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56화

작가: 시해나
‘근데 너무 신기할 정도로 딱 맞는 부분이 없지 않다.’

‘집에 가면 지환에게 확실히 물어봐야겠다.’

가는 길에 아무말 없던 이서는 어느덧 하관식장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임하나가 보였다.

그녀는 걸어갔다.

“하나야.”

이서의 초췌한 모습을 본 하나는 마음이 아팠다.

“하은철 그 자식이 너 잠도 못 자게 모든 일 다 너에게 떠넘겼지?”

이서는 웃었다.

“아니야, 요 며칠 지켜보니 오히려 이전과 많이 달라졌던데.”

“어, 어떻게?”

하나는 말하면서 불현듯 하은철에게 시선이 떨어졌다. 그런데 그의 시선이 이서의 주위를 맴도는 걸 발견한 하나는 자신도 모르게 콧방귀를 뀌었다.

“이제 후회되는가 봐. 진작에 그럴 것이지.”

이서는 어리둥절하여 말했다.

“뭘 후회한다는 거야?”

“꽃처럼 아름답고 사리에 밝으며 부드럽고 현명한 좋은 아내를 놓친 것을 후회하는 거지.”

임하나는 말하면서 일부러 이서의 허리를 끌어안고 으쓱거리며 하은철 앞을 지나갔다.

이서는 하나가 이끄는 대로 하관식장 안으로 들어갔다.

하은철은 아직 밖이었다.

상황을 지켜본 주경모는 얼른 한마디 보탰다.

“도련님, 들어가세요.”

하은철은 서서 꼼짝하지 않았다.

“아저씨 혹시 진작부터 알고 있었죠?”

주경모는 순간 당황했다. 얼렁뚱땅 넘기려고 했는데 바로 하은철의 두 번째 질문이 이어졌다.

“할아버지도 알고 계셨어요?”

이 정도로 말을 꺼냈을 때는 아닌 척하는 것도 별의미가 없어 보였다.

주경모는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말했다.

“저도 단지 추측했을 뿐입니다. 방금 아가씨 표정을 살피니 아직도 남편이 큰집 도련님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은데…….”

주경모는 눈살을 찌푸렸다.

“물론 두 번째 가능성이 있긴 합니다. 두 사람이 동명이인일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래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H국에도 동명이인은 사람이 많으니까요.”

“할아버지는 언제부터 의심하셨어요?”

“그건…….”

주경모는 약간 읊조렸다.

“이서정 씨와 큰집 도련님이 위장 결혼이라는 걸 알았을 때일 겁니다.”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57화

    “이서야, 너 왜 그래?” 임하나는 이서의 팔을 밀었다.이서는 정신이 흐리멍덩한 채 고개를 숙이고 관 속의 하경철을 다시 한 번 보았다. 그는 편안하게 두 눈을 꼭 감고 있었다. 그제서야 방금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이서야?” 임하나는 다시 작은 소리로 물었다.“너 괜찮아? 왜 이렇게 얼굴이 창백해?”이서는 고개를 저었다.‘요 며칠 잠을 설쳐서 그런가 봐.’“우리 가자.”다음 헌화하는 손님이 이미 단상에 올라왔다.이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임하나를 따라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헌화를 마치고 바로 하도훈의 조사와 추모사가 이어졌다.임하나는 이 기회를 틈타 낮은 소리로 이서에게 물었다.“왜 하은철 둘째 삼촌은 보이지 않는 거지? 안 왔나?”이서도 좌우를 살폈다.“오늘 행사에 참석한다고 연락 왔다고 집사 아저씨가 얘기하더라.”“그런데 아직 안 보이는데?”오늘 하관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권세가들이나 재벌가들이라 임하나도 대부분 다 알고 있는 인물들이었다. 낯선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딱 봐도 하은철 삼촌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그는 북미 경제의 패권을 쥐고 있는 어마어마한 인물이었으니.이서도 한 바퀴 둘러보았지만 찾지 못했다.“해외에서 오니까 시간이 더 걸리나 봐.”두 사람이 말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임하나가 팔꿈치로 이서를 툭 쳤다.“저기 저 여자, 심동 여자친구 아니야? 자꾸 너를 힐끔힐끔 보고 있던데, 혹시 그녀랑 무슨 껄끄러운 일이라도 있니?”임하나의 시선을 따라 가보니 정말로 장희령이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눈빛에는 경멸과 적개심이 가득했고 좋은 구경거리 두고 보자는 눈빛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그녀는 시선을 거두고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지난번 자기 말에 토 달았다고 내게 원한 품은 거 같아.”“어? 그럼 설마 심동에게 자기 대신 복수해달라고 하지 않을까? 나도 들었는데, 심동이 장희령을 꽤나 좋아하나 봐. 그녀의 부탁이라면 별 따는 흉내라도 낸다던데. 까놓고 얘기하면 따리꾼이지.”“설마? 그냥 몇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58화

