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남편과의 달콤한 신혼일기의 모든 챕터: 챕터 481 - 챕터 490

1361 챕터

제481화

이서가 양아치들에게 협박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태우는 걱정되었다.[괜찮은 거예요?]“네, 괜찮아요. 그 사람들은 이미 잡혔어요. 다만 이해가 안되는 점은 이 사람들이 돈을 노리고 일을 벌였다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 거예요. 그래서 말인데, 잘 좀 알아봐 주세요. 부탁해요.”구태우는 이해한듯 말했다.[네, 걱정 마세요.]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재차 물었다.[맞다, 요즘 지엽이랑 연락해요?]갑자기 소지엽 얘기를 꺼내자 이서는 잠깐 멍해 있었다.“아니요, 지엽이는 요즘 잘 지내고 있대요?”[요즘 엄청 바쁜가 봐요.]구태우는 웃으며 말했다.[얘기 들어보니 사업에 성공해서 사랑하는 여자를 되찾아오려고 한답니다.]이서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황급히 창밖을 바라보았다.“그, 그래요?”[이서 씨.][만약 그 여자가 이서 씨라면 지엽이에게 어떤 말을 해줄 건가요?]“저…….”이서는 눈썹을 찡그리고 한참이 지나서야 한숨을 쉬었다.“저라면 아마도……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을 위해 삶을 살라고 말했을 거 같아요.”구태우는 멍하니 이서의 얘기를 듣고 있다가 곧 웃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 녀석이 왜 당신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네요.]“네?” 이서는 제대로 듣지 못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부탁하신 일은 제가 잘 조사해보도록 하겠습니다.]말을 마치고 구태우는 별 다른 얘기 없이 전화를 끊었다.이서는 핸드폰을 잠시 들고는 마음 한구석이 아리다는 것을 느꼈다.사실 ML국에서 지엽이 일부러 지환을 가해자로 몰 때 그녀는 이미 대충 눈치를 챘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감정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줄곧 모르쇠로 일관했다.지엽이 외국에서 돌아온 후엔 단지 그녀를 잊기를 바랄 뿐이었다.여기까지 생각하니 마음은 조금 홀가분해졌다.그녀가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 그녀를 본 지환이 손짓했다.“왜요?” 이서는 경계하듯 제자리에 서서 꼼짝하지 않았다.“나 잠 와.”“졸리면 자요, 굳이 나한테 얘기할 필요가…….”“이렇게 옆으로 누워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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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2화

이서는 이튿날 깨어나서야 우기광이 여러 통의 전화를 걸어온 걸 알게 되었다.잠이 이렇게 깊숙이 든 자신의 모습에 놀라면서 급히 뺨을 두드려 정신을 차렸다.그녀가 움직이자, 지환도 움직였다.그는 허벅지로 이서의 몸을 눌렀다.“여보, 좀 더 자…….”“전화 좀 하고 올게요.”“이따가 다시 해.”그는 자신의 얼굴을 이서의 허리에 비볐다.이서는 마을을 가라앉히곤 말했다.“안 돼요, 지금 해야 해요.” 우기광이 이렇게 많은 전화를 한 건 틀림없이 뭔 일이 있는 것이다.지환은 천천히 눈을 떴다. 이서의 눈 속에 비친 단호함을 보니 양보할 수밖에 없었다.“알았어.”이서는 순간 자신이 볼장 다 보고 매몰차게 돌아서는 나쁜 남자가 된 것 같았다.그녀는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상한 생각들은 떨쳐버리고 휴대전화를 들고 병실을 나섰다.복도에 나오자 새벽의 찬바람이 뺨을 스쳤다. 일순 잠이 확 깼다.그러고는 우기광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연결되는 틈을 타서 몰래 숨을 돌렸다.우기광은 1초도 안 되어 전화를 받았다.[드디어 통화가 되었네요.]우기광의 말투는 초조했다.“무슨 일이에요?”[어제 윤재하가 나를 찾아와 고소를 취하하라고 하더군요.]우기광은 눈썹을 치켜 올렸다.[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하은철 대표를 내세워 우리 회사를 제재하겠다고 합니다. 윤재하에게 그만한 파워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윤수정을 언급하더라고요……. 걱정되어서 밤새 잠을 못 잤습니다. 그래서 대표님이랑 대책을 상의해보고자 전화했습니다.]미간을 누르며 잠시 고민하던 이서는 중얼거리며 물었다.“하은철 쪽에는 다른 움직임이 있습니까?”[아직은 없습니다.]“그럼 조금 더 지켜보죠.”[하지만 윤수정과 하은철 대표의 관계라면…….]“윤재하가 윤수정에게 도움을 청하려면 윤수정이 흥미를 가질 만한 것을 내놨어야 했을 텐데요. 윤수정이 무슨 자선가가 아니고, 그녀가 아무 대가 없이 윤재하를 돕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의 윤재하한테 윤수정에게 미끼가 될만한 것이 과연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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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3화

