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681 - 챕터 690

1398 챕터

제681화

이서가 가고 차안에서 침묵이 흘렀다. 임현태가 먼저 입을 열었다.“소희 씨...”“임현태 씨, 먼저 내 말 먼저 들어요.”심소희는 몸을 곧게 펴고 앉았다.“지난번 일은 내 잘못이에요. 그때 화 내지 말았어야 했어요.당신도 좋은 마음으로 나에게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려고 한 건데... 정말 미안해요.”임현태는 갑자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두 사람은 아무 말없이 묵묵히 앉아 있었다. 곧 심소희가 다시 입을 열었다.“아, 방금 무슨 말을 하려고 했어요?”임현태는 입술을 벌린 뒤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별거 아니에요.”지금 임현태의 머리는 뒤죽박죽이 되었다.“그럼 우리 계속 친구 할 수 있을까요?” 심소희가 물었다.임현태는 심소희의 웃음기를 띤 눈을 뒤돌아보면서 애처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럼요. 당연하죠.”“그럼 됐어요.” 심소희가 말을 이었다.“그럼 그동안의 일은 없었던 걸로 칩시다?”“좋아요.”“그래요.” 심소희의 말투가 훨씬 가벼워졌다.“우리 갑시다.”임현태는 고개를 돌려 운전대를 꽉 잡았다. 마음속으로는 만감이 교차했다.뒷좌석에 앉은 심소희도 드디어 꽉 쥔 주먹을 놓으며, 고개를 돌려 창밖을 보았다.그녀는 해냈다.비록 임현태와 연인으로 함께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친구로 지낼 수 있으니.이정도로도 이미 충분했다.각자 걱정거리를 품고 있는 두 사람은 오고 가는 차량들 속에서 묵묵히 달리고 있다.어둠 아래에 부드러운 빛이 그들의 얼굴에 비쳤다....집에 먼저 도착한 이서는 심소희가 걱정되어 바로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다.메시지를 보내고서야 문을 열었다.문을 여는 순간, 이서는 자신이 잘못 들어온 줄 알았다.방 안의 배치가 다 바뀌었다. 이전의 심플하고 세련된 느낌에서 따뜻하고 포근한 컨셉으로.게다가 발코니에는 작은 정원까지 꾸며져 있었다.일반 가정집이 아닌 기분 전환하러 온 예쁜 펜션처럼 느껴졌다.“당신이 바꿨어요?” 이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지환은 그녀를 끌고 방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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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2화

“자기야.”지환은 이서의 귓가에 다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고백했다.“나 이제 당신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도 싫어. 그러니까, 절대로 나 떠나면 안 돼. 알겠어?”이서는 어이가 없었다.“내가 당신을 왜 떠나요?”지환은 웃으며 손가락으로 이서의 귓불을 어루만졌다.“자기가 나를 떠나지 않을 거라는 거 잘 알지. 다만 내가 얼마나 당신을 의지하고 있는지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야.”이서는 고개를 들어 지환을 보았다.“지환 씨, 갑자기 왜 그래요?”어쩐지 그녀가 곧 떠날 것처럼 불안해하는 것 같았다.“아니야.” 지환은 고개를 숙이고 이서의 이마를 받쳤다.“자기야, 배고프지?”“괜찮은데...”“나 배고파.”그는 이서의 앙증맞은 귓불을 깨물며 말했다.“내 배 먼저 채우고 자기 밥 챙겨 줄게.”...심씨 본가.기다림에 한계를 느낀 하이먼 스웨이는 수행 비서의 도움으로 심근영과 연락이 닿았다. 찾아온 뜻을 밝히자 심근영의 안색이 굳어졌다.“스웨이 여사님은 세계적인 탑 작가입니다. 우리 가족도 당신의 작품을 정말 좋아합니다. 하지만 우리 가정사를 마음대로 작가님의 이야기 소재처럼 생각하시는 거에 대해서는 유감입니다.”“가은이는 확실히 제 딸 맞습니다. 믿기 어려우시다면 이 검사 결과지 보시죠.”하이먼 스웨이는 이틀 전에 전달받은 확인 결과서를 심근영에게 건네주었다.심근영은 눈길도 주지 않았다.“여사님, 가은이는 제 친딸입니다. 아버지로서 모를 리가 없잖습니까?”사실 하이먼 스웨이도 사설탐정으로부터 심가은이 자신의 친딸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이상하게 생각했다.심가은의 신분이 매우 심플했기 때문이었다.그냥 심근영과 아내의 딸이었다.밖에서 데려온 애가 아닌.게다가 심근영은 슬하에 아들과 딸도 있어 굳이 고아원에 아이를 한 명 더 입양할 이유가 없었다.하지만 사실이 이런 걸 그녀도 궁금하고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하이먼 스웨이는 마음속 생각을 털어버리고 우아하게 사설 탐정이 그녀에게 보내준 입양 서류를 꺼냈다.“이건 사모님이 서명한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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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3화