    모든 과정을 마치고 하도훈은 비로소 뭇사람들의 시선을 받으며 소개했다.“이분이 바로 제 큰아버지 아들…….”어떤 사람이 앞다투어 물었다.“설마 큰댁 도련님이요? 둘째 삼촌이 이렇게 젊고 멋있을 줄이야!”“훈남이 따로 없네. 지적이고 분위기도 있어, 그나저나 결혼은 했는지 몰라?”“흑흑흑, 세상에, 이렇게 잘생긴 사람도 있다니?”“…….”주위에 의논이 분분했다.이서는 이를 앙다물고 있는 임하나를 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하나야, 너 지금 질투하는 거야?”“질투라니, 내가 뭘 질투해?”임하나는 이를 꽉 깨물었다.“…….”자신의 감정이 많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깨달은 임하나는 변명 아닌 변명을 늘어놓았다.“내가 화난 이유는 하은철 둘째 삼촌이 아닌 그 사람이 등장했기 때문이야.”“나도 몰라.”이때 다른 사람들도 하은철의 입에서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은 YS 그룹 회장이 아닌 그의친구라는 걸 알게 되었다.“여러분, 오해하게 해서 죄송합니다.”이상언은 웃으며 말했다. 시선은 아주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지나 임하나에게 떨어졌다.“오늘 저는 제 친구를 대신하여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다. 이 부분에서 제가 잠깐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큰 행사에 하 회장님 참석하지 안 한 건 아니, 못한 건 지금 네팔 쪽에 발이 묶여 출국 못하고 있습니다. 저더러 미안함을 전해달라고 했습니다.”말하면서 이상언은 하도훈을 향해 허리 굽혀 인사했다.하도훈은 이상언이 한 말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예의상 상황은 받아넘겨야 했다.“아이고, 천만에요, 하 회장도 하관식에 오고 싶은 마음 잘 압니다. 하지만 천재지변 앞에서 어쩔 수 없으니까요.”“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이상언은 또 하도훈과 몇 마디 인사말을 주고받고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지환에게 지정된 자리에 이렀다.하관식은 이상언의 도착과 함께 얼마 지나지 않아 끝났다.사람들이 하관식장에서 나와 호텔로 향했다.길에서 임하나는 이상언을 가로막았다.“어떻게 당신이……?”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59화

    그러나 심동은 다가와 이서에게 악담을 퍼붓기는커녕 오히려 친절한 태도를 보였다.“이서 씨, 오랜만이야, 요즘 어떻게 지냈어? 윤씨 CEO가 됐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축하해.”이서는 망설이며 임하나를 바라보았다. 임하나도 심동의 태도에 다소 놀랐다.그러나 두 사람은 방심하지 않았다. 뒤에는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장희령이 서 있었기 때문이다.임하나는 비록 장희령과 정면으로 충돌한적이 없지만, 그녀는 이미 상류층에서의 이름이 자자한 인물이었다.그녀에게 밉보였다간 뼈도 못 추스렸다.그러나……장희령은 이서 앞에서 이전의 오만방자한 자세를 접고 미소를 지으며 이서에게 말을 건넸다.“이서 씨.”심동은 일부러 두 사람을 이리저리 번갈아 보며 둘러보았다.“둘이 아는 사이였어?”장희령은 자연스럽게 말을 받았다.“그런 셈이지. 이전에 약간의 오해가 있었는데……. 우린 싸움 끝에 정이 붙은 셈이지.”심동은 눈썹을 찌푸리며 물었다.“둘 사이에 오해가 있었다고? 뭔데?”이서와 하나도 눈치 빠른 거 빼면 시체였다. 두 사람이 맞장구 치며 놀고 있다는 걸 벌써부터 눈치챘다.두 사람은 연기를 끊을 생각 않고 조용히 그들의 연극을 보았다.장희령은 역시 여우주연상 수상자 답게 그날 발생한 일을 감정을 넣어 실감나게 심동에게 전했다.그러나 그녀는 모든 잘못을 비서에게 떠넘겼고, 자신은 무고하게 연루된 피해자 코스프레를 했다.한쪽에서 듣고 있던 임하나는 저도 모르게 눈을 흘겼다.이서는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다. 장희령이 뭐라고 떠들어도 그냥 내버려 두었다.장희령이 말을 마치자 심동은 잠시 뒤 중얼거렸다.“그러고 보니 자기 그 수행 비서가 정말 안 되겠네.”“응, 나중에 나도 오해한 걸 알고 그녀를 잘랐어. 여러 해 동안 나랑 함께한 아이라 정도 많이 들었지만, 잘못한 건 잘못한 거니까.”심동은 이서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서 씨, 이러한 처리 결과에 만족해? 만족스럽지 않다면 이서 씨 뜻에 따라 처리할게.”이서는 웃으며 답했다.“이미 오래 전 일이에요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60화