교외 별장.윤수정은 맞은편에 앉아 있는 성지영과 윤재하를 보며 어이없는 듯 입을 열었다.“작은아빠, 작은엄마, 내가 안 돕는 게 아니라 두 분도 보셨잖아요. 회사가 파산한 후 은철 오빠는 내가 아예 일에 손 떼라고 했어요. 두문불출하고 방콕만 하는 제가 뭘 할 수 있겠어요?”지금 윤수정은 하은철을 찾아가고 싶지 않았다.회사 부도로 무려 100억을 손해봤다. 비록 외부인이 봤을 때는 하은철이 그녀가 싸질러 놓은 똥을 치운 거로 보이지만 윤수정은 하은철이 이번에 정말 화가 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미 꽤 오랫동안 그녀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마음속으로는 똥줄이 타 당장이라도 하은철을 만나 지금의 이 문제를 풀고 싶었다.하지만 하은철은 이미 그녀에게 찾아오지 말라고 엄포를 놓았다.지금 이 상황에서 하은철을 찾아가는 건 화를 자초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성지영의 안색이 바뀌었다.“하지만 수정아, 네가 전에 말했잖아, 우릴 도와줄 거라고……. 곧 재판이 열릴 텐데 이제 와서 한 입으로 두 말하면 안 되지…….”윤수정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더는 가식을 떨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 그녀는 까놓고 말했다.“설마 내가 정말 도울 줄 알았어요? 윤이서가 잘 되는 꼴 보기 싫어서 훼방 놓으려고 그랬던 거지…….”성지영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너……!”“흥, 작은아빠, 작은엄마!” 윤수정은 경멸하듯 그들을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예전에는 작은아빠가 윤씨 그룹의 CEO였고, 윤씨 가문의 경제적 명맥을 틀어쥐고 있었죠. 지금은요? 이서가 회사를 잘 운영해 나아가고 있어요. 사람들도 다 잘 따르고 있고요. 이제 다시 CEO의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 저도 뭐 까놓고 얘기하죠.오늘의 이 지경이 된 건 자업자득 아닌가요? 애초에 횡령하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우기광 형제가 두 분을 법정에 고소할 수 있겠어요?”“윤수정! 우리를 네 부모처럼 생각하고 모시겠다고 하더니…… 우리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성지영은 너무 열이 올라 온몸을 부들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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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4화

너무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사실에 윤수정은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즉, 지금의 이서는 윤씨 집안 사람이 아니라는 거네요?”“그렇지.” 윤수정을 바라보며 윤재하는 말을 이었다.“일단 내가 이 비밀을 발표하면 이서는 더는 윤씨 그룹의 CEO를 맡을 수 없게 돼.”윤수정은 침을 몇 번 삼키고서야 말했다.“조건은요?”“은철이에게 도움을 청해, 내가 징역살이 하지 않게 말이야. 그리고, 내가 다시 윤씨 그룹 CEO가 될 수 있게 해!”윤수정은 깊은 숨을 몇 번 들이마신 후에야 냉정해졌다.“원하는 게 좀 많네요?”“이렇게 큰 비밀로 내 것을 되찾는 것뿐인데, 뭐가 많다고 그래? 그리고…….”윤재하는 윤수정을 보며 다시 말을 이었다.“이서가 내 딸이 아니라고 발표하고 나면, 하경철 어르신께서 그래도 이서와 은철의 결혼을 허락할까?”윤수정의 마음이 미친듯이 흔들렸다.그녀는 미간을 누르고 잠시 생각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그래요, 거래합시다.”“그럼 나는 이사회에 이서가 내 딸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서류를 준비하러 가겠네.”“서두르지 마세요.”윤수정의 입가에 옅은 웃음기가 피어올랐다.“이서는 회사를 곧잘 운영하고 있잖아요. 먼저 한동안 회사를 이끌어가게 하세요. 그러다가 이제 모든 것이 안정되면 그때 작은아빠가 다시 인수하여 이익을 챙기는 게 낫지 않겠어요?”윤재하는 듣자마자 얼굴에 음흉한 기색이 역력했다.“수정아, 내가 보기엔 너야말로 장사꾼의 기질을 타고 난 거 같구나.”윤수정은 웃으며 말했다.“작은아빠도 만만치 않은 걸요.”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자, 모두 고개를 들어 하하 웃었다.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성지영은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지만, 이번 사태도 무탈하게 넘어갔다는 것을 알아챘다.윤수정이 나서서 하은철에게 사정한다면 그들은 징역살이를 면할 수 있을 것이다.……이서는 연속 며칠동안 병원에서 지환을 돌보았다.회사 관련 결제할 사안에 대해서는 모두 심소희에게 병원으로 가져오게 했다.회사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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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그녀는 무방비로 쉽게 넘어갈 수는 없었다.