심가은의 실물을 본 순간 하이먼 스웨이는 기대했던 마음이 한 풀 꺾였다. 마음의 불씨가 꺼진 것처럼.이상했다.오랜 기간 떨어져 있던 딸을 만나는 자리이니 감격스러워야 할 텐데.그러나...심가은의 발걸음이 가까워지면서 하이먼 스웨이는 친근감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거부감을 느꼈다.그녀는 가슴을 누르고, 이런 감정이 확실하지 않은 현실에 대한 당황한 심경으로 귀결시켰다.“엄마, 아빠, 무슨 일이에요?” 심가은은 옆에 있는 하이먼 스웨이를 눈치채지 못했다.병원에서의 만남이 신경 쓰였는지 바로 물었다.“어디 편찮으세요?” 심가은은 긴장하고 불안한 듯했다.“아니다.” 심근영은 심가은의 어깨를 두드렸다.“여사님이 네가 그분 딸이라고 하시는데, 우리가 아무리 얘기해도 믿질 않으셔서 너를 불러서 친자 확인해보려고... 괜찮지?”심가은은 그제야 하이먼 스웨이를 알아보았다.그녀는 웃으며 하이먼 스웨이에게 가볍게 목인사를 했다.국제적으로 유명한 작가인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여사님, 제가 비록 당신 딸은 아니지만, 여사님께서 친자 확인을 하길 원하시면 협조하겠습니다.”하이먼 스웨이는 얌전하고 철이 든 심가은을 바라보며 아까와는 다르게 믓한 미소를 지었다.“이해해 줘서 고마워요. 그럼 시작하죠.”심근영이 입구 쪽을 비켜서며 말했다.“여사님 들어가셔서 샘플 채취하죠. 가은아 들어가.”“잠깐만요.” 하이먼 스웨이가 급히 말을 이었다.“저와 가은이는 이미 친자 확인을 했으니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혹시 실례가 안 되신다면 세 분이 하시는 건 어떨까요? 그럼 더 확실하지 않을까요?”심근영은 하이먼 스웨이의 말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네, 그럼 그렇게 하죠. 저희 다녀오겠습니다. 기다리세요.”“네. 감사합니다.”하이먼 스웨이가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마음은 다시 한껏 긴장한 상태였다.사실 심근영과 이지숙이 단호하게 부인하고 나서자 그녀는 속으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현대 의술의 발달로 DNA 감식 기술도 이미 상당히 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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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4화

