 살려야 해.”이서는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설마 하은철 둘째 삼촌이 어음 배서하라고 시킨 거예요? 아닌데, 직장도 그만둔 판에 왜 당신을 돕는 거죠? 아, 그리고… 당신이랑 하은철 둘째 삼촌 이름이 똑같아요, 알고 있었어요?”이서는 지환의 옷깃을 잡았다.이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물어보고 싶었다.지금이야말로 제대로 기회를 잡은 셈이다.지환의 눈동자에 파도가 일렁이었다. 하지만 얼굴의 웃음기는 더욱 깊어졌다.“어떻게 알았어? 이름 같은 거…”“하은철이 얘기해줬어요, 나도 그 얘기 듣고 깜짝 놀랐어요. 세상에 이렇게 희한한 일이 있다니…”이서는 계속 말했다.“설마 지난번에 혼인신고 대신해 준 것도 두 사람 이름이 같기 때문인가요?”지환은 활짝 웃으며 이서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만졌다.“역시 우리 와이프 똑똑하네.”“이렇게 중요한 일은 내게 얘기해줬어야죠.”“이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인가?” 지환은 이서를 안았다.“이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기다리고 있는데…”무언가를 깨달은 듯 이서는 눈을 크게 뜨고 일어서려 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지환의 큰 손은 그녀의 허리를 안정되게 누르며 그녀의 몸이 아래로 눕게 했다. 이서는 꼼짝달싹할 수 없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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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7화

목욕을 마치고 욕실에서 나온 이서는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윤재하로부터 여러 통의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그녀는 의구심을 갖고 핸드폰을 들었다.윤재하와 연락이 끊긴 지 꽤 되었다. 지난번 연락한 게 지난 세기의 일인 것 같았다.그녀가 핸드폰을 내려놓는 순간, 화면이 다시 밝아졌다.이서는 실수로 통화 버튼을 눌렀다.전화를 막 끊으려고 하는데 저쪽에서 윤재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윤이서, 너 많이 컸다. 이렇게 전화를 많이 걸어서야 받다니.]“할 말이 있으면 얼른 하세요. 핸드폰은 내 손 안에 있으니 언제든지 끊을 수 있습니다.”이서가 차갑게 말했다.윤재하는 이서가 전화를 끊을까 봐 겁이 났는지 바로 말을 꺼냈다.“지금 당장 경찰서에 가서 수정이 빼내.”‘장난해?’지금 민씨 그룹을 인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데…윤수정이 이 타이밍에 잡혀갔으니, 그들의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생겼다.더욱 놀란 것 이번 사건의 장본인은 이서였다.윤재하는 이게 이서가 그들의 계획을 간파하고 일부러 윤수정을 감방에 넣은 게 아닌지 의심했다.“윤수정이 지금 경찰서에 있어요?”‘경찰 들의 수사가 이렇게도 빠르다니. 내일 당장이라고 감사편지 보내야 하나?’“네가 잡아넣었잖아. 왜 모르는 척이야. 내가 말해두는데 지금 당장 가서 수정이 빼내지 않으면 내가 널 가진 것 하나도 없는 빈털터리로 만들 거야. 못 믿겠으면 기대해 봐!”이서는 하마터면 소리 내어 웃을 뻔했다. 그녀는 앉아서 한가로이 물었다.“얘기나 들어봅시다. 대체 무슨 방법으로 날 알거지 만들겠다는 건지…”“나!” 윤재하는 윤수정을 견제하기 위해 했던 얘기가 이제는 그를 견제하는 장애물이 될 줄은 몰랐다.“어쨌든 네 동생이잖아. 어떻게 가족을 경찰서에 넣을 생각을 하니? 넌 그곳이 어떤 곳인 줄 알기나 하니? 여자애인데…”이서는 윤재하의 주절주절 늘어놓는 말을 끊었다.“내 앞에서 쉴드 치지 마세요. 되게 안 어울리는 거 알아요? 그리고 수정이를 꺼낼 생각도 없어요. 걔가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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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8화

“조용히 해!” 성지영의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윤재하는 그녀의 말을 잘라 버렸다.“그걸 좀 더 못 기다려? 수정이 민씨 그룹을 인수하면 윤씨 그룹도 다시 4대 가문의 대열로 올라가게 되고, 그때가 되면 더는 이서 그년에게 끌려다닐 필요 없잖아.”성지영은 붉은 입술을 벌렸다.“그럼, 수정이는 어떡해요?”“그냥 두는 거지, 하지만 절대로 은철에게 알게 해서는 안 돼. 내가 보니까 요즘 은철이 수정이에게 옛날처럼 살갑지 않더라. 지금 이 결정적인 순간에 굳이 일을 만들 필요는 없어.”“혹시라도 은철이가 수정이랑 결혼할 마음이 없다면?”이번 하경철 장례식에서도 이서가 모든 과정을 책임지고 참여했다. 반면 윤수정은 초대되지도 않았다. 외부에서는 이미 하은철과 윤수정의 관계가 끝났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었다.“나도 그게 걱정이 되어서 수정이에게 민씨 그룹을 인수하게 한 거네. 만약 인수한다면 은철이 마음속에 아직 수정이가 있다는 걸 의미하고 만약 아니라면…”성지영은 긴장한 나머지 윤재하를 보았다.윤재하의 눈빛이 싸늘해졌다.“아니라면 다시 이서 쪽으로 들어갈 수밖에. 그러니까 기억해. 참아야 해. 일이 진행되는 거 보고 그때 가서 이서의 출생 비밀을 밝히든가 하자고.”“알겠어요.”이서가 전화를 끊자마자 지환이 위층으로 올라오는 게 보였다.“쉬려고?” 이서가 물었다.“응, 방금 신청 서류와 어음 배서한 거 자기 메일로 보냈어.”지환은 이서를 안고 말했다.“일찍 쉬어.”요 며칠 너무 피곤했는지 이서는 누운 지 얼마되지 않아 바로 잠이 들었다.지환은 잠든 이서의 얼굴을 보며 그녀를 애틋하게 껴안았다.기껏 십여일 밖에 수감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정말 짜증이 났다.지환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는 윤수정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작정이다. 설사 하은철과 사이가 철저히 틀어진다고 하더라도.이서는 지환의 품에 안겨 편안하게 잠을 잤다. 밤새 악몽도 꾸지 않았다. 이튿날 눈을 떴을 때는 이미 10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시간을 보고 놀란 이서는 침대에서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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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9화