지환이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면, 그녀도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이서는 말을 마치고는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 계속 자료를 연구했다.이서의 아름답고 부드러운 옆모습을 보며 지환은 입술 꼬리를 살짝 치켜 올렸다.오랜만에 느껴보는 아름답고 편안한 시간은 그로 하여금 처음으로 병원이라는 곳이 친근하게 느껴지게 했다.바로 그때 회진하던 의사가 들어왔다.“하 선생님, 사모님.”의사는 자발적으로 두 사람에게 인사를 했다.그는 이 부부에 대해 정말 깊은 인상을 받았다.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병원 통 털어 이 부부가 제일 기억에 남았다.분명히 금슬이 좋은 부부인데 다른 사람이 묻기만 하면 아내는 늘 부인했다.부부싸움으로 사이가 안 좋은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었다.하지만 매번 그렇게 생각하려 치면 말과 행동이 엇나갔다.이서는 지환이 남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병원의 간호사와 의사는 매번 회진할 때면 이서가 지환을 세심하게 돌보는 걸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예컨대 지환이 밤에 잠 때,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 부드러운 방석을 사서 지환에게 깔아주었다.그리고 침대 머리맡에는 늘 신선한 과일과 꽃이 준비되어 있었다.그리고 그들 병실의 음식은 늘 가장 맛있었다.이서는 의사의 목소리를 듣고 수중의 자료를 내려놓았고 물었다.“선생님, 등쪽 상처는 좀 어떻습니까?”의사가 그녀를 부르는 호칭을 정정하는 것도 귀찮았다.의사는 간호사에게 거즈를 벗기고 살펴보며 말했다.“상처가 잘 아물었네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날카로운 시선이 그의 얼굴에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의사의 시선은 어쩔 수 없이 아래로 내려뜨려 지환의 얼굴에 떨어졌다.남자의 눈가에는 옅은 웃음기가 어려있지만 온몸에서 무서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의사선생님, 제 상처가 잘 아물었다고 확신하십니까?”의사의 이마에 순식간에 식은땀이 흘러내리며 말이 헛나오기 시작했다.“응, 아마도요…….”“네? 아마도라니요?” 지환은 눈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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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화

하지환은 자신의 가슴을 치며 말했다.“넌 항상 내 얼굴을 보고 웃어주지 않잖아. 내 가슴 여기가 돌멩이로 가득 차 있는 것 같아 견디기 힘들어. 내 상처가 아물지 않은 이유는 다 이거 때문이라 생각해. 아니면 나에게 미소 한번만 지어주는 건 어떻게 생각해?”윤이서는 지환을 걷어차고 싶었지만 의사의 말을 생각하며 꾹 참고 마지못해 일그러진 얼굴로 억지 미소를 지었다.이를 본 지환이 말했다.“여보, 그런 억지 미소는 날 더 불편하게 할 뿐이야.”이서가 말하려 할 때 갑자기 지환이 인상을 지으며 가쁜 숨을 몰아 쉬었다.이서의 표정은 순식간에 변했고, 황급히 말했다.“내……, 내가 웃으면 되잖아요, 웃을게요. 잠깐만 시간을 줘요.”장난스러운 계획이 성공하자 지환은 눈썹을 치켜 올리고 이서를 바라봤다.하지만 이서는 지환을 보고 웃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최대한으로 행복했던 기억을 끄집어 내야 했다.하지만 오랫동안 끄집어내어봐도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이서는 포기한 뒤 말했다.“그냥 재밌는 영상이라도 보면 안 될까요?”그런다면 큰 소리로 웃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지환은 고개를 끄덕였고 이서는 휴대폰을 꺼냈다.예전에는 웃긴 영상만 봐도 까르르 웃었는데, 오늘은 무슨 일인지 전혀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지환은 힘들어 보이는 이서를 바라보며 이마에 살짝 주름을 잡았고, 가슴이 시큰거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지환의 앞에서 전혀 웃을 수 없었다.‘얼마나 실망을 할까?’지환은 이서가 자신과 하은철의 관계를 알게 되면 얼마나 절망할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그는 주먹을 불끈 쥐고 쉰 목소리로 말했다.“만약…….”“방법이 있어요.”이서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양손으로 입술 양쪽을 누른 채 살짝 위로 들어 올리며 말했다.“봐요, 이게 제 미소예요.”지환은 그녀의 엉뚱한 행동에 행복했다.지환의 미소를 본 이서의 기분은 말할 필요도 없이 좋아졌고 그녀도 함께 웃었다.순간 웃고 있는 이서의 눈과 지환의 눈이 마주치자 두 사람을 깜짝 놀랐다.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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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윤이서가 떠난 후 병실에는 서나나와 하지환만 남았다.어색해도 너무 어색했다.