    “지환 씨 없으니까 내가 감히 거리낌 없이 행동하지. 몰랐어? 지환 씨 있을 때 내가 너를 가까이하면 그의 눈에서 레이저가 나와. 어우 무셔라.”이서는 웃으며 화제를 돌려놓았다.“방금 질투 난다고? 뭐가 질투나?”임하나는 정색하고 일어섰다.“뭐긴 뭐야, 이서 네가 하이먼 스웨이 님의 수양딸이라는 게 질투나지. 흑흑흑, 만약 내가 그분의 수양딸이라면 나는 벌써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을 거야.”이서는 웃었다.“질투할 것도 많다. 친 딸도 아닌데.”임하나는 듣자마자 자신도 모르게 슬퍼하기 시작했다.“그래, 친자식은 아니지. 지난번에 하이먼 스웨이 님이 말씀했잖아. 딸 소식 있다고. 딸 찾으시면 곧다시 Y 국으로 돌아가겠지?”‘그렇게 되면 이서는 또 혼자가 된다.’‘그래도 지금 지환 씨가 옆에 있어서 천만다행이다.’임하나의 얼굴에 근심이 곧 말끔하게 사라졌다.하지만 아쉬운 것 어쩔 수 없었다.“하이먼 스웨이 님이 정말 네 엄마였으면 얼마나 좋을까?”“그분은 정말 좋은 엄마셔. 하지만 부모자식은 천륜이니 어떻게 강요할 수 있는 게 아니자나.”“그러니까.”임하나는 턱을 괴고 있었다.“오늘 저녁에 집에 가지?”“음.”이서가 고개를 끄덕였다.“빨리 돌아가고 싶은 거 보니 보고 싶은 사람이 있구나?”이서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또 나 놀리는 거지?”“하하,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수가? 친구야, 말해봐. 이틀동안 남편과 떨어져 있었는데 어떤 느낌이야?”“속이 텅 비어 있는 게 빈 껍데기가 된 거 같아.”“정말? 그 정도야?” 임하나는 장난기 가득하게 이서의 코를 가볍게 스쳤다.“끝났군, 끝났어.”이서는 이번에는 피하지 않고 찬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나 이제 정말 그 사람 떠날 수 없을 것 같아. 하나야, 이러다 나 정말 네가 걱정하는 것처럼 되지 않을까?”임하나는 확고하게 고개를 저었다.“그럴리가.”“왜? 내 의지가 확고해서?”“아니.” 임하나는 정색했다.“지환 씨가 너 많이 사랑하잖아. 절대 바람 피울 위인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61화

    다음 순간, 차 문이 열리고 바람이 밀려 들어왔다.이서는 힘겹게 머리를 들었다. 윤수정의 일그러진 얼굴이 어렴풋이 보았다.“쌍년, 얼른 나와!”날카로운 목소리를 듣자, 이서는 상대방은 윤수정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두피가 찢어질 듯한 통증에 이서의 의식은 더 뚜렷해졌다. 고통스러운 그녀는 차가운 눈빛으로 윤수정을 바라보았다.이서의 강렬한 눈빛에 윤수정은 제 발 저린 듯 심장이 움찔했다. 하지만 곧 험악하게 웃었다.“뭘 봐, 여긴 평소에 지나다니는 차량도 없어. 즉 너를 구하러 올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얘기지. 그러니까 기대 같은 건 하지 마. 이 쌍년아, 감히 할아버지의 죽음을 이용해서 은철 오빠에게 접근해? 정말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구나.”이서는 윤수정에 의해 강제로 고개를 들었다. 그녀의 서늘하고 차가운 눈빛으로 윤수정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윤수정, 너 정말 못났다.”“뭐라고?” 윤수정은 화가 날 대로 났다.“내 말이 틀렸어? 넌 계속 하은철과 결혼 못 한 게 나 때문이라고 생각하잖아. 나 유부녀야. 그 하은철 “유부녀인 나를 원해도 너는 싫다는 거야. 너 자신의 문제인 거란 생각은 안 해봤어? 반성 좀 해.” 네가 나를 죽여도 또 다른 여자가 나타나겠지. 너는 영원히 하은철의 사랑을 받지 못할 거거든.”이 말은 단번에 윤수정의 가슴속을 찔렀다. 그녀는 손을 들어 이서를 뺨을 갈겼다.이서는 그녀가 손을 놓는 틈을 타서 온 힘을 다해 윤수정을 매섭게 들이받았다.너무 갑작스러운 액션에 윤수정도 뒤로 몇 걸음 밀려났다. 하지만 곧 손을 들어 이서의 머리를 내리눌렀다.옴짝달싹할 수 없는 이서는 숨을 한번 들이마셨다. 머리가 터질 듯 어지럽더니 당장이라도 기절할 것 같았다.바로 이때 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이쪽을 향해 달려오는 게 보였다.누군가 오는 것을 본 윤수정은 아쉽지만 이서를 버리고 서둘러 도망갔다.이서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곧 바닥에 쓰러지겠거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쓰러져가는 그녀를 잡아주었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62화