하이먼 스웨이의 딸은 대여섯 살 때 실종되었다.그들의 딸이 대여섯 살 때 바뀌었다면 모를 리가 없다.이지숙의 얘기에 스웨이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이지숙과 심근영의 태도가 너무 확고했다.‘만약 두 사람이 심가은의 친부모가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게 순순히 친자확인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설마 또 헛다리 짚은 건가?’바로 이때 의사가 굳은 얼굴로 걸어 나왔다.“대표님.”“어때요?”심근영이 웃으며 말했다.“결과를 스웨이 여사님께 보여드려.”의사는 머뭇거리며 꼼짝하지 않고 있었다.심근영도 뭔가 심상찮음을 깨닫고 물었다. “왜 그런가?”의사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대표님, 검사 결과 아가씨... 아가씨는 대표님 딸이 아닙니다.”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안색이 변했다.“그럴 리가요?! 말도 안 돼요, 나 아빠 딸이에요.”심가은은 절박하게 말했다.“분명히 검사가 잘못됐을 거예요.”심근영도 화가 나서 검사 결과지를 빼앗아서 훑어보았다. 순간 그의 안색이 파랗게 질렸다.그는 믿을 수 없는 눈빛으로 이지숙을 바라보았다.이지숙은 주먹을 꽉 쥐고 말했다.“여보, 왜 그래요? 그렇게 쳐다보지만 말고, 말씀 좀 해 보세요.”“가은... 가은이가 우리 딸이 아니야...”이지숙은 비틀거리며 하마터면 바닥에 넘어질 뻔했다.“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요.”하이먼 스웨이는 심근영의 손에 든 결과서를 가져와 확인하였다. 거기에는 심가은은 심근영 및 이지숙과 아무 혈연관계가 없다고 적혀 있었다.그녀는 멘붕 상태의 세 사람을 바라보며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묵묵히 지켜보는 거 말고는.“아니야!” 심가은은 갑자기 히스테리를 부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하이먼 스웨이를 째려보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틀림없이 당신이 의사에게 뒷돈 주고 가짜 감정 결과를 우리에게 보여준 거야. 아빠, 엄마, 절대 속지 마요.”하이먼 스웨이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꺼져, 이 미친 여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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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5화

이서와 지환이 밥을 먹고 있는 중이었다. 갑자기 밖에서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이서는 시계를 보았다.“이 시간에, 누구일까요?”“내가 가볼게.” 지환은 일어나서 문 쪽으로 갔다. 인터폰을 확인하고는 얼굴빛이 약간 변했다.“누구세요?”이서의 말이 끝나자마자 지환은 이미 문을 열었다. 밖에 낭패한 모습의 하이먼 스웨이가 서 있는 걸 본 그녀는 즉시 문 쪽으로 가 사람을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왔다.“엄마, 왜 그래요?”하이먼 스웨이는 마치 산송장 같았다.그녀는 중얼거렸다.“가은이 내 딸 맞아. 확실해.”“잘됐네요, 엄마, 친딸도 찾았는데 왜 그래요...?”하이먼 스웨이는 혼잣말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서에게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했다.“날 엄마로 받아들이지 않아.”이서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그러고는 하이먼 스웨이의 손을 꼭 잡았다.지환은 몸을 돌려 주방 쪽으로 가 물을 한 잔 가져왔다.“엄마, 가은 씨한테 갔었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말해봐요.”하이먼 스웨이는 머리가 블랙아웃 된 듯 이야기에 맥락도 없고 주절주절 늘어놓기만 했다. 그럼에도 이서는 앞뒤 상황을 통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대충 눈치챘다.그녀는 하이먼 스웨이를 애틋하게 안았다.“엄마, 괜찮아요. 가은 씨도 당황스러워 그랬을 거예요. 진정되고 나면 분명 엄마 찾으러 올 거예요.”“정말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이먼 스웨이는 연약한 아기새처럼 이서의 품에 움츠려 있었다.“이서야, 나 엄마로서 꽝이지?”이서는 고개를 살짝 숙여 애처롭게 하이먼 스웨이를 바라보았다.마음이 아팠지만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하이먼 스웨이의 친딸이 아닌 이상 뭐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물 좀 마셔요.” 지환은 물컵을 건넸다.하이먼 스웨이는 몇 모금 마셨다. 그랬더니 몸도 따뜻해지면서 그제야 이서 부부가 식사 중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미안, 식사 중인데...” 하이먼 스웨이가 미안해했다.“얼른 식사해. 나 신경 쓰지 말고.”“아니예요. 엄마는 식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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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6화