나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지환이 눈을 감고 쉬고 있는 것을 보고 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솔직히 말해서 지환은 정말 잘생겼지만, 나나는 그와 함께 지내는 것이 너무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그의 강렬한 카리스마에 상대는 어쩔 수 없이 항상 긴장해야 했다.‘이서 언니는 어떻게 견딘 거야?’그녀는 코를 쓸었다.눈을 뜬 지환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나나는 휴대폰을 꺼내 혼자 대본을 읽기 시작했다.이건 어제 받은 대본이었다.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유명한 작가 하이먼 스웨이의 작품으로, 새 드라마인 ‘바다의 딸’의 여주인공을 찾기 위해 한국에 왔다.‘바다의 딸’은 한국 소녀가 타국에서 진정한 사랑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 소녀는 무술을 익혀 아름답고 용감해야 했기에 최근 인기를 끌었던 나나가 프로듀서의 눈에 띄어 그녀에게 대본이 전달된 것이었다.나나는 대본 내용을 읽자마자 반했으며 ‘바다의 딸’의 여주인공은 자신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느껴졌다.어린 나이에 고아가 된 것도 똑같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고난을 이겨내며 무술을 연마하고, 대도시에서 홀로 힘겹게 싸우는 것도 똑같지만, 타국의 여주인공은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는 남자를 만났고 나나는 그녀의 귀인, 이서를 만났다.이러한 공통점으로 나나는 여주인공으로 뽑히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하이먼 스웨이 작품을 놓고 많은 여배우들이 도전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이제 막 뜨기 시작한 나나가 그런 대선배들과 경쟁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그래서 나나는 병문안을 겸해 이서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다.……이서는 집에 돌아온 뒤 분주하게 요리하기 시작했다.마지막 음식이 완성되고 포장을 끝내고 나서야 비로소 숨을 돌리며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바로 그때 뜻밖의 메시지가 도착했다.바로 루나가 보낸 메시지였다.오랫동안 연락이 없었던 루나의 메시지에 이서의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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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서나나가 화면을 쳐다보니 하지환의 배경화면은 윤이서였다.그녀는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숨길 수 없다.사랑하는 것은 작은 행동에도 드러나기 마련이다.“형부, 왜 계속 휴대폰을 확인하세요? 급한 일 있어요?”지환은 몸을 일으켜 앉았다.“거의 한시간이 지났어.”“네?”“원래 지금쯤이면 돌아오거든.”나나는 그의 시선을 따라 문을 쳐다보고 그제야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차렸다.“형부, 너무 집착하시는 거 아니에요? 언니가 나간지 아직 한 시간밖에 되지 않았잖아요.”지환은 차가운 눈으로 나나를 바라봤다.나나는 급히 휴대폰을 보는 척했다.“크흠, 오래 걸리네요. 얼른 전화해 볼게요.”지환은 입술을 오므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나나는 그의 얼굴이 살짝 상기된 모습을 보고 지환의 기분이 좋은 걸 알 수 있었다.‘참 츤데레야, 분명 언니가 뭘 하는지 알고 싶은 것 같은데 나한테 전화하라고 빙빙 돌려 말한 거잖아.’나나는 휴대폰을 들고 창가에 가서 이서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그녀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나나는 의아한 마음에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이때 나나의 뒤에서 지환의 긴장된 목소리가 들렸다.“무슨 일이야?”나나는 솔직하게 말했다.“전화를 안 받아요.”지환은 자신의 휴대폰을 들고 이서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곧바로 끊어졌고, 다시 전화를 해보니 이미 차단된 상태였다.그는 병상에서 일어나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갔다.나나가 그를 잡았다.“지금 어디 가시는 거예요?”지환은 입을 굳게 닫고 있었으며 그의 표정은 정말 험악했다.나나는 분주하게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꼈고 그를 따라 병원 아래층으로 내려가 지환이 차를 세우고 운전자를 끌어내리는 모습을 지켜봤다.운전자는 겁에 질려 있었고 나나는 재빨리 신용카드를 운전자의 손에 밀어 넣었다.“죄송해요, 카드에 몇 천만원 정도 들어 있어요, 비밀번호는 6688입니다. 잠시 차 좀 빌릴게요.