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 Chapter 701 - Chapter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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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1화

이서는 지환을 자기 뒤에 숨기고 싶었다. 하지만 키 차이가 많이 나는 지라 다 가릴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지환의 손을 꼭 잡고 주도권을 행사했다.“응.”장희령은 시큰시큰하게 말했다.“잘 생겼네. 하지만 얼굴이 밥 먹여 주나. 얼굴 뜯어먹고 살 것도 아니면서.”한 마디로 분위기를 깼다.심가은도 그제야 눈길을 거두었다.“아직도 이서 씨가 집안 가장이야? 남편 먹여 살리는 거야?”말을 마치고는 비아냥거리는 시선으로 이서를 쳐다보았다.이렇게 해서라도 평정심을 찾으려고 했다.그렇지 않으면 이서의 얼굴을 볼 때마다 짜증이 올라올 것 같았다.이서가 예쁜 걸 그녀도 인정한다. 하지만 소지엽이 그녀만 좋아하고,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이서는 다소 불쾌한 듯 얼굴을 길게 늘어뜨렸다. 오늘은 비록 하이먼 스웨이를 위해 식사 자리에 나온 것은 맞지만, 그러나 지환에게 함부러 하는 건 그 누구라도 절대 참을 수 없었다.“어떻게 내 일에 대해 그렇게 잘 알지? 우리 집 침대 밑에 숨어 사니?”심가은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되었다.하이먼 스웨이도 심가은이 지나쳤다고 생각했다.“가은아, 이건 이서 언니 집안일이잖니, 다른 사람 얘기를 함부로 입에 올리는 거 아니다.”심가은이 반박하려고 들자, 장희령이 눈빛을 보냈다.“오늘 기분 좋은 날인데, 다들 흥분 좀 가리앉힙시다.”장희령은 일어나서 사람들에게 물을 따라주었다.하이먼 스웨이에게 잘 보이기 위한 게 아니라면, 장희령은 절대 물 따르는 잔일 같은 건 하지 않았을 것이다.“자, 물 한 잔 드시고 진정합시다.”이서와 지환은 그제야 자리에 앉았다.착석하자 하이먼 스웨이가 말을 꺼냈다.“오늘 내 딸과 한자리에 있게 되어 너무 행복하네요. 우선 이 자리를 빌려 이서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어요. 이서가 그동안 적극적으로 나를 도와 딸을 찾아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직도 가은이와 지금 이 자리에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이서야, 정말 고마워.”이서는 찻잔을 들어 올렸다.“엄마,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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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2화

상황을 지켜본 심가은은 일부러 달콤하게 말했다.“이서 씨 이해해 줘서 고마워.”이서의 안색은 별로 변하지 않았다.“고맙긴, 이제부터는 가은 씨가 작가님을 잘 챙겨줬으면 좋겠어.”“당연한 걸.” 심가은은 하이먼 스웨이의 팔을 껴안았다.이서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식사가 끝나자, 이서의 마음은 더욱 우울해졌다.하이먼 스웨이가 일부러 쫓아와 사과했지만, 이서의 마음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그녀가 기분이 나쁜 건, 심가은이 하이먼 스웨이에 대한 호칭을 바꾸게 해서가 아니라하이먼 스웨이에 대한 심가은의 태도 때문이었다.그분의 친딸이라는 걸 믿고 제멋대로인 태도.오늘은 단지 수양딸이 싫다고 하지만, 앞으로는...?“자기야, 아직도 저녁 식사 때 일 생각하고 있어?”지환은 손을 들어 이서의 관자놀이를 살살 문질렀다.이서는 지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응.”“심가은이 작가님의 사랑을 등에 업고 제멋대로 나댈까 봐... 지환 씨, 내가 너무 오지랖인가?”지환은 이서의 머리카락을 살며시 쓰다듬었다. 그녀가 좀 진정되자 입을 열었다.“자기야, 어떤 일이든 객관적이어야 해. 자신의 시각을 대입시키지 말고.”“하지만...” 이서는 고개를 들어 말했다.“나는 작가님이 방금 매우 불쾌해하신 걸 느꼈거든요.”왜 이렇게 마음이 아픈 건지 그녀도 모른다.그냥 하이먼 스웨이가 이런 취급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그녀는 지금 기껏해야 하이먼 스웨이의 지인일 뿐, 다른 말할 자격이 없다.