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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5화

그녀는 무방비로 쉽게 넘어갈 수는 없었다.

지환이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면, 그녀도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다.

이서는 말을 마치고는 침대 옆의 의자에 앉아 계속 자료를 연구했다.

이서의 아름답고 부드러운 옆모습을 보며 지환은 입술 꼬리를 살짝 치켜 올렸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아름답고 편안한 시간은 그로 하여금 처음으로 병원이라는 곳이 친근하게 느껴지게 했다.

바로 그때 회진하던 의사가 들어왔다.

“하 선생님, 사모님.”

의사는 자발적으로 두 사람에게 인사를 했다.

그는 이 부부에 대해 정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병원 통 털어 이 부부가 제일 기억에 남았다.

분명히 금슬이 좋은 부부인데 다른 사람이 묻기만 하면 아내는 늘 부인했다.

부부싸움으로 사이가 안 좋은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매번 그렇게 생각하려 치면 말과 행동이 엇나갔다.

이서는 지환이 남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병원의 간호사와 의사는 매번 회진할 때면 이서가 지환을 세심하게 돌보는 걸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컨대 지환이 밤에 잠 때, 고통스럽지 않기 위해 부드러운 방석을 사서 지환에게 깔아주었다.

그리고 침대 머리맡에는 늘 신선한 과일과 꽃이 준비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 병실의 음식은 늘 가장 맛있었다.

이서는 의사의 목소리를 듣고 수중의 자료를 내려놓았고 물었다.

“선생님, 등쪽 상처는 좀 어떻습니까?”

의사가 그녀를 부르는 호칭을 정정하는 것도 귀찮았다.

의사는 간호사에게 거즈를 벗기고 살펴보며 말했다.

“상처가 잘 아물었네요…….”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날카로운 시선이 그의 얼굴에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의사의 시선은 어쩔 수 없이 아래로 내려뜨려 지환의 얼굴에 떨어졌다.

남자의 눈가에는 옅은 웃음기가 어려있지만 온몸에서 무서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의사선생님, 제 상처가 잘 아물었다고 확신하십니까?”

의사의 이마에 순식간에 식은땀이 흘러내리며 말이 헛나오기 시작했다.

“응, 아마도요…….”

“네? 아마도라니요?”

지환은 눈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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