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03화

“이서 씨.”

이상언은 이서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그녀의 눈은 마치 무엇에 홀린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한참 뒤, 그녀는 무언가에 자극받은 듯 미친 듯이 소리쳤다.

“윤이서, 너 왜 이렇게 양심 없는 애였어? 내가 누구 때문에 죽었는데?”

평소에 간담이 크고, 식견이 넓은 임하나도 이서의 모습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그녀는 이상언의 손을 잡았다.

“무슨 일이에요? 이서야, 너 왜 그래?”

“해리성 장애 같아요.”

이상언이 고개를 들어 지환을 보았다.

“지환아, 마이클 천 불러와야겠다.”

지환의 입술은 경직되어 있었다.

이상언은 지체하지 않고 바로 마이클 천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를 마친 이상언은 지환에게 말했다.

“지환아, 마음의 준비를 해두는 게 좋을 거 같다. 이서 씨 병세가 갑자기 악화되면 앞으로 약물이나 물리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어. 그 과정은 고통스럽고 길어질 거야...”

지환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차가운 손끝으로 이서의 손을 힘껏 잡았다.

조용히 누워있던 이서는 갑자기 심하게 경련을 일으키더니 입에 거품을 물었다.

“상언 씨!”

임하나가 절박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상언은 몸을 돌려 부엌으로 가서 젓가락을 가져갔다.

그가 돌아왔을 때, 이서가 지환의 팔을 물고 있는 것을 보았다.

팔에는 이미 피가 배어 있었다.

“지환아.”

이상언이 지환에게 젓가락을 건네주었다.

지환은 고개를 저었다.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었다. 심지어 신음소리도 하나 내지 않았다.

잠시 후 이서는 마침내 경련을 멈추고 점차 가라앉았다.

지환은 그제야 천천히 손을 뺐다.

임하나는 지환의 팔에 선명한 이빨 자국이 여러 개 있는 것을 보았다.

지환에게 상처를 처리하라고 얘기하기도 전에 마이클 천이 도착했다.

방에 들어서자, 마이클 천의 시선은 이서에게 떨어졌다. 그는 이서의 상황을 살피고는 곧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눈치챘다.

그의 안색이 극도로 굳어졌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마이클 천이 한숨을 쉬었다.

“대표님...”

마이클 천이 말을 꺼내기 바쁘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