    심동의 말에 장희령은 드디어 얼굴에 웃음을 되찾았다.“역시 나를 알아주는 사람은 자기밖에 없다니까.”“그럼, 우리 지금…”“싫어!”두 사람은 치근덕거리며 차에 올라탔다. 차가 멀리 떠난 지 한참 뒤에야 윤수정은 옆의 숲에서 걸어 나왔다.‘이상하네.’‘이쪽 길을 지나다니는 사람도 거의 없는 외딴 길인데? 게다가 심동의 거처도 이쪽 방향이 아닌데 왜 갑자기 여기에 나타났을까?’‘에라, 모르겠다!’윤수정은 지금 이 문제를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녀는 윤재하를 찾아갈 예정이다. 그를 꼬드겨 이서의 출생에 관한 비밀에 대해 폭로하게 할 생각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하니 그녀의 발걸음은 더 빨라졌다.그녀는 곧 길가에서 택시 한 대를 불렀다.그러고는 곧 윤재하의 별장으로 향했다.별장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거실에 앉아 차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윤씨 부부에게 말했다.“더는 못 참겠어요. 이서가 두분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발표합시다!”성지영과 윤재하는 서로 쳐다보며 호기심에 찬 얼굴로 물었다.“갑자기 무슨 일이야? 왜 그래?”“아무것도 아니에요, 어차피 두 분도 윤씨 그룹을 빨리 되찾고 싶잖아요. 내가 봤을 때 지금이 최적의 시기에요.”더 미뤘다간 하은철과 이서가 결혼하게 될 거라는 얘기를 차마 할 수 없었다.성지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하려는 찰나에 윤재하가 막아섰다.“수정아, 우리 한배를 탄 사이 아니니? 네가 우리에게 명확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으면 우리도 협조하기 어렵다.”“별다른 이유는 없어요.”윤수정은 남의 일인 듯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척했다.“저도 두 분을 위해서예요. 지난번에 작은엄마가 하마터면 실언할 뻔했잖아요.”윤재하도 어리석지는 않았다. 그는 잠시 잠자코 있다가 갑자기 물었다.“수정아, 민씨 그룹 지금 매각 들어간 거 아니?”윤수정은 왠지 불길한 예감이 떠올랐다.“네.”“내 생각에는 말이다, 윤씨 그룹 하나만 돌려받는 것 보다… 이러는 건 어떨까? 네가 민씨 그룹을 인수하는 거야. 그렇게 되면 우리가 다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63화

    이서는 상처 처리를 마치고 병원 밖의 의자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그 순간 지환이 왜 싸우고 집에 안 갔는지 이해하게 되었다.지금 심경이 지환의 그때와 똑같을 테니까.상대방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정말 바보 같은 사람들이다.’‘바보와 바보, 천생연분이니 평생 헤어지지 않겠지?’고개를 숙이자, 저도 모르게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쏟아졌다.그녀는 손으로 눈물을 쓰윽 훔쳤다. 마침 옆에 놓여 있던 핸드폰 화면이 밝아졌다.힐끗 봤더니 지환이 걸어온 것이었다.이서는 얼른 눈물을 닦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전화가 연결되자 저쪽에서 지환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이서는 참지 못하고 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여보, 아직 일 안 끝났어?]이서는 침을 삼키고 억지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다 끝났어요.”지환은 이서의 목소리에서 이상함을 예민하게 알아차렸다.[오늘 길이야?]“아니요.” 이서는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병원에서 들리는 소리가 그녀를 배신할까 봐 걱정되었다.“오늘 저녁에는 못 돌아갈 것 같아요.”그녀는 사고의 흔적을 처리할 곳을 찾아야 했다.[엉? 왜? 오늘이 장례식 마지막 날이잖아?]“아, 네, 근데…”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거짓말하는 게 죽는 것보다 싫지만 그래도 말을 둘러댔다.“엄마가 일이 있다고 잠깐 보자네요. 다녀와야 할 거 같아요. 이미 늦은 시간이니 도착하면 오늘 집에 들어가기 힘들 거 같아요.”지환은 잠시 침묵하다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래, 그럼 일찍 쉬어.]“응.”이서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도 잘 자요.”지환이 전화를 끊자 이서는 곧 하이먼 스웨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나 지환이 전화를 걸어 확인할까 봐서였다.하이먼 스웨이도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니었다. 이서에게 무슨 일인지 꼬치꼬치 캐어물었다.이서는 부득이하게 솔직하게 말했다.“작은 교통사고 났어요. 하지만 많이 다치지 않았어요. 걱정하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664화

    눈앞에 한 아이가 의자에 앉아 목을 길게 빼고 문 앞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어슴푸레 보였다.유치원인 것 같았다.“이서야, 뭐해?”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 앞에서 손을 흔들었다.그녀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이거 좀 먹어.”이서의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을 확인한 하이먼 스웨이는 그제야 걱정하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손에 든 죽을 이서에게 건네주었다.“따뜻할 때 얼른 먹어. 그리고 오늘은 나한테로 가자.”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엄마의 사랑에 하마터면 또 눈물이 날 뻔했다.솔직히 말하면 하이먼 스웨이의 딸이 부러웠다.‘그녀가 엄마 곁에 계속 있었다면 아마도 최고의 사랑을 받았을 텐데.’‘두 모녀가 빨리 상봉했으면 좋겠다.’죽을 먹고 나니 온몸에 힘이 생겨났다.하이먼 스웨이는 그제야 차를 불러세웠다.두 사람은 함께 차에 올라 떠났다.호텔에 도착해보니 이미 게스트 룸을 다 정리해 두었다. 씻고 잠만 청하면 되었다.“요 며칠 힘들었지, 얼른 쉬어.”이서는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 하이먼 스웨이는 궁금한 게 많았지만 꾹 참았다.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엄마도 일찍 쉬세요. 오늘 밤 너무 고마웠어요.”두 사람은 서로 인사를 나눈 후 하이먼 스웨이는 이서의 방을 나섰다.그녀는 문을 닫자마자 마주 오는 비서를 보았다.비서의 얼굴에는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딸 소식이야?”“네.” 비서가 말을 이었다.“방금, 사설탐정 쪽에서 연락이 왔는데, 심가은 아씨가 따님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심가은…”하이먼 스웨이는 감격에 겨워 말했다.“빨리 사진 보여줘.”비서는 이미 준비해 둔 사진을 하이먼 스웨이에게 건네주었다.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사진을 받았다.그러고는 사진 속 환하게 웃고 있는 심가은을 보며 말했다.“얘가 내… 딸이라고?”“작가님, 흥분하지 마세요.”비서는 하이먼 스웨이의 손을 꼭 잡았다.“사설탐정 쪽에서는 99%의 가능성이라고 보고 있는 듯해요. 하지만 친자 확인을 한 후에야 최종 결론을