지환은 이서의 허리를 애틋하게 껴안았다.그의 아내는 다 좋은데 때로는 너무 착해서 탈이다.집에 돌아온 이서는 너무 피곤한 나머지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지환이 방에 들어와 보니 이서가 이불에 들어가 자신을 꽁꽁 싸매고 있는 것을 보았다.그는 가까이 다가가서야 이서의 안색이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얼굴이 빨갛고 얼굴,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자기야...”지환은 몸을 웅크리고 이서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이서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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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이서 씨.”이상언은 이서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마치 무엇에 홀린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한참 뒤, 그녀는 무언가에 자극받은 듯 미친 듯이 소리쳤다.“윤이서, 너 왜 이렇게 양심 없는 애였어? 내가 누구 때문에 죽었는데?”평소에 간담이 크고, 식견이 넓은 임하나도 이서의 모습에 모골이 송연해졌다.그녀는 이상언의 손을 잡았다.“무슨 일이에요? 이서야, 너 왜 그래?”“해리성 장애 같아요.” 이상언이 고개를 들어 지환을 보았다. “지환아, 마이클 천 불러와야겠다.”지환의 입술은 경직되어 있었다.이상언은 지체하지 않고 바로 마이클 천에게 전화를 걸었다.통화를 마친 이상언은 지환에게 말했다.“지환아, 마음의 준비를 해두는 게 좋을 거 같다. 이서 씨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면 앞으로 약물이나 물리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어. 그 과정은 고통스럽고 길어질 거야...”지환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차가운 손끝으로 이서의 손을 힘껏 잡았다.조용히 누워있던 이서는 갑자기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더니 입에 거품을 물었다.“상언 씨!”임하나가 절박한 목소리로 소리쳤다.이상언은 몸을 돌려 부엌으로 가서 젓가락을 가져갔다.그가 돌아왔을 때, 이서가 지환의 팔을 물고 있는 것을 보았다.팔에는 이미 피가 배어 있었다.“지환아.” 이상언이 지환에게 젓가락을 건네주었다.지환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 심지어 신음소리도 하나 내지 않았다.잠시 후 이서는 마침내 경련을 멈추고 점차 가라앉았다.지환은 그제야 천천히 손을 뺐다.임하나는 지환의 팔에 선명한 이빨 자국이 여러 개 있는 것을 보았다.지환에게 상처를 처리하라고 얘기하기도 전에 마이클 천이 도착했다.방에 들어서자, 마이클 천의 시선은 이서에게 떨어졌다. 그는 이서의 상황을 살피고는 곧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눈치챘다.그의 안색이 극도로 굳어졌다.“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마이클 천이 한숨을 쉬었다.“대표님...”마이클 천이 말을 꺼내기 바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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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4화

“합리적인 치료 방안을 제시해. 그렇지 않으면 내 인내심에도 한계가 있을 테니.”지환은 난간을 잡고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극히 차가웠다.마이클 천은 전전긍긍하며 이상언을 바라보았다.이상언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말해봐요, 이서 씨 상황이 왜 갑자기 이렇게 악화되었는지?”마이클 천은 고개를 저었다.“나도 모르겠어요. 대표님 얘기에 따르면 요 며칠 사모님은 민씨 그룹을 인수하는 데 모든 관심을 돌렸는데.”“이는 자가 치료에 아주 긍정적인 표현이거든요.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됐지요?”이상언은 지환을 바라보았다.