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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3화

이서는 상처 처리를 마치고 병원 밖의 의자에 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었다.

그 순간 지환이 왜 싸우고 집에 안 갔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지금 심경이 지환의 그때와 똑같을 테니까.

상대방을 걱정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정말 바보 같은 사람들이다.’

‘바보와 바보, 천생연분이니 평생 헤어지지 않겠지?’

고개를 숙이자, 저도 모르게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쏟아졌다.

그녀는 손으로 눈물을 쓰윽 훔쳤다. 마침 옆에 놓여 있던 핸드폰 화면이 밝아졌다.

힐끗 봤더니 지환이 걸어온 것이었다.

이서는 얼른 눈물을 닦고 목소리를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전화가 연결되자 저쪽에서 지환의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서는 참지 못하고 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여보, 아직 일 안 끝났어?]

이서는 침을 삼키고 억지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다 끝났어요.”

지환은 이서의 목소리에서 이상함을 예민하게 알아차렸다.

[오늘 길이야?]

“아니요.”

이서는 일어나서 밖으로 나갔다. 병원에서 들리는 소리가 그녀를 배신할까 봐 걱정되었다.

“오늘 저녁에는 못 돌아갈 것 같아요.”

그녀는 사고의 흔적을 처리할 곳을 찾아야 했다.

[엉? 왜? 오늘이 장례식 마지막 날이잖아?]

“아, 네, 근데…”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거짓말하는 게 죽는 것보다 싫지만 그래도 말을 둘러댔다.

“엄마가 일이 있다고 잠깐 보자네요. 다녀와야 할 거 같아요. 이미 늦은 시간이니 도착하면 오늘 집에 들어가기 힘들 거 같아요.”

지환은 잠시 침묵하다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 그럼 일찍 쉬어.]

“응.”

이서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도 잘 자요.”

지환이 전화를 끊자 이서는 곧 하이먼 스웨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혹시나 지환이 전화를 걸어 확인할까 봐서였다.

하이먼 스웨이도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은 아니었다. 이서에게 무슨 일인지 꼬치꼬치 캐어물었다.

이서는 부득이하게 솔직하게 말했다.

“작은 교통사고 났어요. 하지만 많이 다치지 않았어요. 걱정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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