최신 챕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8화

    지환과 이서는 곧 하도훈을 마주했는데, 두 사람을 보는 하도훈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그래, 너희가 이겼어!” 겨우 이 말을 내뱉는 하도훈은 이미 온 힘을 다 쓴 듯했다.“원래는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환은 자리에 앉아 차분하게 말했지만, 하도훈은 지환의 말에 흥분하기 시작했다.“허.”“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았다고? 네가 윤이서와 급히 결혼하지만 않았더라면, 은철이가 이 세상을 떠날 일은 없었을 거야!” “모든 비극은 너희들 때문에 일어난 거라고!” 하도훈이 여전히 고집을 부리며 잘못을 깨닫지 않자, 이서는 더 이상 하도훈을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잠시 후, 이서의 눈빛을 마주한 지환이 고개를 끄덕인 후 아주 차가운 눈빛으로 하도훈을 바라보았다.“형님이 알아야 할 게 있습니다.” 하도훈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이런 상황에서 알려줄 게 있다니, 두 사람한테 아이라도 있다는 건가?” “우리의 아이가 아니라, 형님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지환이 먹구름처럼 어두운 눈동자로 하도훈을 응시하자, 불길한 예감을 느낀 하도훈이 곧장 몸을 일으켜 지환의 멱살을 잡았다. 하지만 지환은 그저 묵묵하게 하도훈을 응시할 뿐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닙니다.” “뭐, 뭐라고?”하도훈이 벼락을 맞은 듯 제자리에 얼어붙자, 지환은 한 번 더 입을 열었다.“그 아이는, 형님의 아이가 아니라고요.”하도훈은 급기야 고개를 저으며 ‘하하’ 웃기 시작했다.“하하하, 하하하,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하지환, 내가 그 말에 속을 줄 알고?! 하하, 나는 절대 그 말에 속지 않을 거야!” 지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하도훈의 손을 뿌리쳤고, 광기 어린 하도훈을 차갑게 응시했다.“그 여자는 형님을 만나기 전부터 임신 중이었습니다.”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이서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떠났다.“하도훈은 정말 그 여자를 믿었던 걸까요?” 고개를 돌려 이서를 바라보는 지환의 입가에는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7화

    “정말이란다. 내가 왜 이런 일로 널 속이겠니?!” “정말 잘 됐어! 스웨이 여사도 이제야 소원을 하나 이룬 셈이니까!”배미희가 말했다.이서는 병실 입구까지 걸어온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이 결과에 놀란 하이먼 스웨이는 한참 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이서를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했다. 이서는 붉은 입술을 움찔거렸으나, 어떤 말을 꺼내기도 전에 눈물부터 흘렸다.잠시 후, 이제야 서로를 마주하게 된 모녀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눈물 속에 있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은 그저 흐뭇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바라볼 뿐이었다.배미희가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이서야, 엄마라고 불러보렴.” 이서는 이전에도 하이먼 스웨이를 ‘엄마’라고 부른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하이먼 스웨이가 친엄마라는 것을 알지 못했고, 그저 하이먼 스웨이가 자신을 다정하게 챙겨주는 어른이라고 생각했을 뿐이었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 ‘엄마’라는 호칭은 아주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이서는 여러 번 시도한 후에야 온몸을 떨며 말했다.“엄, 엄마...”이서의 눈에서 하염없는 눈물이 터져 나오자, 하이먼 스웨이는 이서의 머리카락을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가... 드디어 널 찾았구나.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어. 앞으론 엄마가 널 지켜줄게.”“엄마... 엉엉...”큰 소리로 울부짖기 시작한 이서는 그동안의 모든 억울함을 다 토해내는 듯했고, 옆에 있던 사람들은 묵묵히 눈물을 흘렸다.잠시 후, 병실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지환을 본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놓아주며 지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어서 오렴.” 지환은 서서히 하이먼 스웨이에게 다가갔고, 하이먼 스웨이는 지환의 손을 이서의 손 위에 올려 두었다.“이서야, 하 서방은 누구보다 널 잘 아는 사람이야. 하 서방이야말로 너한테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지.” “하 서방한테 널 맡길 수 있다면... 엄마는 얼마든지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아.”“그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6화

