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651 - 챕터 660

1398 챕터

제651화

한참 걸어 나갔지만 이서는 여전히 화가 가시지 않았다.‘쟤 미친 거 아냐?’‘이전에 내가 결혼할 마음이 있을 때는 백방 거부하고 날 벌레 취급하더니만 이제 다시 기회를 달라고?’‘할아버지의 유언 때문이래도 굳이 그럴 것까지는 없는데.’어쨌던 그녀는 지환과 이혼할 수 없다.이서는 진정이 된 후에 다른 일처리 하러 갔다.저녁식사 끝날 때까지 이서는 더 이상 하은철과 마주치지 않았다.눈에 안 보이니 속 편하고 너무 좋았다. 그녀는 곧 주경모에게 얘기하고 위층에 쉬러 올라갔다.이서는 2층의 게스트 룸으로 갔다.문을 열어보니 익숙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하은철과 헤어지기 전에 가끔 이곳에 왔었다.오랜만에 왔는데도 방은 옛날 모습 그대로였다. 마치 여기에 묵던 사람이 여태껏 떠난 적이 없는 것처럼.이서는 생각에 잠겨 침대에 앉았다.이 집에는 할아버지만이 진심으로 그녀를 대했었다.그녀는 침대에 누워 곧 꿈나라에 빠졌다.꿈 속에서 어렴풋이 안개 속에 있는 거 같았다.주위에 온통 뿌연 안개가 펼쳐져 있다.곧이어 한 줄기 사람의 그림자가 그녀의 뒤에서 스쳐 지나갔다.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 다만 남자의 목소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아이를 납치했다! 아이를 납치했다!”곧 세상은 고요하고 조용해졌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그녀는 서서히 눈을 떴다. 자신이 뜻밖에도 다른 곳에 와있다는 것을 알았다.이곳도 온통 뿌옇고 잘 보이지 않았다.주위에서 아이들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엄마 보고 싶어요. 집에 데려다 주세요…….”아이들은 울면서 엄마 아빠를 찾고 있었다.이서는 이해가 되지 않아 막 앞으로 나가 물어 보려는데 갑자기 큰 손이 그녀를 끌고 갔다.귓가의 울음 소리도 속삭임으로 바뀌었다.“과거 잊고 새로 태어나는 거야. 과거 잊어…….”그러나 그녀는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또 하나의 강력한 힘에 의해 다른 곳으로 끌려갔다.눈앞은 더 이상 안개가 자욱한 곳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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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그러나 그녀는 지환과 이혼하고 싶지 않았다.그들은 어렵사리 여기까지 왔다.그리고 하이먼 스웨이를 만난 후, 서서히 용기를 내어 엄마라는 역할도 해보려고 용기를 조금씩 얻고 있는 중이었다.모든 것이 다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이서야, 너 정말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줄 수 없겠니?”하경철은 거친 손을 들어 이서의 손을 잡았다.“이서야, 할애비 마지막 소원인데, 마지막 가는 길 마음 편히 가게 해주면 안 되겠니?”“이서야, 은철이를 너한테 맡겨야 내가 안심하고 갈 수 있어. 할애비 마음 편하게 해주면 안 되겠어?”“…….”이서는 하경철의 간절한 눈빛을 고통스럽게 바라보았다.귓가에 애원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할아버지, 저를…… 강요하지 마세요…… 제발요……. 아악!”비명을 지르며 일어난 이서는 익숙한 품을 찾으려 했다.그러나 옆자리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그녀는 코를 훌쩍거리다 점차 이성을 되찾았다. 그제야 자신의 집이 아닌 하씨 본가라는 걸 깨달았다.“이서야, 왜 그래?”문밖에서 하은철의 초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대답 안 하면, 문 부수고 들어간다!”“하나, 둘, 셋…….”말이 떨어지자마자 문이 억지로 밀려 열렸다.이서는 비틀거리며 한쪽 다리를 절고 있는 하은철을 보며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왜 그래?”한바탕 시끌벅적 난리 치고 나니 이서도 방금 전의 악몽을 잊었다.하은철도 그제야 자신의 몰골이 초라한 걸 알아차렸다.그는 소파 손잡이를 짚었다.“비명 소리를 들었어. 그래서 누군가가 방에 침입한 줄 알았어.”