‘이서가 하이먼 스웨이의 딸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적어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이서는 담요를 들고 나와 세심하게 하이먼 스웨이를 덮어주고는 지환의 손을 잡고 말했다.“우리 먼저 들어가요.”하이먼 스웨이를 푹 쉬게 해주고 싶었다.방에 들어간 후 지환은 이서의 허리를 껴안았다.이서는 즉시 손으로 지환의 가슴을 밀었다.“장난치지 마요, 밖에 엄마 계시는데.”지환은 이서의 손을 잡고 미소를 지었다.“난 아무 생각이 없는데. 자기 지금 뭐 생각하고 있는 거야?”이서는 살짝 붉어진 얼굴을 뒤로 하고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심가은이 엄마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어떡하죠? 엄마는 자기 인생의 반을 딸을 찾는데 써왔어요. 드디어 찾았는데 딸이 엄마를 모르는 척한다면 그 충격은 딸을 찾지 못한 것보다 더 클 거예요.”지환은 이서를 끌고 침대에 앉았다.“그렇게 걱정할 필요 없어. 여사님, 보통 사람이 아니잖아. 이러한 결과를 충분히 예상했을 거야. 그러니까 곧 마음을 다잡을 거라고.”이서는 지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지환 씨, 이 세상에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왜 이리 많을까?”지환은 심장이 아려왔다. 그녀는 이서를 힘껏 안았다.하룻밤 자고 다음 날 일어난 하이먼 스웨이는 다시 혈기왕성한 모습으로 되돌아왔다.하지만 이서는 단번에 알아차렸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게 아니라 자신과 지환이 걱정할까 봐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다는 것을.“엄마, 오늘 뭐 하실 거예요?” 이서는 이미 심소희에게 오늘 출근 못할 수도 있다고 말해 두었다. 그녀는 오늘 하이먼 스웨이와 함께 있을 생각이었다.“별다른 계획은 없는데. 나 요 며칠 스케줄 없어.”“그럼 우리 있다가 시내 구경이나 갈까요?” 이서가 제안했다.“엄마 북성시에 오신 지도 꽤 되었는데, 아직 엄마한테 북성시 구경도 제대로 못 시켜드렸네요.”“좋지.”밥을 먹고 이서는 지환을 불러 같이 나갔다.운전기사의 역할은 자연스레 지환에게 떨어졌다.하이먼 스웨이는 뒷좌석에서 감개무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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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7화