“엄마, 무슨 일 있어요?” 이서가 웃으며 말했다.“말씀도 안 하셨는데 제가 어떻게 거절합니까? 흐흐흐.”하이먼 스웨이도 따라 웃었다. 목소리도 다소 진정되었다.[있잖아. 사설탐정 말로는 심씨 가문의 심가은이 내 딸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그런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그 아가씨가 요 며칠 집에 틀어박혀 꼼짝 않고 있대. 탐정들이 DNA 샘플을 채취해야 하는데 말이야. 내가 마음이 급해서… 그래서 말인데 이서는 무슨 방법이라도 있을까?]“심가은이요?” 이서는 왠지 이 이름이 귀에 익었다. 한참을 생각해서야 드디어 기억났다. 이전에 소지엽과 맞선을 본 그 여자…“그분이 엄마 따님이었군요.” 이서는 놀랐다.[아는 사이야?]“아는 사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친구의 친구예요.”이서는 계속 말을 이었다.“혹시 가은 씨 모발이나 침 등으로 DNA 검사 의뢰하시려는 거죠?”[맞아, 맞아, 하지만 외출하지 않고 집에만 있으니 손을 쓸 수가 없네.]이서는 잠시 고민한 뒤 말했다.“방법 있어요.”[벌써? 빨리 말해봐.] 하이먼 스웨이는 흥분한 나머지 평소의 차갑고 시크함을 잃었다.“방법은 아주 간단해요. 내가 그녀와 약속 잡을게요. 카페를 찾든 레스토랑을 찾든 사전에 가게의 종업원에게 컵이나 식기 챙겨 놓으라고 하면 되죠.”하이먼 스웨이도 즉시 이 방법에 동의했다.[좋아, 이 방법이 좋아, 이서야, 괜히 너를 귀찮게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아니예요. 엄마.”이서는 바로 말을 이었다.“그럼, 지금 약속 잡을게요.”[그래, 역시 내 마음을 알아주는 건 이서뿐이야. 우리 모녀가 상봉하게 되면 그땐 내가 톡톡히 한 턱 쏠게.]“엄마, 그런 말씀 마세요. 약속 잡고 연락드릴게요.”이서는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는 심가은에게 전화를 걸었다.심가은은 한참 지나서야 전화를 받았다. 엄청 피곤한 목소리였다. 큰 충격을 받았거나.“가은 씨, 나 윤이서인데. 나 기억해… 요?”심가은은 다 죽어가는 목소리였다.[응, 무슨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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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심가은도 이서의 의견이 필요 없었다. 오랫동안 마음에 억눌렸던 감정을 털어놓을 대상이 필요했기 때문이다.[내가 좋아하는 거 맞아. 정말 많이 좋아해. 어릴 때부터 오랫동안 짝사랑해 왔거든. 비록 다들 그 사람이 사생아라고 가문의 천덕꾸러기라고 얘기해도 난 그래도 그 사람이 너무 좋았어. 맞선 자리에 나온다고 했을 때 얼마나 좋아했는데 글쎄… 그 사람 마음속에 이미 다른 사람이 있었어.]심가은은 또 푸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계속 말을 아끼던 이서는 심가은이 지친 기색을 표하자 그제야 입을 열었다.“한잠 푹 자. 아마 내일 자고 일어나면 이렇게 괴롭지는 않을 거야.” [정말 그럴까?] 심가은은 무의식적으로 중얼거렸다.이서는 계속 휴대전화를 들고 있다가 그곳에서 숨소리가 들려와서야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왜 이렇게 오래 이야기해?” 이서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지환은 2층에 올라가 일을 보았는데 글쎄 한시간이 넘도록 이서는 전화를 끊지 않았다.“실연당했으니 하소연할 곳이 필요했나 봐요.”전화기 너머에서 심가은의 울부짖음만 들어도 이서는 마음이 아팠다. 그녀는 사랑으로 상처받은 모든 영혼들을 동정했다.그녀와 지환은 정말 운이 좋은 편이었다. 이 행운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비록 지금은 악몽을 꾸지 않지만, 매번 행복하다고 느낄 때마다 귓가에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윤이서, 너 양심이 있긴 한거니?!]“자기야…”“응?” 이서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왜 그래?”지환은 이서의 시선을 따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이서의 시선을 막아섰다.“우리 당분간 아파트로 가서 살까?”“왜 갑자기 이사가요?”“작은 집에 살면 더 아늑하고…”그는 이서의 허리를 껴안았다.“자기야, 아파트 가서 살자. 난 자기와 더 많은 프라이버시를 가지고 싶어.”이서는 웃으며 말했다.“그래요.”그녀는 지환이 왜 이사를 하자고 하는지 마음속으로 잘 알고 있었다.하경철이 여기서 다쳐서 돌아가셨으니 이서에게 안 좋은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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