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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심씨 본가.

심가은은 1층 거실로 내려오자마자 찰싹 붙어 있는 심동과 장희령을 보았다.

그녀는 일부러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인기척을 냈다.

그제야 두 사람은 떨어져 고개를 들어 심가은의 방향을 바라보았다.

심가은이 나오는 것을 보고 심동은 일어섰다.

“가은아, 드디어 방에서 나왔구나. 뭐 먹고 싶은 거 있니? 말만 해 봐. 오빠가 다 사줄게.”

“됐어, 약속 있어.”

심가은은 장희령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바깥소문이 거짓은 아니었다.

둘은 확실히 사이가 좋지 않다.

그 이유도 간단했다.

장희령이 원래는 소지엽을 좋아했는데, 후에 왠지 모르게 그녀의 오빠와 사귀게 되었다.

‘말끝마다 오빠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그래 봤자 오빠의 돈을 사랑하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지갑에 소지엽 대학 시절 졸업사진을 소장하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누구 만난다고?”

심동은 다정하게 물었다.

장희령도 가식적으로 입을 열었다

“가은아, 오빠가 데려다 줄까?”

“아니야.”

심가은은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정말이지 장희령과 같이 연기할 마음은 없었다.

“이서랑 만나기로 했어. 좀 늦을 거야.”

이서를 만난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장희령은 황급히 심가은의 팔을 잡아당겼다.

“이서 만난다고? 둘이 친하니? 이전에 왜 네가 말하는 것을 듣지 못했지?”

듣다 못한 심가은은 폭발하고 말았다.

“저기, 지금 착각하고 있는 거 같은데, 당신 지금 우리 오빠 여자 친구일 뿐이거든. 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마!”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진 장희령은 아무 말 않고 잠자코 있다가 기분을 가라 앉히고 평온한 말투로 얘기했다.

“가은아, 너 지금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 괜찮아. 그래도 너 혼자 보내는 건 마음이 안 놓인다. 이렇게 하자, 내가 같이 가줄게.”

“맘대로 하든가.”

말을 마치고는 휙 몸을 돌려 자리를 떴다.

더는 장희령과 말 섞고 싶지 않았다.

차에 오른 심가은은 창밖만 뚫어지게 내다보았다.

장희령은 이서를 만나기 위해 말없이 참았다.

차가 출발하자,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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