“하씨 집안의 보안 시스템이 전국에서 가장 좋기로 소문이 자자한데, 누가 쳐들어올 수 있겠어?”하은철은 여전히 걱정이 되는 듯 물었다.“너 정말 괜찮아?”이서가 하은철을 쳐다보았다.그러고 보니 이 악몽의 시발점도 하은철인 셈이다.“괜찮아.” 이서는 본의 아니게 대답했다.“그만 나가줘. 나 유부녀야. 외간 남자랑 둘이 한 방에 있으면 괜한 오해만 생겨.”하은철은 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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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알았어. 나 나갈게, 푹 쉬어.”하은철은 잠시 망설이다가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문이 닫히자, 이서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침대에 쓰러졌다.그녀는 지환이 너무 보고 싶었다.그의 품속에 푹 안기고 싶었다.이서는 휴대전화를 들고 시간을 확인하고는 결국 지환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침대에 누워 눈을 감자, 또 꿈속에서 할아버지 했던 말이 떠올랐다.또 불면의 밤이 될 운명이다.이튿날 아침 일어난 이서는 머리가 어지러웠다.하지만 아직도 그녀가 처리할 일이 태산이라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정신을 가다듬었다.“어젯밤에 잘 못 잤어?” 하은철은 머뭇거리며 커피 한 잔을 건넸다.이서는 고개를 들어 잠깐 고민하다가 받아 들었다.“남은 일 내가 처리할게. 들어가서 쉬어.” 이서의 모습을 보니 하은철은 마음이 아팠다.“아니야, 커피 한잔 마시고 나면 정신이 번쩍 들 거야. 아직 처리할 일이 태산인데……. 내일이 할아버지 하관식이니까. 할아버지께서 마음 편히 가셨으면 좋겠어.”말을 마치자 이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 듯 멍하니 땅만 바라보았다.하은철은 조용히 이서 옆에 앉았다.“수고했어.”“수고하긴, 당연히 해야 하는 건데.” 이서는 일어섰다. “일 처리할 게 남아서…… 먼저 간다.”하은철은 그녀의 손에서 아직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이서는 정말 그를 조금도 보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이서의 지시하에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하도훈 조차도 입이 마르도록 이서를 칭찬했다.“이서야, 정말 고생했다. 네가 없었으면 하관식은 엉망이 되었을 거야.”이서는 겸손했다.“아저씨 별 말씀을요.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내일이 하관식이네. 아버지가 살아 생전에 너를 가장 아끼셨는데. 네가 하씨 집안 가족이 되기를 그렇게 바라셨는데……. 너무 아쉽다…….”하도훈은 잠깐 멈췄다가 계속 말을 이었다.“이서야, 내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겠니?”“아저씨, 말씀하세요.”“있잖아. 내일 네가 하씨 집안 며느리 신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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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이서는 놀라 잠에서 벌떡 깼다. 그녀는 눈을 감는 것도 두려웠다.눈만 감으면 할아버지가 선혈이 낭자한 채 피바다에 쓰러져 끊임없이 그녀에게 소리 지르는 게 보였다.“이서야, 내가 너 때문에 죽었는데, 넌 어쩌면 양심도 없니?”다음날 잠에서 깬 이서는 더욱 운이 없었다.그녀는 일어나자마자 1층으로 내려와 커피를 한잔 내려 마셨다.마침 하은철이 2층에서 내려왔다.이서의 눈 밑에 생긴 다크서클을 보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너 괜찮아?”어제 밤에 이서의 방에서 들려오는 비명 소리를 듣고 가보고 싶었지만 전날 밤 이서의 반응을 생각하자 뒷걸음 치고 말았다.이서는 그를 경계하는 듯했다.마침내 깨달은 하은철은 초조해 마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서 쪽의 동정을 살피면서 밤새 엎치락뒤치락 잠을 설쳤다.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보였다.“마침 잘 왔네. 할 말 있어.”