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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5화

이튿날 잠에서 깬 이서는 어제의 상처가 많이 가라앉은 걸 확인했다. 다만 두피는 여전히 은은하게 아팠다.

그녀는 일어나서 문을 열었다. 문밖에 하이먼 스웨이는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그녀는 인기척을 듣고 고개를 돌렸다.

“엄마, 어젯밤에 정말 고마웠어요. 그렇게 늦은 시간에 데리러 오시고.”

“또 바보 같은 소리냐?”

하이먼 스웨이가 옆자리를 살짝 두드렸다.

“자, 앉아, 같이 아침 먹자.”

“네.”

이서는 얌전하게 앉았다.

하이먼 스웨이는 이서를 보며 감개무량해했다.

“내 딸도 너 같았으면 좋을 텐데.”

어젯밤 그녀는 밤새 한숨도 못 잤다.

밤새 뒤척이며 딸이 어떤 사람으로 성장했는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비록 잠정적으로 심가은일 가능성이 높다고는 했지만, 그녀 관련된 기사를 검색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두려웠다.

사진을 보며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상상해 보았다.

“엄마 따님도 틀림없이 엄마처럼 열정적이고 책 좋아하는 문학소녀일 거예요.”

“하하하, 녀석, 참 말도 예쁘게 하지.”

하이먼 스웨이는 웃으며 말을 이었다.

“참, 얼마 전에 네가 쓴 대본은 어떻게 됐어?”

“저도 깜빡할 뻔했네요.”

이서가 머쓱해하며 말했다.

“대략적인 구상은 끝냈고, 아직 글을 쓰지는 않았어요.”

“괜찮아, 천천히 해봐. 나도 처음에는 그랬거든.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잖아. 시작하는 순간 과거의 자신보다 발전한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야.”

“음.”

“자, 얼른 먹어. 다 먹고 남편한테 가야지. 지금쯤 엄청 걱정하고 있을 텐데.”

이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을 먹고 그녀는 손을 흔들어 하이먼 스웨이와 작별을 고하고 집으로 향했다.

집에 도착하니 지환은 아직 외출하지 않았다. 이서는 아무 일 없던 척 최대한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오늘 출근 안 해요?”

평소 이맘때면 회사에 있기 마련이었다.

이서가 돌아오는 것을 본 지환은 일어나서 이서에게 다가가 그녀를 껴안았다.

지환의 품에 꼭 안긴 이서는 하마터면 숨 막혀 죽을 뻔했다.

그녀는 애교 섞인 목소리로 투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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