“지환아, 오늘 무슨 특별한 일 있었어?”지환은 눈살을 찌푸렸다.“하이먼 스웨이가 딸을 찾았어.”이서의 집이 어떤 상황인지 이상언과 마이클 천은 잘 알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두 사람은 모두 확신의 기색을 드러냈다.“아마도 그 일로 스트레스를 받은 듯합니다.”마이클 천이 말했다.“대표님, 제가 전에 말씀드렸던 거 기억하시나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외적 치료를 건의하지 않는다고. 이제는...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지환은 가늘게 눈을 떴다. 목소리는 더없이 무거웠다.“치료 과정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그건, 명확하게 대답하기 힘듭니다. 사람마다 받아들여지는 정도가 다릅니다. 그리고... 먼저 사모님과 상의하셔야 해요.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면 과정은 더욱 고통스러워질 겁니다.”지환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마이클 천은 침묵하며 이상언을 바라보았다.이상언은 손을 흔들었다. 마이클 천이 잠깐 자리를 비울 것을 암시했다.마이클 천은 즉시 나갔다.이상언은 그제서야 지환의 뒤로 걸어갔다.“치료가 필요하다고 언제쯤 이서 씨에게 말할 작정이야?”지환은 차가운 난간에 이마를 대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살인을 저지를 만큼 음험했다.아쉽게도 하경철은 이미 죽었고...“오늘 이서가 당한 고통을 하씨 집안 사람들한테 백배, 천 배로 돌려받을 거다!”이상언은 상황을 보고 어쩔 수 없이 지환의 어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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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5화

임하나의 몸은 더욱 심하게 떨렸다. 그는 이상언의 품에 기대었다.“왜? 도대체 왜? 이제야 가까스로 하씨 집안을 벗어났는데 또 그 불구덩이에 빠지다니.”이상언은 임하나의 등을 가볍게 다독이 소리 없이 탄식했다.밤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다들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이상언과 임하나도 밤새 이서를 지켰다.이튿날 잠에서 깬 이서는 집안에 한가득한 사람들을 보고 의아했다.“어떻게 다 여기 있지?”어제 일어난 일에 대해 이서는 전혀 기억이 없었다.임하나는 이서가 깨어나는 것을 보고 눈물을 참지 못하고 먼저 달려갔다.“이서야, 드디어 깨어났구나. 좀 어때?”침대에서 일어나 앉은 이서는 의아한 눈빛으로 지환을 봤다가 다시 임하나한테 떨어졌다.“내가 왜?”이서는 땀을 흠뻑 흘린 것 같았다.온몸이 끈적하고 찝찝했다.임하나의 눈시울이 또 붉어졌다. 그녀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이상언을 쳐다보았다.이상언은 이서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그리고 지환에게 말했다.“우리 먼저 갈게. 이서 씨 잘 챙겨.”말을 마치고는 임하나와 집을 나섰다.방 안에는 순식간에 이서와 지환만 남았다.이서는 의아한 듯 지환을 바라보았다. 입가에 옅은 웃음을 띠고 있었다.“지환 씨, 다들 왜 그래요? 안색은 왜 이렇게 굳었어?”이서 옆에 앉은 지환은 밤새 잠을 자지 못한 관계로 눈 밑에는 청회색 다크서클이 진하게 나타났다.지환의 안쓰러운 모습을 보니 이서의 심장이 아파왔다.“어르신 돌아가시기 전에 한 말, 나도 알고 있어.”이서의 안색이 돌변했다.“그동안 자기가 자꾸 악몽을 꾸는 것도 알고 있었고...”이서는 급히 입을 열었다.“지환 씨, 걱정 마요. 나 당신 없으면 안 돼, 당신 떠날 생각 없어요.”지환은 가볍게 웃었지만, 눈 밑에는 애처로운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자기야, 내 말 좀 들어봐.”이서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나, 자기 위해 정신과 의사를 섭외해 놓았어.”이서는 지환을 바라보며 순순히 뒷말을 기다렸다.한참 뒤 뒷말이 없다고 여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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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자기는 이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이야. 