    이서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지환은 몸에 난 상처로 인해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서가 고개를 숙여 지환과 입을 맞추며 짜릿한 감각을 느끼기도 전에, 하나의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어머, 우리가 올 타이밍이 아니었던 것 같네?” 이서는 하마터면 놀라 넘어질 뻔했는데, 눈치 빠른 소희가 이서를 붙잡았다.이서가 다소 원망하는 듯한 표정으로 하나를 바라보자, 하나는 깔깔거리며 가지고 온 건강식품을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이내 상언과 지환은 그날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서는 하나와 소희를 데리고 병실을 나섰다.“두 사람, 화해한 거야?” 병실을 나서자마자, 하나가 호기심과 가십에 대한 욕망이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이서가 고개를 끄덕이자, 하나가 기뻐하며 이서의 어깨를 두드렸다.“잘 생각했어. 형부가 신분을 속이긴 했지만, 형부가 널 사랑하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잖아. 아마 하은철은 형부의 반도 못 따라올 거야!” “근데 대체 언제까지 형부랑 그 쓰레기를 비교할 생각이야?”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이랑 비교해야 한단 말이야. 아니다, 형부는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낫지 않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서 과거를 내려놓고 지환 씨와 다시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한 거야.” 이 말을 끝으로 한숨을 내쉬던 이서의 표정이 다소 엄숙해졌다.“그러는 너는? 너는 상언 오빠랑 어떻게 됐어?’그동안 이서는 하나와 상언의 일을 잘 물어볼 기회가 없었다.“우리는...”하나가 눈알을 굴리며 말했다.“꽤 괜찮아.” “뭐가 괜찮은데?” 소희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다가와 묻자, 하나가 다소 투정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이제 결정했어, 그 사람을 내 영원한 남자 친구로 만들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평생 이 선생님과 함께 할 생각이야. 물론 이 선생님이 원하지 않는다면 헤어져야겠지만 말이야.” “아, 이제야 알겠다!” 이서가 말했다.“네 마음속 상언 오빠의 지위가 상승하긴 했지만, 아직 남편이 될 자격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5화

    이서가 이곳에서 죽을 각오를 하던 그 순간, 갑자기 ‘쾅’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바람이 크게 일었다. 사람들은 그 위력에 눈을 뜰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서는 어렴풋이 자기 머리 위에서 헬리콥터가 선회하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다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이서가 다시금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병상 위에 누운 상태였고, 곁에는 눈물을 글썽이는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있었다. 이서가 깨어나는 것을 본 두 사람이 몸을 일으키며 물었다.“이서야, 좀 괜찮니?” “... 네.”이서는 간신히 대답한 후 긴장한 표정으로 배미희의 손을 잡았다.“엄마, 지환 씨는요?” “무사해.”배미희가 자기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다른 병실에 있는데, 아직 의식을 찾진 못했단다.” “지환 씨한테 가보고 싶어요.” 이서가 눈물을 머금고 배미희를 바라보자, 배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상언에게 이서를 옆 병실로 안내해달라고 했다. 잠시 후, 침대에 누운 지환을 본 순간, 이서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괜찮을 거예요. 조금만 있으면 깨어날 수 있을 거고요.”그 순간, 병실 안에 듣기 좋은 여성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서가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자, 조금 떨어진 창가에 멋지게 걸터앉은 한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그 여자는 아래로 떨어질 것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듯했다.“당신은...” “그 사람이 누구든 신경 쓰지 마세요.”갑자기 나타난 어둠이 호리병이 이서를 가로막으며 보물을 자랑하듯 말했다.“윤이서 씨, 나한테 고마워해야 할 겁니다!” 이서는 호기심에 어린 눈빛으로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는데, 어둠의 호리병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내가 ... 콜록콜록, 두 사람은 여기로 데려오지 않았더라면, 윤이서 씨와 하 대표님은 이미 염라대왕을 만났을 겁니다.” “헬리콥터를 동원한 것도 당신들이었나요?”“맞아요, 우리가 하도훈이 데려온 사람들을 모두 해치웠고, 하지호와 박예솔까지 해결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4화

    지환과 이서는 숨을 돌리기도 전에 더욱 맹렬한 공격을 받아야만 했는데, 다크웹 고수들은 사람이 아닌 괴물이라 할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는 곳마다 파멸로 이끌었으니 말이다.이서는 바깥 상황을 보면서 많은 걱정에 휩싸였다. “어둠의 호리병은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거죠? 설마... 우리를 속인 건 아니겠죠?”지환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그럴 리 없어. 그 바닥 사람들은 의리를 아주 중요시하거든.”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데려오겠다고 약속한 이상, 어둠의 호리병은 반드시 그 약속을 지킬 거야.”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차에 이서를 태웠다. “너는 우선 여길 떠나.”이서는 지환의 말 속에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렸고, 지환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그게 무슨 소리예요? 여길 떠나라니요?” 지환이 말했다.“하지호는 이미 모든 수를 동원했어. 그 자식들이 여기로 올지도 모르니까 너는 지금 당장 여길 떠나야 해!” 하지만 이서는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다. “우리는 아직 가정법원에 가서 새로운 정보를 등록하지도 않았잖아요!” “일이 끝나는 대로 처리하러 가야 한다고요!” 이서는 여전히 지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았는데, 이서의 눈가에는 이미 눈물이 맺혀 있었다. “우리는 아직 제대로 된 결혼식을 올리지도 않았잖아요.” 지환이 거친 손가락으로 이서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일이 끝나는 대로 성대한 결혼식을 올려줄게.” 지환은 이 말을 끝으로 모진 마음을 먹고 이서의 손을 밀어냈고,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보며 차에서 뛰어내려 소리쳤다.“우리한테는 아직 아이도 없다고요!”지환이 걸음을 멈추었다.“지환 씨, 당신의 아이를 갖고 싶어요.” 이서는 지환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화약 냄새로 가득한 공기 속에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말했다.“앞으로 남은 당신의 운명이 죽음뿐이라면, 나는 당신과 함께 죽을 거예요.”“하지만 당신이 살아갈 운명이라면, 당신과 함께 살아가고 싶어요.” “그래도 되죠, 지환 씨?” 지환은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3화

