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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1화

한참 걸어 나갔지만 이서는 여전히 화가 가시지 않았다.

‘쟤 미친 거 아냐?’

‘이전에 내가 결혼할 마음이 있을 때는 백방 거부하고 날 벌레 취급하더니만 이제 다시 기회를 달라고?’

‘할아버지의 유언 때문이래도 굳이 그럴 것까지는 없는데.’

어쨌던 그녀는 지환과 이혼할 수 없다.

이서는 진정이 된 후에 다른 일처리 하러 갔다.

저녁식사 끝날 때까지 이서는 더 이상 하은철과 마주치지 않았다.

눈에 안 보이니 속 편하고 너무 좋았다. 그녀는 곧 주경모에게 얘기하고 위층에 쉬러 올라갔다.

이서는 2층의 게스트 룸으로 갔다.

문을 열어보니 익숙한 느낌이 물씬 풍겼다.

하은철과 헤어지기 전에 가끔 이곳에 왔었다.

오랜만에 왔는데도 방은 옛날 모습 그대로였다. 마치 여기에 묵던 사람이 여태껏 떠난 적이 없는 것처럼.

이서는 생각에 잠겨 침대에 앉았다.

이 집에는 할아버지만이 진심으로 그녀를 대했었다.

그녀는 침대에 누워 곧 꿈나라에 빠졌다.

꿈 속에서 어렴풋이 안개 속에 있는 거 같았다.

주위에 온통 뿌연 안개가 펼쳐져 있다.

곧이어 한 줄기 사람의 그림자가 그녀의 뒤에서 스쳐 지나갔다.

그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 다만 남자의 목소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를 납치했다! 아이를 납치했다!”

곧 세상은 고요하고 조용해졌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서서히 눈을 떴다. 자신이 뜻밖에도 다른 곳에 와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곳도 온통 뿌옇고 잘 보이지 않았다.

주위에서 아이들의 울음 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보고 싶어요. 집에 데려다 주세요…….”

아이들은 울면서 엄마 아빠를 찾고 있었다.

이서는 이해가 되지 않아 막 앞으로 나가 물어 보려는데 갑자기 큰 손이 그녀를 끌고 갔다.

귓가의 울음 소리도 속삭임으로 바뀌었다.

“과거 잊고 새로 태어나는 거야. 과거 잊어…….”

그러나 그녀는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또 하나의 강력한 힘에 의해 다른 곳으로 끌려갔다.

눈앞은 더 이상 안개가 자욱한 곳이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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