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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5화

장희령이었다.

“아, 재수 없어. 오늘 집을 나서자마자 가장 싫어하는 사람 얼굴을 보게 되다니.”

장희령은 이서의 곁을 지나가면서 두세 걸음 가다가 다시 한걸음 뒤로 물러서며 이서를 흘겨보았다.

“저기, 윤이서, 설마 하이먼 스웨이 님한테 들러붙지 못하니 추상화 작가님한테 달려온 거야?”

추상화의 명성은 하이먼 스웨이보다 못하지만, 그래도 H 국에서는 손꼽히는 시나리오 작가였다.

SY 쪽에서 이번 하이먼 스웨이의 작품에 추상희 작가 각색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이것만 봐도 그녀의 위치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이서는 담담하게 장희령을 힐끗 쳐다보고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녀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역시 여우주연상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다.

처음에 이서와 하이먼 스웨이와의 관계를 알았을 때는 친한 척 온갖 아양을 떨더니,

심가은이 하이먼 스웨이의 친딸인 걸 알고 심가은과 붙었다.

정말 대단하다. 이익 앞에서 이렇게 현실적이라니.

“하나야, 우리 저쪽 가서 추상화 선생님 기다리자.”

말하면서 이서는 임하나를 끌고 한쪽으로 걸어갔다.

이를 본 장희령은 매니저에게 눈짓했다.

장희령 곁에서 오랫동안 일한 매니저는 그녀의 눈빛만 봐도 원하는 바를 척척 알아서 나섰다. 그는 이서와 임하나의 길을 막았다.

이서는 눈을 가늘게 떴다.

장희령은 그제야 느릿느릿 하이힐을 밟으며 이서의 앞으로 걸어갔다.

“윤이서, 가은이한테 듣자니 너 요즘 시나리오 쓴다며? 하하. 네가 무슨 하이먼 스웨이인 줄 알아? 요즘은 개나 돼지나 다 시나리오 쓰나 봐?”

이서는 고개를 살짝 젖혔다.

“저기요, 내가 뭘 하든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

장희령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내가 인생 선배로서 조언 하나 할게. 잊지 마. 너 이제 하이먼 스웨이라는 뒷배가 없어. 연예계나 엔터 쪽에 발붙이려는 다부진 꿈은 애초에 버리는 게 좋을 거야. 솔직히 말이야, 난 너처럼 인맥 이용해서 크게 한 건 하려는 사람들이 제일 싫어.”

이서는 어이가 없다는 듯 입꼬리를 치켜 올렸다.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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