[‘말모말모’백퍼 윤수정이지. 하은철은 틀림없이 윤수정을 도울 거야. 지난번 윤수정이 설립한 하윤컴퍼니도 하은철의 자금으로 시작한 거잖아. 비록 실패하고 실검에도 올라 뭇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았지만, 하은철은 아무 말없이 다 받아주고 뒤치다꺼리도 다 해줬다고.][알지, 알지, 그 일 나도 알지. 나도 그 일 때문에 하은철이 윤수정때문에 민씨 그룹을 인수할 거라는데 한 표 건다.][‘할말하않’, 그건 다 과거라고. 지금 하은철은 윤수정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데 무슨 소리 하는 거야.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오래 유치장에 있지도 않겠지...][증거 없는 진실은 진실이 아님. 윤수정이 당신을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으니 조심하길.][웃다가 배꼽 빠져 죽겠네. 윤수정이 지금 이걸 볼 수 있다고? 모르면 함부로 얘기하지 마, 상류층 사람들은 하경철 어르신 장례식 때 이미 알아봤어. 그때도 이서가 나서서 모든 걸 처리했거든, 이건 뭘 설명하는 걸까?][뭐야, 뭐야?! 어르신 장례식을 윤이서가 나서서 챙겼다고? 와, 이는 윤이서를 하씨 집안 작은 사모님으로 인정한 거 아님?][그건 나도 동감, 얼마 전까지 하은철과 윤수정이 여러 행사에 참석했다는 뉴스를 자주 보았는데 지금은...][그게 뭐라고, 그냥 장례식에 도움이 필요해서 잠깐 도와준 걸 가지고. 하은철이 원한 게 아니라 하도훈이 부른 거 일수도 있잖아. 그리고 중요한 본질을 잊은 거 같은데, 윤이서는 이미 결혼했어. 그녀는 하씨 집안에 다시 들어갈 기회가 없다고. 하씨 집안에서 돌싱녀를 며느리로 맞을 거 같아?]...인터넷상의 공방전은 단지 네티진들의 심심풀이 땅콩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현실 생활 속의 이서와 하이먼 스웨이는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하루 일정이 끝난 뒤 하이먼 스웨이는 이서를 꼭 안았다.“이서야, 오늘 함께 해줘서 고마워. 기분이 많이 좋아졌어.”“엄마, 또 이러신다, 내가 말했잖아요, 기분 안 좋을 때는 언제든지 저 찾아요, 전 많은 게 시간이에요.”“그렇지.”하이먼 스웨이가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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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몸은 사무실에 와있지만, 맘은 콩밭에 가 있다.그는 역으로 마음은 사무실에 있지만, 몸은 콩밭에 가 있다.지환은 입술을 치켜 올렸다. 지금 이서를 옆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 그에게는 크나큰 행복이었다.업무 보는 게 조금 더 불편하고 비밀 공작하는 것처럼 조심해야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이서만 옆에 있어 준다면.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한 것도 한 편으로는 확실히 하씨 집안과 거리를 두려는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서랑 많이 있고 싶어서였다.이서는 겉보기에 이미 하경철이 돌아가신 그늘에서 벗어난 거 같지만 그날의 트라우마는 시한폭탄과 같다.그는 올라간 입술 꼬리를 내리며, 눈동자에는 차갑고 매서운 빛이 더했다.이때 방 안의 하이먼 스웨이는 이서가 쓴 대본을 본 뒤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들어 이서를 바라보았다.“이서야, 이거 정말 네가 쓴 거 맞아?”“네! 왜요? 엄마, 너무 보잘것없죠?”“아니야, 많이 늘었어, 장족의 발전이야, 혹시 집에 글 쓰는 사람 있니?”이서는 잠깐 생각한 뒤 답했다.“아니요. 없어요.”윤재하든 성지영이든 그들의 일가친척들은 하나같이 남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거머리 같은 사람들이었다.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네가 이 글쓰기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네. 나처럼.”하이먼 스웨이는 눈 깜짝하지 않고 자화자찬했다.“이서야, 잘 써봐. 탈고하면 출판사 연결해 줄게. 출판할 수 있으면 더욱 좋고.”“아, 그냥 써 본 건데, 출판할 수 있을까요?”“그냥 쓴 거라고? 그런데 이 정도 수준이면, 진지하게 마음먹고 쓴다면 노벨문학상도 노려볼 만하겠는데?”“엄마, 농담 그만 해요.” 너무 지나친 칭찬에 이서는 어쩔 바를 몰랐다.“어, 어떡하지? 농담 아닌데.”하이먼 스웨이는 아주 진지하게 말했다.“글쓰기 방면에 확실히 재능 있어. 마음잡고 쓴다면 틀림없이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을 거야. 얼마나 위대한 작품을 써낼지는 뒷부분을 어떻게 끌고 나가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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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9화

