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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3화

“알았어. 나 나갈게, 푹 쉬어.”

하은철은 잠시 망설이다가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문이 닫히자, 이서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침대에 쓰러졌다.

그녀는 지환이 너무 보고 싶었다.

그의 품속에 푹 안기고 싶었다.

이서는 휴대전화를 들고 시간을 확인하고는 결국 지환에게 전화를 걸지 않았다.

침대에 누워 눈을 감자, 또 꿈속에서 할아버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또 불면의 밤이 될 운명이다.

이튿날 아침 일어난 이서는 머리가 어지러웠다.

하지만 아직도 그녀가 처리할 일이 태산이라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정신을 가다듬었다.

“어젯밤에 잘 못 잤어?”

하은철은 머뭇거리며 커피 한 잔을 건넸다.

이서는 고개를 들어 잠깐 고민하다가 받아 들었다.

“남은 일 내가 처리할게. 들어가서 쉬어.”

이서의 모습을 보니 하은철은 마음이 아팠다.

“아니야, 커피 한잔 마시고 나면 정신이 번쩍 들 거야. 아직 처리할 일이 태산인데……. 내일이 할아버지 하관식이니까. 할아버지께서 마음 편히 가셨으면 좋겠어.”

말을 마치자 이서는 무슨 생각을 하는 듯 멍하니 땅만 바라보았다.

하은철은 조용히 이서 옆에 앉았다.

“수고했어.”

“수고하긴, 당연히 해야 하는 건데.”

이서는 일어섰다.

“일 처리할 게 남아서…… 먼저 간다.”

하은철은 그녀의 손에서 아직도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서는 정말 그를 조금도 보고 싶지 않은 모양이다.

이서의 지시하에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하도훈 조차도 입이 마르도록 이서를 칭찬했다.

“이서야, 정말 고생했다. 네가 없었으면 하관식은 엉망이 되었을 거야.”

이서는 겸손했다.

“아저씨 별 말씀을요. 제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인걸요.”

“내일이 하관식이네. 아버지가 살아 생전에 너를 가장 아끼셨는데. 네가 하씨 집안 가족이 되기를 그렇게 바라셨는데……. 너무 아쉽다…….”

하도훈은 잠깐 멈췄다가 계속 말을 이었다.

“이서야, 내 부탁 하나 들어줄 수 있겠니?”

“아저씨, 말씀하세요.”

“있잖아. 내일 네가 하씨 집안 며느리 신분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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