    지환의 모습을 본 이서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내 말은, 가정법원에 가서 다시 혼인 신고하자는 뜻이었어요.”“이전에 등록한 건 다 가짜 정보였잖아요. 내일은 진짜 정보를 등록하자고요.” 지환이 기뻐하며 말했다.“좋아, 그렇게 하자.” 이서는 지환의 모습을 보며 입꼬리를 다시 치켜세웠지만, 잠시 후 웃음을 거두었다. “아, 하도훈 쪽을 깜빡했네요. 우리가 가정법원에 가는 틈을 타서 기습하면 어쩌죠?”지환은 이 말에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시간을 미루고 싶진 않아. 하지만...’“그럼 어둠의 호리병이 다크웹의 1위와 2위를 찾을 때까지만 기다려보자...”바로 그때, 지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아래층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안색이 변한 지환은 곧장 창가로 걸어가 아래층에서 총을 발포한 두 무리의 사람들을 보았는데, 그중 한 무리는 하도훈의 사람들임이 분명했다.“무슨 일이에요?”이서가 침대에서 일어나 물었다.“아무래도 하도훈이 이곳을 떠나는 어둠의 호리병을 지켜본 모양이야. 이 기회를 틈타 첫 번째 공격을 하려고 한 거지.”지환은 이서를 데리고 방구석으로 향했고, 서랍에 있던 총을 꺼내며 이서에게 말했다.“여기서 잠시만 기다려줘. 내가 저 사람들을 쫓아내 볼게.” 이서가 지환은 손을 잡고 말했다.“하지만... 혼자는 너무 무섭단 말이에요.” “내가 있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 내가 널 지켜줄 거야.”지환이 말했다.“이서야, 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내일이 밝으면 우리는 가정법원에 가서 진정한 부부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이서는 지환의 마지막 말을 듣고 천천히 손을 놓았다.“나는 지환 씨를 믿어요. 당신은... 꼭 돌아올 거예요.” 굳게 마음먹은 지환이 떠나자마자 집 밖에선 몇 차례의 총소리가 울렸고, 머리를 감싼 이서는 구석에 웅크린 채 지환만을 기다렸다.‘이럴 때는 나 자신을 잘 보호해서 지환 씨한테 걱정을 끼치지 않아야 해.’ 이내 아래층의 총소리가 잦아들었고, 이서는 살며시 귀를 기울이고 나서야 별장 전체가 고요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2화