자기만의 가족 울타리를 만들겠다는 건데 이 작은 소원도 들어주지 않네. 자기가 얘기해 봐. 하늘이 무심한 거야, 자기가 이기적인 거야?”이서는 또 참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지환 씨 그만해요.”얘기할수록 자기 마음을 알아주는 지환에게 미안한 마음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지환은 가볍게 웃으며, 이서의 코를 살짝 내리 쓸었다. 그녀의 기분이 좀 진정되자, 계속 입을 열었다.“자기야,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바로 나한테 얘기해, 지금은 자기 자신만 생각해. 내 생각은 나중에... 알았지?”이서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당신은... 내가 떠날까 봐 걱정되지 않아요?”이서가 말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지환이 오해할까 봐서였다.“아니.” 지환은 이서의 손가락에 키스했다.“우린 평생 함께할 거니까.”드디어 이서의 얼굴에 웃음이 돌았다.“당신이 방금 말한 심리치료...”그녀는 얼굴의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그거 뭐예요?”“약물치료나 물리치료를 병행하는 치료인데... 치료 과정이 많이 힘들대.”말을 한마디 뱉을 때마다 지환의 심장은 칼로 에는 것 같았다.“자기야...”이 험난한 과정을 겪지 않게 하려고지환은 마이클 천에게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치료할 것을 요구했었다.그러나 지금 보니 그의 이런 결정이 오히려 이서의 고통을 가중시키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그녀의 병세가 악화되었으니.이성적으로는 치료받는 게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고 알고 있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줄곧 결심을 내리지 못했다.이서가 고통받는 모습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어서.지환이 걱정하는 바를 이서도 잘 알고 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나 괜찮아요. 치료받고 싶어요. 당신 곁에만 있을 수만 있다면, 어떤 치료도 다 받을 수 있어요.”말하고 나니 오히려 그녀의 죄책감도 줄어드는 것 같았다.지환은 이서의 손을 꼭 잡았다.두 사람은 묵묵히 마주 보며 아무 말하지 않았다. 모든 것은 무언의 침묵 속에 녹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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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7화

베란다에 나온 이상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환은 인내심을 참아가며 물었다.“뭔 얘기인데, 얼른 얘기해.”이상언은 피식 웃었다.지환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야, 너 거울 좀 봐, 너 지금 몰골이 어떤지...”이상언은 웃으며 말했다.“아마 일 년 365일 너 뒤꽁무니 따라다니는 이천 씨도 널 못 알아볼걸?”지환은 입을 꾹 닫고 아무 말하지 않았다.그러고는 잠시 뒤 정색하며 말했다.“나 지금 농담할 기분 아니야.”이상언은 난간에 기대어 먼 곳을 바라보았다.“알아. 나도 지금 농담하는 거 아니거든. 어르신이 돌아가시기 전에 이런 시한폭탄을 던져주고 간 걸 안 뒤 너도 줄곧 초조하고 불안했잖아.나도 다 지켜보고 있었어.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그게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이상언은 고개를 돌려 지환을 바라보았다.“너처럼 똑똑한 사람이 내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지는 않을 텐데?”지환은 입술을 일직선으로 오므렸다.한참 후에 다시 입을 열었다. 그의 말투는 더없이 무거웠다.“나도 알아. 지금 가장 냉철해야 할 때인 거. 그런데 매번 내 옆에 누워 있던 이서가 이상 행동하는 걸 볼 때마다 내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지는 거 같아. 