하은철은 이서가 할 말이 있다는 말을 듣고 바삐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뭔데?”“어제 아저씨가 나더러 네 아내 신분으로 하관식에 나서라고 하던데, 알고 있었어?”하은철은 왠지 모르게 심장이 움찔했다.“아빠가 그러시던데, 너도 동의한 일이라고.”“내가?!”이서는 숨을 들이쉬었다. “아저씨가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하도훈은 그녀에게 해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미안하지만 네 와이프 신분으로 행사에 참석할 수 없어. 말도 안 돼는 일이야.”이서는 하은철을 보며 가능한 말투를 늦추었다.“내가 하관식 일을 돕는 건 할아버지 때문이야. 그러나 네 아내의 신분으로 참석하는 건 미안하지만 안되겠어. 나, 이미 결혼했어. 남편 있어. 유부녀라고. 난 그 사람에게 어떠한 오해의 소지를 만들고 싶지 않아. 입장 바꾸어 생각해 봐, 만약 너라면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겠어?”하은철은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가능하다면 정말 입장을 바꾸고 싶네.’“알았어. 아버지에게 전할게. 다른 뜻은 없었을 거야. 다만 할아버지 마지막 소원을 풀어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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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그런데 봤다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앞 전에 몇 번 만난 적 있긴 한데 모두 가면을 쓰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생겼는지는 보지 못했어요.”이서는 주경모를 바라보며 말했다.“할아버지 하관식에서는 가면 쓰지는 않겠죠?”하은철과 주경모의 안색이 또 변했다.특히 하은철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너…… 정말 우리 삼촌의 얼굴을 본 적 없어?”“응.”이서는 하은철과 주경모가 왜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지 알 수 없었다.“매번 신비주의 컨셉으로 등장했거든. 설마 못 생겨서 가면을 쓴 건 아니겠지?”하은철은 깜짝 놀라 눈을 깜빡였다.“그…… 그런데 어떻게 삼촌 핸드폰 번호가 있어?”‘이서가 삼촌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는 건 삼촌이 이서를 믿지 않는다는 얘긴데, 그렇다면 믿지도 않는 사람에게 왜 핸드폰 번호가 알려줬을까?’하은철은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하지만 주경모는 오히려 모든 게 선명하게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그는 하은철을 보며 입술을 움찔움찔했지만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왜냐하면 그 결과가 너무 충격적이기 때문이다.“내가 네 삼촌의 핸드폰 번호를 가지고 있다고?”이서는 오리무중이었다.‘저번에 하은철 삼촌에게 전화했을 때도 지환의 전화로 했던 거 같은데?’“그저께…… 그저께 분명히 봤는데…… 삼촌 전화 받는 거?”“엥? 뭐라는 거야?” 이서는 더욱 어리둥절해졌다.“뭐 잘못 안 거 아니야?”“하지환, 우리 삼촌 아니었어?”이서가 웃었다.“?”“우리 남편이야, 삼촌은 무슨…….”하은철은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설마 우리 삼촌이 네 남편이야?”이서도 머릿속이 뒤죽박죽이었다.“네 삼촌이 어떻게 내 남편이야? 하지환은 내 남편이름이라고…….”그녀는 잠시 멈추었다.“잠깐만, 방금 뭐라고…… 그러니까 네 삼촌이랑 내 남편과 이름이 같다는 거야?”하은철도 완전히 헷갈려서 어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삼촌 이름이 하지환이야.”이서는 물끄러미 땅을 바라보았다.머릿속으로 정리하는 중인 게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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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근데 너무 신기할 정도로 딱 맞는 부분이 없지 않다.’‘집에 가면 지환에게 확실히 물어봐야겠다.’