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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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윤이서의 층에 도착했을 때 서나나는 그 소리가 하지환 때문에 난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그는 실제로…… 문을 직접 부수고 맨손으로 열었다.나나는 너무 충격을 받아 이미 침실로 걸어가고 있는 지환을 바라보았다.그는 손을 들어 굳게 닫힌 침실 문을 두드리며 외쳤다.“여보!”지환의 말투에 담긴 다정함과 부드러움은 나나가 봤던 지환과 전혀 달랐다.이때 방 안에서 이서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나가! 당신 얼굴은 보기도 싫어!”나나는 순간적으로 멍해졌다.‘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아까는 멀쩡했는데 어떻게…….’그녀는 지환을 바라봤다.지환은 이마를 문에 대고 인내심 있게 이서와 대화를 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말해주면 안 돼?”방안에서는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지환이 다시 문을 부수려 할 때, 나나가 얼른 그를 붙잡았다.“형부……, 형부가 이렇게 막무가내로 들어가면 언니가 얘기해 줄 것 같아요? 이러면 일이 더 꼬일 뿐이에요.”나나와 이서는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여자의 직감으로 이서가 지환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이렇게 쳐들어가면 이서는 더 반감을 가질 것이었다.지환은 미간을 짚으며 나나를 봤다.붉게 충혈된 눈은 나나의 심장을 빠르게 뛰게 만들었다.하지만 그녀는 피하지 않고 단호하게 말했다.“형부, 언니를 걱정하는 건 알지만 이렇게 서두를 필요는 없어요, 형부도 이서 언니와의 갈등을 빨리 해결하고 싶잖아요.”나나의 마지막 말에 이성을 잃었던 지환은 점차 진정됐다.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그럼 방법이 있어?”“먼저 병원으로 돌아가세요. 제가 언니 옆에 있으면서 무슨 소식이 있으면 알려드릴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지환은 미간을 찌푸리고 닫힌 문을 바라보며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나나는 지환과 번호를 교환한 뒤 엘리베이터를 태워 보냈다.부엌을 지나갈 때 나나는 식탁 옆 바닥이 어질러져 있는 것을 보고 침실 문을 올려다봤다.나나는 어질러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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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0화

“그럼 좀 드실래요?”서나나는 국수를 침대 머리맡에 놓았다. 그러나 윤이서는 여전히 고개를 저었다.“안 드시면 어떡해요.”나나가 달랬다.“이서 언니, 몸은 혁명의 밑천이에요. 하늘이 무너져도 음식을 좀 드셔야죠.”이서는 머리를 한쪽으로 하고 나나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시선은 초점이 없었고 입술은 움직였지만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나나는 걱정하며 카펫 위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들어 이서를 바라보았다.“이서 언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저에게 알려줄 수 있어요?”이서는 입꼬리를 잡아당겼지만 웃지 않았다. 나나는 그 모습을 보고 이서의 손을 꼭 잡았다.“괜찮아요, 이서 언니. 말하고 싶지 않으면 말하지 않아도 되고 드시고 싶지 않으면 안 드셔도 돼요. 제가 여기서 함께 있을 테니 원하는 것이 있으면 저한테 말해주세요. 알겠죠?”이서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나나는 안심하고 일어나 침대 옆으로 가서 커튼을 쳤다.조금 어두운 공간은 이서를 조금 더 안전하게 해주었다. 이서는 이불 속에 웅크리고 누워 눈을 감자 속눈썹이 촉촉하게 젖기 시작했다.나나는 소리 없이 이서를 바라보며 하지환이 올 때 목숨을 걸고 운전한 것을 떠올리며 문자를 보냈다.[이서 언니가 문을 열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문자를 보내고 난 뒤 나나는 잠시 생각한 후 또 문자를 보냈다.[비록 언니와 형부 사이에 무슨 일이 일었는지 모르지만, 이서 언니는 일찍이 저에게 형부가 밖에 다른 여자가 있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제 생각에 이서 언니는 바로 이 일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아요.][비록 제가 언니와 형부를 안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형부가 정말 이서 언니를 좋아한 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이서 언니를 좋아한다면 왜 다른 여자의 일을 잘 처리하지 못하는 건가요?][죄송합니다. 외부인으로서 저는 언니와 형부 사이의 일에 끼어들 자격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서 언니가 저를 도와준 적이 있어서 저는 언니가 이렇게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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