이서가 또 악몽을 꾸고 있는 걸 알면서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그런 무력한 느낌... 난 지금껏 내가 모든 것을 다 좌우지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서를 만나고서야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이런 얻음과 불안의 교차점에 서 있는 느낌...지환은 자신의 속마음을 그 누구에게도 털어놓은 적 없었다. 이상언 말고는.이상언은 한숨을 내쉬었다“사랑이 뭐길래 사람을 이리 힘들게 괴롭히나? 지환아, 친구로서, 나도 해줄 말은 별로 없네. 너나 나나... 도긴개긴이다. 하지만 의사로서 충고 하나 할게. 마이클 천은 세계 최고의 심리치료 전문가야. 만약 그조차도 이서의 병을 치료하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더욱 불가능해. 의사가 치료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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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8화

“자기야...”지환의 부드럽고 따뜻한 목소리에 이서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무슨 생각해?”이서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나랑 같이 회사 갈래요?”지환도 매일 집에 있으니 심심할 것 같았다.“아니.”그는 최근 빠르게 M 국 산업을 국내로 옮기고 있다.하씨 그룹을 최대한 신속하게 무너뜨리려면 민씨 그룹 하나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SY의 일부 산업을 옮겨와야 하씨와 맞설 수 있다.“그래요 그럼, 심심하면 언제든지 전화해요.”“음.”지환은 이서와 함께 차에 올랐다.차는 곧 윤씨 그룹에 도착했다.이서가 차에서 내려 건물 안쪽에서 사라지자, 임현태는 비로소 고개를 돌려 지환에게 물었다.“대표님, 댁으로 모실까요? 아니면 회사로...?”지환은 입가에 냉소를 지었다.“복싱 안 한 지 얼마나 됐지?”임현태는 멍하니 있었다. 대체 속내를 알 수 없었다.“대표님...”“오늘 몰 좀 풀러 가자.”임현태는 눈동자가 밝아졌다. 하지만 눈에는 의구심이 가득했다.두 사람이 함께 하씨 그룹 1층에 도착했을 때, 임현태는 마음속 모든 의혹이 풀렸다.윤씨 그룹.이서가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심소희가 뒤따라 들어왔다.“언니, 뭔 일 있었어요? 이틀 동안 연락도 없고?”단톡방에서 안부를 물었지만, 임하나조차도 우물쭈물하는 걸 보니 분명 뭔 일이 있는 것 같았다.이서는 가볍게 웃었다.“집에 뭔 일 있어요?”심소희는 의심의 눈초리로 이서를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문득 중요한 일이 생각난 듯 화제를 바꿨다.“아, 맞다, 방금 은행에서 전화 왔는데, 서류 제출하라고 하네요.무슨 자료라는 건 얘기 안 하던데, 혹시 알고 계세요?”이서는 책상 위의 자료를 집어 들었다.“아마 이거일 거야.”심소희는 서류봉투에 적힌 글자를 읽어 내렸다.“민씨 그룹 인수 신청...”“민씨 그룹!”심소희는 놀라서 입을 크게 벌렸다. 그러고는 서류에 적힌 글자를 자세히 보았다. 자기가 잘못 본 게 아니란 걸 확인하고 나서야 놀란 표정으로 이서를 바라보았다.“우리도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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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이서는 웃으며 말했다.“최선을 다할게.”심소희는 이서가 그녀를 위로하는 거로 생각하고 마음에 두지 않았다.“언니, 그럼 오후에 이 서류 제출하러 가실 거예요? 아니면 제가 다녀올까요?”“아니야, 내가 다녀올게.”나가서 바람 쐬는 것도 그녀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네,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이서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심소희가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사무실에 혼자 남자, 표정이 순식간에 쓸쓸해졌다.심리 테스트를 마친 후 결과지를 보며 의사는 딱 한 마디 했었다.