가는 길에 아무말 없던 이서는 어느덧 하관식장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리자마자 임하나가 보였다.그녀는 걸어갔다. “하나야.”이서의 초췌한 모습을 본 하나는 마음이 아팠다.“하은철 그 자식이 너 잠도 못 자게 모든 일 다 너에게 떠넘겼지?”이서는 웃었다.“아니야, 요 며칠 지켜보니 오히려 이전과 많이 달라졌던데.”“어, 어떻게?”하나는 말하면서 불현듯 하은철에게 시선이 떨어졌다. 그런데 그의 시선이 이서의 주위를 맴도는 걸 발견한 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콧방귀를 뀌었다.“이제 후회되는가 봐. 진작에 그럴 것이지.”이서는 어리둥절하여 말했다.“뭘 후회한다는 거야?”“꽃처럼 아름답고 사리에 밝으며 부드럽고 현명한 좋은 아내를 놓친 것을 후회하는 거지.”임하나는 말하면서 일부러 이서의 허리를 끌어안고 으쓱거리며 하은철 앞을 지나갔다.이서는 하나가 이끄는 대로 하관식장 안으로 들어갔다.하은철은 아직 밖이었다.상황을 지켜본 주경모는 얼른 한마디 보탰다.“도련님, 들어가세요.”하은철은 서서 꼼짝하지 않았다.“아저씨 혹시 진작부터 알고 있었죠?”주경모는 순간 당황했다. 얼렁뚱땅 넘기려고 했는데 바로 하은철의 두 번째 질문이 이어졌다.“할아버지도 알고 계셨어요?”이 정도로 말을 꺼냈을 때는 아닌 척하는 것도 별의미가 없어 보였다.주경모는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말했다. “저도 단지 추측했을 뿐입니다. 방금 아가씨 표정을 살피니 아직도 남편이 큰집 도련님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은데…….”주경모는 눈살을 찌푸렸다.“물론 두 번째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 두 사람이 동명이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래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H국에도 동명이인은 사람이 많으니까요.”“할아버지는 언제부터 의심하셨어요?”“그건…….”주경모는 약간 읊조렸다.“이서정 씨와 큰집 도련님이 위장 결혼이라는 걸 알았을 때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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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이서야, 너 왜 그래?” 임하나는 이서의 팔을 밀었다.이서는 정신이 흐리멍덩한 채 고개를 숙이고 관 속의 하경철을 다시 한 번 보았다. 그는 편안하게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그제서야 방금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서야?” 임하나는 다시 작은 소리로 물었다.“너 괜찮아? 왜 이렇게 얼굴이 창백해?”이서는 고개를 저었다.‘요 며칠 잠을 설쳐서 그런가 봐.’“우리 가자.”다음 헌화하는 손님이 이미 단상에 올라왔다.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임하나를 따라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헌화를 마치고 바로 하도훈의 조사와 추모사가 이어졌다.임하나는 이 기회를 틈타 낮은 소리로 이서에게 물었다.“왜 하은철 둘째 삼촌은 보이지 않는 거지? 안 왔나?”이서도 좌우를 살폈다.“오늘 행사에 참석한다고 연락 왔다고 집사 아저씨가 얘기하더라.”“그런데 아직 안 보이는데?”오늘 하관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권세가들이나 재벌가들이라 임하나도 대부분 다 알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낯선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딱 봐도 하은철 삼촌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그는 북미 경제의 패권을 쥐고 있는 어마어마한 인물이었으니.이서도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찾지 못했다.“해외에서 오니까 시간이 더 걸리나 봐.”두 사람이 말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임하나가 팔꿈치로 이서를 툭 쳤다.“저기 저 여자, 심동 여자친구 아니야? 자꾸 너를 힐끔힐끔 보고 있던데, 혹시 그녀랑 무슨 껄끄러운 일이라도 있니?”