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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화

이서는 웃으며 말했다.

“최선을 다할게.”

심소희는 이서가 그녀를 위로하는 거로 생각하고 마음에 두지 않았다.

“언니, 그럼 오후에 이 서류 제출하러 가실 거예요? 아니면 제가 다녀올까요?”

“아니야, 내가 다녀올게.”

나가서 바람 쐬는 것도 그녀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네,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이서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심소희가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사무실에 혼자 남자, 표정이 순식간에 쓸쓸해졌다.

심리 테스트를 마친 후 결과지를 보며 의사는 딱 한 마디 했었다.

그녀가 이렇게 깊은 죄책감이 시달리는 것은 너무 착하기 때문이라고.

“좀 모질게 살아 봐요.”

이서는 피곤한 듯 의자에 한껏 기대었다.

그녀도 그러고 싶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죽음을 민호일에게 떠넘기는 게 안 된다.

할아버지가 그녀를 위해 총알을 막았기 때문에.

사람은 왜 늘 윤리적 선택의 딜레마, 트롤리 딜레마에 겪어야 할까?

이서는 답을 찾지 못했다.

너무 힘들다. 정말 언젠가는 더는 버티지 못할까 봐 걱정되기도 했다.

정신적 괴로움과 육체적 피로가 겹치면서 그녀는 깊은 잠이 들었다.

다시 깨어났을 때는 오후 시간이었다.

이서는 시간을 확인했다.

아직 은행 퇴근 시간 전이었다. 가능한 한 빨리 자료를 제출할 생각이었다.

그녀는 자료를 들고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임현태와 차는 보이지 못했다.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여태껏 없었던 일이었다. 이서는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택시 한 대를 타고 곧장 은행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퇴근 시간 전에 도착하여 모든 서류를 제출했다.

“네, 감사합니다.”

모든 볼일을 마치고 막 은행을 나서려는데 복도에서 아첨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정 씨, 걱정 마세요. 하은철 대표가 나서서 배서를 해줬으니 틀림없이 대출 승인이 날 겁니다. 현재 H 국에서 하은철 대표 말고 민씨 그룹, 이 뜨거운 감자를 감당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음 순간, 이서는 아주 익숙한 목소리를 들었다.

“그럼 걱정 붙들어 매고 있겠습니다.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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