그녀가 이렇게 깊은 죄책감이 시달리는 것은 너무 착하기 때문이라고.“좀 모질게 살아 봐요.”이서는 피곤한 듯 의자에 한껏 기대었다.그녀도 그러고 싶다.그러나 할아버지의 죽음을 민호일에게 떠넘기는 게 안 된다.할아버지가 그녀를 위해 총알을 막았기 때문에.사람은 왜 늘 윤리적 선택의 딜레마, 트롤리 딜레마에 겪어야 할까?이서는 답을 찾지 못했다.너무 힘들다. 정말 언젠가는 더는 버티지 못할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정신적 괴로움과 육체적 피로가 겹치면서 그녀는 깊은 잠이 들었다.다시 깨어났을 때는 오후 시간이었다.이서는 시간을 확인했다.아직 은행 퇴근 시간 전이었다. 가능한 한 빨리 자료를 제출할 생각이었다.그녀는 자료를 들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임현태와 차는 보이지 못했다.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여태껏 없었던 일이었다. 이서는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택시 한 대를 타고 곧장 은행으로 달려갔다.다행히 퇴근 시간 전에 도착하여 모든 서류를 제출했다.“네, 감사합니다.” 모든 볼일을 마치고 막 은행을 나서려는데 복도에서 아첨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수정 씨, 걱정 마세요. 하은철 대표가 나서서 배서를 해줬으니 틀림없이 대출 승인이 날 겁니다. 현재 H 국에서 하은철 대표 말고 민씨 그룹, 이 뜨거운 감자를 감당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다음 순간, 이서는 아주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그럼 걱정 붙들어 매고 있겠습니다.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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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0화

“네가 민씨 그룹을 인수한다고 쳐. 근데 네가 뭔데 윤씨 그룹 회수한다다 만다는 거야? 그럴 자격은 있고? 깜빡했나 본데 윤씨 그룹, 최고 결정권은 나한테 있거든.”이서의 말을 들은 윤수정은 갑자기 째려보았다.“그래? 두고 보자고. 민씨 그룹을 인수하고 나면 네 인생이 뒤바뀔 깜짝 놀랄만한 일이 있을 테니. 그때가 되면 하씨 집안은커녕 윤씨 가문도 너를 내칠 거야.”이서는 담담하게 말했다.“내 인생을 뒤바꾸는 일이라,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민씨 그룹을 내가 인수해야겠네.”윤수정은 피식 웃었다.“윤이서, 너 아직 잠에서 덜 깼구나? 은철오빠가 이미 나를 지지한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는데... 너에게 기회가 있긴 할까?그리고, 너 대신 배서해 줄 사람은 있고? 설마 그 가난뱅이 남편은 아니겠지?”이서는 윤수정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왜, 사람 치게? 잊지 마, 여기 CCTV가 있어!” 윤수정은 침을 삼켰다.이서의 눈빛은 살인을 저지를 만큼 섬뜩했다.굶주린 늑대가 고깃덩이를 노려보는 것 같았다.“내가 왜 너를 때려?” 이서는 손을 들어 윤수정의 볼을 꼬집었다.“어우, 우리 동생, 이건 사랑의 터치예요.”“아아...” 윤수정은 아파서 비명을 질렀다.다른 사람들은 모두 멍하니 있었다. 나서야 할지 말지 몰라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윤수정이 이서의 팔을 할퀴자 그제야 사람들은 진흙탕 싸움이 시작했다는 것을 눈치채고 달려들어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그러나 이미 윤수정의 볼은 빨갛게 부어올랐고, 이서의 팔에도 여러 갈래의 긁힌 자국이 있었다.윤수정은 씩씩거리며 숨을 연신 들이마셨다.이서의 표정은 시종 냉담했다.“이렇게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사람은 처음 보네. 윤수정, 오늘 내가 한 말 잘 기억해 둬.네가 뭐라고 떠들어도 난 상관없어. 내 눈에는 너는 바퀴벌레에 불과하거든. 사람이 어찌 바퀴벌레와 따지지 들겠니? 안 그래? 그런데 내 남편을 건들면, 나 가만 안 있어. 바퀴벌레를 제거하는 것처럼 너를 퇴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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