임하나의 시선을 따라 가보니 정말로 장희령이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눈빛에는 경멸과 적개심이 가득했고 좋은 구경거리 두고 보자는 눈빛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자기 말에 토 달았다고 내게 원한 품은 거 같아.”“어? 그럼 설마 심동에게 자기 대신 복수해달라고 하지 않을까? 나도 들었는데, 심동이 장희령을 꽤나 좋아하나 봐. 그녀의 부탁이라면 별 따는 흉내라도 낸다던데. 까놓고 얘기하면 따리꾼이지.”“설마? 그냥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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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모든 과정을 마치고 하도훈은 비로소 뭇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소개했다.“이분이 바로 제 큰아버지 아들…….”어떤 사람이 앞다투어 물었다.“설마 큰댁 도련님이요? 둘째 삼촌이 이렇게 젊고 멋있을 줄이야!”“훈남이 따로 없네. 지적이고 분위기도 있어, 그나저나 결혼은 했는지 몰라?”“흑흑흑, 세상에, 이렇게 잘생긴 사람도 있다니?”“…….”주위에 의논이 분분했다.이서는 이를 앙다물고 있는 임하나를 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하나야, 너 지금 질투하는 거야?”“질투라니, 내가 뭘 질투해?”임하나는 이를 꽉 깨물었다.“…….”자신의 감정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깨달은 임하나는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았다.“내가 화난 이유는 하은철 둘째 삼촌이 아닌 그 사람이 등장했기 때문이야.”“나도 몰라.”이때 다른 사람들도 하은철의 입에서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은 YS 그룹 회장이 아닌 그의친구라는 걸 알게 되었다.“여러분, 오해하게 해서 죄송합니다.”이상언은 웃으며 말했다. 시선은 아주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지나 임하나에게 떨어졌다.“오늘 저는 제 친구를 대신하여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제가 잠깐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큰 행사에 하 회장님 참석하지 안 한 건 아니, 못한 건 지금 네팔 쪽에 발이 묶여 출국 못하고 있습니다. 저더러 미안함을 전해달라고 했습니다.”말하면서 이상언은 하도훈을 향해 허리 굽혀 인사했다.하도훈은 이상언이 한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예의상 상황은 받아넘겨야 했다.“아이고, 천만에요, 하 회장도 하관식에 오고 싶은 마음 잘 압니다. 하지만 천재지변 앞에서 어쩔 수 없으니까요.”“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이상언은 또 하도훈과 몇 마디 인사말을 주고받고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지환에게 지정된 자리에 이렀다.하관식은 이상언의 도착과 함께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났다.사람들이 하관식장에서 나와 호텔로 향했다.길에서 임하나는 이상언을 가로막았다.“어떻게 당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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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그러나 심동은 다가와 이서에게 악담을 퍼붓기는커녕 오히려 친절한 태도를 보였다.“이서 씨, 오랜만이야, 요즘 어떻게 지냈어? 윤씨 CEO가 됐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축하해.”이서는 망설이며 임하나를 바라보았다. 임하나도 심동의 태도에 다소 놀랐다.그러나 두 사람은 방심하지 않았다. 뒤에는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장희령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임하나는 비록 장희령과 정면으로 충돌한적이 없지만, 그녀는 이미 상류층에서의 이름이 자자한 인물이었다.