심가은의 언니라는 사람이 심가은이 친엄마를 인정할 방법이 있다고 연락이 왔다는 것이었다.하이먼 스웨이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그 사람 지금 어디래?”[지금 샹젤리에 92번 카페에 있다고 합니다. 만나고 싶으면 그곳에 가시면 됩니다.]“응, 알았어.”그녀는 황급히 큰길로 가서 택시를 잡아타고 카페로 향했다.머지않아 카페에 도착했다.하이먼 스웨이는 그녀가 자신의 위치를 알고 있다는 의심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렇게 가까운 곳을 골랐을 리 없다.카페에서 장희령을 본 하이먼 스웨이는 자신의 추측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당신이 내 비서에게 메시지를 보냈나요?” 하이먼 스웨이는 장희령 맞은편에 앉았다.장희령은 미소를 지으며 공손하게 하이먼 스웨이를 대했다.“네, 작가님, 저도 전해 들었습니다. 제 시누이 될 사람이 작가님의 친딸이라니. 사람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합니다.”하이먼 스웨이는 쓸데없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우리 본론으로 들어가죠. 정말 내 딸이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할 방법이 있나요? 설마 강압적인 수단은 아니겠죠?”그녀는 눈살을 찌푸리며 엄숙하게 말했다.“그 부분에 대해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그럴 리가요. 절대 아닙니다. 걱정 마세요. 가은이가 기꺼이 작가님과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하이먼 스웨이는 세상에 이런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그날 심가은의 태도가 아직까지 눈에 훤했다.“정말 할 수 있겠어요? 그럼 난 뭘 해드리면 되죠?”하이먼 스웨이의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장희령은 잠시 할말을 잃었다.“아... 그런 뜻이 아니라... 제가 돕고 싶은 이유는... 작가님과 가까이 지내고 싶기 때문입니다. 절대 다른 뜻이 없습니다.”하이먼 스웨이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우리 서로 솔직해집시다. 원하는 거 얘기해요. 기회는 지금뿐입니다.”장희령은 더는 시치미를 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괜히 우물쭈물하다가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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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0화

‘나에게는 왜 이런 좋은 운이 없을까?’하지만 돌이켜 생각해 보니 가은에게 얹어가는 게 이서에게 얹어가는 것보다는 백 배는 나았다. 그녀의 입꼬리가 다시 올라갔다....잠들기 전에 이서는 몸을 돌려 지환에게 물었다.“지환 씨, 엄마를 도울 방법은 없을까요?”억지웃음을 짓고 있는 하이먼 스웨이를 보고 있자니 이서는 마음이 아팠다.그녀의 허리를 휘감고 생각하던 지환은 고개를 저었다.“없어.”“당신의 비상한 머리를 좀 써 봐요.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을 거예요.”이서가 동경하는 얼굴로 지환을 바라보았다.지환은 어쩔 수 없이 쓴웃음을 지었다.“이렇게 날 믿어?”“물론이죠.”이서는 지환의 가슴에 딱 붙어있었다.“당신이라면 꼭 방법을 생각해 낼 거예요.”“정말 없으면...?”“그건 이번 일이 너무 어렵다는 얘기가 되겠죠. 당분간은 마땅한 해결책이 없겠지만, 가장 먼저 방법을 떠올릴 사람은 틀림없이 당신일 테니까요.”지환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자기가 이렇게 열심히 나에게 아부하는 이유가 뭘까?”자신의 계략이 들통나자, 이서는 헤헤 웃으며 일어나 앉았다.“사실 아무것도 아니에요. 당신의 도움이 필요해요.”이서는 벌써 며칠째 혼자만 속 끓이고 줄곧 지환에게 말하지 못했다.“말해봐.” 지환은 이서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나... 하은철 삼촌 한번 만나보고 싶은데 자리를 마련해줄 수 있어요?”비록 하은철 둘째 삼촌의 이름이 지환과 이름이 같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이서는 습관적으로 그를 하은철 둘째 삼촌이라고 불렀다.말을 마치고 이서는 지환을 조심스럽게 쳐다보았다. 혹시나 기분이 좋지 않을까 봐 걱정했다.“왜 그 사람 만나고 싶어?” 지환은 눈을 아래로 보며 낮은 소리로 물었다.심장 쪽 어딘가 좀 시큰거렸다.오랫동안 수많은 일을 겪으며, 이서가 그를 사랑한다는 걸 명명백백하게 알게 되면서 더는 질투 같은 건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이서는 고개를 살짝 뒤로 젖혔다.“그 사람 조금 지나친 곳이 없지 않지만,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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