    “윤이서 씨가 하 대표님과 사이좋게 지낸다면, 그 사람들을 찾아줄 의향이 있습니다.” 어둠의 호리병의 말을 들은 이서와 지환은 모두 멍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두 사람 모두 어둠의 호리병이 이렇게 말할 줄은 상상도 못 한 듯했다. 특히 이서의 마음속 깊은 곳에는 작은 어색함이 피어올랐다. “왜 대답이 없어요?”어둠의 호리병이 재촉하며 말했다.“뭐, 대답을 안 해도 상관은 없어요. 나야 그 사람들을 찾지 않으면 그만이니까요.”“만약 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두 사람을 상대할 작정이라면, 나는 언제든 도망가면 돼요. 하지만 두 사람은 어떻게 할 생각이죠?” 이서의 시선이 지환에게 떨어졌다.“하도훈이 최선을 다해 우리를 상대할 거라는 게 사실이에요?” 지환이 이서의 눈을 응시하며 마른침을 삼켰다.“응.” 이서는 잠시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어 어둠의 호리병을 바라보았다.“정말 그 사람들을 찾을 방법이 있는 거예요? 우리가 뭐 도울 건 없고요?”“혼자서도 충분합니다.” “그래요, 그럼...”이서가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우리를 위해 두 사람을 찾아주기만 한다면, 그 조건을 승낙할게요.” 옆에 있던 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의 말에 흥분하며 말했다.“이서야, 하 서방이랑 이혼하지 않겠다는 거니?” “네.”이서가 짧게 대답했다.어둠의 호리병의 제안은 이서에게 빠져나갈 구멍을 내어준 셈이었고, 이서는 그 구멍을 통해 위기를 모면할 생각이었다. “잘 생각했어! 정말 잘 생각했어!”배미희와 하이먼 스웨이가 이서를 안고 말했다.“정말 좋은 일이구나. 이제 DNA 검사 결과만 기다리면 되겠어!” 지환도 이서를 꽉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 마음을 알아차린 배미희는 하이먼 스웨이와 어둠의 호리병에게 말했다.“우린 이만 나가볼까요? 두 사람만의 시간을 주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이 말을 끝으로 세 사람은 자리를 떠났고, 이서가 반응하기도 전에 문이 닫혔다.적막한 방 안에는 순식간에 두 사람만이 남았고, 이서는 지환을 바라볼 수 없어서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1화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배미희가 서둘러 입을 열었다.“어머, 벌써 잊은 거야?”“애초에 스웨이 여사가 심씨 가문의 아가씨... 아니, 그 가짜랑 DNA 검사를 했을 때 이서 네가 그 여자랑 함께 있었잖아!” “그때 우리는 CCVT 자료를 찾진 못했지만, 가게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불러 DNA 검사를 진행했단다.” 그 일은 아주 명확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안타깝게도 마지막까지 그 가게에 있던 사람 중에 누가 하이먼 스웨이의 딸인지 알아내지는 못했다. “우리는 그때 그 가게에 있던 모든 사람을 조사했어. 단 한 사람을 빼고 말이야!” 배미희의 초롱초롱한 눈동자가 이서의 몸에 떨어지자, 하이먼 스웨이도 그제야 배미희의 뜻을 이해한 듯했다.하이먼 스웨이는 흥분한 표정으로 이서를 바라보았지만, 함부로 과욕을 부릴 수는 없었다.“이서야...”이서도 감격에 겨워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다.“설마... 그럴 리가...”배미희가 말했다.“완전 불가능한 일은 아니야. 그때 그렇게 많은 사람이 조사받았는데, 너랑 스웨이 여사만 DNA를 대조하지 않았잖니? 아니다, 이러고만 있을 게 아니라 지금 당장 의사를 불러서 DNA 검사를 하는 건 어떨까, 응?” 배미희의 말에 하이먼 스웨이와 이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물론 이서도 하이먼 스웨이가 친부모이길 바란 적이 있었고, 하이먼 스웨이도 이서가 딸이기를 바란 적이 있었다.하지만 지금은...두 사람 모두 반신반의했다.“제 생각에도 검사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의 DNA가 일치한다면 아주 기쁠 일이지만, 아니라고 해도 손해 볼 건 없잖아요?” 지환이 입을 열자, 이서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격려하는 듯한 지환의 눈빛을 마주했다.이서는 다시금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는데, 하이먼 스웨이의 눈동자에는 조심스러운 기대감이 서려 있었다.“저는 괜찮은데, 작가님 생각은 어떠세요?”하이먼 스웨이가 억제할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그래, 좋고말고...”잠시 후, 연락

  •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제1390화

    성지영이 곧장 입을 열려고 하자, 윤재하가 성지영을 제지하며 말했다.“절대 말하지 마. 저 X이 친부모가 누구인지 모르는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게 해주자고!” “당신은 윤이서가 정말 우리한테 가장 좋은 변호사를 고용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두 사람이 걸려들지 않는 것을 보고도 이서는 조금도 화를 내지 않았으며, 되려 옅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는 있는 모양이네요.” 성지영은 자신이 정말 속았다는 것에 분개하며 소리쳤다.“이 사기꾼아!” 하지만 성지영의 목소리가 메아리치기도 전에 윤재하와 성지영은 경찰들에게 끌려가고 말았다. 윤재하와 성지영이 경찰차 안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며, 이서는 꼭꼭 숨겨두었던 나약함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 ‘어쩌면 평생 친부모님을 찾을 수 없을지도 몰라.’‘하지만... 나는 절대 오늘의 일을 후회하진 않을 거야.’ 이서는 고개를 돌려 한쪽에 서 있는 지환과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래, 난 후회하지 않을 거야.’‘친부모님을 찾을 순 없지만, 저 친구들이 내 곁에 남은 것만으로도 만족하며 살 거니까.’“이만 돌아가자.” 이서의 목소리에는 형용할 수 없는 피곤함이 배어 있었다. 이서는 또 한 차례의 격전을 이겨내기 위해 푹 쉬어야만 했지만, 이서가 윤씨 가문의 혈육이 아니라는 가십이 온 세상을 들썩이기 시작했다.하지만 이서는 일부로 그 가십을 잠재우려 하지 않았고, 되려 상황이 더욱 악화되도록 방치했다.이내 그 소식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게 되었고, 많은 사람은 윤씨 가문이 하씨 가문의 도움을 받기 위해 그토록 파렴치한 짓을 저질렀다는 것에 매우 놀랐다.[어머, 그럼 윤이서 씨는 아무 잘못도 없이 윤씨 가문의 도구가 된 거예요? 너무 불쌍하네요.] [윤씨 가문 사람들, 정말 파렴치해요! 자기 딸은 자기 딸이지만, 다른 사람은 딸은 다른 사람의 딸인 거잖아요.][윤이서 씨가 친부모님을 찾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윤이서 씨의 친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시겠어요?][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