그녀에게 밉보였다간 뼈도 못 추스렸다.그러나……장희령은 이서 앞에서 이전의 오만방자한 자세를 접고 미소를 지으며 이서에게 말을 건넸다.“이서 씨.”심동은 일부러 두 사람을 이리저리 번갈아 보며 둘러보았다.“둘이 아는 사이였어?”장희령은 자연스럽게 말을 받았다.“그런 셈이지. 이전에 약간의 오해가 있었는데……. 우린 싸움 끝에 정이 붙은 셈이지.”심동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둘 사이에 오해가 있었다고? 뭔데?”이서와 하나도 눈치 빠른 거 빼면 시체였다. 두 사람이 맞장구 치며 놀고 있다는 걸 벌써부터 눈치챘다.두 사람은 연기를 끊을 생각 않고 조용히 그들의 연극을 보았다.장희령은 역시 여우주연상 수상자 답게 그날 발생한 일을 감정을 넣어 실감나게 심동에게 전했다.그러나 그녀는 모든 잘못을 비서에게 떠넘겼고, 자신은 무고하게 연루된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한쪽에서 듣고 있던 임하나는 저도 모르게 눈을 흘겼다.이서는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다. 장희령이 뭐라고 떠들어도 그냥 내버려 두었다.장희령이 말을 마치자 심동은 잠시 뒤 중얼거렸다.“그러고 보니 자기 그 수행 비서가 정말 안 되겠네.”“응, 나중에 나도 오해한 걸 알고 그녀를 잘랐어. 여러 해 동안 나랑 함께한 아이라 정도 많이 들었지만,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니까.”심동은 이서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서 씨, 이러한 처리 결과에 만족해? 만족스럽지 않다면 이서 씨 뜻에 따라 처리할게.”이서는 웃으며 답했다.“이미 오래 전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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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지환 씨 없으니까 내가 감히 거리낌 없이 행동하지. 몰랐어? 지환 씨 있을 때 내가 너를 가까이하면 그의 눈에서 레이저가 나와. 어우 무셔라.”이서는 웃으며 화제를 돌려놓았다.“방금 질투 난다고? 뭐가 질투나?”임하나는 정색하고 일어섰다.“뭐긴 뭐야, 이서 네가 하이먼 스웨이 님의 수양딸이라는 게 질투나지. 흑흑흑, 만약 내가 그분의 수양딸이라면 나는 벌써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을 거야.”이서는 웃었다.“질투할 것도 많다. 친 딸도 아닌데.”임하나는 듣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슬퍼하기 시작했다.“그래, 친자식은 아니지. 지난번에 하이먼 스웨이 님이 말씀했잖아. 딸 소식 있다고. 딸 찾으시면 곧다시 Y 국으로 돌아가겠지?”‘그렇게 되면 이서는 또 혼자가 된다.’‘그래도 지금 지환 씨가 옆에 있어서 천만다행이다.’임하나의 얼굴에 근심이 곧 말끔하게 사라졌다.하지만 아쉬운 것 어쩔 수 없었다.“하이먼 스웨이 님이 정말 네 엄마였으면 얼마나 좋을까?”“그분은 정말 좋은 엄마셔. 하지만 부모자식은 천륜이니 어떻게 강요할 수 있는 게 아니자나.”“그러니까.”임하나는 턱을 괴고 있었다.“오늘 저녁에 집에 가지?”“음.”이서가 고개를 끄덕였다.“빨리 돌아가고 싶은 거 보니 보고 싶은 사람이 있구나?”이서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또 나 놀리는 거지?”“하하,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수가? 친구야, 말해봐. 이틀동안 남편과 떨어져 있었는데 어떤 느낌이야?”“속이 텅 비어 있는 게 빈 껍데기가 된 거 같아.”“정말? 그 정도야?” 임하나는 장난기 가득하게 이서의 코를 가볍게 스쳤다.“끝났군, 끝났어.”이서는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찬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나 이제 정말 그 사람 떠날 수 없을 것 같아. 하나야, 이러다 나 정말 네가 걱정하는 것처럼 되지 않을까?”임하나는 확고하게 고개를 저었다.“그럴리가.”“왜? 내 의지가 확고해서?”“아니.” 임하나는 정색했다.“지환 씨가 너 많이 사랑하잖아. 절대 바람 피울 위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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